보고 끄적 끄적...2012. 3. 9. 06:07


- 음악극 <백야(白冶)> -

일시 : 2012.02.18. ~2012.03.04.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출연 : 이정열, 이계창, 장용철, 한성식, 한동규, 문종원, 박주형, 선영
극본 : 김영인
연출 : 최용훈
작곡 : 이형주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와 신시컴퍼니가 공동 제작한 음악극 <백야>
뮤지컬과 음악극의 차이가 어떤 건지 잘 모르겠지만 연출가 최용훈의 말에 의하면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드라마성에 있단다.
그래서 음악극은 뮤지컬같은 스펙터클한 화려함보다는 배우를 중심으로 드러나는 드라마에 집중되어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처음 의도했던 것보다 음악이 더 많아지긴 했지만 관객들 역시 <백야>를 드라마 중심으로 관람하길 당부했다.
어쩌다보니 삼일절에 이 작품을 보게 됐다.

일단 출연진이 좋아서 기대를 했던 작품이다.
(장용철, 한동규 배우는 캐스팅 발표가 좀 늦게 나긴 했지만)
김좌진 역엔 이계창과 이정열이 더블 캐스팅 됐는데 이날 캐스팅은 이정열이었다.
아르코 대극장에 들어서면서 꽤 오래전에 본 <청년 장준하>가 생각났다.
서영주가 장준하로 분해 정말 눈물나게 열심히 했었다.
아마도 관람한 날이 8월 15일 광복절이라 더 특별했는지도 모르겠다.
장소도 그렇고, 시기적으로도 그렇고, 독립운동가가 주인공인 것도 그렇고 어쩐지 데자뷰스럽다.
뭐 특별히 이 나라에 대한 불타는 애국심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이런 작품들을 보면 가슴이 뭉클해진다.



기득권층에서 태어났지만 모든 것을 포기하고
함께 사는 삶을 선택한 김좌진 장군
이 작품을 통해 그의 인간적인 모습과 고뇌를 담고 싶었단다.
그래서일까?
일본군과의 대결보다 오히려 소소한 장면들에 가슴이 먹먹해졌다.
1막 마지막에서 만주로 떠나는 사람들이 부르는 "풍년가"
...... 이 풍진 세상을 만났으니 너의 할 일은 무엇이냐
부귀야 영화를 누렸으니 이 몸이 족할까 .....
예전부터 알고 있는 노래였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구슬프고 처량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내가 이렇게 센치했던가!)
그리고 마지막 커튼콜에서 모든 배우들이 함께 부른 "애국가"도.
현재 우리가 부르고 있는 곡이 아니라 일부러 최초 원곡의 애국가를 찾아서 썼다는데
참 애잔하고 뭉클하더라.



작품성보다는 출연하는 배우들이 정말 너무 열심이여서 그 모습 자체가  감동적이었다.
무대와 배경은 학예회 수준처럼 빈약했지만
배우 한 사람 한 사람의 진정성으로도 작품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는 거!
분명 아름답고 감동적인 모습이다.
단지 하세가와 대좌역의 문종원은 계속 비슷한 모습을 답습하고 있느 것 같아 안타깝다.
<조로>를 보면서도 느낀건데 이상하게 딕션이 점점 안 좋아진다.
그런 배역들을 해서인지는 모르지만 눈과 몸에 힘이 너무 들어가서 정작 대사가 뭉개진다.
이젠 뭔가 대책을 세워야 할 때가 아닐까???
연극배우 장용철은 그런 점에서 문종원과 비교하면 훨씬 매력적이다.
지금까지 네 작품 정도 본 것 같은데 그때마다 느낌이 다 달랐고
언제나 독특한 존재감을 남긴다.
황보 역의 한동규는 무대에서 처음 본건데 이치로 경사 한성식과 다른 능청과 맛깔스러움이었다.
(살짝 뮤지컬 <영웅>의 조휘가 떠오르기는 하더라)
오민욱의 박주형, 한은희의 선영도 딕션과 감정연기가 좋았다.
처음에 두 사람이 부르는 노래는 전주부터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가 생각나 혼자 웃어버렸다.
김좌진으로 분한 이정열은 늘 그렇듯 기본은 충분히 해 주는 배우다.
표정과 눈빛이 특히 좋았다.



배우들에게 감동하면서 이런 생각을 해봤다.
이 작품에 이 배우들이 나오지 않았다면?
미안하게도 참 막막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밋밋했을것 같다.
클라이막스라고 할 수 있는 결정적인 장면도 없고 전체적으로는 다분히 신파적이다.
흑두건 픽션도 왠지 어리숙한 것 같고...
암튼, 뭐 내 느낌이 그랬다는 거다.
배우들의 열연은 참 아름다웠지만
그것만으로 음악극 <백야>가 살아 남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노파심 한 토막!
그냥 그렇다는 거다!
혼자 마냥 안스러운 마음에...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6. 21. 05:41
<The story of my life>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보다 먼저 예정되어 있던 작품.
오랫만에 류정한의 무대를 대극장이 아닌 작은 극장에서 만나게 됐다.
<쓰릴미>에 이은 또 다른 이인극.
그리고 오디(OD) 컴퍼니 대표 신춘수의 두 번째 연출작.



뮤지컬 <The story of my life>는
앨빈과 토마스의 오랜 우정을 그린 이야기다.
어렸을 때부터 절친한 사이인 두 사람이 어른이 되면서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결국 어떻게 끝을 맺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란다.
단 두 명의 캐릭터가 작품 전체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배우의 힘과 연출의 묘미가 요구되는 그런 작품이다.
드라마틱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고 아주 잔잔한 작품.
관객들도 사건보다는 두 사람의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는 게 주요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죽은 친구의 송도문을 쓰며 추억을 되살리는 토마스 역은
류정한과 신성록이,
토마스의 기억 속에서 살아나는 그의 오랜 친구 엘빈 역은
이석준, 이창용이 더블 캐스팅이다.
그리고 신춘수의 첫 번째 브로드웨이 프로듀싱 작품으로,
한국 공연에서는 그가 연출까지 직접 한단다.
남자들만으로 이루어진 이인극...
어쩐지 꽉찬 무언가를 만나게 될거란 기대감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연배인 류정한/이석준 페어가 궁굼하다.
초반에는 두 사람의 페어가 별로 없는 게 불만이라면 불만... ^^ 



신춘수 연출은 이 작품이
“뮤지컬 흐름에 반대되는, 대세를 거스르는 작품”이 될거라고 말했다.
대세를 거스르는 작품?
(요즘 대세는 그럼 뭐지???)
그 말의 뉘앙스가 참 궁금하다.
이인극의 묘미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분위기에 따라 같은 이야기라도
관객들에게 천차만별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매회가 그래서 새로울 수 있는 게 이인극.
무대를 두 사람만에 의해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배우간의 호흡과 교감이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배우 류정한이야 이미 무대를 자기 페이스대로
그야말로 요리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 나올 거라는 기대를 이미 하게 만든다.
물론 한 사람의 역량만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겠지만
이미 50%는 먹고 들어가는 셈(^^)



배우 류정한은 이 작품을 두고
"내가 잃어버렸던 것을 찾는 작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남다르게 다가왔다는 뜻.
처음엔 대본을 읽어봐도 모르겠더니 이젠 점점 심도있게 다가온단다.
그리고 너무 좋은 작품이 될 거란 생각도 든다고...
뭔가 밋밋한 모습이지만 그게 이상하게도 더 매력적인 작품이란다.
이 점이 나 또한 기대하게 되는 점.
시간에 따른 심리묘사의 치밀함을 보는 건 
눈으로 확인될 수 없는 촘촘한 그물망을 보는 것 같아서...
그 안에서 보여지는 감정의 과감한 결단을 만나는 것 또한
엄청난 발견이고 기쁨이다.
그리고 아마도 오랫만에 이 작품이
내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친구 엘빈 켈리가 죽고난 후 토마스 위버는 그를 위해 송덕문을 써 가면서
다시 친구와의 우정을 떠올린다!
한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생활에 바빠
서로의 진실된 깊은 우정을 잊고 지냈던 두 남자의 이야기,
감정선에 사계절이 다 들어있다는데
그 느낌이 어떤건지 실제로 확인하고 싶다.
감정에 담긴 사계절...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3. 24. 06:28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Love Never Dies>가 3월 9일 드디어 공개됐다
그가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속편을 완성했고 곧 무대에 올려질거란 기사는
작년 말에 이미 읽어서 알고 있었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뉴욕의 <팬텀> 공연이 작년에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초로 9천회를 달성했다,
분명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상업적으로 다른 뮤지컬이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 웨스트엔드에선 <레미제라블>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팬텀'에게 넘겨주지 않고 있지만, 브로드웨이에선 이미 '팬텀'이 <캣츠>가 가지고 있던 최장기 공연 기록을 넘어섰고, 이제 22년간 9천회 이상의 공연 기록을 세우게 된 영광도 맛보게 되었다.

1988년 1월 초연 이래 '팬텀'은 브로드웨이에서만 약 74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전세계적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5십억 달러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이는 역사상 단일 엔터테인먼트로는 가장 성공한 예로서, 영화사상 가장 큰 흥행을 거두었던 '타이타닉'의 수익이 약12억 달러였음을 상기할 때 현재 진행형인 '팬텀'의 상업적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팬텀은 죽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도 전세계를 누비며 열심히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이 2009년 10월 8일 목요일 11시(런던 시각)에 그 속편에 관한 공식적인 중대한(?) 발표를 한다는 편지를 전세계에 발송했었다.

이제 무대는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뉴요커들의 휴양지이자 놀이 공원이었던 20세기 초의 코니 아일랜드(Coney Island)로 옮겨지게 되고, 팬텀이 사라진 지 10년 후로 설정된 속편에서는 성공한 크리스틴이 남편 라울과 아들 구스타프와 함께 코니 아일랜드로 초대되어 팬텀의 계획에 휘말리게 되는 스토리를 예정하고 있다. '팬텀' 속편의 공식적인 공연은 2010년 3월 9일 로이드 웨버 소유의 아델피 극장이며, 더불어 뉴욕에는2010년 11월 11일, 호주에서는 그 다음 해인 2011년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 하이드 파크에서 열렸던 로이드 웨버의 60세 생일 콘서트 말미에서 로이드 웨버 자신이 밝혔듯이 팬텀 두번째 이야기의 공식 제목은 다소 촌스러운(?) <러브 네버 다이스, Love Never Dies>이다.

홍보 마케팅의 달인 로이드 웨버


사실 로이드 웨버가 우리에게는 뮤지컬 작곡가로서 잘 알려져 있지만, 어쩌면 그의 뮤지컬 분야에서의 탁월한 마케팅, 홍보 기법은 그가 곡을 쓰는 능력보다 더 인정 받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의 남다른 사업 재능은 초창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에비타> 의 경우 공연을 선보이기도 전에 컨셉 앨범을 발표해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일화로도 유명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TV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로이드 웨버가 고안해 낸 새로운 뮤지컬 마케팅 기법의 총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효과적이었고 그 효과는 막대한 공연 수입으로 입증된 바 있다.

이런 마케팅, 홍보의 대가 로이드 웨버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렸는지도 모르지만 그 동안 '팬텀' 속편에 대한 여러 가지 뉴스거리와 루머들이 꾸준히 웨스트엔드 여기저기서 흘러나왔었다. 로이드 웨버의 고양이가 디지털 피아노에 작곡해 저장해 놓았던 '팬텀2' 곡들을 모두 지웠다는 동화같은 이야기에서부터, 작사가, 연출 그리고 주인공인 팬텀과 크리스틴을 누가 맡게 될 지에 대한 여러 추측성 기사와, 공연의 타이틀도 로이드 웨버가 제목을 직접 밝히기 전까지는 여러 의견이 나오기도 했었다.

거기에다가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팬텀2'의 초기 홍보는 요새 넷상에서 인기있는 트위터(Twitter)를 통해 이루어졌었다. 팬텀이 어두컴컴한 지하 작업실에서 넷북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모습을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숨 고르기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자문해 보자. 우리는 '팬텀1'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을까? (아니면 로이드 웨버 자신이 만족하지 못했던 것일까?) 지금까지 속편을 제작해서 성공한 경우가 얼마나 많았었나? 팬텀의 크리스틴에 대한 집착이 노마 데스몬드의 조 길리스에 대한 집착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팬텀' 속편에서 진정한 러브 스토리를 기대할 수 있을까? 더불어 로이드 웨버의 주위를 둘러봐도 영화로 제작된 '팬텀'은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고, 그가 리바이벌 공연 외에 가장 최근에 만들었던 신작 뮤지컬 <우먼 인 화이트, The Woman in White>도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뜬금없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원고를 쓰면서 '팬텀'의 이미지와 함께 뇌리에 중첩되었던 뮤지컬이 있었는데 바로 <시카고>였다. <시카고>에서 록시와 벨마의 변호를 맡은 능력있는(?) 변호사 빌리 플린은 세상은 쇼 비즈니스와 같은 이치라고 노래한다. 그가 법정에서 ‘래즐 대즐(Razzle Dazzle)’을 부르며 우리에게 전하는 조언은 대중들은 추악한 진실을 원하기 보다 화려하고 신기루 같은 매직과 서커스에 현혹당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중들이 원하는 그것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양만큼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성공’하는 사람인 것이다.

정말 그렇다. '팬텀2'와 같이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는 어쩌면 작품이 얼마나 완성도 있고 훌륭해야 하는 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대중들에게 홍보하여 그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가가 관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감동받고 공연을 사랑하게 된 팬들의 진정성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 모든 것이 자본주의 무대 위에 펼쳐진 현란한 눈속임의 마술쇼와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보다 나은 속편을 기대하며

결국엔 '팬텀' 속편이 얼마나 완성도 있는 뮤지컬로 탄생할 지는 내년 공연이 시작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로이드 웨버 자신의 행적이나, 주변의 여러 편린들을 퍼즐 끼워 맞추듯 종합해 살펴보면 공연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공연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뮤지컬로서의 공연 완성도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오페라의 유령>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텍스트는 많이 빈약한 편이다. 단지 그러한 단점들이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과 대규모의 자본으로만 가능한 볼거리로 살짝 가려졌을 뿐)

아무튼 이 글마저도 어쩌면 '팬텀2'의 홍보에 일조하는 기사의 운명일 수도 있겠지만, 이 기회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런던에 살고 있는 뮤지컬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세계 4대 뮤지컬이니, 최고의 로맨스니 하는 제작사의 어설픈 마케팅 홍보기법에 현혹되어 꼭두각시처럼 휩쓸려 다니지 말고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균형감 있게 작품을 함께 바라보자는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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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려성의 이 기사를 읽었었다.
그리고 실제로 <Love never dies>는 3월 9일 그 모습을 공개했다.
등장인물들은 전편과 동일하다.
팬텀, 크리스틴, 라울, 구스타프(크리스틴과 라울 사이의 아들), 마담 지리, 맥 지리.
일부에선 막장 드라마란 평가도 있긴 하지만 초연은 역시나 대성황을 이루었고
현지의 평가 또한 <The Phantom of The Opera> 못지않게 일단은 합격점이다.
다시 한 번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괴물성과 천재성이 입증된 순간이기도 하다.
 
  

뮤지컬 <Love Never Dies>는 팬텀이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서 자취를 감춘 10년 후,
유명스타가 된 크리스틴이 공연을 위해 남편 라울과 아들 구스타프와 함께 코니 아일랜드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팬텀과 재회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팬텀역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역으로 유명한 라민 카림루(Ramin Karimloo)가
크리스틴은 뮤지컬 "인어공주"의 신예 사에라 보게스(Sierra Boggess)다.
(항간엔 잘생긴 라만 카림루의 얼굴에 가면을 씌우는 건 가혹한 처사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가면만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던 팬텀은 미국으로 건너가 건축가로 성공하게 된다.
그가 디자인한 놀이공원 "코니 아일랜드"가 개장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
팬텀은 크리스틴에 대한 그리움을 떨치지 못하고 "미스터 와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코니 아일랜드에 크리스틴의 3가족이 도착하면서 극은 본격화된다.
<The Phantom of The Opera>가 상들리에가 떨어지는 다소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라면
<Love Never Dies>는 첨단의 놀라운 디지로그 방식이란다.
미국 뉴욕의 대규모 놀이 공원이 배경이니 어느 정도 예상이 되지 않을까?
게다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인데...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도 이 작품의 OST에 참여해서 동명의 곡 "Love Never Dies"를 11일 발매했다.
물론 100%로 좋은 작품이란 것도, 100%로 나쁜 작품이란 것도 없겠지만
개인적으론 많이 궁금하고 꼭 보고 싶은 작품이다.
뮤지컬 시장이 엄청난 속도로 거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이니까
내 예상으론 조만간 누군가에 의해 라이센스가 수입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열심히 기다려보자... ^^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2. 18. 06:06
특별한 생각을 가지고 손에 잡은 책은 아니었다.
그냥 도서관에 새 책으로 들어와서 습관처럼 대출했던 책이다.
그녀... 임상아.
내 기억 속에 그녀는
이디오피아 난민을 연상시키는 깡마른 몸피에
흔한 말로 쥐 잡아 먹은 듯한 빨간 입술을 하고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를 하는 텔렌트였다.
그리고 몇 장의 앨범을 낸 가수이기도 하고
(그녀의 "뮤지컬"이란 노래는 그래도 노래방에서 제법 많이 불렀더랬다)



그녀가 어느 날 갑자기 한국에서 사라졌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인기 연예인에 속했던 그녀가 어느날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고 했다.
솔직히 돈이 좀 쓰고 싶었나보다 생각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연기로도, 엉성한 립싱크로도 돈이 꽤나 벌렸나 생각했었다.
돈 떨어지면 늘 그랬듯이 화려한 컴백을 하겠거니 했다.
(그때까지 잊혀지지 말고 모질게 기억 속에 살아 있어야 하겠지만...)



그녀의 책을 읽으며 나는 그녀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녀가... 참 치열했음을 그리고 용감했음을 인정하게 된다.
스스로 미국으로 떠나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건,
3집 앨범 작업을 막 끝내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였단다.
힘든 시간이었고, 망설여지는 것들이, 발목을 잡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었단다.
그래도 그녀는 미련 없이 모든 것을 접기로 결정했단다.
그리고 자본주의의 심장 뉴욕, 그곳에서
성공하겠다는 새로운 다짐을 시작했단다.



10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녀는 뉴욕에서 그녀 이름을 딴 브랜드 "SANG A"를 성공적으로 런칭한
주목받는 디자이너가 되어 있다.
그녀가 만드는 특피 핸드백(exotic handbag) 고객들 중에는 
헐리웃의 유명인사들이 많다는 소식도 오래 전에 들었었다.
질투심에라도 그녀를 깎아내리고 싶었지만
그녀의 치열함에 내 질투심은 길을 잃고 만다.



욕심 / 그리움 / 행복 / 뉴욕
4개의 카테고리로 꾸며진 책은 진솔하고 그리고 따뜻하다.
때로는 알맞게 불은 구수한 누룽지 숭늉을 마시는 느낌이고
때로는 낯선 이국의 자극적인 맛에 침샘이 온통 자극되는 느낌이다.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써 내려갈 수 있는 그녀가 나는 많이 부럽다.

<이기자>

이 아픈 가슴을 이기자
이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을 이기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이 나약함을 이기자
나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쓸데없이 흘러나오는 눈물을 이기자
아무것도 싫다. 하루만 쉬자.
그런 마음을 이기자
강하게, 더욱 강하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 아픈 가슴을 다스린다.
이렇게 다친 마음을 다스린다.
그렇게......
나를 이긴다.



<칭찬>

난 칭찬을 아낀다.
나 자신에겐 더더둑 그렇다.
미국 생활을 하며 더욱더 그렇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 사람들은 칭찬이 온몸에,
입한 가득 배어 있다.
어딜 가도 항상, 누구를 만나도 늘......
축하한다, 대단하다, 훌륭하다, 걱정 마라, 잘하고 있다......
어느 땐 고맙고, 어느 땐 혼란스럽고, 어느 땐 화가 난다.
아닌 건 아니다, 이렇게 했어애 했다,
앞으로 이렇게 해보는 것은 어떠냐고
비판해주는 것을 기다릴 때도 많기 때문이다.
무엇이 잘못 되었었는지,
다음 번 제도전에 발판이 될 피드백을 받아내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열에 아홉은 늘 잘한다,
잘하고 있다, 지금 하는 대로만 하라고 말한다.
그냥......
꾸준히 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충고가 어쩔 땐 아주 고맙지 않다.
진심 없는, 건성으로 던지는 말로
들릴 때도 있기 때문이다.

<감잡기>

감이 '딱' 오는, '똑' 떨어지는 컬렉션을 깔끔하게 뽑아내는 '감'.
컬렉션이 '꼭' 맞아 떨어질 숍들을 꿰뚫고 있는 '감'.
기자들이 무엇을 늘 갈망하고, 갖고 싶어 하는지,
멋들어지는 기삿거리를 제공해주는 기자들을 나의 팬으로 사로잡는 '감'.
내 디자인을 사랑하고 아껴줄 "SANG A WOMEN'이 누군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들의 절친이 될 수 잇는 '감'.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감은
늘 한 치 앞서 크게 보고 크게 생각할 수 있는 지혜로운 '감'이다.


이런 글들을 쓸 수 있는 그녀.
그녀는 정말 "감" 있는 디자이너가 될 수밖에는 도저히 없었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2. 2. 00:14
대구에서 오랫만에 동생들이 서울에 올라왔다.
일종의 문화 투어를 위해서...
LG 아트센터에서 안중근을 만나고 샤롯데로 팬텀을 만나는 일정 ^^
공연을 통해 알게 된 문화 동지들, 동생들과의 관극은
유쾌했고 즐거웠고 흐뭇했다.



오늘의 캐스팅은 윤영석 팬텀에 김소현 크리스튼. 홍광호 라울에 김성은 칼롯타!
지난 두 번의 관극이 모두 양준모 팬텀, 최현주 크리스틴이었으니
오늘의 캐스팅은 새로운 인물들과의 조우인 셈이다.
(나는 정말 정상윤 라울과 인연이 너무나 없다... 흑흑)
윤영석과 김소현!
2002년 처음으로 <오페라의 유령>을 통해
뮤지컬계에 들어선 두 배우들.
그 후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다시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주역이 된 사람들.
시간이 참 많이 지났구나...
첫번째 했던 생각.



윤영석 팬텀은,
확실히 양준모 팬텀보다 안정적이고
그리고 깊었다.
연륜과 경험의 시간은 역시나 무시할 수 없는 일인 것 같다.
어쩌면 지금의 윤영석에게
팬텀이 딱 적당한 배역일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이상하게도 팬텀 이외의 다른 배역에서는 존재감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정말 "팬텀"이 되어버린 배우.
조금난 체격이 더 컸다면 웅장한 팬텀이 될수도 있었을텐데
부질없는 아쉬움을 담아본다.
2막 극중극에서 검정색 베일을 뒤집어쓰고 앉아있는 팬텀은
너무 옹색했고 초라했다.
그리고 약간 더 과감하고 폭발적이었으면 하는 바램도 조금 ^^



크리스틴 김소현.
아마도 그녀 생의 마지막 크리스틴이 되지 않을까?
20082년 이후,
8년의 시간은 그녀를 최정상의 뮤지컬 디바로 만들어놨다.
그래서 크리스틴을 하기엔 너무 노련해버린 느낌?
풋풋함과 싱그러움을 느끼기에는
그녀는 확실히 너무 선수다.
"Think of me"나 "The phantom of the opera"의 마지막 부분
소름끼치게 올라가던 목소리는 역시 그녀의 트레이드마크이긴 하다.
그런데 아버지 무덤 장면에서
한 마리 토끼처럼 껑충껑충 뛰어다니며
음을 올리던 그녀의 모습은...
억지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세월이 느껴져 문득 서럽다.
그리고 2막 극중극에서
전혀 유혹적이지 않았던 크리스틴.
여러가지로 많이 아쉬움을 남기는 장면이었다.
이 부분은 양준모 팬텀과 최현주 크리스틴의 느낌이 좋다.
확실히 밀고 당기는 묘한 긴장감이 있어서...
초라한 퇴장을 제외하고는... ^^
이상하게도 양준모 팬텀은 퇴장이 초라하다. (웃음소리도...)
그에 반해 윤영석 팬텀의 퇴장과
광기어린 웃음이 주는 여운은 확실히 존재감있고 섬뜩하다.



홍광호 라울은 최현주 크리스틴과 연기할 때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
지금까지 본 3번의 라울 중 제일 인상깊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정상윤 라울이 정말 너무 궁금하다. 모진 인연의 어긋남이여!)
뉴페이스 칼롯타 김성은은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줘서 고마웠다.
신예인 것 같은데
캐릭터 설정을 잘 한 듯...



앞으로 보게 될 오페라의 유령에서
나는 정상윤 라울을 드디어 만나게 될까?
팬텀을 보면서 라울을 기다리다니...
어쩌면 홍광호 라울이 내겐 그리 인상적이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다.
<The Phantom of The Opera>
역시 유령같은 존재임은 확실하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지금 속편을 만들고 있다고 하고
곧 공개될 예정인 것 같은데
그것도 궁금하다.
사람들은 혹 코미디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긴 하지만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코미디는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 아닌가?
대가라는 평가를 듣는 그가
얼마나 여우같은 상상력을 동원했을지
사뭇 기대하게 된다.

* 2009년 9월 23일 개막한
<The Phantom of The Opera>가
2개월만에 벌써 관객 10만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하긴 나도 지금까지 3번을 관극했으니 꽤나 보탬을
준 셈이다.
티켓 판매 첫날에만 무려 1만 3500장의 예매기록을 세웠고 개막전까지 총 5만 장이 예매되는 기록을 낳기도 한 오페라의 유령.
아직까지도 평균 좌석 점유율이 92%나 된단다.

2002년 우리나라 뮤지컬 시장에 붐을 만들었던 이 공연은 그 이후 우리나라 뮤지컬계를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상당히 진보하고 발전시키는 계기가 됐었다.
1년의 장기 공연으로 기획된 이번 2009년 공연에서도
아마도 새로운 신기록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리고 윤영석, 양준모 이외의 또 다른 팬텀의 등장도 기다려진다.
물론 새로운 크리스틴과 라울도 기대되고...
다음 관극 땐,
꼭 정상윤 라울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바램도...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9. 28. 00:24
뮤지컬계와 영화계의 영원한 블루칩 조승우!
그가 군입대 전 마지막으로 찍은 영화가 개봉됐다.
<불꽃처럼 나비처럼>
명성황후 민자영과 그의 호위무사였던 무명과의 비밀스러운 사랑 이야기.
어린 시절 천주교박해로 눈 앞에서 어미를 잃은 아이는
스스로 이름을 버리고 무명(無名)으로 살아간다.
그에게 나타난 붉은 꽃 자영(紫英)



조승우!
천가지 표정을 가진 배우.
이 영화에서도 그의 천진한 표정과 개구진 장난꾸러기 표정
한 여자를 위한 아픈 그리움과 사랑, 안타까움을 담은 표정까지
모든 절실함을 다 보여준다.
이런 표정과 눈,
어떤 마음으로 표현한거지?



아무래도 그는 배우로써 한 시대를
이 작품으로 마무리하려는 모양이다.
궁금하다.
제대를 하고 난 후
배우로써의 그의 한 시대는 또 어떻게 시작될지...
(그래도 그 칼은 좀 그랬어.
푸주간을 떠올리게 했거든.
긴 칼과 창들을 감당하기에 그 칼은 심하게 짧았는데 비현실적으로 잘도 싸우던 무명 ^^
그리고 왜 무명의 머리카락만 두발자율화가 허용된거지?
궁궐에서도 휘날리던 웨이브진 그의 머리...
너무 특권이다 싶다 ^^)

 

두 가지에 심하게 감탄하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배경
무명의 집이 있던 창녕의 우포늪과 두 사람이 함께 찾아간 바다 신두리 해안 사구
(엔딩 크래딧 마지막에 나온 촬영 장소들...
 부안 내소사, 해남 고산 윤선도 유적지, 파주 소령원, 강골마을, 추원당...
 언젠가 꼭 가보고 싶다) 
그리고 이선희가 부른 메인 테마 "불꽃처럼 나비처럼"
너무나 오랬만에 들어본 이선희의 목소리
한때 그녀는 나의 우상이었는데...... 



몇 가지에 많이 실망하다.
뇌전과 무명의 결투장면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던 화려하다 못해 황당한 CG의 압박
(김용균 감독은 말했다. 헐리우드에 내놔도 뒤지지 않을 CG라고... 그런데 난 왜 웃겼지???
 무명과 뇌전의 환상의 페어 스케이팅까지... 제발 헐리우드에 내놓지 말았으면....)
경망스러움까지 안겨줬던 나비의 꿈(결국 이것도 CG)은
급기야 칼 끝에 절단되는 비장한 최후를 맞이한다...

그리고 중간중간 스토리가 붕 뜬다.
무명과 자영의 멜로에만 너무 집중한 듯.
앞과 뒤만 촘촘한 그물망을 보고 있는 느낌.
그 성긴 그물망 사이로 너무 많은 것들이 빠져 나간다.
그래서 그 틈으로 지루함까지도 마구마구 넘나든다. 
순간순간 코믹물과 에니메이션으로 넘나드는 장르 전환까지...
이건 결코 누구도 원하는 바가 아니었을텐데...
배우도, 감독도, 관객도......



눈에 담긴 한 사람.
무사 "뇌전" 역의 배우 "최재웅"
조승우와 고등학교때부터 절친이었다는 그의 첫 영화.
대원군의 절대적인 신복 뇌전은 그에게 참 잘 어울리는 옷이었다.
그리고 그의 딕션은 끔찍하게 명확하다.
감정과 표정연기까지 그는 무사로써의 역할을 너무 잘 해냈다.
총을 온 몸으로 막아낸 그가 자신을 일으켜준 무명에게 칼을 건네며 했던 말
"친구! 너의 칼은 즐거웠다."
그 표정, 짧은 순간이었지만 그의 마지막 모습만큼이나 꼿꼿했다.
연극과 뮤지컬을 이어 그의 모습을 화면을 통해서도 계속 보게 되지 않을까?

고종 역의 "김영민"
그는 참 묘한 얼굴의 배우다.
소년같기도 하고, 능청스럽기도 하고, 비밀스럽기도 하고
때론는 야비한 꾼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그의 특유의 눈매와 입매가 영화 속에 잘 스며들어있다.
그의 고종을 상상하지 못했는데...
이런 모습이었구나...



"두려움이 여기까지 전해집니다"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는 명성황후에게 무명이 토해낸 말.
"두려워마시오,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니... 나만 믿으시오"
정말 그랬었으면 좋겠다.
국모로 일본인에게 비참하게 죽여질 운명인 그녀 앞에 누군가 나타났었다면......
그들에게 말했었다면......
"내가 여기있는 한 더이상 한발자국도 못움직인다"
차마 쓰러질 수 조차 없었던 그의 죽음 앞에
그녀 또한 말했었다면..... 
"나는 너희들이 두렵지 않다.두렵지 않다.
나를 잊지 말라. 나는 조선의 국모 민자영이다"



"아무도 찾지 못할 사람으로 만들어드리겠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에게 했던 같은 말.
"후께서 찾지 못하시면 살아 무엇하겠습니까?'"
아무도 찾지 못할 사람...
사실은 지금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이다.



일생을 누군가의 그림자로 살아간다는 게 정말 가능할까?
실제로 명성황후의 호위무사였던 홍계훈 장군
그에게 정말 이런 은밀한 사랑이 있었을까?
어쩌면 그랬을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8. 31. 02:00

2009. 08. 30. PM 7:30
세종문회회관 대극장

오랫동안 기다렸던 공연을 보다
<Jekyll & Hyde>
<오페라의 유령> 팬텀으로 총 2,150회 세계 최다 공연을 이끌어 왔던 브래드 리틀(Brad Little)
드디어 그의 모습을 보고야 말았다.



그는 정말 소름이 끼치도록 무시무시하게 공포스러웠다.
정말 여러가지 의미로.
Jekyll일 때의 그의 목소리는 내가 들어본 최고의 달콤함이었다.
그리고 Hyde로 변했을 때 그 긁어대는 가릉거리는 목소리란,
그런 목소리로 도대체 이 공연들을 다 할 수는 있는 건지 의심하게 된다.
그의 "This is the moment"
생각했던 것 그 이상으로
거대했고 그리고 엄청난 전율이 느껴진다.
단지 이 한 곡을 듣기 위해서 이 공연을 다시 본다고 해도 
결코 아깝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들 만큼....



엠마와 루시의 "In his eyes"
엠마 커루 역의 루시 몬더(Lucy Maunder)의 목소리는 정말 예쁘고 사랑스럽다.
내가 지킬이라도 이런 목소리를 가진 엠마라면 도저히 사랑할 수밖에 없으리라는 생각.. ^^
루시 해리스 역의 벨린다 월러스튼(Belinda Wallaston)
컨디션이 좀 그랬을까?
약간 극과 극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론 나쁘지 않았다.
특히 1막 후반부의 "Someone like you"
역시나 기억이 담아낼 것 같다.
2막에서 Hyde와의 "Dangerous game"
그리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음에도 아니 오히려 터치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두 사람이 한 몸처럼 느껴진다.
거의 완벽하게 관능적이고 무시무시할 정도로 유혹적이었던 장면.
어떻게 이런 느낌이 가능한거지???
그것도 그렇게나 서로 멀리 떨어져서....



눈을 휘둥그레 만들었던 무대들.
그 검붉은 배경과 어둠들.
꼭 립싱크를 하는 것 처럼 느껴지던 배우들의 엄청난 노래 실력들까지...
2시간 30분의 시간이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버렸다.
허무함조차 느낄만큼...



늘 너무나 젊은 배우로만 채워졌던 우리나라 무대와
오히려 나이가 있는 배우들로 채워진 오리지널 무대.
그게 사실 나는 제일 부럽게 다가온다.
그럴 수 있으려면, 그렇게 되기까지는 아무래도
우리는 조금 더 시간이 지나야 할 것 같아 좀 서운한 느낌도 든다.

어떻게 생각하면 상당히 우수운 모습이 되버릴 수도 있는
머리로 얼굴 전체를 가린 Hyde
그런 모습으로 "The confrontation"을 어떻게 할지 궁금했었는데....
그랬구나...
Hyde로 변했을 때,
그는 거울을 통해 Jekyll과 대응하고 있었다.
초반의 그 모습에서 나는 진정한 "confrontaiton"을 느꼈다.
그 모습이 Hyde였든 Brad Little 이었든 둘 다 섬뜩한 기억이지 않았을까?
Jekyll을 끝장내고 승리를 이루려고 하는 Hyde나,
Hyde인 자신을 바라보면서 연기했을 Brad Little.
그냥, 난 그 상황이 이 뮤지컬 <Jekyll  Hyde>에 썩 어울린다고 장면이라고 생각했다.
억지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



아름다운 감동이었다.
끔찍하게 너무 끔찍하게 아름다웠다는 말로 밖에는
표현할 수 없어 너무 화가 난다.
정말 그를 만났다.
Jekyll 그리고 그의 또 다른 모습 Hyde...
Good  &  Devil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7. 9. 00:21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 앤 줄리엣> 한국어 공연

When  : 2009.07.04. ~ 2009.08.02.
Where :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Cast   : 로미오 (임태경, 신성록) / 줄리엣 (김소현, 박소연)
           벤볼리오 (이건명) / 머큐시오 (정재헌, 에녹) / 티발트 (김승대, 김보강)
           몬테규 부인 (강효성) / 케플렛경 (김진태) / 케플렛 부인 (신영숙)
           유모 (김현숙) / 신부 (류창우) /  영주 (임현수, 심재현) / 죽음 (김윤경, 최승희)




7월 7일 예술의 전당을 찾다
예전에 프랑스 오리지널 팀이 왔을 때 세종문화회관에서
다미앙 사그리의 로미오를 봤던 기억이 새롭다.
궁금증 반, 그리고 우려와 걱정 반
정확히 그런 심정으로 찾은 오페라 극장

최고의 목소리로 연주하는 사람
나의 nella fantasia!
크로스 오버 테너 "임태경"
73년생인 그가 이번에 살아내야 할 인물은
17살 로미오! 
(왠지 막막하다.... ^^;;) 
그가 무대 위에서 조심성을 더 빨리 던져버릴 수 있다면 좋겠다.
1막과 2막의 그는,
마치 다른 사람이 무대에 서 있는 것 같다.
연주와 연기가 조화되는 그 순간을,
지금보다 더 일찍 무대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줄리엣과 더블로 부르는 노래들은 역시나 "임태경"스러웠다.
함께 노래하는 사람을 거의 완벽하게 서포트해주는 그래서 더욱 돋보이는 그, 임태경!

신예 박소연의 줄리엣은 괜한 걱정을 했다 싶게 좋았다.
목소리도 예뻤고 그리고 딕션도 훌륭해서 앞으로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아마도 기라성 같은 대선배 박소현이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그래도 임태경의 로미오만큼이나 김소현의 16살 줄리엣도 좀 민망한 상황이긴 하다. ^^ ;;

언제나 자기 역할을 100% 이상 해주는 이건명의 벤볼리오~~!
<렌트>, <유린타운>, <맘마미아>, <갬블러>, <틱틱붐>의 이건명.
<나생문> 연극으로의 외출이 그에겐 분명 좋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이를 먹어도 당신 목소리의 청춘(?)은  여전했답니다. ^^

브로드웨이에 우리 공연 <마리아 마리아>를 올리는 데 지대한 공헌을 한 슈퍼 히어로 강효성!
분장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그 카리스마는 여전하시네요.
그런데 이상하게 난  강효성씨의 딕션이 만족스럽지 않다.
감정이나 표현력, 연기도 너무 좋은데 잘 알아들을 수 없다는 게 너무 속상하다.
내 귀가 이상한건가????

티발트에 의해 죽음을 맞는 머큐시오역의 정재헌이란 배우는 처음 공연을 본 건데 괜찮았다.
죽는 장면이 약간 부자연스럽고 과장된 듯한 느낌이 있긴 했지만...
그리고 미안하지만,
티발트 김보강은 좀 많이 보강(?)을 해야 할 것 같다.
1막과 2막의 솔로곡 듣는데 내가 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느낌...

<캣츠>의 신영숙씨는 뭐 여전히 시원시원한 목소리로 레이디 케플렛을 보여줬고,...
신부역의 류창우씨는 몸이 아팠던 걸까?
목소리 상태가 너무 좋지 않았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 1막 후반부 <사랑으로>의 도입부가 순간 무너져버렸다.
속상했다. 많이....

죽음....
존재감에 혼란이 왔다.
어떤 장면에서는 푸닥거리를 보는 것 같기도 했고....
이 역할은,
눈에 띄지 않으면서도 순간순간 강한 임펙트를 남겨야 하는데
집중과  풀어짐이 너무 모호했다.
특히나 1막에서 로미오와의 장면은
그를 부축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로미오의 운명을 손아귀에 쥐고 흔드는 섬뜩하고 서늘한 죽음은 어디로 간거지?



라이센스 공연을 보면,
가사에 대한 안타까움과 실망이 늘 따라온다.
혹시 모두 똑 같은 사람에 의해 번역된 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마저 들 정도로.
애써 운율을 맞춘 것도 아니고, 음절에 딱딱 맞게 단어를 넣은 것도 아니고....
때로는 이런 것들을 교정해주고싶다는 생각이 너무나 간절하다.
이런 오류에 대한 피드백조차도 안 된다는 게 심지어 너무 화가 난다.
그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하는건가?
진심으로???


 

우리 공연과 오리지널 공연의 같은 장면이다.
왠지 우리 공연이 많이 어수선하다는 느낌.
<증오>를 부르는 두 가문!
그 노래에 맞춰 댄서들은 오랜 가문의 증오와 미움, 분란을 표현해야 하는데...
어쩐지 한 사람씩 무대에 나와서 학예회 발표를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치열했으면... 더 치열했으면....

 

아직 공연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서겠지만
음향의 균형이 좀 안 맞는 것 같다.
배우들의 소리를 때때로 잡아먹고 있다는 느낌....
솔직히 잘 모르겠다.
이 라이센스 공연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
공연을 보는 내내
민영기, 조정은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생각났다.
이쁜 가사들, 대사들, 그리고 노래들...
그들을 다시 보고 싶다....

 


지금보다
미치도록 치열하고, 눈부시게 아름답기를....
그래서 미스테리한 상태로 남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미스테리를 풀어내는 건
정말 너무 힘들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5. 13. 23:04

8년만에 드디어 The Phantom of the Opera가 시작된다.
9월 26일 시작해서 근 1년 동안 이어질 뮤지컬
윤영석, 류정한, 이혜경, 김소현
기라성같은 특급 뮤지컬 배우들의 데뷰무대가 되어줬던 작품



이미 벌써 10월 2번의 예매를 완료했다.
너무 기다렸던 공연이라
소식을 접했을 때 떨렸다.



이 마스크 그림만 봐도
뮤지컬 넘버의 일부분만 생각해도
그냥 미칠 듯이 심장이 뛴다.
앤드루 로이드 웨버!
당신은 정말 천재예요.
모든 걸 다 막론하고
이 작품 하나로도 이미 당신은 천재예요.



심장을 뛰게 하는
캐스팅 !



2001년 초연의 히어로 윤영석이 보여줄 팬텀도 궁금하고,
내가 개인적으로 아주 버닝 중인 양준모의 팬텀도 미치도록 궁금하다.
2번의 예매가 골고루 캐스팅 된다면 좋겠는데...
(캐스팅은 당일에나 알 수 있다는....그래도 이것도 왠지 팬텀스럽지 않나???)
이 사람들도 그렇지 않을까?
미칠 것 같은 기분...



김소현은 또 다시 크리스틴을 도전하고
(7월에 로미오와 쥴리엣을 하고 나서긴 하지만 힘들지 않을까?)
일본 사계에서 크리스틴을 했다는 최현주의 느낌도 궁금하다.
그리고 라울...
류정한에게 엄청난 "오빠부대(?)"를 선사했던 배역
얼마전 지킬 앤 하이드를 성공적으로 마친 홍광호의 라울도 궁금하지만
정상윤의 라울이 어떻지 무지 궁금하다.
오디션에서 놀라운 실력을 발휘했다는 소문이...
연출자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쓰릴미>의 정상윤... 그도 참 엄청난 변신의 배우임엔 틀림없다.
양준모 팬텀에 정상윤 라울  ---> 내가 기대하고 있는 캐스팅 ^^



몇몇을 제외고는
2001년 초연 멤버들이 거의 다 모인 것 같다.
윤이나의 칼롯타와 진용국의 피앙지, 앙드레 서영주도 너무 기다려진다.
자꾸만 기대가 커져
이러다 몸살나지 않을까 걱정된다.
아, 정말
드디어 하는구나
<Phantom of The Opera>

출처 : angelovestory.tistory.com님이 공개한 영상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3. 22. 19:14


2009.3.21 세종문화회관 PM 7:30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소설로 만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예전에 프랑스 오리지날 공연팀이 왔을 때
거의 중독에 가깝게 봤던 뮤지컬.
<매혹>적이라는 말로도 부족했던 기억
회복되지 않을 중독을 꿈꾸기도 했었는데...

한국팀이 만든 NDP
오랜 시간이 흐른 뒤
비로소 처음 만나다.

오리지날의 기억을 뭉개지 않아줘서
한없이 고마웠던 공연 (돈주앙의 악몽을 털어내다.....)
멋진 B-boy들과 아크로바틱 무용수들
그리고 7명의 배우들...

그 마지막 커튼콜의 감동까지.....
좋은 기억 담아줘 고마웠다고.....



약혼녀와 집시여인 에스메랄라 사이에서 방황하던 페뷔스 최수형 
(심하게 사랑스런 기럭지의 소유자 ^^)
멋진 카리스마의 소유자인 집시의 왕 클로팽 임호준
(오리지날 공연에서 내가 완전 버닝했던 인물... )


극을 해설자, 멋진 목소리의 소유자 거리의 시인 그랭구와르 박은태,
그리고 한 여자를 신보다 더 사랑해 욕정의 노예가 되어 버린 신부 프롤로 서범석
(당신 항상 최고였다는 거 알아요?)


비운의 집시 여인 에스메랄라 문혜원
(좀..... ^^ 아베마리아... 내가 정말 좋아했던 노래였는데.... 섭섭)
그리고 우리의 노틀담 성당의 주인 곱추, 얘꾸, 절름발이 콰지모도 조순창


무대를 향해 달려나가는 그들의 얼굴 표정이...
눈 부시게 아름답다.


함께 기립한 사람들의
깊은 환호성...


B-boy 와 무용수들,
그들이 몸으로 말하는 모든 언어들.


당신들 몸의 말을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신기하죠?


홀로, 그러다 여럿이
그리고 결국은 모든 이들과
함께 부르는 앵콜 송.


같이 박수쳤던 것 처럼
오래 기억할께요...
오래...오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