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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6.07.08 뮤지컬 <스위니토드> - 2016.07.02. PM 3:00 샤롯데씨어터
  2. 2016.04.15 2016년 개인적인 최대 기대작
보고 끄적 끄적...2016. 7. 8. 08:37

 

<스위니토드>

 

일시 : 2016.06.21. ~ 2016.10.03.

장소 : 샤롯데씨어터

극본 : 휴 휠러 (Hugh Wheeler)

작사, 작곡 : 스티븐 손드하임 (Stephen Sondheim)

무대 : 오필영

음악감독 : 원미솔

연출 : 에릭 셔퍼 (Eric Schaeffer)

출연 : 조승우, 양준모 (스위니토드) / 옥주현, 전미도 (러빗부인) / 이지혜, 이지수 (조안나) 

        이승원, 김성철 (토비), 서영주(터핀판사), 윤소호(안소니), 조성지(피렐리), 서승원(비들) 외

제작 : OD 컴퍼니

 

손드하임 최고의 명작 <스위니토드>가 드디어 돌아왔다.

2007년 초연 이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린 시간이 벌써 10년이다.

충격적인 스토리에 수시로 치고 들어오는 기괴한 불협화음, 

날카로운 톱니바퀴 굴어가는 소리와 길게 이어지는 귀를 찌르는 파열음.

그리고 코러스의 묵직한 템포로 시작되는 "The Ballad of Sweeney Todd"

가사의 라임도 아주 절묘했었다.

증오와 광기로 가득한 피의 복수를 담고 있지만

장면 곳곳에 코믹한 대사와 넘버로 마냥 우울하지만은 않은 작품.

심지어 인육을 먹는 카니발리즘마저도 유쾌한 넘버로 전환시킨 손드하임의 기발함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었다.

"섬뜩하고 잔인하게 독창적이다"라는 찬사는 결코 빈말이 아니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내 안의 악마성을 끄집어낸 작품 <스위니토드>

 

바랬다.

뭐가 됐든 초연의 기괴함만은 그대로 유지되기를...

그런데 생각지도 못한 반응들을 읽고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재미있어요.

모던해요,

대중성이 강해져서 좋아요.

조승우-옥주현의 케미는 장소팔-고춘자가 연상돼요.

설마... 이게 내가 알고 있는 <스위니토드>가 맞나... 싶었다.

어찌됐든 불안감을 안고 공연장을 찾았다.

 

음...

일단 너무 가벼워지고 과하게 코믹해졌다.

무대도 너무 많이 달라졌고 오캐스트라의 연주도 훨씬 유해졌다.

시작부분에 톱니바퀴 돌아가는 소리도 없어졌고

날카로운 파열음도 훨씬 유순해졌다.

곧바로 연결되는 첫넘버 "The Ballad of Sweeney Todd".

가사의 뉘앙스가 2007년도와 너무 많이 달라서 대놓고 혼자 당황스러워했다.

 

        2016  The Ballad of Sweeney Todd 가사             2007  The Ballad of Sweeney Todd 가사
  

솔직히 말하면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조승우의 스위니토드는 "헤드윅"과 "돈키호테"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것 같다.

이 작품 역시도 조승우의 놀이판이라는 느낌.

늘 그렇듯 조승우는 무대가 내 집인것 처럼 편안했다.

복수가 그에겐 하나의 놀이이자 유희같았다.

복수의 이유보다는 복수 그 자체가 더 선명했다.

그래서 당황스러웠다.

내가 기억하는 스위니토드와 나란히 세워졸 수 없다.

취향의 문제겠지만 나는 보면서 내내 초연이 그리웠다.

입으로 피를 뿜으며 죽어가는 사람들도 노골적이라 민망했고

토비가 토드를 죽이는 장면의 액션도 너무 과하더라.

(칼~~~ !하고 외치는데 독립투사로 빙의된 줄 알았다)

2007년 엔딩에서 죽은 사람들이 한 사람씩 손을 씼는 장면이 빠진 것도 많이 서운했다.

피렐리도 너무 과했고,

토비는 몇 번을 봐도 모자란 아이처럼 보이진 않더라.

전미도는 러빗부인을 아주 맛깔스럽게 잘하긴 했는데 확실히 이 역할을 하기엔 나이가 함정이다.

토비와 나란히 있는 장면에서 아줌마는... 을 연벌하지만

아무리봐도 연인처럼만 보여서...

(초연의 홍지민 러빗부인이 정말 갑이었지 싶다)

 

오랫동안 기다렸었는데

다시 돌아온 스위니토드는

스위니토드 인듯, 스위니토드 아닌, 스위니토드 같은 작품이 되버린것 같다.

그냥 계속 2007년의 장면과 음악만 소처럼 되새기고 있다.

이러다 정말 소(牛)가 될지도...

 

  

The Ballad of Sweeney Todd (2007)

 

등골이 오싹할 얘기

시퍼런 눈빛의 한 남자

그의 면도날을 본 신사들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지

뻔한 길은 마다했어. 바로 스위니 토드, 이발사 탈을 쓴 악마

런던 최고의 이발소

명 짧은 이들로 불볐지.

좀 빨리 죽으면 뭐 어때? 다 깨끗한 자태로 죽을텐

그의 손에, 이발사 탈을 쓴 악마

칼을 들어라, 스위니

저 하늘 향해

위선자들 피로 넘쳐 나리리.

텅빈 방에 혼자 앉아 고독을 즐기는 듯 했지

그에게 유일한 친구는 의자 하나와 몇 개의 이발도구

청결의 전령사였지, 바로 스위니토드

이발사 탈을 쓴 악마

웃음 뒤로, 친절 뒤로, 아무도 모르게 움직였지

섬세하고 강한 솔실, 완벽하게 계획했어

뚫어질 듯 강렬한 눈빛

그림자뒤로 반짝였지. 

스위니, 스위니, 스위니, 스위니, 스위~~~~~~~니!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6. 4. 15. 08:02

 

드디어... 드디어... 엄청나게 매력적인 살인마가 돌아온다.

스티븐 손드하임의 <스위니토드>

2007년 LG 아트센터 초연으로 올라왔을 때 이 작품을 보면서 충격을 받았었다.

무대도 스토리도, 인트로와 엔딩, 뮤지컬 넘버 한 곡 한 곡 전부 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 그로테스크한 느낌이라니...

재공연까지 10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줄 알았었다면

그때 보고 또 보고를 몇 번이라도 반복했을텐데...

재작년에 재공연된다는 소식에 엄청 기뻐했었고

캐스팅에 공연장까지 다 결정돼서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제대로 엎어졌었었다.

그때 내가 뭐라고 얼마나 속상하던지... 

그래도 2007년 초연에 류정한,양준모 두 명의 스위니를 다 봐서 다행이라고 혼자 위안을 했었다..

그때 캐스팅은 그야말로 환상이었다.

지금은 특급 뮤지컬 배우가 되버린 홍광호가 한지상과 함께 토비아스를 했었고

러빗부인은 박해미와 홍지민이.

안소니는 심지어 임태경이었었다.

비들은 박완, 피렐리는 조성지로 이름을 바꾼 정현철이었는데 다들 미친게 아닌가 싶을 정도의 연기였다.

심지어 이 작품 앙상블은 지금 현재까지도 내가 본 최고의 앙상블로 남아있다.

 

그랬던 작품이 드디어 10년 만에 올라온단 말이지!

그것도 오디컴퍼니에서!

카더라도 있고 해서 어느 정도 캐스팅은 예상했지만

현제까지 공개된 캐스팅에 류정한이 없다는건 개인적으로 엄청난 충격이다.

배우 류정한은 인터뷰때마다 가장 좋아하는 작품에

<맨 오브 라만차>와 <스위니 토드>를 꼽았었고

초연때도 좋은 평가를 받아서 류정한이 당연히 스위니를 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솔직히 아직까지 포기하진 않으련다.

더블이 트리플이 되지 말란 법은 없으니까.

지금 생각으론 러빗부인이 너무 젊고 예쁜 배우들이라 것도 좀 걱정스럽긴한데

일단은 믿어보려고 한다.

 

개인적인 바람은,

크로테스크한 느낌은 최대한 살렸으면  하는거다.

무대도 가능하면 초연의 무대 그대로 가면 좋겠는데

아마 오디에서 그럴것 같지는 않고...

다른 건 몰라도 절대 현대적인 해석을 한다거나,

세련되게 만들겠다는 욕심은 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손드하임의 느낌 그대로를 충실히 지키고 보여줬으면 좋겠다.

 

<스위니 토드>

정말 너무 오래 기다린 작품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격하게 좋아하고 미치도록 사랑하는 작품이기도 하고.

그래서 절대, 절대, 절대 실망하고 싶지 않다.

설마... 그럴 일은...

아마 없을거다!

확실히!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