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cked>
일시 : 2013.11.22. ~ Open run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작곡 : 스티븐 슈왈츠 (Stephen Schwartz)
극본 : 위니 홀즈맨 (Winnie Holzman)
출연 : 김선영, 박혜나 (엘파바) / 정선아, 김보경 (글린다)
이지훈, 조상웅 (피에로) / 남경주, 이상준 (마법사)
김영주 (마담 모리블), 김동현(보크), 이세은(네사로즈) 외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CJE&M(주)
김선영이 초록마녀로 합류한다는 소식에 <Wicked>를 한 번 더 관람했다.
요즘 화려한 작품에 극도의 피곤을 느끼는지라 살짝 걱정스럽긴했지만 김선영 엘파바를 놓치면 후회가 될 것 같아서...
(<Carmen>의 후유증이 너무 크다....)
솔직히 고백컨데 내한공연 관람할 때도, 작년 12월 첫관람 때도 어이없겠지만 살짝 졸기까지 했다.
특히 "One shot day"에서는 내가 색약인가 심각하게 의심까지 하면서...
눈뜨고 있기가 여러모로 참 힘들더라. ㅠ.ㅠ
옥주현 엘파바도 나쁘진 않았는데
너무 양껏 질러대는 고음의 향연으로 내 취향은 좀 아니다 싶었다.
그래도 글린다 정선아와 모리블 총장 김영주에게 물개박수 첬던 기억은 아주 선명하다.
그랬더랬는데...
긴선영 엘파바!
역시 여왕님은 괜히 여왕님이 아니더라.
<Wicked>가 이렇까지 드라마가 강한 작품인지 전혀 몰랐었는데
김선영 엘파바가 그걸 알게 해줬다.
솔직히 정말 많이 놀랐다.
확실히 나는 기교보다는 진심이 담긴 노래와 연기에 끌리는 사람이다.
그래선지 개인적으론 옥엘피보다 김엘피가 훨씬 더 좋더라
뭐랄까?
김선영 엘피를 보고 있으면 엘피의 고통이 파노라마처럼 눈 앞에 그려진다.
표정도, 연기도, 타이밍도 참 좋았고
정선아 글린다와의 합도 음색도 너무 잘 어울렸다.
발란스를 참 잘 맞춰주더라.
본인이 튈 곳과 뒤로 물러나야 할 곳을 현명하게 조절하는 모습도 참 아름다웠다.
2막 후반부 글린다와 엘피의 듀엣곡 "For good"은 나도 모르게 울컥해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김선영 엘피의 "Defying fravity"
옥주현의 파워풀함에 익숙한 사람은 아마도 김선영의 노래가 좀 밋밋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나는 그 곡 속에 감정의 기승전결이 너무나 뚜렷하게 느껴져 아주 드라마틱했다.
게다가 초록분장은 또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김선영의 엘피...
정말 좋더라.
그야말로 내게는 확실히 wicked했다.
정선아 글린다는 뭐 말이 필요 없는 사랑스러움이었고
조상웅 피에로도 첫곡 "Dancing throught life"만 빼고는 나쁘지 않았다.
(이 첫곡은 도무지 해결이 안 될 모양이다.)
김선영 엘파바와 나이 차이가 많아서 같이 있는 모습이 어색할까봐 걱정했는데
오히려 옥주현 엘파바보다 그림도 좋았다.
(내가 김선영을 너무 애정하는 탓도 있겠지만!)
심지어 두 사람의 듀엣 "As long as you're mine"은 아주 달달해서 질투가 날 정도더라.
내가 <Wicked>를 보면서 이런 다양한 감정을 느끼다니...
지금껏 몰랐었는데 <Wicked>란 작품,
이렇게까지 좋은 작품이구나!
김선영 엘파바가 아니었다면
난 이걸 전혀 모르게 지나갔을텐데..
그런 의미에서,
여왕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확실하다!
여왕은 괜히 여왕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