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5. 22. 08:27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관람하고 나오는데 다리가 흔들렸다.

그리고 어깨부터 타고 내려오는 격심한 극육통까지...

난감하고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마이클리는 어쩌자고 나를 이 작품 속에, 그 인물 속에 이렇게까지 깊게 끌어들일까?

몸이 감당해야하는 현실적인 고통때문에 그에게 화가 났다..

빛이, 시선이, 그 마주보는 거리들이 내 손안에 잡힐듯 나므니 선명하다.

이렇게 몸 안에 고통으로 각인시켜버리면 거기서 헤어나오기가 정말 어렵고 힘겨운데...

감당할 수 없는 장면들을 감당해야만 한다는 건,

결코 다시 겪고 싶지 않은 통증이다.

육화된 구체적인 통증의 깊이는 나를 어디까지 데리고 갈까?

젠장할!

오랫동안 trauma로 남겠구나.

마이클리!

<미스 사이공>에 이어 두번째 펀치를 날린다.

그리고 이번 경우는 정말이지 너무나 결정적인 한방이라 도저히 맥을 못추겠다.

 

윤도현, 김신의 유다에 이어 마지막으로 확인한 한지상 유다.

<스위니토드>때부터 눈여겨봤던 배우였는데

어느틈에 이렇게 확실한 존재감을 주는 배우가 됐다.

이 작품에서도 그는 너무나 능숙하고 노련하게 유다를 연기한다.

너무 노련하다보니 1막에서는 유다가 작품 속 인물이 아니라 전지적 관점을 가지는 해설자처럼 보여질 정도다.

아무래도 배우로서의 개인적인 욕심과 의욕이 유다라는 역할속에 너무 많이 투영된 것 같다.

노래 부르는 것도 지금까지와는 좀 달랐다.

(겹치기 출연했던 <next to normal>과도 확실히 차이가 난다)

서편제와 이지나의 영향이었을까? 

"창(唱)"의 뉘앙스가 많이 풍긴다.

그래선지, 아니면 락커들의 유다를 먼저 봐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1막은 살짝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래도 1막 후반부터 2막까지는 그야말로 물오른 그의 연기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1막 마지막 장면 가야바 앞에서 머뭇거릴때의 표정과 연기도 너무 좋았고

최후의 만찬은 마이클리와 아주 팽팽한 대립을 보여줘 아주 좋았다.

날카롭고도 묵직한 싸움이었다.

 

마이클리.

그의 <겟세마네>만 보고 나가야한대도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이 한 곡 속에 그는 이 작품의 기승전결 모두를 담아낸다.

이 넘버를 부르는 마이클리는 그 모습은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완벽한 작품이다.

베드로와 요한, 시몬을 부르는 그 간절한 목소리를 시작으로

덜컹 내려앉는 심장과 함께 폭격처럼 들이닥치는 깊은 외로움과 두려움은 아직도 생생하다.

폭발하는 엄청난 샤우팅과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긴 호흡,

도대체 이 노래를 부르면서 호흡과 티이밍을 어떻게 그렇게 완별하게 컨트롤할 수 있지?

몰아쉬는 숨소리의 기미조차도 전혀 감지할 수 없다.

모든 감정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의 몸이 폭발하지 않고 여전히 무대에 남아있다는게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노래를 끝내고 나면 그 감정들은 또 어떻게 추스를 수가 있는건지!

뭐지?뭐지?뭐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온 몸과 영혼을 거침없이 다 바치는 마이클리의 예수를 보는 건

아름다움 공포고

원시적인 탐욕에 가까운 일방적인 매혹이다.

십자가 장면에서는 배의 호흡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 순간 나는 진심으로 그의 생사 여부가 걱정됐었다.

그때의 심정을 일종의 "육체이탈"이라 명명해도 무방하리라.

정말 왜소하고 작은 사람일 뿐인데

이젠 그가 그리스신화의 티탄보다 더 거대한 거인처럼 느껴진다.

 

그런 그가 커튼콜에서는 또다른 감동은 전한다.

그의 표정 속에는

작품에 대한,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그리고 환호를 보내고 있는 관객에 대한 깊은 감사와 감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순수하고 맑은 소년을 보고 있는 느낌!

이 작품은 배우로서 그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건 내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체 막공이라는 나의 다짐은 아무래도 지켜지지 못할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때로는 예외가 필요한 순간이 오기도 한다.

마이클리의 <JCS>가 바로 그 예외의 순간이다.

 

빛과 시선이 시선이 주는 여백.

그리고 마이클리.

<JCS>가 내게 남긴 강렬한 화두를

나는 한 번 더 감당키로 결심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1. 16. 09:18

<Les Miserables>

일시 : 2012.11.03. ~ 2012.11.25.

장소 : 용인 포은아트홀

원작 : 빅토르 위고

대본 : 알랭 부브릴, 클로드 미셸 숀버그

작곡 : 클로드 미셸 숀버그

작사 : 하버트 크레츠머

연출 : 트러버 넌, 존 케어드

협력 연출 : 크르스토퍼 카

가사 : 조광화

국내 연출 : 최용수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정성화(장발장), 문종원(자베르), 조정은(판틴),

        임춘길(떼나르디에), 박준면(떼나르디에 부인), 앙졸라(김우형)

        조상웅(마리우스), 박지연 (에포닌), 이지수 (코제트) 외

 

세계 4대 뮤지컬 중 우리나라에 공연되지 않았던 마지막 작품 <레미제라블>.

드디어 한국어 공연의 대장정이 용인에서 시작됐다.

내년 4월 서울 블루스퀘어에서 장기공연이 잡혀있긴 하지만 너무 궁금해서 용인 포인아트홀을 찾았다.

(멀어도 정말 너~~~무 멀~~~~어!)

세계 4대 뮤지컬이라고 불리는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사이공>, <레미제라블>

개인적으로 동물들 나오는 건 싫어해서 <캣츠>는 안 봐서 모르겠지만

<미스사이공>이 제일 좋았고 가슴에 오래 담겼었다.

그래서 <레미제라블>이 더 기대가 됐던 건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주연배우들도 오랜 <레미제라블>의 관행(?)에 따라 아니라 원캐스팅으로 공연된단다.

(솔직히 좀 걱정된다. 이 장기간의 공연이 원캐스팅으로 일정 수준의 퀄리티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가...)

 

<레미제라블>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어 알고 어느 정도 알고는 있지만

일부러 공연을 보기 전에 미리 DVD를 보거나 공연평을 검색해보지도 않았다.

그냥 뭐랄까 아무 사전 지식없이 보고 싶었다.

예전에 <미스 사이공>를 봤을 때처럼 느껴지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었다.

너무 기대가 컸었나?

공연 초반부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정성화 장발장이 너무 감정에 빠져 있는 것 같았다.

장발장이라는 인물의 감정이 아니라 장발장을 하고 있다는 배우의 감격이 아무래도 컸던 모양이다.

노래도 좀 불안했고 의도적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음역대가 왔다갔다 해서 좀 당황스러웠다.

다행스럽게도 감정을 조금씩 추스르면서 점점 장방장이 되가는 것 같아 후반부 갈수록은 좋았다.

(정확히 말하면 코제트가 성인이 된 부분부터)

장발장을 하기에 정성화가 너무 젊은 것 같아 걱정했는데

젊은 장발장보다는 나이든 장발장을 훨씬 더 잘해서 좀 놀랐다.

이쁜 조정은에게 판틴의 모성애를 느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너무 슬프고 아프게 표현해서 먹먹했다.

문종원 자베르.

나랑 문종원이라는 참 안 맞는 것 같다.

늘 연기가 변화가 없이 비슷한 것 같고

특히나 그의 딕션은 그닥 믿음직스럽지 않다.

나는 조금 더 강직하고 조금 더 단단하게 표현하길 바랬는데...

(그의 메트리스 연기는...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페나르디에 부부 임춘길, 박준면의 전체적으로 어둡고 우울한 이 작품에 확실한 액센트를 준다.

그리도 두 사람, 정말 너무 잘한다.

페나르디에 부부일때도, 다른 역할일 때도..

오랫만에 공연무대에서 박준면은 정말 완전 브라보다!

어린 에포닌과 코제트와 나오는 장면은 가히 지킬 앤 하이드의 confrontation 급이다

페나르디에 딸래미 에포닌 박지연의 "On My Own"도 너무 슬프고 불쌍해서 가슴이 아팠다.

(전체적으로 페나르디에 가족은 캐스팅 good이다.)

 

앙졸라 김우형도 나쁘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탁월하지도 않았다.

그렇지만 극 작품을 많이 한 배우답게 노련함과 몰입의 정도는 엄청나다.

아마도 이 작품 통틀에 최고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이 날 내가 본 느낌으로는...)

시작되는 1막 마지막 곡 "On day more"은 각자 파트를 부를 때는 아주 좋은데

웅장하고 비장한 느낌을 줘야하는 합창일 때 가사가 전혀 들리지 않았다.

노래와 배우들의 감정, 느낌 자체는 참 좋았는데

음향때문에 감동을 충분히 주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이지수 코제트는 고음이 너무나 절망적인 상태였고

마리우스 조상웅는 노래와 연기는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 비쥬얼이 좀 어색하다.

이런 표현 좀 미안하지만 게임 케릭터 슈퍼마리오가 자꾸 떠오른다. 

아! 정말 멋졌던 아역들에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작품을 보면서 당연하겠지만 <미스 사이공>이 많이 생각났다.

(두 작품 모두 클로드 미셀 숀버그가 작곡에 참여했다)

ABC 카케에서 마리우스가 앙졸라에게 사랑에 빠졌다 고백하는 장면은

크리스가 전화로 존에게 킴과의 사랑에 빠졌노라고 고백하는 장면과 거의 흡사했고

마리우스 품에서 죽는 에포닌은 크리스의 품에서 죽는 킴을,

바리케이트 접전은 헬리콥터 장면의 이비규환과 절망이 고스란히 떠올랐다.

 

전체적으로 기대했던 것보다는 감동이 적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먹먹하고 가슴이 아파와서 좀 힘들었다.

내년 4월에 서울 공연때 다시 관람하면

그 깊이와 감정이 확실히 더 깊어질 것 같다.

시간이 지난 후의 <레미제라블>이 궁금하다.

기다릴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을 것 같다.

 

 

 

 

1막 (ACT 1) 
 

01. Prologue/look Down
02. Valjean's Soliloquy
03. At The End Of The Day
04. I Dreamed A Dream
05. Lovely Ladies
06. Fantine's Arrest
07. The Runaway Cart
08. Who Am I?
09. Fantine's Death
10. The Confrontation
11. Castle On A Cloud
12. Master Of The House
13. The Bargain-the Waltz Of Treachery
14. Paris/look Down
15. The Robbery
16. Stars
17. Abc Cafe/red And Black
18. Do You Hear The People Sing?
19. In My Life
20. A Heart Full Of Love
21. The Attack On Rue Plumet
22. One Day More

2막 (ACT 2)

01. Building The Barricade
02. On My Own
03. The Barricade
04. A Little Full Of Rain
05. The First Attack
06. Drink With Me
07. Bring Him Home
18. The Second Attack
19. The Final Battle
10. The Sewers/dog Eats Dog
11. Javert's Soliloquy
12. Turning
13. Empty Chairs At Empty Tables
14. A Heart Full Of Love Reprise
15. Valjean's Confession
16. The Wedding
17. Beggars At The Feast
18. Epilogue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0. 19. 08:17

<셜록홈즈>

일시 : 2012.09.12. ~ 2012.11.04.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제작 : HJ컬쳐, 레히(LEHI)

연출 : 노우성

출연 : 송용진, 김도현 (셜록 홈즈) / 방진의, 구민정 (제인 왓슨)

        이경수, 장현덕 (아담 앤더슨,에릭 앤더슨) 

        선우, 김효연 (루시 존스) / 조남희, 권홍석 (포비 앤더슨)

        김정렬, 이정한 (레스트레이드) / 정다희, 최창렬, 한규원

 

드디어 <셜록홈즈>를 봤다.

조강현, 박인배, 정명은이 출연했던 초연을 봤었다면 참 좋았겠지만 어쨌든 그건 이미 놓쳐버렸고. (ㅠ.ㅠ)

뮤지컬 관련 각종 시상식을 휩쓸면서 올 초에 재공연 됐는데도 또 어찌어찌하다보니 못봤었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이 문제작을 이제서야 눈으로 확인하게 됐다.

그래도 <미스 사이공> 투이 이후에 오랫만에 이경수의 무대를 볼 수 있다는 게 어딘가 싶다.

개인적으로 이경수라는 배우를 무대에서 자주 보고 싶은데 참 얼굴 아끼는 배우다.

다작을 하라는 뜻은 아니지만 그 좋은 목소리 아끼지 말고 좀 들려줬으면 좋겠다.

송용진, 방진의 이경수, 김효연.

내가 선택한 캐스팅!

루시 존스가 불안하긴 해도 그래도 선우 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 선택한 캐스팅.

(<신의 아그네스>에서 순수가 아니라 너무나 맹~~했던 선우의 연기에 화들짝 놀란 기억이 있어서.)

 

창작 뮤지컬 <셜록 홈즈>의 강점은,

뮤지컬 넘버와 극의 구성, 연출의 묘미라 하겠다.

자칫하면 여러 작품을 짜집기한 형식이 될수도 있었을텐데 그걸 참 잘 피해갔다.

무게중심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두 가지 이야기를 한 작품 속에,

그것도 2 발의 총소리에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발상은 너무나 멋지다!

이 작품이 왜 초연때부터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는지,

왜 각종 시상식에서 좋은 성과를 얻었는지 작품을 보고 충분히 이해가 됐다.

적어도 이 작품은 소문난 잔치는 확실히 아니었다.

극의 스토리 자체가 치밀하게 잘 짜여져있고,

배우들의 대사도 너무 심각하거나 가볍지 않으면서 속도감이 있다.

상황이나 대사에 재미와 위트가 넘친다.

등장하는 인물들도 다 각자 뚜렷한 개성이 있어 시선도 적당히 배분된다.

작품을 보면서 연출과 대본, 무대셋트 등 전반적인 기획에 참 여러번 감탄했다.

왓슨을 의도적으로 여자로 설정한 것도 기발하다.

(셜록 홈즈와 로멘스가 없는 것도 맘에 들고...)

기획단계부터 이 작품에 참여했다는 송용진은 무대 위에서 그야말로 생기발랄(?)한 모습을 보여준다.

코난 도일 원작의 셜록 홈즈와는 물론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한국적으로 새롭게 만들어진 송용진의 셜록 홈즈도 원작 못지 않게 매력적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무대 위에서 물만난 고기처럼 펄떡이는 송용진을 보는 건 역시나 기분 좋은 일이다.

방진의 제인 왓슨은 표정을 너무 과장되게 표현한 것만 빼면 대체적으로 좋았다.

기대했던 아담 앤더슨과 에릭 앤더슨 1인 2역의 이경수.

개인적으론 에릭 앤더슨이 ㄹ때가 훨씬 더 좋았다.

아담 앤더슨은 노래를 할 때는 괜찮은데 대사를 할 때는 뭐랄까 좀 인민군(?)스럽다고 할까?

변사같기도 하고, 사투리 같기도 한 그 정체불명의 뉘앙스가 아담을 상당히 모자란 인물로 만든다.

(에릭에 비하면 모자라도 한참 모자라긴 하지만...)

그래도 베드신(^^)에서 아담과 에릭을 번갈아 연기하는 모습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그야말로 한국판 지킬 앤 하이드 같았다고나 할까?

배우 이경수는 <셜록홈즈 시즌 2> "잭 더 리퍼" 에도 나온다는데 어떤 역할일지 궁금해진다.

(셜록 홈즈는 일단 물만난 고기 송용진이 계속 갈테고... 혹시 잭? 아니면 홈즈를 더블로?)

우리가 알고 있는 라이센스 뮤지컬 "잭 더 리퍼" 보다 훨씬 더 좋은 작품이  탄생하길 바래본다.

 

 

이번 캐스팅에서 좀 심각했던 배우는 루시 존스 김효연과 레스트레이드 이정렬.

일단 보여지는 이미지만으로는 루시라는 캐릭터와 김효연 배우는 꽤 잘 어울린다.

연기도 이번 작품이 데뷔작이라는 걸 감안하면 나쁘지 않았은데 문제는 노래!

루시 존스의 노래가 고음 위주의 힘든 곡이라는 건 알겠는데

모든 노래를 너무 쥐어짜듯이 불러서 듣는 입장에서 참 많이 피로했다.

레스트레이드 이정렬.

딕션도 부정확하고 목소리가 작아 묻히는 대사가 많다.

특히 노래할 때는 더 안들린다는 게 가장 큰 문제.

설정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밀려날 때로 밀려난 존재감 전무한 그런 직장인같다.

레스트레이드 경감은 약간 자뻑스타일에 살짝 뒷북 쳐주는 그런 인물이었던거 아닌가? 

코믹한 것도 아니고, 연민을 불러일으키는 유약한 존재도 아니고,

그렇다고 셜록 홈즈와 번뜩이는 두뇌를 나누는 지성도 아니고...

참 미지근한 맹물같은 존재가 되버리고 말았다.

 

무대 셋트도 아기자기 한 게 괜찮고,

셜록홈즈의 입에 문 파이프에서 실제로 담배 연기가 나게 배경을 만든 것도 인상적이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창작뮤지컬 중에서 개인적으로 다섯 손가락 안에는 들어갈 작품이다.

(실제로 언제 한번 랭킹을 꼽아봐야겠다. 창작뮤지컬 베스트 5 ^^) 

어쨌든 전체적으로 참 괜찮은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셜록홈즈 시즌 2도 "엔더슨가의 비밀" 만큼이나 성공적인 작품으로 잘 만들어졌음 좋겠다.

LEHI의 저력을 믿어요!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10. 31. 08:32



아름다운 한 편의 시였다.
두고두고 눈에 아른거리는 묵향 가득한 단백한 수묵화였다.
마음을 그대로 훔쳐서 그 자리에 멈추게 하는 음악이었다.
숨통을 쥐고 흔드는 애뜻한 몸짓이었다.
여백이 그대로 몸 속을 울리고 마침내 오래 머무는 대사들이었다.
<바람의 나라>는 그랬다.
확실히 <바람의 나라> 무휼펀은 그랬다.
내게는 충격에 가까운 파격이며 세상에 다시 없을 반전이었다.
그런데 어쩌자고 호동편을 이렇게 만들었냔 말이다.
일말의 예의도 없이 전편의 그 장중하고 간결한 아름다움을
어쩌자고 이 정도로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느냔 말이다.
이건 거의 재앙 수준의 파괴고 몰염치한 퇴보다.
미안하다.
도저히 이렇게 밖에는 말 할 수 없어서... 나도 민망하고 미안하다.
차라리... 차라리...
무휼편을 다시 올리지...
그랬다면 그동안 <바람의 나라>를 목마르게 기다렸던 사람들이
오랫만에 해갈(解渴)의 기쁨을 맞봤을텐데...
아! 정말 절망적이다. 
심한 피곤과 노곤함 때문에 앉아있는 내내 힘들었다.



개인적으로 유희성 연출이 요즘 참 너무하다 싶다.
<바람의 나라> 호동편도 유희성 연출의 전작 <피맛골 연가>만큼 황당하다.
왠지 어디서 본 듯한 장면들이 많고
극의 분위기는 너무 발랄하다못해 경박의 수준까지 도달했다.
격조까지 바란건 아니지만,
그래도 무휼편의 감동을 이렇게 삭막하고 무자비하게 깎아버리지는 말았어야 했다.
아니면 차라리 <바람의 나라>라는 타이틀을 버리는 게 옳았다.
그랬다면 무률편에 애절함을 마음에 담고 있던 사람들이
지금처럼 배신감을 느끼지는 않았을텐데...
유희성 연출은 인터뷰에서 <피맛골 연가>에 이어 한국적인 요소를 담았다고 했다.
이런 경박함과 번잡스러움이 정말 한국적인 요소가 맞나?
무률편의 전투씬이 얼마나 장중하고 절박했는데...
그런 애타는 감정과 그 감정의 공유가 호동편에서는 전혀 드라나지 않았다.
메튜본의 백조의 호수를 떠올리게 하는 국적불명인 의상을 걸친(?) 호동의 신수(身守) 봉황은
그대로 나이트클럽에 가서 스피커를 붕등켜 안고 격한 춤을 춰도 되겠다.
누군가는 그러더라.
그 복장 그대로 <미스 사이공>에 바로 투입되도 되겠다고...
왕의 운명을 상징하는 신령한 신수에게서 닳고 닳은 작부의 이미지가 풍겼다면?
그렇다면 차라리 제대로 농염하기라도 하던가!
봉황은 호동을 지키는 신수가 아니라 호동을 유혹하기위해 싸구려 몸짓을 난발하는 요괴가 되고 말았다.
(제일 고생하긴 했다. 그 무거운 속눈썹을 깜박거리면서 한쪽팔을 들고 온몸을 끊임없이 배배 꼬느라고...)
음악도 귀에 들어오는 건 두어곡 밖에 안 되고.
더더군다나 난데없는 초등학교 학예회같은 음악들이 너무 자주 나와 정말 심장이 덜컹덜컹하더라.
스토리는 또 어찌나 빈약하던지 차마 눈뜨고 못보겠더라.
결국 광녀(狂女)가 되어 아비의 칼에 죽는 사비의 모습은 순간 개그콘서트로의 완벽한 빙의가 이루어진다.
헛헛한 웃음....
확실하게 꽃이라도 달던가...
아! 정말 심장이 여러번 덜컹거려 이 작품 도저히 두 번은 못보겠다.
높은 원통의 단위에서 "낙랑의 깃발을 가져오라!"며 호동을 고무시키던 사방신의 모습은 또 어떤가? 
레이스와 원색으로 치장된 옷은 <피맛골 연가>에 이어 또다시 롯데월드 페러이드를 떠올리게 했다.
특히나 고미경이 입었던 의상은 "인어공주"의 문어 마녀를 떠올리게 한다.
사방신에 문어가 새롭게 포함됐다는 소식 듣어본적 없고...
급기야 원색의 미역줄기 의상 사이사이로 레이저가 불꽃처럼 춤추는 장관이 연출될까봐 정말 조마조마했다.
허무하다.
속상하다.
그리고 화가 난다.
그대로 소리내서 억울한 통곡이라도 하고 싶다.
엉~~엉~~
서울예술단의 그 아름다운 <바람의 나라>는
정녕 어디로 사라져버렸는가 말이다!
흔적도 없이...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3. 24. 06:35
볼까 말까를 정말 많이 고민하다가
어찌어찌 막공으로 본 <천국의 눈물>
50% 할인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냥 지나쳤을 뮤지컬이다.
그리고 브래드 리틀이 출연하지 않았다면
50% 할인의 유혹이 아무리 강렬했더라도 결코 보지 않았을 작품이다.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가 세계진출을 목표로 만든 야심작 <천국의 눈물>
출연진과 스탭진은,
이보다 더 할 수 없을만큼 화려하고 완벽한 드림팀이다.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
<스위니토드>의 연출가 가브리엘 베리
무대 역시도 세계적인 무대 디자이너 데이비드 갈로가 맡았다.
그리고 JYJ 의 시아준수가 남자 주인공 준을, 
역시나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이 제임스 대령을
개인적으로 노래와 연기 잘 하는 여배우라고 생각하는 윤공주의 린까지...
티켓파워야 엄청났다.
1층 전석이 좌석 등급 구분없이 13만원이라는 파렴치한 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표는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러나 그것도 김준수가 출연하는 회차만 그랬지만... 어쩐지 씁쓸하다...)
덕분에 김준수 회차가 아닌 날도 티켓 예매하기가 힘들었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이렇게 슈퍼스타급의 아이돌이 캐스팅되면
예매 날짜를 따로 했으면 좋겠다.
(농담 아니다. 예매하기 정말 힘들다....)


개인적으로 <쓰릴미>때 정상윤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기대가 컸는데
아무래도 그는 소극장 무대가 더 적절한 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라울을 보면서도 무지 속상했었는데...그랬더랬는데...)
연기는 괜찮은데 노래가 솔직히 많이 약하다.
감정 몰입이 되면 조금 달라지긴 하지만 1막에서는 많이 흔들리더라.
2막에서 린이 떠났다는 걸 알게 된 후 부르는  "can you hear me"는
슬픔을 절제하고 감내하는 느낌까지 들어서 좋았다.
막공이라서 "준" 역할이었던 김준수와 전동석이 중간중간 액스트라처럼 출연하기도 했다.
그래서 1막이 전체적으로 붕 뜨고 산만해져버린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 공연에서 배우들의 애드립 출연을 보는 것도 막공의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긴 한데
이게 "김준수"가 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아무래도 주연배우보다 그가 나올 때 더 큰 함성이 나오니까.
(자주 콘서트장 분위기 연출되더라...)
거기다가 현해탄을 건너온 일본팬들이 김준수의 공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지 환호하더라.
쓰나미때문에 일본이 난리가 났다는데,
아무래도 김준수는 그 쓰나미조차 이겨버리는 것 같다.
커튼콜 때 김준수 보겠다고 뒤에서부터 앞으로 100m 달리기하듯 달려나오는 수많은 인파를 보면서
이러다 지진나는 건 아닌지 진심으로 걱정스러웠다.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일본사람들이 자꾸 와서 인사를 하더라.
(뭐지 싶었는데 아무래도 김준수 부모님이었던 듯 싶다)


음악은, 역시나 프랭크 와일드 혼 작품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에 넘버마다 강렬한 크라이막스가 있다.
메인 테마라고 할 수 있는 "Can you hear me"는 여러번 나옴에도 불구하고
들을 때마다 매번 감탄하게 된다.
브래드 리틀이 장렬하게(?) 자살하면서 부르는 "whithout her" 역시도 강렬하다.
그런데 만약 이 노래를 만약 다른 사람이 불렀다면...
매번 이 사람의 무대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브래드 리틀의 존재감은 가히 압권이다.
궁금하다.
왜 브래드 리틀은 이 공연에 참여하게 됐는지...
그가 친구 프랭크 와일드 혼에게도 함께 하자고 했다는데...

 



세계 진출을 위해 만든 작품이라는데
솔직히 이 상태로 세계 진출하면 죄송하지만 욕먹을 것 같다.
어째든 <미스 사이공>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
무엇보다 스토리가 진부하고 그리고 지루하다.
(따지고 보면 진부한걸로 치면 <미스 사이공> 스토리도 만만치 않은데...)
일단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 존재감없이 사망한다.
결국 마지막에 흰 옷 입은 귀신들만 수두룩 등장하는 꼴이 되버리니 일종의 살풀이처럼 느껴졌다.
또 다시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된다.
만약 김준수가 출연하지 않았다면,
<천국의 눈물>이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 물음 앞에 자신있게 "Yes!'라고 답하기는 막막할 것 같다.


무대 연출이 좋았다는 사람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실망했던 게 무대였다.
경사진 무대와 군인들이 전쟁터로 떠나는 장면에서 블랙홀같이 연출한 부분은 좋았는데
나머지는 너무 스크린으로만 해결하려고 한 것 같다.
특히나 수시로 저 혼자 들락날락하는 문짝은 어이없기까지 했다.
(이 공연의 최다 출연자는 그 문짝이 아닐런지....그래도 색은 3가지 정도 되더라...) 
제작비가 어마어마했다는데 그 돈은 다 어디에 쓰고 그 넓은 무대를 황량한 벌판을 만들어놨는지...
수시로 등장하는 스크린에 비쳐진 그림자도 신선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러기엔 너무 많이 남발했다)
1막 앤딩의 "이렇게 사랑해 본 적 없어요"에서의 조명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덩그라니 놓여있던 침대와 두 배우를 정신없이 비추는 시골 변두리 노래방같던 조명이란...
(이 노래 애절하고 절절한 노래 아닌가?  그런데 트롯트에나 어울린 이 정체불명의 조명은 뭐냔 말이다.)
2막에서 학예회 무대같던 비행기 뒷모습은 급기야 안스럽기까지 하더라.
미국으로 간 린과 쿠엔이 공원에서 이야기 나눌 때,
옆에서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여성인권(?) 시위 비슷한 걸 하는 장면은
80년대 코미디 같았다.
(늬들 정체가 뭐냐???)
이 부분 너무 부끄러워서 내 고개가 절로 숙여지더라.
짝퉁도 이런 짝퉁이 없는 것 같아서...
정말 외치고 싶었다.
"양키! 고잉 홈!" 이라고....



                         - 정상윤 "준"과 이해리 "린" -



 
                               - 김준수 "준"과 윤공주 "린" -




충격이 좀 크긴 했지만
어쨌든 고민했던 <천국의 눈물>을 봤다.
세계진출을 준비한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내가 뭐라고...)
그 전에 이 좋은 넘버들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제발 손 좀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
특히 무대는 더 많이...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10. 19. 05:51


어제 제 16회 한국 뮤지컬 대상 시상식이 KBS홀에서 열렸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인물들이 수상했다.
개인적으로 좀 아쉬운 건 남우주연상이 <미스 사이공>의 엔지니어 김성기가 아니라
뮤지컬 어워즈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정성화였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그는 올해 2관왕의 영예를 안은 셈이다.
그리고 역시나 뮤지컬 <영웅>이 최우수작품상, 연출상을 비롯해서 6개 부분의 타이틀을 거머줬다.
올해 12월에 다시 국립극장에서 공연이 될텐데 힘이 많이 실리겠다.
개인적으로 난 이 작품이 항상 대성공이길 기원한다.
귀여운 4명의 완소남 "빌리"들도 김준수와 함께 나란히 남자 신인상을 수상했다.
예상했던 최민철이 몬테크리스트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목소리, 표정 그리고 체격 조건이 참 좋은 배우다. 그리고 독특한 목소리 톤까지...
언젠가 최민철이 하는 <스위니토트>를 꼭 볼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 제16회 한국 뮤지컬 대상 수상자(작) 명단

▲최우수작품상=영웅(연출 윤호진)
▲남우주연상=정성화(영웅)
▲여우주연상=최정원(키스미케이트)
▲남우조연상=최민철(몬테크리스토)
▲여우조연상=정영주(빌리 엘리어트)
▲남자신인상=김준수(모차르트) 김세용 이지명 임선우 정진호(빌리 엘리어트)
▲여자신인상=차지연(서편제)
▲인기스타상=김준수 정선아(모차르트)
▲연출상=윤호진(영웅)
▲극본상=한아름(영웅)
▲특별상=성남아트센터
▲앙상블상=키스미케이트
▲베스트외국뮤지컬상=빌리 엘리어트
▲기술상=김유선(모차르트)
▲무대미술상=박동우(영웅)
▲작곡상=김동성(남한산성)
▲안무상=서명구(올댓재즈)
▲음악상=피터 케이시(영웅)



                      <남우주연상 정성화>                                    <여우주연상 최정원>


                     <남우조연상 최민철>                                 <여우주연상 정영주>


                          <남자신인상 짐준수>                                   <여자신인상 차지연>
 

                                                  <남자신인상 빌리들 ^^>


                                        <제 16회 한국 뮤지컬 대상 수상자들>

다채로운 수상 소감들도 재미있다.
어느 정도 예상을 했는지 종이에 소상소감은 적어온 정성화는 
"관객들이 기대한 것은 배우 정성화의 기량보다 안중근 의사의 기량이었다” 라는 의미있는 말을 남겼다.
최민철은 오랫동안 기다렸던 2세 탄생을 알렸고
아이의 이름을 아무래도 "최몬테"로 지어야 할 것 같다며 기뻐했다.
그 정도로 그에게 특별한 경험과 기억에 남긴 작품이라는 뜻이겠지!
<오페라의 유령>에 이어 <빌리 엘리어트>에서도 발레 선생님이 된 정영주는
(이러다 발레 선생 전문 배우 되겠다... ^^)
수상소삼에 타블로를 언급해서 이슈가 됐다.
"타블로! 나는 당신을 믿어요! You are real!"
강력한 신인상 후보였던 차지연과 김준수는 역시나 수상자가 됐고
귀여운 빌리 4명이 신인상을 함께 받았다.
4명의 빌리들의 축하 무대는 많은 박수 갈채를 받기도 했단다.
김준수는 <모차르트>라는 뮤지컬 한 편으로 뮤지컬 어워즈에 이어 정성화처럼 신인상 2관왕이 됐고
거기다가 인기상까지 받으면서 그야말로 한 편의 뮤지컬로 올 해 상복이 터진 셈이다.
거기다 뮤지컬 콘서트까지 성황리에 마쳤으니...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고작 뮤지컬 한 편 했을 뿐인데...)
왜 아이돌을 대형 뮤지컬에 꼭 섭외하려고 하는지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이들로 인해 벌어지는 티켓 전쟁이 나는 정말이지 무섭다 ^^

 
                                              <4명의 귀여운 빌리들의 환상적인 축하무대>

개인적으로는 몇몇 아쉬운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김성기, 조원희, 박은태, 정상윤)
<영웅>의 6관왕은 나 역시도 깊게깊게 축하한다.
올 연말에 정성화를 비롯해서 양준모, 신성록 등 새로운 안중근과 함께 막이 오를 뮤지컬 <영웅>
이번 포스터가 좀 많이 맘에 안 들긴 하지만 아마도 다시 한 번은 보게 되지 않을까 싶다.
양준모 안중근이 무지 궁금해서...
일단 비쥬얼은 확실히 독립운동가 같긴 하다.
안중근 같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한 해 동안 내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준 모든 수상자와 수장작들에게 모두 모두 축하를...
그리고 <미스 사이공> 엔지니어 김성기씨!
잊지 마세요!
당신 올해 최고였어요!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8. 13. 06:29


원래는 볼 계획이 아니었다.
매번 방학마다 조카녀석들에게 좋은 공연을 한 편씩 보여주고
같이 밥도 먹는 데이트를 하는데
이번에 내가 선택한 뮤지컬이 <미스 사이공>이었다.
세게 4대 뮤지컬이기도 보여주고도 싶었고
이번에 아니면 예전처럼 5년여가 지나야 보게 될지도 몰라서...  (^^) 
약간 선정적인 부분들이 나오긴 하지만
고등학생들이니 받아들이는데 충격적(?)이지도 않을 것 같았다.
공연장에 도착해서 완소 트리플 캐스팅을 보니 그만 또 마음이 동하고 말았다.
착한 가격으로 현장 구매를 할 수 있어서 이번에는 S석에서 관람했다.



김성기, 김보경, 마이클 리.
이 세 명의 배우들을 사수하기 위한 예매는 나는 종종걸음하게 만들었다.
조카들에게도 꼭 이 조합을 보여주고 싶었기에...
캐스팅이 자꾸 바뀌는 바람에 예매와 취소을 오랜 시간 반복했다.
급기야 예매처 Q & A 란에 호소까지 하고 말았다.
"죄송하지만 캐스팅을 너무 자주 바꾸니까 예매하기가 힘들다고..."
전날 폭우가 내려서 이날도 좀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햇빛이 쨍쨍했다.
전날인 토요일에 집중 호우와 번개로 인해 공연장 전기 시절에 문제가 생겼단다.
그래서 2시 공연이 전면 취소되는 비극적인 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일부러 조카들 시간 맞춰서 어렵게 데이트 약속을 잡은건데
(한 놈이 고 3이 수험생라 심신이 고달픈 몸이기에...)
뜻하지 않는 대참사가 일어날까봐 조마조마 했었는데 다행스럽다.



역시 세 사람의 조합은 지독히 아름다웠고 또 다시 감동적이었다.
김보경은 성대결절 때문에 공연을 며칠 못했다고 하는데
여전히 사람을 절절하고 아프게 만들었다.
이날은 엘렌과의 첫만남 장면에서 절망하고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한 남자의 아내라는 희망이 끊고 오직 탬의 어머니로만 킴이 변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절망을 품고 유일한 희망을 붙잡는 그녀의 고통을 보는 건 네 번째인데도 익숙해지지 않는다.
늘 새롭게 가슴이 차곡차곡 아파온다.
헬리콥터 장면에서는 또 다시 눈물을 흐릴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절망적이고 잔인하게 아파서...
오랜 공연 기간으로 인해 몇몇 배우들이 다소 힘들어하는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공연이었다.
그리고 앙상블은 역시나 최고! (morning dragon과 헬리콥타 신, 그리고 클럽 신들도... 정말 대단들하다)
조카 녀석들도 시간이 너무 금방 지나갔다면서 아쉬워했다.

공연이 끝나고
조카 녀석들은 방학 때마다 고모가 좋은 공연을 보여 줘서 고맙다고 하고
나는 고모와의 데이트를 매번 기쁘게 받아주는 조카들이 너무 고맙고...
함께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신당동 떡볶이 골목으로 향했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덥지만 신당동 떡볶이는 먹어줘야 하기에...
변변찮은 고모에게 좋은 기억 하나 더 심어준 조카들이 그저 이쁠 뿐이다.
사실 이 날의 주연은 조카 녀석들이었고 조연이 <미스 사이공>인 셈이다.
제 눈에 안경이겠지만 우리 조카 녀석들은
고모, 이모에게 참 착하고 다정하다.
요 놈, 요 놈, 요 이쁜 놈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7. 17. 06:22

결국 또 다시 보게 됐다.
얼마전 열렸던 뮤지컬 어워즈에서 <미스 사이공>의 킴, 김보경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정작 본인은 기대하지 못한 일이라 호명되자 많이 감격스러워하며 당황해하더라.
그녀가 연기하는 킴을 보면
다들 고개를 끄덕이며 인정할 수밖에 없으리라.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나오는 열정과 진심은
뮤지컬을 보는 내내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독하게도 만든다.
그녀 때문에 얼마나 많이 울고 또 울었는지...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다. 그녀는...

고양시와 성남을 거쳐
이제 서울 충무아트홀 대극장까지...
긴 시간을 참 자기관리 잘 하는 배우들의 프로정신에 감탄하게 된다.
이렇게 함께 대장정을 하고 있는 나 역시도 ^^


김보경 킴, 마이클리 크리스, 김성기 엔지니어.
이 트리플의 조합을 나는 매번 고집했다.
다른 캐스팅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항상 이 세 사람이 나오는 날을 찾을 수밖에 없다.
이날도 류정한의 새로운 소극장 뮤지컬 <The story of my life> 예매를 과감하게(?) 취소하고
이 트리플을 선택했다.
(솔직히 정말 고민 무지 많이 했다...)
그런데 보고 난 후의 느낌은...
포기하길 잘 했다고 생각한다.
이 트리플의 무대는.
정말이지 완전 소중하다.
"엔지니어" 김성기는 외국 스탭들조차도 완벽한 엔지니어라며 칭친이 자자하다는데
볼수록 그 말뜻에 공감하게 된다.
힘들텐데도 극의 전체적인 흐름을 매번 참 잘 이끌고 간다.
그리고 요즘들어 나는 김성기의 "레미제라블"을 점점 더 상상하게 된다. (상상이 이뤄졌으면... )
김보경 킴과 마이클리 크리스가 부르는
"sun & moon"과 "last night of the world"는 정말 매번 감동적이게 아름답다.
그 두 사람의 조화는 지금까지도 내겐 여전히 환상적이다.
연달아 100번쯤 들어도 반복해서 다시 100번 더 듣고 싶다고 생각할만큼.
(이쯤되면 확실히 중독이다)
김보경 킴과 김선영 엘렌의 "I still believe" 역시도.



무대는 고양시와 성남보다 약간 작아진 느낌이다.
그리고 1막 Dream land 장면에서는 조명이 조금 더 어두워진 것 같다.
2막에서도 춤 추는 bar-girl 들이 약간 어두운 곳으로 들어가 있었다.
선정성 운운하는 게 염려됐던건가???
(뭐, 나쁘지니 않다. 아무도 잘 모를테니까...)
그 사이에 "지지" 역이 더블 캐스팅으로 바뀌어있었고 이날은 구민진이 아닌 다른 배우였다. (이름이 잘...)
그리고 무엇보다 달라진 건 그 사이에 "탬"이 너무 많이 커버렸다는 사실.
이날 공연에서는 3살이라고 하기에는 발육상태가 너무 남다른 아이가
기어서 등장해 깜짝 놀랐다. (정말 아이들은 금방, 그것도 쑥쑥 큰다. ^^)

충무아트홀 대극장은 볼 때마다 음향이 항상 이상했었는데
이날 공연의 음향은 깨끗했다. 
워낙 딕션이 좋은 배우들이 모여있기도 했지만
전체적으로 대사며 노래가 아주 선명하게 잘 들렸다.
그리고 "투이" 역의 이경수는 볼 때마다 새로운 발견을 하게 한다.
이 사람의 다음 작품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매번 나를 그 현장 속에 있는 사람들 중 한 명으로 만들어 버리는 헬리콥터 장면.
이날도 여지없이 무너뜨리더라.
이상하다.
그런 상황들이 나는 너무 현실감있게 느껴진다.
그래서 보고 있으면 참 많이 힘들다.
서로를 찾는 크리스와 킴을 보는 것도,
자신들을 데려가달라며 철조망에 매달리는 사람들을 보는 것도,
그들을 버리고 헬리콥터에 오르는 미군을 보는 것도
그대로 현실이 된다.
어떻게 매번 이 장면을은 나에게 이런 감정을 고스란히 옮길 수 있을까?
그냥 보고 있으면 너무 아프고 안타깝고 속상하고 화가난다.
내가 너무 깊게 빠져버렸나???

사실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봤는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어느날 나한테 조용히 선물하게 될지도...
혼자서 많이 울고 싶어질 때,
아마도 그런 때가 오면 선물하게 될지도...


                     김보경, 김선영의 <I Still Believe> - 뮤지컬 어워즈 실황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4. 29. 06:37

처음엔 고양시 아람누리를 찾아갔었다.
5년 전 놓쳤던 <Miss Saigon>이 다시 공연된다 했을 때도 사실 난 좀 무감했었다.
충무아트센터의 음향이 개인적으로 믿음직스럽지 않아
아람누리를 찾았을 때까지도...
(솔직히 말하면 4대 뮤지컬이라니 한 번은 봐야지 하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결국은,
고양시를 거쳐 성남까지 찾아가는 신세가 되고 말았다.



일부러 김성기, 김보경, 마이클리의 casting을 선택했다.
더블 캐스팅이니 다른 팀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굳이 이 팀을 다시 선택한 건 고양시에서 느꼈던
전율에 가까운 감동이 잊혀지지 않아서였다.
오케스트라 피트(OP)석에 좋은 자리가 있어 다행히 예매를 할 수 있었다.
얼굴 표정을 아주 자세히 볼 수 있겠구나 내심 기대하면서도
혹시나 MR 반주로 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기도 했다.
(다행이다. 음악감독 김문정이 피트에 자리하고 있다 ^^)
그리고 이들은 나를 또 다시 아프게 만들었다.



세계 4대 뮤지컬의 하나인 <Miss Saigon>의 시작은 작은 사진 한 장에서였다고 한다.
대본과 가사를 쓴 알랭 부브리(Alain Boublil)와
음악과 대본을 만든 클로드-미셸 쇤버그(Clude-Michel Shonberg)는
우연히 잡지에서 한 장의 사진을 보게 됐단다.
조그만 베트남 소녀가 호치민 공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진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깊은 절망과 슬픔으로 딸을 바라보고 있는 어머니의 시선이 보인다.
어머니는 지금 자신의 딸을 아버지에게 보내려고 하고 있다.
그리고 어쩌면 다시는 그녀는 딸을 못만나게 될지도 모른다.

  <문제의 사진>

두 사람은 이 사진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마치 자신이 그 아이의 엄마인 것처럼,
자신의 어린 자식이 영원히 자신의 곁을 떠나는 것처럼 괴롭고 아팠단다.
그리고 프랑스 군인과 일본 게이샤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한 편의 프랑스 소설 <Madame Chrysanthemum>,
마지막으로 자식을 위해 모든 걸 헌신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까지...
이렇게 한 장의 사진과 한 편의 소설, 한편의 오페라는
세기의 뮤지컬 <Miss Saigon>로 다시 태어난다.



두 번째 관극은 첫 번째 놓첬던 부분들을 보게 하는 즐거움으로 가득했다.
게다가 OP석에서 본 그들의 얼굴 표정과 작은 연기 하나하나는
성남까지 찾은 수고를 대번에 날려주고도 남는다.
확실히 마이클 리의 발음은 5년 전 공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고
(물론 완벽하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그의 감정 몰입은 지금 생각해도 역시 대단하다)
김보경의 킴은 어머니로서 더 강해졌다.
따지고 보면 고작 20살 어린 나이의 엄마인건데...
2주간의 짧은 크리스와의 사랑은
킴을 3년간 버티게 했고 그리고 그 3년의 시간은 그녀 인생의 모든 시간이기도 하다.
스무 살의 나이로 평생을 표현해야 하는 어려움을 그녀 김보경은
때로는 순수하게 때로는 아름답게
때로는 가슴 아프게 때로는 강인하게 연기해냈다.
알 것 같다.
왜 뮤지컬 여배우들이 <Miss Saigon>의 킴을 꿈꾸는지...
그건 완벽하게 배역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결코 보는 사람에게 감동을 전달할 수 없기 때문일거다.
그렇다면 그녀 김보경은,
확실히 "킴"을 이해하고 있고 "킴"과 이미 동일화되어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킴과 크리스 뿐만 아니라
이 팀들의 무대가 나는 너무나 감동적이고 황홀하다.
(이런 유치한 표현밖에 쓸 수 없다는 게 정말 너무나 억울하다)
김성기 엔지니어도, 김선영 엘렌도, 이경수 투이도 나를 완전히 몰입시킨다.
첫 번째 관극 때 안타깝게도 나는 이경수 투이를 제대로 느끼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번 관극에서는 그의 목소리와 연기 역시도 섬뜩하다는 걸 느꼈다.
(어느 순간 그는 나를 완전히 압도해버렸다)
투이의 입장에서 본다면 킴을 향한 변하지 않는 사랑은 또 얼마나 절절한 순애보인지...
투이 이경수의 목소리에 담긴 격정과 분노를 나는 어이없게도 이제야 이해했다. 
투이와 크리스가 교차되면서 시작되는 헬기장 장면은
이 날도 여지없이 나를 완벽하게 무너뜨렸다.
생각만으로도 옴 몸이 아득해지도록 아프고 잔인한 기억이다.
또 다시 묻게 되는 질문 하나.
도대체 당신들 내게 무슨 짓을 한 거죠?



어쩌지?
이 팀들 고스란히 다시 또 보고 싶다.
나는 조만간 충무아트센타를 다시 기웃거리게 되지 않을까?
"아마도"가 아니라 "확실히" 말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