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1. 27. 09:12

<Lsst Royal Family)

일시 : 2014.01.11. ~ 2014.02.23.

장소 : 충무아트홀 소극장 블루

작/작사 : 전미현

작곡 : 조미연

연출 : 정태영

출연 : 박선우, 김태한 (해설자) / 임진아, 구원영 (명성황후)

        이충주, 인진우 (순종) / 지혜근 (고종)

        강은애 (꼭지), 조정환 (꼭도)

제작 : (주)알랜디웍스

 

2012 CJ Creative minds 선정작.

2013 서울뮤지컬페스티벌 예그린앙코르 최우수 선정작.

개인적으로 예그린 수상작들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편이라 이 작품도 한번쯤은 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초대 기회가 있어서 얼른 신청했다.

김태한과 구원영 콤비는 잘 하리라는걸 아니까 일부러 다른 캐스팅을 선택했다.

오랫만에 "미스터 투" 박선우의 목소리가 듣고 싶기도 했고..

("Mr. Two" 이야기하는 거 본인이 싫어할라나...)

 

픽션 사극 뮤지컬을 표방하는 이 작품은

구한말 격동의(?)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마지막 왕세자 순종의 가출 사건이라는

기발하면서도 다소 도발적인 내용을 중심에 두고 있다.

소재는 정말 침신했고 스토리도 나쁘지 않았다.

모바일 용어의 활용도 아주 재미있고 기발했다.

가가오독, 투위터, 폐이수북의 "애수 앵 애수(SNS)" 부분은 제대로 빵빵 터져줬다.

연출력과 대본의 기발함이 제대로 빛을 발하는 장면.

삼각김밥 정면도 그렇고, Something과 성신(聖臣)의 언어유희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이 작품...

너무 산만하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리고 배우들도 아직까진 극의 재미를 확실하게 살려내주지 못하는 것 같다.

어째 살짝 민망한 상황이긴한데,

원캐스팅 배우들이 더블캐스팅 배우들 연기보다 훨씬 좋았고

남사당퍠 꼭지와 꼭도를 맡은 강은애와 조정환의 활약은 참 대단하더라.

조정환은 초연 당시 <왕세자 실종 사건>에서 구동을 했던 "김대현"을 보는 느낌이었고

강은애는 혹시 창(唱)이나 민요를 어디서 배운건 아닌까 생각될만큼 맛깔졌다.

두 오누이는 아주 쫀뜩쫀뜩한 호흡을 자랑하더라.

해설자 박선우는 딱히 나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임펙트있게 기억에 남는 부분이 없다는 것도 문제다.

관람하는 내내 김태한으로 봤었다면 훨씬 재미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더라.

그래도 가장 심각했던 배우는 명성황후 임진아.

연기도 노래도 보는 내내 불안했고 "세자가 떠나버렸네"는 솔직히 듣기가 많이 힘들 정도였다.

<풍월주>에서는 느낌이 나쁘지 않았었는데

이 작품에서는 의욕이 너무 과했던게 오히려 화(禍)가 된건 아닌가 싶다.

이충수 순종은 노래와 연기는 나쁘지 않았는데 "ㅅ발음"이 자꾸 귀에 거슬렸다.

살짝 긴장하는 기색도 보이고...

(나도 참 두루두루 깐깐하다)

 

그래도 이 작품!

참신한 소재 발굴과 기발한 상상력, 개성있는 표현방식은 확실히 신선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단호한 정리는 꼭 필요할듯!

한류열풍의 첫주자 장금이와 독일인 지휘자 에케르트,

폴메카트니 내시 등 범세계적인 인물들은 과감하게 없애버리고 

조금 더 파격적이고 발칙한 상상력에 주력했으면 싶다.

우리나라 창작뮤지컬들을 대놓고 페러디하거나 

조선시대 위인들을 시대를 파괴하고 등장시키는 것도 재미있지 않았을까? 

뭐 어디까지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일뿐이지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1. 14. 08:24

<The Promise>

부제 : 6.25 정전 60주년 군 창작 뮤지컬

일시 : 2013.01.08. ~ 2013.01.20.

장소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극본 : 서윤미

작곡 : 최종윤

안무 : 김소희

음악감독 : 최종윤

연출 : 이지나

조명디자인 : 구윤영

무대디자인 : 서정주

무술감독 : 서정주

출연 : 지현우, 김무열, 윤학(정윤학). 이특(박정수), 이현

        박선우, 정태우, 배승길

주최 : 국방부, 국립극장

 

내가 군뮤지컬을 보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

그리고 공연장에서 군복 입은 사람을 이렇게 많이 보게 될 줄도 몰랐다.

더불어 우리나라 6.25를 배경으로 만든 작품에 왠 젊은 외국 소녀들이 단체로 앉아있나 싶어 놀랐다.

(나중에 알았다. 이게 다 이특 효과라는 걸...)

관람한 이유는 출연진때문이 아니라 스텝들이 너무나 탐이 나서였다.

서윤미 극본에 최종윤 작곡, 그리고 이지나 연출까지...

오호라~~~!

소위 말하는 잘나가는 최고의 스텝들을 도대체 국방부에서 어떻게 구워 삶았는지 정말 의문이다.

(이건 군인정신으로 밀어붙인다고 해서 될 일이 도저히 아닐 것 같은데...)

줄거리에 대한 기대는 솔직히 없었다.

뭐 대략 군인정신 충만한 사람들이 나와서(개중에 별로 그렇지 않은 사람도 물론 등장할테고)

서로 반목하면서 극렬하게 대립하다가

결정적인 사건을 계기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이 한 몸 헌신할 것을 비장하게 다짐하는 결말.

정말 딱 군뮤지컬이 아니면 절대 만들어지지 않을 내용이다.

(그런데 나중에 시놉시스 보고는 더 놀랐다. 너무 엄청나게 장대해서. 아무래도 시놉시스는 좀 수정이 필요할 것 같다)

이제 남은 건,

이 뻔한 줄거리를 가지고 어떤 구성과 어떤 사건들을 만들어내느냐는 거다.

거기다가 사건이 한 명에게만 집중되는 영웅주의 작품이여서는절대로 안될테고...

그러기에는 출연진이 이례없이 너무나 빵빵하다.

(왜 우리 오빠 비중이 그것밖에 안되냐며 국방부 홈페이지가 테러당하면 어쩌나 좀 걱정스러워서...)

 

결론을 말하자면,

뻔한 내용인데 요리를 썩 잘했다.

게다가 은근히 감동적이기도 하고 귀에 쏙쏙 들어오는 넘버도 꽤 많다.

확실히 사회에서 뮤지컬을 많이 했었던 지현우나 김무열이 작품의 전체적인 중심을 잘 잡아줬다.

(그래도 1막에서는 대사가 너무 안 들렸다. 배우의 탓은 아니겠지만...)

소대장역 지현우의 액션장면은 꽤 볼만했고

미스터 투의 멤머 선우의 은근한 활약도 튀지 않으면서 감동적이었다.

(선우 목소리 정말 좋다. 특히 노래 부를 때.)

"심장이 없어~~~"로 깨알같은 재미를 줬던 이현은 대사처리가 좀 미숙하고 노래를 너무 R&B스럽게 불러

적쟎게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뭐 이 정도쯤이야...

가장 놀라웠던 배우는 달호역의 윤학과 미스김의 이특.

아무래도 이특은 재대를 하게 되면

뮤지컬 관계자들이 무지하니 탐을 내면서 섭외 전쟁에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특히 이 작품의 연출자이기도 한 이지나 연출부터!

만약 이지나가 <라카지>를 다시 연출하게 된다면 이특은 단연코 자코프로 출연하게 될테다.

(싹수가 아주 제대로 보인다!)

개인적으론 슈퍼주니어의 노래를 제대로 들어본 적이 한 번도 없다.

(미안하다! 몇 명인지도 솔직히 모른다)

특히 이특은  예능프로에서 활약하는 모습으로만 익숙해서 노래를 어느 정도 하는 줄도 전혀 모른다.

노래하는 목소리가 어떤지조차도.

(단지 추론컨데 슈퍼주니어란 네임으로 그가 지금까지 부른 노래를 합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노래를 부르지 않았나 싶다.)

이특이 이런 목소리와 감정을 갖고 노래할 수도 있는 아이돌이구나...

일종의 충격이었고 놀라움이었다.

"미스김"이라는 극중 인물을 너무 성실히, 그리고 잘 표현했다.

여성스런 성격묘사도, 감정표현도 좋았고 노래도 극의 흐름과 분위기에 잘 맞춰 불렀다.

달호의 죽음 앞에서 오열하는 모습은 정말 최고였다.

이특!

이 녀석 단연코 물건이다!

아니 이런 물건을 왜 뮤지컬 관계자들이 여태 가만 둔 거지?

본인이 고사한건지 어쩐지는 모르지만 이제 코가 제대로 꿰였다.

재대와 동시에 이특의 뮤지컬 인생은 봇물 터지듯 터질거다. 분명히!

 

이지나 연출은 이 작품을 자신의 이력을 되짚는 그런 작품으로 만들고 싶었던 모양이다

<바람의 나라>, <서편제>, <광화문연가>, <라카지> 등 성공한 이지나 연출의 익숙한 장면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것도 과하지 않으면서도 적절하게 수위 조절을 잘 했다.

일종의 이지나의 오마쥬라고 하겠다.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 한 번만으로 끝내주길!

무대셋트는 살짝 조잡하고 음향은 형편없었지만

(특히 1막에서는 어쩜 그렇게 대사를 쏙쏙 잡아먹던지...)

조명과 안무는 훌륭했다.

특히 2막 마지막 전쟁장면은 마치 모던한 발레를 보는 것 같다.

<바람의 나라> 엔딩이 떠오르기도 하지만

역동적이면서 웅장한 것이 영상 속 전쟁의 참상과 대비되면서 극적인 효과를 만든다.

이 장면의 음악도 좋다.

음악과 안무가 만들어내는 엄청난 시너지 효과라니...  

내가 군뮤지컬을 이렇게 재미있게 볼 줄은 정말이지 꿈에도 몰랐다.

스텝보고 갔다가 의외로 놀라운 경험을 했다.

한류가수 슈퍼주니어의 위력도 몸소 체험하고...

처음엔 무대 좌우로 영어자막이 나오길래 이건 또 뭔가 했는데 객석을 둘러보고 이해했다.

정녕 저 숱한 외국 소녀들은 이특 때문에 이 뮤지컬을 본거란 말인가!

솔직히 지금도 믿어지지 않지만

커튼콜에  이특이 등장했을 때 함성소리를 듣고 납득 제대로 했다.

한류가... 대단하긴 대단하구나...

 

참 재미있는 건,

이 작품은 커튼콜이 참 매력적이다.

군인의 신분인 김무열, 지현우, 이현, 정윤학(윤학), 박정수(이특), 정태우, 배승길이

한 명씩 나와서 거수경례를 하는데 그 모습이 그렇게 의미심장할 수 없다.

연예인이 아닌 군인으로 무대 위에 서면서 이들은 또 얼마나 많은 생각과 감회가 오갔을까!

절도있는 거수경례 끝에 걸려있는 그들의 마음을 읽는 순간

작품의 내용과 상관없이 가슴이 찡~~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활기차고, 가장 벅차오를 건장한 한 때를

이렇게 일시정지시킬 수밖에 없는 이 땅의 숱한 젊은이들이 우루루 머릿속으로 몰려온다.

숱한 그들의 젊음이

묘하게 짠하고 묘하게 아프다.

"충성!"을 외치는 그들의 손끝에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