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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2.07 <허수아비춤> - 조정래
  2. 2010.05.13 <삼성을 생각한다> - 김용철 1
읽고 끄적 끄적...2010. 12. 7. 05:58
김용철 변호사가 쓴 <삼성을 생각한다>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허수아비춤>
조정래였기에 이렇게 쓰는 게 가능했을까?
(참 복합적인 감정이다. 그가 많이 참으며 썼을까? 아니면 이 정도도 조정래이기에 가능했던걸까?)
그는 말했다.
"이 작품을 쓰는 내내 우울했다...... 책을 읽은 사람들에게 모욕감을 주고 싶었다"고.
그는 작품을 쓰면서
끔찍하고 절망스러워서 썼다가 지운 내용들도 많다고 고백했다.
책의 내용보다 이 말에 나는 더 큰 모욕감과 모멸감을 느꼈다.
책을 출판하고 언론사 기자들과 간담회 비슷한 것도 했던 모양이다.
세 신문에서 참석하지 않았단다.
기업에서 경영하는 중앙일보, 문화일보, 동아일보는 한 줄도 기사화히지 않았다고 한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가 동아일보 사장의 아들이란다.
소설보다 재미있다 끔찍하다.
한국 언론의 실태와 재벌간의 관계가...
그의 말대로 우리 나라 언론은 여전히 원시적이고 반사회적이다.
오랜 세월동안 유구하고 거침없이...
변함없이 초지일관한 언론의 외길인생에 삼가 머리 숙여 조의를 표한다.
부디 고이 잠드소서...



이 책의 내용이 충격적인 내용인가!
이미 모든 사람들이 다 잘 알고 있는 내용이기에
아니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는 현실이지만
이렇게 활자화되어 나오니 참 여러 형태로 부끄럽다.
장구한 인류사에서 가장 강한 권력은 "돈"이란다.
자기보다 열 배 부자면 그를 헐뜯고, 자기보다 백 배 부자면 그를 두려워하고,
자기보다 천 배 부자면 그에게 고용당하고, 자기보다 만 배 부자면 그의 노예가 된다
이 강력한 돈은 로비를 위한 비자금이 되어 차명계좌 속에 쌓여간다.
(게다가 5만원 지폐가 나온 덕분에 비자금을 현금화할 때 부피가 1/5로 확 줄었단다.
 그래서 그들은 10만원 권을 열렬히 기다리고 있단다. 
 1/10로 또 다시 부피가 준다면... 그들의 로비를 위해서는 더없는 환상이겠지!
 어쩌면 고액지폐가 나온 목적이 재벌의 로비자금 부피 절감을 위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로비의 목적은,
재산권 불법 상속과 경영권 불법 승계를 위해서다.
로얄 패밀리, 그들만의 특별한 세상을 위하여...
여기에 언론은 항상 북장단을 잘도 맞춰준다.
어찌어찌 재판까지 가게 되도
조폭과 별만 다를 것 없는 검찰께서 최종 도장을 꽝 찍어준다.
(까라면 까는 조폭 정신과 검찰의 상명하복과 검사동일체는 역시나 한 몸을 가진 썀쌍둥이다)
경제발전에 기여한 공이 컸고 잠시도 소홀히 할 수 없는 국민경제에 더 이상 부담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이쯤 되면 걸판진 놀이판도 이런 놀이판이 없다.
당연이 술이 돌고, 돈이 돌고, 여자도 돈다.
뭐든지 구색을 갖춰야 소위 뽀대가 나기 때문에...
검찰의 그 유명한 자축의 폭탄주가 이어진다.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이런 모습들을  마당극같은 조롱으로 보여준다.
지들이 지금 조롱거리가 된 줄도 모르고 날렵한 충성심으로 폭탄주를 제조한다.
사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이게 다 마당극이었으면...
 


...... 큰 기업이 잘돼야 우리도 잘살게 되지, 대중들은 이렇게 동의하고 동조하면서 재벌들이 저지르는 죄를 가볍게 여겼고, 그들이 받는 사법적 특혜에도 지극히 관대했다. 국민경제를 위하여......, 그 기업 옹호론과 재벌 보호론의 주문은 그 효력 좋고 생명력 강대하기가, 우리를 믿어야만 재물운이 트이고 건강하게 오래 산다는 그 한마디로 2천 년이 넘도록 줄기차게 배부른 번성을 누려온 종교들의 질긴 생명력과 맞먹었다. 신문들이 앞장서 설파하고, 법관들까지 활용하고 나서는 그 기업 옹호론과 재벌 보호론은 자본주의 한국에서 출현한 신통력 좋은 신흥 종교이기도 했다 ......

그리하여 대중들은 신흥 종교에 자발적 복종을 한다.
작가 조정래가 이 책에서 말하고 싶었던 건,
재벌의 반복되는 비리가 아니라 일반 대중의 자발적 복종에 대한 일침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해결책으로 내민 두 장의 카드는
빈약하고 초라해 보여 오히려 서럽다.
불매운동과 시민단체의 활성화.
두 장의 카드를 보면서 문학에서 일가를 이룬 조정래씨가 참 순수하고 낭만적이라는 생각도 했다.

...... 국민은 나라의 주인인가, 아니다. 노예다. 국가 권력의 노예고, 재벌들의 노예다. 당신들은 이중 노예다. 그런데 정작 당신들은 그 사실을 모르고 있다. 그것이 당신들의 비극이고, 절망이다 ......

대중들은 지금 모두 재벌과 국가의 거짓 장단에 맞춰 "허수아비춤'을 추고 있는가!
몰랐던 사실도 아닌데 기분 참 다양하게 더럽다.
피 흘러 겨우겨우 '정치민주화'를 시작햇는데
이제 '경제민주화'를 위해 피보다 더한 걸 흘려야 하나 보다.
대한민국에서 대중(국민)으로 산다는 건, 
맞서야 할 것이 참 많다는 뜻인 것 같다.
재벌과 국가!
늬들 때문에 우리가 참 고생이 많다!!!
대한민국의 국민된 죄!
그게 바로 우리가 가진 지긋지긋한 원죄(原罪)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5. 13. 06:29
개인적으로 꼭 읽고 싶었고 궁금했던 책이다.
우리나라 거대 재벌 삼성의 고위 임원이었던 변호사 김용철이
대한민국 신흥 독재자인 삼성의 범죄사실을 유서를 쓰는 마음으로 양심고백한 책.
그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도움으로
2007년 양심선언을 했고 그 과정과 그 이후의 일들을
이 책 속에 고스란히 담았다.
살아있는 권력인 삼성의 불법로비와 무세승계(無稅承系)에 관한 고백과 증언들.
글의 내용보다 더 섬득한 것은,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얼마전에 경영복귀를 선언하고 돌아온 이건희의 재산과 권력은
그 전에 비해 더 확고해졌다.
"삼성"을 파헤치는 건 정말 "대한민국"을 파헤치는 일인가?
"삼성"이 무너지면 정말 "대한민국"도 함께 무너지는가?
"삼성"의 이익은 정말 "대한민국"의 이익인가?
재벌의 힘은 거대하게 은밀하고 구체적으로 불법적이다.



이 책은 전부 3부로 되어 있다.

1부. 불의한 양심에도 진실은 있다.
2부. 그들만의 세상
3부. 삼성과 한국이 함께 사는 세상

삼성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찾아낸 검사 김용철를 삼성은 1997년 8월 영입한다.
그리고 처음의 약속과는 다르게 그를 인맥을 통한 대검찰 로비스트로 이용한다.
삼성은 그에게 엄청난 돈을 쥐어줬고 그 돈으로 차곡차곡 사법부를 길들이기를 원했다.
그는 고백한다.
"내 청춘을 고스란히 묻었던 검찰이, 그들이 뿌린 돈으로 썩어가는 것을 보는 일은 괴로웠다"고...
사제단과 그가 공개한 삼성 비리는 크게 세 범주로 나뉜다.

1. 삼성의 조직적인 비자금 조성 및 탈세와 이를 감추기 위한 회계조작
2. 경영권 불법 세습 및 이 과정에서 저지른 법정 증거 조작
3. 정,관,법조,언론계에 대한 광범위한 불법 로비

2004년 8월 모든 걸 정리하면서 삼성을 떠난 그는
삼성에서 일한 7년 동안은 지옥에서 보낸 시절이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후배 법조인들에게  현재 한국의 상황에서는 기업으로 가는 일을 진정 말리고 싶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수시로 무모한 범죄를 저지르는 자들을 상사로 모시며 법률 조언을 하는 것은
범죄조직의 내부조직원이 되는 일과 같기 때문이란다.



성공한 재벌은 결코 처벌하지 못한단다.
과거 성공한 구테타는 처벌할 수 없다고 했던 것처럼...
그러니 일단 수단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성공한 재벌'이 돼라!
그러면 그 과정에서 저지른 모든 죄는 저절로 사면 받는다.
알고 있던 사실을 책을 통해 다시 확인하는 일은
더 참혹하고 두렵다.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한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
삼성의 불법 로비, 불법 비자금으로 대선자금 전달,
이건희의 생일파티를 위한 비용 10억,
비자금 관련 비리 주범들이 도피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입주자와 방문자의 출입까지 철저히 관리할 수 있는 건물로 설계된 도곡동 타워팰리스.
회장님 말씀이 곧 헌법이 되는 왕족같은 재벌 총수의 지배권과 대물림되는 경제 권력.
세금을 피하기 위해 홍라희의 리움 미술관을 통해 구입되는 고가의 자산축적용 미술품.
권력과 자본의 결탁은 책을 읽어갈수록 숨통을 조여온다.
"비자금 = 회계조작 = 탈세"
이 절대무변의 연결고리를 결코 끊어질 수 없는 공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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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권력' 즉 현직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죽은 권력' 즉 전직 대통령을 조준했던 정치수사를 보면서 이건희는 '죽지 않을 권력'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기존 권력이 죽고, 새로운 권력이 태어나도 계속 성역을 보장 받았으니 말이다.

이건희가 잇는 곳은 늘 온도를 25~26도에 맞춰야 했다. 실내 공기의 질은 해발 600m 조건에 맞춰졌다. 이건희의 전화에는 임원과 직접 연결되는 단축키가 있다. 아무 때나 단축키를 눌러 통화한다.
이건희의 집이 있는 이태원동, 한남동 일대에는 리움미술관을 포함해 승지원, 이재용의 집, 딸들인 이부진, 이서현의 집 등이 몰려 있다. '그들만의 마을'이 형성돼 있는 셈이다. 리움미술관을 세운 목적 가운데 하나가 '그들만의 마을'과 관계가 있는 셈이다. 미술관이 이건희 일가의 집들을 보호하는 요새 역할을 하도록 한 것이다. 고가의 미술품이 있는 미술관에 도둑이 드는 것을 막는다는 핑계로, 경비원을 대거 배치했다. 사실상 '그들만의 마을'에 일반인이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배치된 경비원들이다.
한남동 리움미굴관 바로 아래에 삼성 수뇌부와 그 가족을 위한 치과병원이 있다. 특이한 것은 병원에 수납 창구가 없다는 점이다. 일반인을 상대할 일이 아예 없기 때문이다.

오직 총수의 뜻만을 따르는 구조본이 짜준 매뉴얼대로 움직여 온 경영자에게서 정상적인 판단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총수의 변덕스러운 취향, 총수 가족의 이익을 최우선의 판단 기준으로 삼는 조직이 구조본이다. 이런 조직에서 내리는 판단 역시 정상적인 경영판단과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삼성에서 가장 높은 대우를 받는 사람은 뛰어난 기술을 개발해서 회사의 위상을 높인 사람이 아니다. 이건희, 이재용의 사적 이익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이들은 대개 회사가 저지른 비리의 공범들이다. 삼성에서는 비리 공범이 돼서 수뇌부와 비밀을 나누는 사이가 돼야 높은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 '반도체 기술자'보다 '비자금 기술자'가 위에 있는 구조인 셈이다.

"삼성 비리에 대한 수사는 할 수는 있어도 해결하지는 못할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를 뿌리째 장악하고 있는 삼성의 힘을 꿰뚫어본 말이었다.

삼성의 사장단, 고위 임원, 구조본의 핵심 보직의 임원 및 간부 등은 거의 누구나 자신도 모르는 차명계좌가 있다. 명백히 금융실명제법 위반, 사문서 위조, 위조사문서 행사, 조세포탈 등의 범죄이다. 삼성 사장단이 갑자기 조사를 받는 경우가 간혹 있었는데 대부분 자신도 모르는 예금 때문이었다. 대기업 경영자의 계좌에 거액이 입금돼 있는 걸 수사기관이 알면 의심하는 게 당연하다. 자기도 모르는 돈 때문에 엉뚱한 혐의를 뒤집어쓴 사장으로서는 억울한 노릇이지만,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다.

특검 수사 전에는 이건희의 삼성생명 지분이 4.54%에 불과했다. 그런데 삼성 비리를 수사하겠다던 조준웅 특검은 차명으로 관리돼온 삼성생명 지분을 모두 이건희 몫으로 인정해 줬다. 그 결과, 이건희의 삼성생명 지분은 20.76%로 불어났고 삼성생명 최대주주가 됐다.

아무리 흔들어도 꿈쩍하지않는 견고한 주류 질서, 그것을 지탱하는 힘은 끈적끈적하고 촘촘하게 엉켜 있는 인맥이다. 검사 시절, 법조 비리를 수사한 적이 있는데 알고 보니 연루된 자들이 모두 특정 학교 동문이었다. 혈연, 지연, 학연으로 복잡하게 얽힌 인맥은 불법도 합법으로 만드는 힘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재벌의 비리를 공개해 봤자 소영없다고 이야기했다. 삼성 비리 관련 재판 결과가 나오자, 이런 목소리에 "역시나" 하고 힘이 실렸다. 이들은 말한다. "정의가 이기는 게 아니라, 이기는 게 정의"라고. "질 게 뻔한 싸움에 뛰어드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내 생각은 다르다. 정의가 패배했다고 해서 정의가 불의가 되는 것은 아니다. 거짓이 이겼다고 해서 거짓이 진실이 되는 것도 아니다. "정의가 이긴다"는 말이 성립하는 게 아니라고 해서, 정의가 패배하도록 방치하는 게 옳은 일이 될수는 없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