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5.08.28 이탈리아 피렌체를 떠나며...
  2. 2015.07.21 꽃의 도시 이탈리아 피렌체(Firenze)
여행후 끄적끄적2015. 8. 28. 08:24

2박 3일의 피렌체는 너무나 짧았다.

2박이라고는 하지만 피렌체 도착한 시간이 저녁이었고

로마로 출발하는 기차가 낮 12시 38분이었으니 정확히 말하면 하루 반나절의 일정이었다.

매번 한 도시를 떠날때마다 아쉬움이 한가득이니

아무래도 다음부터는 한 도시에 오래 머무는 여행을 고려해야겠다.

(지금 생각은 체고 프라하 아니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돌아와서 피렌체와 로마에게 미안했던건,

내 여행의 이유의 대부분은 스페인이었기 때문에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미리 공부(?)하지 못하고 갔었다.

심지어 그 흔한 여행서조차도 안가져갔었다.

그래도 피렌체는 충분히 넉넉했다.

아니 떠남 자체가 내겐 늘 그랬다.

어쩌면 나는 헤맴을 위해 여행하는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아까지 왔는데 그래도 파스타와 피자, 티본스테이크는 먹어줘야 할 것 같아서...

두오모 성당을 다녀온 후 우피치 박물관 가기 전에 푸짐하게 먹었던 점심,

남들은 맛집을 찾아다니느라 분주하지만

우리는 배고프면 들어가는 곳이 맛집.

그래니 맛없는 음식이 있을리가 없다.

티본스테이크는 크기가 꽤 됐는데 고기를 좋아하는 조카녀석이 금방 끌꺽했다.

평소에도 고기류는 별로 좋아하는 편이 아니기도 하지만

나는 고기보다 피자가 훨씬 맛있었다.

단백하고, 고소하고...

기본적으로 이탈리아는 올리브오일이 좋다보니 파스타도 풍미가  아주 그만이다.

양이 꽤 많아서 세 사람이 먹느라 참 애썼던 만찬.

그리고 후식으론 역시 젤라토.

아주 쉽게, 그리고 아주 빨리 행복해지고 싶다면

한 손에 젤라토를 들고 거리로 나서면 된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차가운 달달함을 이길 수 있는건

세상 어디에도 없다.

 

 

피렌체 숙소  NAZIONI  Hotel.

조식은 좀 부실했지만

향이 좋은 커피와 커다란 크로아샹, 맛이 풍부한 치즈가 있으니 아침 만찬으로는 그만이었다.

(나.. 유럽 치즈 정말 너무 많이 사랑한다...)

그리고 산타 마리아 노벨라역 건너편이라 찾아가기도 아주 수월했다.

로마로 떠날때도 기차역이 가까우니까 아주 편했고.

그러고보니 이번 여행에서 숙소 운이 꽤 좋았다.

위치적으로도 모두 괜찮았고,

온수도 잘 나왔고,

침대도 깨끗하고 푹신했고,

호텔 프런트도 친절했고,

조식도 근사했다.

숙소 때문에 얼굴 붉히거나 맘 상했던 기억이 전혀 없다.

그러기 쉽지 않은데...

 

로마로 향하는 기차.

조카녀석의 초록색 털모자가 싱그럽다.

창 밖의 풍경들은 또 다시 계절을 껑충껑충 뛰어넘는다.

봄이었는데 여름이 되고

또 금방 가을로 넘어가더니 차가운 겨울이 된다.

바라보는 풍경은 시간의 개념을 무너뜨린다..

그래서였을까?

유럽에 머물렀던 15일이 나는 좀 더 길게 체감됐다. 

그걸 지루함이나 따분함과는 완전히 별개다.

충만한 시간을 한 번이라도 지나온 사람은

이 말 뜻을 충분히 이해하지 않을까?

 

뭔가가 온저히 빠져있을때,

시간은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속도로 지나간다.

째깍...째......깍...........째............................깍...................................!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5. 7. 21. 08:56

바르셀로나에서 오후 5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꽃의 도시 피렌체.

아메리고 베스푸치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으니 거의 8시에 가까웠다.

서둘러 택시를 타고(25uro) 숙소가 있는 SML(산타 마리아 노벨라)역으로 향했다.

피렌체에서 2박 후에 로마로 이동하는 일정이라 일부러 숙소를 SML역 앞으로 잡았다.

(아주 아주 현명한 선택)

유럽의 겨울은 어두워지면 길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없다.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첫날이고,

낯선 곳이라 천지분간도 안돼서 그냥 바로 숙소로 들어갔다.

그래도 조카녀석 저녁때문에

적당한 테이크아웃 음식을 찾느라 숙소와 역 근처를 혼자 열심히 헤매긴 했다. 

 

 

 

다음날 아침,

조식을 먹고 바로 찾은 곳은 역시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때문에 연인들의 성지가 되어버린 곳.

(하지만.... 난 이 영화를 못 봐서...)

두오모(Duomo)성당으로 알려진 이곳의 정식 명칭은 Basilica Santa Maria del Fiore.

"꽃의 성모마라이 성당" 답게 흰색, 분홍색, 녹색의 삼색 대리석이 화려한 꽃을 피웠다.

사실 이곳의 첫대면은 느닷없음이었다.

골목길 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대성당을 쫒아 몇 번을 헤매는 중이었다.

급기야는 이번에도 길을 잘 못 들었구나 생각하며 한심해 하고 있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눈앞에 거대한 성당이 드러났다.

그대로 멈춰버렸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압도당한체...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 도무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급작스러울 수 있는건가...

아무 말도 못한채 그렇게 한참을 서있었다.

 

 

밤의 두오모는

흰색 대리석에서 빛이 뿔어져 나오는 느낌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깊은 경외감에 고개가 숙여진다.

어둠 속에서 조토의 종탑을 올려다보는데

순간 섬뜩함이 느껴졌다.

모르겠다.

신이 위대한거지,

인간이 위대한건지...

그저 이 순간 만큼은 신도, 인간도 내게 다 공포다.

 

스탕달 신드롬.

아마도 그게 또 시작되려는 모양이다.

심장이... 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