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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1.07 산토리니 - 아테네 야간 페리 5
  2. 2013.09.23 야간 페리를 기다리며...
여행후 끄적끄적2013. 11. 7. 11:28

여행을 계획하면서

아테네에서 산토리니까지 이동하는 문제로 꽤 오래 고민했었다.

처음엔 당연히 항공으로 이동할 생각이었는데

외국에서 페리를 타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도 같고,

페리를 탈 거면 기왕 야간 페리에서 하룻밤을 자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심사숙고 끝에 결정을 내렸다.

산토리니로의 in은 쾌속페리로, out은 야간 페리로!

결론은!

현명한 선택이었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서둘러서 예약한 덕분에 야간페리는 4명이 잘 수 있는 독립된 룸이여서

조용하고 오붓하게 갈 수 있었다.

이층 침대를 보자마자 조카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엄청 좋아하더라.

소음이나 흔들림이 걱정되긴 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적어서 다행이었다.

뭔가 전체적으로 몸이 붕 떠 있는 정도!

확실히 비행기의 그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더라. 

침대칸을 예약하지 못한 여행객은 그냥 배의 바닥이나 카페테리아에서 쪽잠을 자기도 하던데

그게 또 히피스러워보이는게 살짝 부럽더라.

아무 거리낌없이 바닥에 그야말로 널부러져서 자고 있는 사람들을 보니

묘한 일탈과 자유가 느껴졌다.

 

조카와 동생이 자고 있는 새벽에 또 혼자 일어나

카페테리아에서 커피 한 잔을 산 뒤 갑판으로 나갔다.

바람이 쎈 편이라 사람들이 없을거라고 예상했는데 의자에 삼삼오오 모여있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설마 이곳에서, 이 바람 속에서 밤을 보낸 건 아닐테고 참 부지런들 하다.

선상 위에서 보는 아침해는 깨끗하고 정갈했다.

그야말로 방금 세수를 하고 나온 느낌.

예뼜고 수줍었다.

사실 좀 더 오래 그곳에 머물고 싶었는데

피레우스항에 도착 예정이라는 안내방송 때문에 내려왔다.

조카들과 동생을 깨우러!

(이 가족들! 참 곤하게, 제대로 숙면을 취하더라)

 

지금 생각해보니 이번 여행의 길라잡이는 해와 빛, 이 둘이었던 같다.

의외의 곳에서 나는 그들을 만나 눈부셨고,

그들 덕분에 뽀송하게 건조됐다.

어쩌면 나는 그 속에서 바람을 온 몸으로 맞으며

하얗게 햐얗게 날리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눈부시게 하얀 옥양목처럼...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9. 23. 03:42

자고있는 조카들과 동생을 두고 혼자 새벽에 일어나 카메라를 들고 숙소를 나섰다. 계속 놓쳤던 선라이즈를 보려고... 사진은 건질게 없지만 못봤으면 내내 후회됐을것 같다. 어쩌다보니 구항구로 내려가는 588 계단도 내려갔다 올라왔는데 만만치가 않더라. 워낙엔 케이블카로 내려갔다 동키택시로 올라오는 길인데 운동하는 기분으로 시작했다가 살짝 후회했다. 땀이 나는건 오히려 상쾌했는데 냄새가 장난이 아니었다. 무더기 무더기 싸질러댄 당나귀 응가들은 숨을 참는다고 해결될게  아니었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샤워실로 직행! 온몸에 스며있을 독한 것들의 냄새를 씻어냈다.

마지막 아침식사 후 체크아웃을 하고 다시 이아 마을로 향했다. 조카가 사진에서 많이 봤던 풍경을 꼭 봐야하겠다기에... 그리고 결국엔 찾아냈다. 열심히 사진도 찍고 굴라스 성채도 다시 보고 첫번째 방문때 멀리서만 봤던 풍차있는 곳에도 다녀왔다. 몰랐었는데 이아를 찍은 유명한 사진속 장소는 대부분 식당이거나 프라이빗 호텔이었다. 전세계적으로 광고효과 하나는 확실한 셈. 개인적으론 이아보다 피라가 더 맘에 들었다. 하도 피라를 돌아다녀서 살짝 옆동네같은 느낌도 든다. 조카들만 아니었으면 정말 발바닥에 불이 나게 돌아다녔을텐데...뷰가 좋기로 유명한 스칼라에서 그리스 문어요리와 양고기파이, 그리스 셀러드와 치킨 수블라키를 먹고 해상박물관을 들러 다시 피라로 돌아왔다.

피라를 돌아다니다 엽서도 사고 하얀 원피스도 20유로에 샀다. 근데 언제 입지? 조카가 여신드레스 같다고해서 덜컥 후회된다. 까짓껏 못입으면 기념품으로 가지고 있지 뭐! 지금은 오전에 체크아웃한 호텔에서 민폐끼치는중! 야간페리 시간이 12시 20분인데 시간도 많이 남고 바람때문에 춥기도 해서 호텔측에 부탁했더니 흥쾌히 머무르란다. 점점 야간페리  탈 일이 걱정이다.신항구까지 가는 로컬버스가 5시가 끝이라 50유로라는 거금을 내고 택시를 타고 가서 기다려야 하는데 과연 조카들이 잘버텨줄까? 다시 아테네로 갈 길이 마냥 암담하다. 제발 무사할 수 있기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