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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4.13 매화 그리고..
  2. 2009.08.21 하늘...
찍고 끄적 끄적...2010. 4. 13. 05:54
사진을 찍기 시작했을 때
제일 좋았던 건,
꽃을 가까이서
그리고 아주 찬찬히 들여다 볼 이유가 생겼다는 거였다.
아주 작은 꽃일수록 그 속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마냥 신기하고 신비롭기만 해서...
작은 것들 안에 들어 있는 세계가
내겐 향기롭고 너무나 완벽해 보였다.
사진을 잘 찍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는 것도
어쩌면 이 이유 하나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꽃을 더 잘 들여다보기 위해서...



백매화 홍매화.
같으면서도 또 완전히 다른 한 세계.
봉오리에서 꽃이 피어나는 모습은
모든 창조와 진화와 소멸의 과정을 그대로 드러낸다.
한 나무 안에서도 각기 다르게 피어나는 한 송이 한 송이의 세계는
오랜 생명의 시간조차도 무색하게 만든다.
그 빛깔 마져도 미묘하게 다른 세계.
작은 몸 안에 이 모든 걸 담고 있으려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러니 이렇게 활짝 피어날 수밖에...
일제히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그 다음 생.



꽃들의 꿈은 어쩌면...
하늘 저 위에 있는건지도 모르겠다.
껓가지를 높여 하늘을 향해 향기 터트린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신과의 대면을 보는 듯
묘한 경외감까지도 느껴진다.
빛을 만나 더 선명해지고 더 밝아지는 꽃.
그 속을 읽어내라는 묵시록 같기도...



꽃이 훔친 빛.
꽃이 훔친 해,
꽃이 훔친 바람
꽃이 훔친 풍경.
꽃이 훔친 세상.
그리고 꽃이 완벽히 훔친 나... 
Posted by Book끄-Book끄
찍고 끄적 끄적...2009. 8. 21. 06:06
오랜 비가 지나간 하늘.
눈부시게 투명해 처연한 모습
그대로 울컥
눈 속으로 담길 것 같은
맑은 서러움



짧은 시간의 틈 속으로
한 세계가 닫히고
다른 한 세계가 열리는 순간,
그 틈 속에 살짝
기억 하나 몰래 묻어두면,



후...두...둑
비 떨어지는 어느날
그 기억
나를 찾아 땅으로 내려올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