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익스피어 4대 비극'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4.03.20 연극 <맥베스> - 2013.03.16. PM 3:00 명동예술극장
  2. 2010.04.16 <몬테크리스토 백작> - 알렉상드르 뒤마
보고 끄적 끄적...2014. 3. 20. 08:41

<맥베스>

일시 : 2014.03.08. ~ 2014.03.23.

장소 : 명동예술극장

원작 : 윌리엄 세익스피어

연출 : 이병훈

출연 : 박해수, 김소희, 곽은태, 이종무, 송영근, 한동규 외

제작 : (재)국립극단

 

윌리엄 세익스피어 탄생 450년을 맞아 국립극단이 "450년 만의 3색 만남" 이라는 타이틀로 연극 세 편을 기획했다.

이병훈 연출의 <맥베스>를 시작으로 정의신 연출의 <노래하는 샤일록> 그리고 마지막 작품은 김동현 연출의 <템페스트>다.

사실 세익피어만큼 재미있고 대중적인(?) 작품도 없긴 하지만 반대로 세익스피어만큼 어려운 작품도 없다.

고전은 고전을 면치 못해서 고전이라는데... 세익스피어가 내겐 딱 그렇다.

사실 이 작품도 망설였는데 결국 박해수의 필모그라피를 외면할 수 없어 관람했다.

<맥베스>, <햄릿>, <오셀로>, <리어왕>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

(재미있는 건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 의외로 드물다.)

공연을 보기 전에 원작을 다시 읽어보고 싶었는데

요즘 다른 책들에 빠져 있느라 미처 챙겨 읽지 못했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느라 또 다시 고전했다.

 

마녀들의 장난기같은 예언이 저주가 되어 파멸에 이른 멕베스!

인간이란 그렇더라.

자신의 욕망으로 스스로 자멸해 버리고

기껏 정신차리면 그 욕망을 더 크고 노골적으로 만드는 여자가 있다.

결국 시위를 떠난 화살은...

무슨 짓을 해도 되돌아 오지 않는다.

인생은 바보들이 지껄이는 이야기.

결국 아무것도 없다!

 

무대도 조명도 음향도 의상도 전체적으로 좀 특별했다.

이 모든 게 아주 의도적인 표현이었다고 생각되는데

기괴하기도, 그로테스크하기도, 황량해 보이기도 했다.

뭐랄까? 무대가 전체적으로 되돌아 오는 느낌이랄까?

거울 효과 혹은 부메랑 효과!

모든 대사와 행동들이 사방에 설치된 투명한 반사판에 함부러 부딪친 후

최초의 사람에게로 다시 되돌아 오는 느낌이다.

그것도 몇 배 더 강력해져서 되돌아오는 되먹임 현상.

그래선지 작품 속에 빠져들수록 일종의 공황상태에 휩싸이게 되더라.

당혹스러웠고 많이 난감했다.

배우들의 힘, 그것 때문이었을가?

(무시 못하겠다!)

 

배우 박해수.

개인적으로 박해수는 뮤지컬보다 연극, 그 중에서 고전을 할 때 존재감이 엄청나다.

발성과 연기, 목소리톤과 표정이 고전에 정말 잘 어울리는 배우다.

(특히 어두운 무대에서 조명 하나만 받고서 있을 때는 고대의 기사나 왕의 느낌이다)

참 감당하기 어려운 배역이었을텐데.

배우 박해수는 피하거나 주눅들지 않고 당당히 표현하더라.

구토처럼 꾸역꾸역 밀고 나오는 맥베스의 숨겨진 욕망과

결국 삶의 파멸를 야기하게 만드는 수렁같은 죄책감.

나는 박해수가 표현한 멕베스에게서 "인간"의 본성을 봤다.

선과 악?

욕망과 파멸?

 

그래, 확실하다.

아름다운 것은 추하고, 추한 것은 아름답다.

어차피 생명이란 영원하지 않은 거니까...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4. 16. 06:30

2002년 알렉상드르 뒤마(1802~1870) 탄생 200주년을 맞아서 믿음사에서 그의 대표작 <몬테크리스토 백작> 완역본 5권이 출판됐다.
프랑스에서는 <암굴왕>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된 이 소설은 1845년 당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뒤마는 작품 <삼총사>, <철가면> 등도 역시 성공을 이뤘고 현재까지도 프랑스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작가로 알려져있따.
그의 아들 소(小)뒤마도 <춘희>로 유명한 작가다.
부전자전.
가끔 이럴 때보면 글솜씨도 되물림이 되는구나 싶어 부럽기까지 하다.

솔직히 말하면 5권이나 되는 이 책을 그것도 완역본으로  굳이 찾아서 읽게 된 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로 유명한 "프랑크 와일드 혼"의 새작품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를 위해서였다.
잘 아는 내용이라고 생각하고 점검 차원에서 읽기 시작했는데 완역본이 주는 재미는 특별했다.
그리고 절감했다.
제목을 아는 것과 내용을 아는 것과는 아주 다르다는 사실을...
솔직히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내용을 정확히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에 사람들이 제일 먼저 <로미오와 줄리엣>을 꼽는 것 마냥 일종의 오류다.
잘 알고 있다는 착각에서 비롯된 오류.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파리 경찰청 기록보관소에 묻혀 있던 한 사건, 1807년 프랑스 남부 출신의 피코라는 한 청년이 영국 스파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혔던 실제 사건이 소설의 모티브다.
카페를 경영하던 마티외 루피앙이 피코와 그의 약혼녀 마르가리타와의 사랑을 시기한 나머지 친구인 피코를 모함한 것이다. 피코는 피에몬테에 연금되었다가, 프네스트렐의 한 성에 감금되었다. 거기서 그는 어떤 이탈리아 사람을 알게 되고, 그 사람이 가족에게 버림받은 채 죽게 되자 피코에게 보물이 숨겨진 장소를 알려준다.
1814년 나폴레옹의 몰락으로 자유를 찾은 피코는 이름을 조제프 뤼셰르로 고치고, 보물을 찾은 후 파리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나 마가리타는 이미 루피앙과 결혼한 뒤였다. 피코는 변장을 하고 체포 당시의 상황을 잘 알고 있던 알뤼에게 접근하여 거액의 다이아몬드를 주면서 자신을 파멸시킨 사람들과 그 음모의 전말을 알아낸다.
그리하여 자신의 적들을 찾아 복수를 시작한다.
(소설과 완전히 똑 같은 내용...)
이 실제 사건은 소설 속에서 피코가 일등항해사 에드몽 당테스로, 이탈리아 죄수는 파리아 신부로 재탄생된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14년 동안 지하 토굴에 감금되는 당테스의 삶,
이 소설은 모든 탈옥소설, 복수소설의 모티브가 됐다고 한다.
5권의 완역본의 분량이 부담스럽긴 했지만 정말 순식간에 읽을 수 있을 만큼 재미있다.
유명한 영화 <빠삐용> 벼랑 끝 감옥도 이 소설에서 차용한 것이란다.
실제로 마르세유에 있는 이프 성에는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모습이 그럴듯하게 꾸며져 있기도 하단다.
당테스가 갇혀 있던 토굴과 파리아 신부의 토굴, 그리고 두 사람이 오가던 비밀 통로와,
당테스가 시신을 넣는 부대에 담긴 채 바다에 던져졌던 감옥문도 그대로 만들어 있다니
소설의 인기의 정도가 어느 정도 실감이 되기도 한다.



4월 21일 시작하는 뮤지컬 <몬테크리스토> 때문에 찾아 읽었는데 소설적인 재미가 참 많아서 즐거웠다.
소설 속에서 몬테크리스토는 복수만을 꿈꾸는 사람은 아니었던 것 같다.
신비에 가득찬 뱀파이어같은 그가 어떻게 뮤지컬에 그려질지
지금 상당히 궁금해하는 중이다.
(그리고 나는 뮤지컬이 시작되는 첫날 확인하러 간다. 음하하)
더불어 죽어야 사는 남자 "류정한"의 모습도 궁금하고...
(류정한! 그는 뮤지컬 작품 속에서 정말 많이 죽었다.)



소설의 마지막은 이렇게 끝난다.
모든 복수와 용서가 끝난 후 몬테크리스토는 막시밀리앙이라는 아들같은 사람에게
다음과 같은 편지를 한 통 남긴다.

"인간의 지혜는 오직 다음 두 마디 속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그런데 몬테크리스토가 무슨 뜻인지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몬테크리스토"는 에드몽 당테스가 파리스 신부의 유언을 듣고 찾아간 섬 이름이다.
어마어마한 보물이 숨겨진 섬으로
그 뜻은 "그리스도의 산"이란다.
몰랐었는데 이름이 갖는 의미도 참 재미있다.
원작이 참 여러가지 재미를 내게 선사했다.
더불어 뮤지컬에 대한 기대감도 상승됐다.
결과가 궁금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