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태고지'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3.01.16 바티칸 박물관전(MUSEI VATICANI)
  2. 2010.08.05 <1Q84 - book 3> - 무라카미 하루키
  3. 2010.06.30 <예수복음> - 주제 사라마구
보고 끄적 끄적...2013. 1. 16. 09:03

<바티칸 박물관전>

부제 : 르네상스이 천재화가들

장소 :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

일시 : 2012.12.08. ~ 2013.03.31.

 

세계 3대 박물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영국의 대영 박물관, 바티칸 박물관.

한가람미술관에서 세계 3대 박물관 중 한 곳인 바티칸 박물관전이 열렸다.

(몇 년 전 클림트전 이후에 한가람 미술관을 찾은 건 정말 오랫만이다)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바티칸 시국"

교황이 살고 있고 전세계 가톨릭의 중심지.

그곳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회화, 장식미술, 조각 73점이 한국에 전시중이다.

게다가 르네상스의 천재 화가 3인을 한자리에서 볼 수도 있다.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산치오.

놓치면 아무래도 후회가 될 전시회임에는 분명하다.

 

참고로 지금 예술의 전당에서는 3개의 특별 전시회가 진행중이다.

한가람 미술관에서는 "바티칸 박물관전"과 "미국 인상주의 특별전"이.

디자인 미술관에서는 "불멸의 화가 반고흐 in 파리"가 진행중이다.

반고흐전도 너무 보고 싶었는데 계단까지 길에 늘어선 줄을 보고 포기했다.

아무래도 이 전시회는 평일날 다시 찾아야 할 것 같다.

이번 바티칸 박물관전은 기대했던 것보다 작품이 적었고 그나마도 사진으로 대체한 것들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 정도도 어딘가!

하긴 시스타나 경당 천정화를 뜯어올 수는 없는 일.

언젠간 이곳을 반드시 가봐야겠다.

(나의 로망 박물관 투어에 빼놓지 말고 들러야 할 곳!)

이곳에서 하루종일 천정과 벽만 들여다보고 있어도 황홀하지 않을까?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산드로 보티첼리의 프레스코를 보고 있으면

목디스크의 걱정 따윈 아무렇지 않게 던져버릴 수 있을 것 같다.

"천지창조"나 "최후의 심판"을 눈으로 보게 되면 어떤 느낌일까!

(지금은 단지 무한 상상일 뿐이다)

 

미술에 문외한이기도 하지만

작품을 둘러보는데 목판에 템페라와 금으로 그렸다는 작품들이 많았다.

템페라가 뭐지?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달걀 노른자와 아교를 섞은 불투명 물감을 뜻한다.

템페라는 빨리 마르기 때문에 색을 서로 섞어서 사용할 수 없지만 안료의 원래 색상과 아주 가깝게 마르는 장점이 있단다.

그림들이 거의 파란빛이 띠길래 색을 내는 특별한 안료가 아닐가 상상했는데...

(이로써 단편적인 지식 하나가 늘었다.)

잘은 모르겠지만 의외로 보존성이 좋아 보인다.

보존을 위해 뭔가 용액을 덧바르게나 색이 더 두드러지게 복원했을 수도 있겠지만.

몇 가지 작품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다.

상아로 만든 병풍를 보면서 그 조각술에 경탄을 했고

검은 대리석에 하얀 상아로 부조한 "십자가에서 시신을 내림"을 보면서는

그 극명한 대비효과에 섬득함마저도 느꼈진다.

안으로 삼키는 무엇으로도 위로받을 수 없는 통곡과 비통이 그대로 전달되는 것 같았다.

 

1537년 경에 만들어진 대형 태피스트리를 보면서 또 얼마나 놀랐던지...

태피스트리를 만들어본 사람은 알거다.

테두리를 이렇게 일자로 만들기가 쉽지 않다는 걸.

그것도 세로 4m, 가로 3m가 넘는 태피스트리를 이렇게 제대로 직사각형으로 짠다는 건

엄청난 노고와 세심함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스케치북만한 태피스트리를 짜면서 성격의 바닥을 보여주는 사람 여럿 봐서 내가 안다)

대리석 조각과 석고상들을 보면서

그 미세한 근육의 표현에 경이로웠고

살아 꿈뜰댈 것 같은 표정에 눈을 맞췄다.

 

기대했던 성베드로 대성당의 미켈란젤로 "피에타"상은 대리석으로 조각된 원본이 아니라

1975년 제작된 스페셜 에디션 석고상 전시라 많이 아쉬웠다.

심하게 훼손된 걸 복원했다고 해서 궁금했는데...

(아무래도 이건 직접 바티칸으로 날아가야 볼 수 있으려나!)

피에타 상을 만들었을 때 미켈란젤로의 나이는 26세였단다.

어느날 그는 피에타를 두고 미켈란젤로 작품이 아닐거라는 말을 듣게 된다.

그래서 성베드로 대성당으로 몰래 들어가 마리아의 옷깃에 서명을 남겼단다.

"페렌체 사람 미켈란젤로의 작품"이라고...

도장 한 번 제대로 찍은 셈이다.

멋지다, 미켈란젤로! 

(이렇게 뚝심있고 성깔있는 예술가의 곤조에 어찌 아니 반할쏘냐~~)

 

목판에 유채로 그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1480)"는

미완이 남긴 묵시론이 오히려 더 장엄하고 비장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얼굴은 근육과 표정 하나하나와 완벽하게 살아있다.

인간의 이성과 정신은 늘 살아 있어야만 한다는 의미였을까? 

어느날 갑자기 몰아친 화산재로 폐허가 되버린 향락과 사치의 도시 폼페이가 떠올랐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품페이 유물전에도 갔었다)

묵직하다 못해 두려움이 느껴지는 그림이다.

어쩌면 완성되지 못해서 더 경외감이 느껴지는지도...

"주님탄생 예고"는 그림은 내가 본 수태고지 중에서 최고다.

명화를 두고 이런 표현을 해도 되나 모르겠지만 동정녀 마리아 중에서 외모가 정말 갑이시다.

순수하고 가녀리면서도 고결한 느낌이 충만하다.

곁에 서있는 천사조차도 절로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는 순결함이다.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빛은 마리아의 복부쪽으로 조심스럽게 닿아있다.

수태의 찰나를 정말 절묘하게 포착했다.

실제로 보면 그림 사이즈도 상당히 큰 편인데 앞에서 한참을 서있었다.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에서도 보면서...

그림의 내용뿐만 아니라 색감과 명암의 표현이 내 발을 오래 붙잡아놨던 작품이다.

라파엘로의 세폭짜리 프레델라 사랑도 눈길을 오래 잡았다.

작품 자체도 따뜻하고 사랑스럽지만 청록색 색감이 평온과 안정감을 안겨준다.

어미 품 속을 파고드는 아기들.

그 중 한 명이 마치 나인듯 하다.

 

몇몇의 작품들 앞에선

욕심같아서는 좀 오래 서있고 싶었는데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여서 안타까웠다.

아무래도 좀 찬찬히 감상을 하려면 평일을 이용해야 할 듯!

이것 말고도 탐나는 전시회가 몇 개 더 있는데

(예술의 전당 반고호전이랑 시립미술관에서 하는 팀버튼전)

주말은 필히 삼가해야 할 것 같다.

 

어쨌든 오랫만에 전시회 나들이를 해서 주말이 풍족했다.

기본 지식 없는 문외한의 내 멋대로 이해와 감상에 불과하겠지만...

^^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8. 5. 06:32
7월 28일에 드디어 <1Q84> book 3 가 출판됐다.
선주문 예약판매만으로도 베스트셀러에 진입했다고 했던가?
우리나라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골수팬들은 참 많다.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러면서도 무라카미 하루키와 무라카미 류가 같은 사람인 줄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는 사실 ^^
무라카미 하루키는 내게는 좀 늦게 글발(?)이 붙는 편이다.
좋아하는 작가에 포함되어 있지는 않지만 새 책이 출판되면
외면하지는 않고 읽게 되는 그런 작가다.
그래도 어쨌든 일가를 이룬 작가임에는 틀림없다.
늘 생각하는 건데,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읽고 있으면 그런 느낌이다.
양털을 뒤집어 쓰고 우물에 웅크리고 앉아 맥주를 마시는 기분.
자발적인 시원한 고립이긴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많이 불편한 느낌!



노란색의 커다란 달, 그리고 초록색의 작은 달
두 개의 달의 뜨는 1Q84의 세계.
책의 구절처럼 이 세계에서 모든 건 암시와 수수께끼로 혹은 누락되고 변형된 형태로만 말해야 한다.
일부러 정리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흩어트린 이야기.
책 속의 인물들조차도 그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다.
눈을 뜨고 있는데 아무것도 안 보고 있는 상태.
"정말 기묘한 세계로군. 어디까지 가설이고 어디서부터 현실인지 그 경계가 갈수록 모호해져."
"이건 원래 내가 속한 세계가 아니야."


<1Q84> book 1과 book 2를 읽으면서는 큰 느낌이 없었다.
혼란스러웠고 솔직히 말하면 이게 다 뭔가 싶기도 했다.
그런데 book 3를 읽는 동안은 확실히 달랐다.
아주 쉽고 편안하게 집중해면서 읽을 수 있었다.
뭐지? 나도 달이 두 개 뜨는 세상에 들어와 버린 건가?
이야기는 여전히 인물을 중심으로 흩어져 있지만 통일성은 있다.
"선구"의 리더를 살해하고 숨어있는 아모마메는 그 살인의 밤에 수태를 한다.
남자와의 접촉없이 수태한 그녀는 그 아이가 20년 전부터 만나지 못한 덴고의 아이임을 확신한다.
(이 부분 무지 성경적이지 않나? 수태고지까지는 아니지만...)
교단은 리더의 사망으로 새로운 후계자이자 '목소리를 듣는 자'가 필요해졌다.
그리고 그들은 아오마메, 덴고 그리고 뱃 속의 작은 생명 모두를 모조리 손에 넣으려 하고 있다.
'목소리를 듣는' 새로운 시스템으로서.
선구측이 제안하는 협상을 거부한 아오마메는 필사적으로 다짐한다.
덴고를 만나 둘이 함께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작은 것을 지키겠노라고...



그 둘은 아오마메의 바람처럼 만나게 될까?
우여곡절을 겪긴 하지만 결국 그들은 만난다.
그리고 아오마메가 1Q84의 세계로 들어왔던 처음 복장 그대로
이번에는 수도고속도로 비상계단을 역으로 통과함으로써
덴고와 함께 달이 하나 뜨는 세계로 들어간다.
여기서 중요한 건,
"돌아간다"는 게 아니라 "들어간다"는 사실이다.

...... 이곳이 어떤 세계인지, 아직 판명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구조를 가진 세계이건 나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아오마메는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이곳에 머물 것이다. 이 세계에는 아마도 이 세계 나름의 위협이 있고, 위험이 숨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세계 나름의 수많은 수수께끼와 모순으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하는 수많은 어두운 길을 우리는 앞으로 수없이 더듬어가야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좋다. 괜찮다. 기꺼이 그것을 받아들이자. 나는 이곳에서 이제 어디로도 가지 않는다. 어떤 일이 있어도, 우리는 단 하나뿐인 달을 가진 이 세계에 발을 딛고 머무는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가 말하고 싶었던 건 이것이었나?
아마 그래서 읽은 이들의 의견이 분분한건지도 모르겠다.
역시 무라카미 하루키다 라는 사람과 결말에 실망했다는 사람이 팽팽하다.
사실 약간 교과서적이고 교훈적인(?) 결말이긴 하지만
나는 나쁘지 않았다.
이야기를 쫒아가다 보면 결국 이렇게 되겠구나 하는 걸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어쨌든 제 갈 길을 갔다고 생각된다.
단지 해결(?)되지 못하고 죽어간 인물들은 좀 안스럽긴 하다.
아마도 이야기가 여기서 끝이 난 것 같지는 않다.
남겨진 암시와 수수께끼들이 아직 버젓히 존재하고 있기에...
그리고 리틀 피플 6명에 의해 지금 한창 만들어지고 있는 공기 번데기도 있기에...
여기가 "끝~~!"이라며 종지부를 찍어도 딱히 상관없긴 하지만
나는 아무래도 book 4가 계속 나올 것 같다.
어쩌면 그 이상의 긴 이야기가 나올게 될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6. 30. 06:37
역시 주제 사라마구다.
충격적이고 파격적이고 그리고 놀랍도록 문학적이고 신비하다.
주제 사라마구의 최대 문제작 <예수복음>
이 책은 사실 1998년 그가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우리나라에 <예수의 제2복음>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됐다가 절판됐다.
2010년 1월 정영목 번역에 의해 다시 초판된 책.
(나로서는 정말 다행이다 싶다. 주제 사라마구와 정영목의 만남이...)
1991년 이 작품의 포르투갈에서 처음 발표됐을 때
주제 사라마구는 조국 포르투갈을 떠나야만 했다.
그후에 유럽문학상으로부터 심사를 거부당하기도 했고
1998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당시에는 로마교황청에서 유감을 표명했다.
바로 이 작품때문에...
"신성모독"과 "편협한 이념의 소유자"라는 비판과 함께...
1995년에 나온 <눈먼 자들의 도시>가 신약의 끝인 묵시록에 해당된다면
이 책 <예수복음>은 신약의 출발인 복음서에 해당된다고 한다.
Veni Vidi Vici (베니 비디 비시)
말 그대로 이 책은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다...



책의 어떤 내용이 로마교황청의 분노를 샀을까?
표면적으로 말하자면 이 책의 내용 전체가 다 그렇다.
하나님에 의해 이용당하는 예수.
예수가 신의 아들이 아니라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숨쉬고 사랑하고 갈등하며 자신의 운명을 회의한다면?
동정녀 마리아에게 찾아와 수태고지를 했던 인물이
천사가 아니라 악마였다면?
그리고 창녀로 알려진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연인이었고 오랜 시간 사실혼 관계였다면?
이야기의 시작은 한 편의 명화를 꼼꼼히 해설하는 것처럼 섬세했다.
십자가에 달린 예수의 모습.
왠지 거룩한 신성과 인간적인 연민이 함께 느껴지는 도입부.
글의 마지막 장면 역시도 십자가 처형 장면이다.
뼈에 목이 박히고 옆구리는 창에 찔려 극심한 고통과 갈증을 느끼며 
서서히 죽어가는 예수.
그때 저 높은 곳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린다.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며, 내가 기뻐하는 자다"
예수는 그 순간 자신이 당했다는 것을 알았다.
희생 제단에 가는 양처럼 꾐에 빠진 것이다.
인간들이여, 하나님을 용서하라. 하나님은 자신이 한 짓을 알지 못한다

예수의 입 속에 담긴 마지막 말...
확실히 로마교황청이 신성모독을 내세우며 유감을 표명할만큼 충격적인 내용이다.



남자로서 한 여자와 육체적인 사랑을 하는 예수,
그리고 하나님은 아들과의 만남에서 자신의 계획을 밝힌다.
내가 유대인의 하나님에서 더 많은 사람들의 하나님이 되도록 예수가 도와야만 하고
그러기 위한 예수의 역할은 순교자라고 말한다.
그 말을 따르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예수.
하나님은 예수에게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다.
순교자의 죽음은 고통스러워야지, 또 가능하다면 수치스러워야지,
그래야 신자들이 감동해서 더 헌신하게 되니까
.
체념하듯 질문하는 예수.
제가 죽은 뒤에 미래는 어떻게 되나요?
하나님의 대답한다.
교회가 생길거다.
유머러스게 들리는 이 대답의 의미심장함에 순간 멍해지기도 했다.
하나님과 악마와의 대화에서도 이런 유머러스한 섬뜩함이 계속된다.
자신을 다시 천국에 받아주면 예수는 죽을 이유가 없을거라는 악마의 거래성 말에
하나님은 대답한다.
내가 계속 선이려면 자네가 계속 악이 되는 게 긴요해.
하나님과 관련된 일은 모두 악마와도 관련이 되어 있다고 책은 말한다.
(그리고 이 말은 사실은 정말 진실이다)
책을 읽으면 읽으수록 지금 이 시대의 "종교"라는 의미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딱히 기독교나 가톨릭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모든 의미의 종교를.
예수는 하나님께 요구한다.
당신이 다른 신들에게 거두는 승리가 얼마나 많은 고통과 주음을 가져오는지,
사람들이 당신의 이름과 제 이름으로 싸우는 전투에 얼마나 많은 죽음과 고통이 필요한지 말씀해
줄 것을...
마치 예리한 둔기로 강타당한 느낌이다.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하나님의 모습과
거대한 힘 앞에 결국은 불복할 수 밖에 없는 나약한 한 인간으로서의 예수.
그러면서도 마지막엔 종교로 대표되는 세상의 모든 거짓과 허상을 향해 한 방 제대로 먹이는 예수의 모습.
이런 충격적인 글들...
종교적인 비난보다 주제 사라마구의 상상력이 나는 더 두럽고 무섭다.
그리고 더 두렵고 무서운 것은,
이제 더 이상 주제 사라마구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이다.
2010년 6월 18일.
이 천재의 타계가 나는 세상의 "종말"처럼 두렵다.

==================================================================================

<주제 사라마구의 작품들 (보라색은 내가 읽은 작품들)>

2009 『카인(Caim)』
2008 『코끼리의 여행(El viaje del elefante)』
2005 『죽음의 중지(As intermitencias da morte)』
2004 『눈뜬 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lucidez)』
2002 『도플갱어(O Homem duplicado)』
2000 『동굴(A Caverna)』
1997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Todos os nomes)』
1995 『눈먼 자들의 도시(Ensaio sobre a cegueira)』
1991 『예수복음(O Evangelho segundo Jesus Cristo)』
1989 『리스본 쟁탈전(Historia do Cerco de Lisboa)』
1986 『돌뗏목(A Jangada de pedra)』
1984 『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O Ano da Morte de Ricardo Reis)??』
1982 『수도원의 비망록(Memorial do convento)』
1981 『바닥에서 일어서서(Levantado do Chao)』
1977 『서도와 회화 안내서(Manual de pintura e caligrafia)』
1947 『죄악의 땅(Terra de pecado)』 

주제 사라마구의 <인간의 조건 3부작>으로 불리는 『눈먼 자들의 도시』『동굴』『도플갱어』는 전부 읽었다.
좀 시간이 왔다갔다 하면서 우리 나라에 번역되기는 했지만
『눈뜬 자들의 도시』『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돌뗏목』『리스본 쟁탈전』『죽음의 중지』도 읽었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수도원의 비망록』까지 읽으면 현재 우리나라에 출판된 그의 책 전부를 읽게 된다.
마지막을 한 권을 남겨놓고 허탈해하고 있었는데 좋은 소식이 들린다. 
2010년 『예수복음』을 시작으로
해냄 출판사에서『코끼리의 여행』『히카르두 헤이스가 죽은 해』두 권이 출간될 예정이란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내게 종말은,
아직까지는 유보중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