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7. 11. 15. 08:38

쉰부른 궁전과 글로리에테,

그 중간에 멋지게 자리한 넵튠 분수.

분수덕후인 관계로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조각품 하나하나 스캔하듯 혼자 탐사에 들어갔다.

넵튠 = 포세이돈 or 넵튠 ≠ 포세이돈.

맞든 틀리든 둘 다 바다의 신이라는 확실하다.

그리고 당연히 분수 한가운데 우뚝하니 위용을 자랑하는 조각상이 그 주인공 되시겠다.

글로리에테에 눈이 멀어 멀리서 잠깐 보지 말고 가까이에서 보는걸 권한다.

조각상마다 포즈도 다 다르지만 표정도 전부 다르다.

몸은 굳었지만 살아있는 돌의 표정.

그걸 볼 수 있다.

 

 

분수 뒷편에서 바라본 쉰부른 궁전.

저 노란색이 테레지아 엘로우라고 했던가!

마리아 테레지아가 쉰부른 궁전을 완성했을때는 합스부르크 왕가의 무한한 번영을 믿어 의심치 않았겠지만  

물의 커튼 넘어 보이는 테레지아 엘로우는

절대권력이었던 합스부르크 왕가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영원한 건 아무것도 없다고.

꽃도, 나무도, 사람도, 절대권력까지도.

 

 

다시 파노라마 열차를 타고 내려오면서 본 풍경들

작은 쉰부른이라 불리는 건물을 지나고

이집트 어디 쯤에서 뺏어왔을 오벨리스크도 지난다.

유럽여행을 할 때마다 느끼는건데...

이집트는 참 슬프겠다 싶다.

자신들의 유물들의 유럽 각처에 흩어져있고 그 유물들로 명성을 얻고 있으니 말이다.

세계 3대 박물관들이 이집트시대 유물을 다 반환한다면 지금의 명성을  유지할 수나 있을까?

파괴하고, 파헤치고, 뺏어오고...

이걸 뺀 제국의 권력이라는건 불가능한건가?

 

돌아오는 발걸음 뒤로

숱한 물음표만 남고 또 남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7. 11. 13. 09:47

숙소 체크인 시간이 오후 2시라 짐만 맡기고 나와

인터넷으로 예약한 쉰부른 궁전을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탔다.

초행 아닌 길이 없어 헤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역시나 합스부르크가의 궁답고 이른 시간에도 찾아가는 사람들이 많았라.

오전 10시 30분 그랜드 투어.

미리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와 궁전 내부 조감도를 미리 다운받아놔서 두루두루 편했다.

날씨가 흐렸던게 유일한 옥의 티.

40여 개의 방을 둘러보는 그랜드 투어는 대략 1시간 정도 소요된다.

마리아 테리지아와 씨씨의 초상화를 두 눈으로 직접 봤다는게 지금 떠올려도 신기하고 묘하다.

(씨씨의 미모는... 말 그대로 넘사벽이었다. 여러 사람을 줄줄이 1패를 만드는 탁월한 미모)

하얀 세라믹 벽난로는 소유욕을 불러 일으켰고

화려한 장식의 식기류를 보면서는 하인들이 참 많이 힘들었겠구나 싶었다.

중국 도자기로 장식한 방도 신기했는데

사실 처음엔 장식처럼 올려진 도자기들을 못봤었다.

다행히 조카녀석이 알려줘서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일종의 의도치 않은 매직아이 ^^

 

 

쉰부른 궁전 입구에서 올려다본 천정 모습.

위를 올려다보는 슴관을 가진게 이런땐 두루두루 유용하다.

이런 멋진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쉰부른 궁전 자체도 멋지지만 멀리서 내려다보는 정원은 그림같다.

저 멀리 슈테판성당도 그림이고 하늘의 구름도 그림이다.

물과 건물과 정원의 삼위일체.

어쩌면 합스부르크 황가는 신권 위에 왕권이 있다는걸

이곳 쉰부른 궁전을 통해 표명하고 싶었나보다.

그러나,

혈통을 중시한 오스트리아 제국은

겹겹의 친족 결혼으로 기형아의 출산이라는 비극을 낳는다.

나는 제국의 몰락에 이 부분도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신(身)과 심(心)의 균형.

합스부르크 왕가는 그걸 간과했다.

 

하여,

사람은 없고 궁전만  남아

불멸의 왕가를 전승하고 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