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습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1.27 <CLEAN > - 알레한드로 융거
  2. 2009.02.25 달동네 책거리 31 : <헝그리 플래닛>
읽고 끄적 끄적...2011. 1. 27. 06:35
솔직히 이런 책을 보면,
인생 아무거나 막 먹고 살고 있다는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내가 시크릿 가든의 김주원처럼 1%에 해당되는 사회지도층도 아니고
매끼를 뽀대나게 영향가 있고 농약없는 유기농으로 채워서 야심차게 먹을 수도 없고...
솔직히 하루 세끼도 규칙적으로 부지런히 챙겨먹지도 못하는 참 불량한 식습관을 가진 전형적인 불량 현대인이다.
더불어 책의 저자처럼 과민성대장증후군(IBS)를 철친처럼 벗하고 산지 오래됐고
거기다가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장염에 조증과 울증의 반복!
이 책의 저자 알레한드로 융거의 전철을 아주 열심히 밟고 있는 중이시다. 내가!
저자 알레한드로 융거는,
내과 전문의이자 심장 전문의로 미국 최고의 단식, 정화, 해독 전문가란다.
전도유망한 의사지만 바쁜 스케쥴, 극심한 스트레스로 이 사람도 나만큼 고생했나보다.
갑자기 건강의 이상을 느끼게 됐단다.
살은 점점 찌고 알레르기 증상이 심해지고 소화기능에 문제가 생기고
거기다 우울증 진단까지...
저자는 의사의 길을 포기하고 자신을 치료하기 위해 인도로 떠난다.
거기서  의료자원봉사를 하면서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와 동양의 한의학을공부하게 됐단다.
다시 건강을 되찾은 그는 미국으로 돌아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클린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지금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오리엔탈리즘.
아직도 서양세계에서는 동양이 신비감 있게 느껴지나보다.



저자는 총 3주의 클린 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상당한 분량의 클린 래시피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루에 유동식 두끼와 고형식 한끼를 먹고 고형식은 점심에 섭취.
그리고 저녁을 먹은 후엔 12시간 금식 상태를 유지하라고 말한다.
가능하면 모든 음식의 재료는 유기농으로 준비하고
물은 항상 물을 사용하라고 당부한다.
그렇게 해야 디톡스 즉 해독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진다는데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은근히 까다로운 것 같다.
특히나 나같은 게으름뱅이에겐...
클린 프로그램을 실시하기 전에는 반드시 제거식이요법을 시행해야 한단다.
이 기간 동안엔 먹지 말아야 할 음식 숙지하고 잘 지키는 게 관건이다.
제거식이요법은 소화시키기 힘들거나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음식을 식단에서 배제하는 방법이다.
소화시키기 힘든 음식을 빼고,
주로 유기농 채소, 현미, 콩, 어류와 살코기, 과일, 견과류를 먹으면
알레르기 반응이나 거부반응에 낭비되는 에너지를 해독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리고 산성식품이 아닌 알칼리성 식품을 섭취할 것을 권한다.

* 산성 식품 :
  술, 바나나, 거의 모든 콩류, 쇠고기, 닭고기, 옥수수, 유제품, 달걀, 생선, 곡류, 양고기, 돼지고기, 
  자두, 말린 자두, 쌀, 탄산음료, 조개류, 설탕, 고구마, 토마토(가공된 것), 칠면조, 설익은 과일
* 알칼리성 식품 :
  충분히 익은 과일, 거의 모든 채소류, 보리, 메밀, 대두, 리마콩, 아즈카콩, 브라질너트, 발아 아몬드,
  꿀, 수수




참 좋은 내용이고 따지고 보면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닌 것 같은데
이게 실제로 하려고 들면 다 힘들고 귀찮아지는 게 문제다.
이론과 실제를 완벽히 조화를 이루며 살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말이다.
그래도 이런 책들을 읽으면 막 살고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이 조금씩 뜨끔해지는 건 사실이다.
책을 읽고 지금 내가 부신기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심각하게 의심하고 있는 중이다.
아는 게 병이라는데...
참 심난하다.

* 부신기능에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는 문항
   (2개 이상 Yes면 부신기능 검사를 받아 부신기능을 개선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1. 질병이나 부상에서 회복되는 시간이 평균보다 오래 걸리는가?
2. 아침마다 침대에서 빠져나오는 데 어려움이 있는가?
3. 밤에 숙면을 취해도 계속되는 피로감이 사라지지 않는가?
4. 누워 있다가 일어나면 어지러움을 느끼는가?
5. 혈압이 정상보다 많이 낮은가?
6. 추위에 아주 민감하거나, 다른 사람은 안 추운데 혼자 춥다는 기분이 드는가?
7. 고질적으로 불안이나 공포를 느끼는가?
8. 우울한 시기가 있거나, 자주 울고불고하며 법석을 떠는가? 혹은 중독증상이 있는가?
9. 멍이 쉽게 드는가?


* 클린 체크 리스트
1. 자도 자도 피곤하다
2. 주말이면 시체처럼 퍼져 있는데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다.
3. 눈 흰자위가 탁하고 피부가 칙칙하며 부석부석하다.
4. 과로나 과음 후 회복이 느리고 상처가 잘 낫지 않는다.
5. 몸이 늘 무겁고, 전체적으로 부은느낌이다.
6. 감정과 의욕의 기복이 부쩍 심해졌고, 머릿속이 자주 멍해진다.
7. 매일 시원하게 변을 보지 못하고, 속이 더부룩하다.
8. 아무리 적게 먹고 많이 운동해도 군살이 빠지지 않는다.
9. 사시사철 감기와 알레르기를 달고 살고, 잘 회복되지 않는다.
10. 달콤하거나 짭짤한 간식, 밀가루 음식과 유제품이 심하게 당긴다.


참고로 나처럼 뜨끔한 사람 많겠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2. 25. 06:42
 <헝그리 플래닛> - 피터 멘젤 & 페이스 달뤼시오


 헝그리 플래닛



오늘은 좀 특이하고 대단한 책을 한권 소개해 보려구요.

처음 도서관에서 이 책을 손에 잡았을 땐 먹거리를 소재로 한 여행집의 일종인가 하고 생각했더랬습니다. 책의 반 이상을 차지하는 사진들도 그렇고...

궁금할 때가 있쟎아요.

도대체 다른 사람들은 뭘 먹고 살까? 아니면 다른 나라 사람들도 이런 걸 먹을까?

분명 이 책도 처음 출발은 그러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진작가인 남편과 TV 뉴스 프로듀서 출신인 작가 아내(그래서인지 이 책은 다분히 다큐멘터리적인 요소가 짙습니다)는 전 세계 24개국을 돌면서 총 30가족을 만나 가족 구성원들이 일주일 동안 소비하는 식품과 그들의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일주일치의 먹거리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세계 각국의 가정을 보면서 어쩌면 첫 페이이지에선 저처럼 군침을 흘리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한 페이지씩을 넘기다 보면 엄청난 먹거리 가치의 차이, 그리고 음식의 대량 유통의 폭력과 그에 수반되는 위험과 장애 요소를, 그리고 광범위한 인류와 환경의 파괴 등 먹는다는 의미 하나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문제들을 만나게 될 겁니다.

어쩌면 “먹는다”는 행위 자체가 공포나 재앙처럼 다가올지도 모르겠네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욕구에서 시작된 “음식”은 <부족>의 단계를 이미 오래 전에 지나쳐 이제는 <과잉>을 너머 <폭발>의 단계에까지 와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부족>이라는 용어 자체도 사치로 여겨질 만큼 <결핍>과 <기아>로 허덕이며 생명의 위협을 받는 사람들 또한 분명 있습니다.

누군가는 당뇨, 비만 등 과잉 섭취로 인해 목숨의 위협을 받고, 누군가는 물 한방울의 허기조차도 채우지 못하고 죽어가기도 하는 엄청난 재앙의 양분화가 지금 세계에선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죠.

불을 사용하면서 인간이 진화가 됐다는 건 모두가 아는 사실일 때지만, 생식 문화에서 화식문화로 넘어오면서 인간의 식생활은 발전함과 동시에 또한 엄청난 속도로 파괴되기 시작했습니다. 거기에 냉장고라는 꿈의 기계 발명으로 음식 보관에 대한 형태가 바뀌면서 저장에 대한 욕구가 인류의 또 다른 소유욕을 부추기게 됐겠죠.

지금은 정크 푸드라고 해서 기피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긴 하지만 페스트 푸드가 기여한 식생활 개선(?)의 효과도 여기에 지대한 몫을 담당합니다. 여기에 대형 마켓 체인점에 의해 공급되는 가공 식품들의 활약을 무시하면 아마도 그들이 많이 서운해 하겠죠?

(써 놓고 보니 정말 전쟁터 아닙니까?)


호주, 영국, 미국의 일주일치 먹거리 사진과 부탄, 차드, 과테말라의 일주일치 먹거리의 사진은 과히 충격적이기까지 합니다.

누군가의 일주일치 먹거리는 다른 누군가의 1년분 먹거리에 해당한다는 사실.

거기에 가족 구성원의 비율까지 계산한다면 그 차이는 정말 어마어마했습니다.

누군가 하루 6캔의 코카콜라를 비울 때, 누군가는 아침마다 몇 km를 걸어 겨우 한 동이의 물을 그야말로 구해옵니다. 10살 남짓한 여자아이가 뜨거운 모랫길을 물동이의 그늘에 의지해 돌아오겠죠.

아마도 제 생각이지만 그 아이는 돌아오는 내내 물 한번 마시지 못하고 그대로 머리에 이고 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 물은 낟알의 형태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곡물을 죽으로 끓여 온 가족이 둘러 앉아 한 국자씩 먹어야 하는 그 물이니까요.


이 책에선 현대인의 식생활에 대한 문제점도 제시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인도네시아의 오지에서 최소한의 영양조차 섭취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상인들이 들여온 라면을 생으로 씹어 먹는 데서 충격을 받고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책머리에 밝히고 있습니다.(그것도 외부세계와 거의 단절됐다고 생각된 곳에서요....)

왜 이 같은 가공식품들이 세계를 지배하게 됐는지, 이를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과 우려, 그리고 그것들에 의한 폐해의 정도까지 이 책은 읽어갈수록 많은 다른 것들을 생각할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소위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나라일수록 가공식품과 탄산음료, 육류의 소비가 엄청나게 많고 그런 곳은 여지없이 비만과 당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그로 인한 다이어트 비용 또한 엄청난 경제 지출을 차지하고 있고요.

실제로 이 책에 참가한 선진국 가족은 본인들의 일주일치 먹거리 사진들을 직접 보고 식생활을 돌아보며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사진들이 현재의 자신들의 식생활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버려지는 음식에 대한 심각성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습니다.

남긴 음식을 포장해 가는 방법이요?

물론 다행이고 좋은 방법이죠. 그러나 그걸로 정말 끝이 날까요?

그 음식을 담았던 일회용 포장 용기들은 어떻게 할까요?

이렇게 하나하나를 따져 가다보면  정말 이 이야기는 끝이 없습니다.

인류가 끝이 나야 끝나는 이야기겠죠.


저자는 한국 독자를 위해 작성한 서문에서 우리나라의 식생활에 대해서도 언급합니다.

“한국은 다른 선진국들이 빠진 나쁜 식생활의 늪으로 빠지지 않았고, 전통 한식을 고수해 올 수 있어서 여러분은 행운”이라고요.

어쩌면 아직까지는 그야말로 행운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행운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누구도 모르는 일 아닌 가요!!!

우리나라도 과잉 섭취로 인한 비만, 당뇨 인구가 해마다 엄청난 숫자로 증가하고 있고, 세계 온갖 페스트 푸드들이 그들의 정크 푸드들을 앞다퉈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그야말로 총공격을 다 있습니다.

음식물에 의해 야기된 3차 대전이죠.

이런 음식의 폭격 앞에 초토화 되지 않을 자신,

정말 우리는 있는 걸까요?


* 참고로 이 책에는 모두 6편의 에세이가 중간중간 들어 있습니다.

저자들 외의 사람들이 쓴 글이죠.

이 글들을 주의 깊게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먹거리에 대한 많은 생각거리들을 주는 글들이니까요.

“광우병 소”에 대한 파문으로 저 또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어쩔 수 없이 높아졌습니다. 그리고 식습관에 대한 반성도 많이 하게 됐구요.

고백하자면, 저는 먹는 즐거움보다는 담는 즐거움에 번번이 패배하거든요.

그래서 늘 잔반을 너무 많이 남겼습니다.

지금은 많이 고치고 있고 그리고 일단 담은 음식은 다 먹으려고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혹 식당에서 누군가 담는 즐거움에 이성을 잃고 있다면 여러분들께서 부디 강력한 브레이크를 걸어주시길....(가령 집게를 제 손에서 살짝 제거해 주시던지, 아니면 그 사람의 귀에다 “그만!” 이라고 단호한 일침을 가해주시던지....)

좀 창피한 고백이지만 정말 정말 하고 싶었던 이야기였습니다...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