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음파 검사로 태아의 손가락, 발가락 10개를 확인하는 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주먹을 쥐거나 발가락을 오그리고 있을 경우에는
겹쳐지고 가려지는 부분들이 어쩔 수 없이 생기기 때문이죠.
우리도 자신의 약점을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것처럼
태아들도 그렇습니다.
참 묘하게도 필사적으로 가리죠.
그래서 태아가 가리는 부분이 있으며 검사자는
또 열심히 그 부분을 찾아서 확인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인간인지라...
늘 100% 검사를 할 수는 도저히 없죠.



이렇게 엄지를 밖으로 보이면서 주먹을 쥐면
다지증이 확인될 수도 있지만 이것도 늘 그런 건 아닙니다.
외국의 경우에는 산모나 가족들이 다지증이라는 진단을 받아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데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그렇지 못한 게 현실입니다.
유전도 아니고, 정확한 발생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음에데
엄마는 대부분 자책을 많이 하게 되죠.
자신이 혹시 잘못된 걸 먹거나,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서...



"조금 더 특별한 아이"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니까 산모와 가족분들도 이 특별한 아이를
조금 더 특별히 사랑해주고 조금 더 이뻐해줬으면 하는 좋겠습니다.
제 솔직한 바람이죠.
부모로선 가슴 아픈 일이겠지만
축복으로 가득한 태아에게 이 부분은 아주 작은 부분입니다.
이 작은 부분을 전부로 생각하고 내내 아파하고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도 맘이 많이 아픕니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건,
몇 년 전에 비교하면 요즘은 그래도 많이 달라졌다는 거죠.
그래서 몇 년 후면 더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간혹 초음파 검사를 하다보면 종교적인 믿음이 아주 강한 분을 만나게 됩니다.
"우리 아기는 하나님이 주셔서 절대로 이상한 아이가 아닐 것이다" 라고 말씀하시는 분이죠.
그런데 전 그 믿음에 대해서 좀 다르게 생각합니다.
하나님이 내게 정상의 아이를 주실 거란 믿음이 아니라,
하나님은 어떤 아이든 내가 키울거라고 믿고 계시다는...
그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나면다행이지만
만약 그렇지 못한 경우,
솔직히 신앙적으로 그 분이 큰 시련을 겪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믿음"이라는 거...
어떨 때는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모든 태아들이 다 특별하겠지만
조금 더 특별한 태아들이
이 "믿음" 때문에 크든 적든 상처받고 아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아기들은
여전히 늘 천사입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3. 29. 08:55
나도 이렇게 가슴이 아프고 절망적인데
그 가족들의 심정은 어떨까?
너무 젊은 생명들이기에...
생떼같은 자식을 실종자 명단에 올리고 부모와 가족의 가슴은
이제 죽음보다 더 깊은 상태이리라.
왜 이런일이 지치지도 않고 일어날까?
실종자 46명 모두 아무 이상 없이 그대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한다.



침몰 당시 해군의 주장과 해경 목격자의 주장이 너무나 다르다.
해군은 뭘 숨기고 있는 걸까?
아니면 그들은 지금 이 모든 진상을 알기가 두려운건가?
믿어지지 않아서라고, 그래서 망설였다고 차라리 그렇게 말했더라면...
실종된 70분의 행적에 46명의 생존이 달려있을지도 모르는데...
그 생명 앞에 해군은 뭘 망설였고 지금 뭘 숨기고 있는걸까?



길이 88m에 1,200톤급 초계함 "천안함"의 승조원은 104명.
거대한 초계함의 침몰에 대해
누군가는 배의 노후도를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북한군의 어뢰 공격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속초함의 오인 사격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지금 원인을 따지고 논하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건
단 한 생명이라도 구출하고 구해내햐 하는 건 아닐까?



46명의 젊은 생명들이 지금 열심히 믿고 기다리고 있을텐데...
구출은 오늘이 고비가 될 것이라고 한다.
생존 데드라인의 오늘 오후 7:00
"제발, 제발..."이라고 나는 주문처럼 되뇌인다.
오늘 아침 합동참모본부에서 함미일 가능성이 있는 선체를 발견했다는 발표를 했다.
가족들은 지금 그 함미가 신앙이고 희망이리라.
나 또한 그 함미의 신앙을 지금 간절히 믿고 있다..



추정된 함미 부분에서
젊은 생명 46명을 고스란히 가족과 만날 수 있기를...
지금 이 순간도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제발... 제발...
그들의 모든 걸 구하소서...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12. 30. 06:04
올 해 내가 읽은 책 중 최고에 해당한다.
경영관련 책을 이렇게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다는 게
읽고 난 지금도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왠만한 소설보다 더 재미있다.
어떻게 이럴 수 있지???



혁신의 시대!
운영혁신, 제품혁신, 전략혁신을 지나
이제는 경영혁신이 경쟁 우위를 창조하게 될 거라는 그의 주장은
정확하고 그리고 명료하다.
하나하나 예시를 들어 지적하는 그의 설명은
재미있으면서 동시에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전쟁터를 떠올리게 한다.
그 자신도 군사이론과의 유사성을 잠시 언급하기도 했다.



혁신은 힘의 법칙을 따른다고 그는 말한다.
힘의 법칙!
얼마나 무서운 용어이고 구체적인 용어인가!
지금처럼 관료적이고 관습적인 경영방식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새로운 경영 게놈을 가지고 경영 DNA를 바꾸는 것이 경영혁신의 시작이다.
상명하복이 아니라 아래에서 위로 쌓여 올라가는 위계질서.
홀푸드와 고어, 구글의 사례 연구는
마치 개안하는 기분이다.
이 기업들이 왜 현재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지
너무나 절실히, 그리고 충분히 이해했다.



"적응력"과 관련해서
생물, 시장, 미주주의 종교적 신념, 도시 등과의 비교 분석이 특히 재미있었다.
시간을 두고 다시 한번 곱씹으면서
조목조목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책을 넘어 현명하고 지적인 책이다.
읽는 이가 미처 따라가지 못해 미안할 정도...
모든 사람들이 이해의 정도를 떠나서 한번쯤 꼭 읽어뵜으면 좋겠다는 바람까지 든다.
내게 주는 것이 너무 많은 책이다.

1. 생물 -> 다양성
   실험은 계획을 이긴다 / 완벽해지지 마라
   자연도태 과정을 따라라 / 유전자풀은 넓을수록 좋다

2. 시장 -> 유연성
   시장은 비정치적이다 / 시장을 세우면 혁신가들이 찾아온다
   업무 효율성 ≠ 전략 효율성

3. 민주주의 -> 행동주의
   리더가 책임진다 / 누구나 이의를 제기할 권리가 있다
   리더십은 분배되어야 한다

4. 신앙 -> 의미
   사명이 중요하다 / 의미가 사람을 변화시킨다

5. 도시 -> 우연한 창조
   다양성이 창의력을 부른다 / 뜻밖의 발견도 체계화할 수 있다
   독특해야 살아남는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