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1. 4. 3. 22:31
한쪽에선 인문학이 붐이란다.
그리고 또 한쪽에선 인문학이 위기란다.
그런데 "인문학"이라는 게 뭐지?
고민의 시작은 이것부터 시작되야 할 것 같다.
책 속의 글을 옮겨본다.
"인문학은 생존의 필요조건인 공통의 가치관이자 문화이고 품격 있는 삶을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
여기서 품격이라는 단어는 참 품격없는 말이라서 빼버리자.
철학과 고전을 위시한 문학을 위른 언제부터 등지기 시작했을까?
사실은 한 달에 15 권 정도 책을 읽는 나조차도 인문학은 어렵고 힘든
그래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그런 분야다.


이미 3권까지 출판된 이 책은
KTV에서 방송된 인문학 프로그램 '인문학열전'을 책으로 역은 것이다.
일단, 신기할 정도로 아주 재미있고 흥미롭다.
문화평론가 김갑수의 사회로
학문, 교육, 종교, 윤리, 사랑, 문명, 생명 등
13편의 담론들을 그 분야 최고의 석학과 함께 풀어나가고 있다.
처음의 우려와는 다르게 무척 즐겁게 읽었고 나머지 2, 3권의 책들도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인문학의 위기는 곧 한국 사회의 위기고 한국 학문의 위기와 직결된다.
개인적으로 이런 위기는,
철학없이 주위의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부모의 쓰나미같은 교육관과
형식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텅빈 학교교육의 파괴가 그 근본 이유라고 생각된다.
21세기는 인지문명의 시기이며 통합의 시대라는데
우리의 교육은 진정한 진보와 발전이 이루어지기가 참 어려운 것 같다.
경마장의 말처럼 눈을 가려 앞만 볼 수 있게 만들고 있어서...
학교 교육을 통해서 다중지능((multiple intelligence)을 획득할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선 IT(Information technology)와 BT(Biology technology)뿐만 아니라
RT(관계기술relationship technology)가 중요하다는데
우리는 관계맺는 방법에 대해서 무모할만큼 무지하다.
어쩌면 지식이라는 건 지금보다 더 많이 생물학적이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인문학은 생명체가되어
생장하고 번식하고, 선택되어 업그레이드 되어야 하며
종국에는 밑거름이 되어야 한다.
그래, 딱 나무(木) 처럼...
나무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가지, 줄기, 뿌리 등 살아 있는 조직이 전체 몸의 5%밖에 안 된단다,
그러다 나무가 죽으면 살아 있는 세포가 45%로 늘어나게 된단다.
죽은 조직 안에 살아 있는 다른 생물들 때문에.
나무 전체가 수백 년을 사는 게 아니라 일부는 살아 있고 일부는 죽어 있는 상태로
그렇게 수백년을 공존한단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의 수령은 4,500 년이나 됐단다)
나무는, 그래서 그 자체가 서식지가 되는 생물이다.
인문학의 미래도 꼭 그래야 하지 않을까?


인문학은 윤리의 학문인지도 모르겠다.
책의 지적처럼 의무로서의 윤리, 의무 이상의 윤리로서 말이다.
doing만 중요한 이 시대에 being의 중요성과 의미를 묻는 인문학은
삶의 질과 더불어 앎의 질까지도 고민하게 만든다.

"삶의 질에는 물질적인 토대가 필요합니다. 돈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돈이 있다고 해서 삶의 질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죠. 겉보다는 안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인문학적 태도입니다. 그 '안'을 채우는 것은 돈이 아니라 삶의 의미, 가치, 아름다움, 목적 같음 무형의 자산입니다. 이 자산의 특징은 외적 운수 변동에 관계없이 평생을 줄지않는 재산이라는 점입니다. 돈은 있다가 없다가 하지만, 내적 자산은 한번 축적되면 없어지지 않습니다. 줄지도 쪼그라들지도 않아요, 그걸 '인문학적 진보'이라 불러요."

많은 사람이 인문학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거대한 권력을 행사하는 정부나 기업이
권력이나 감시의 '과잉'으로 내닫지는 못할 거란다.
정말 그럴까?
책을 읽고 나는 이 질문에 조금씩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그러니 인문학이여!
좀 더 치열하고 처절하고 우리 삶 속으로 파고 들어라!
치열한 그대에게 나는 조금 더 기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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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간의 8가지 지능
   모든 인간은 여덟 가지 지능을 타고난단다. 
   이 지능들이 서로 소통하고 결합하여, 고유한 능력을 지닌 어른으로 성장한다고...
   내가, 혹은 내 자녀가 이 중 어떤 지능에 탁월한지를 파악하는 것도 중요한 관건.

 언어 지능 (Linguistic Intelligence)  단어의 소리, 리듬, 의미에 대한 감수성이나
 언어 기능에 대한 민감성과 관련된 능력
 논리,수학 지능 (Logical-Mathematical Intelligence)  추상적 관계를 응용 판단하고,
 수와 논리적 사고를 사용하는 능력
 공간 지능 (Spatial Intelligence)  시공간적 세계를 정확하게 인자하며
 3차원 세계를 잘 변형시키는 능력
 신체,운동 지능 (Bodily-kinesthetic Intelligence)  운동 감각, 균형, 민첩성 등을 조절하는 능력
 음악 지능 (Musical Intelligence)  음악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음에 대한 지각력,
 변별력, 변형 능력, 표현 능력
 대인관계 지능 (Interpersonal Intelligence)  다른 사람과 교류하고, 그들의 행동을 해석하는 능력
 자연친화 지능 (Naturalistic Intelligence)  자연현상에 대한 유형을 규정하고 분류하는 능력과
 주변 환경의 특성을 고려해 일을 처리하는 능력
 자기이해 지능 (Intrapersonal Intelligence)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인지적 능력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3. 24. 06:35
볼까 말까를 정말 많이 고민하다가
어찌어찌 막공으로 본 <천국의 눈물>
50% 할인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그냥 지나쳤을 뮤지컬이다.
그리고 브래드 리틀이 출연하지 않았다면
50% 할인의 유혹이 아무리 강렬했더라도 결코 보지 않았을 작품이다.
설앤컴퍼니 설도윤 대표가 세계진출을 목표로 만든 야심작 <천국의 눈물>
출연진과 스탭진은,
이보다 더 할 수 없을만큼 화려하고 완벽한 드림팀이다.
<지킬 앤 하이드>의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 혼,
<스위니토드>의 연출가 가브리엘 베리
무대 역시도 세계적인 무대 디자이너 데이비드 갈로가 맡았다.
그리고 JYJ 의 시아준수가 남자 주인공 준을, 
역시나 세계적인 뮤지컬 배우 브래드 리틀이 제임스 대령을
개인적으로 노래와 연기 잘 하는 여배우라고 생각하는 윤공주의 린까지...
티켓파워야 엄청났다.
1층 전석이 좌석 등급 구분없이 13만원이라는 파렴치한 가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표는 그야말로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그러나 그것도 김준수가 출연하는 회차만 그랬지만... 어쩐지 씁쓸하다...)
덕분에 김준수 회차가 아닌 날도 티켓 예매하기가 힘들었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이렇게 슈퍼스타급의 아이돌이 캐스팅되면
예매 날짜를 따로 했으면 좋겠다.
(농담 아니다. 예매하기 정말 힘들다....)


개인적으로 <쓰릴미>때 정상윤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기대가 컸는데
아무래도 그는 소극장 무대가 더 적절한 것 같다.
(<오페라의 유령>에서 라울을 보면서도 무지 속상했었는데...그랬더랬는데...)
연기는 괜찮은데 노래가 솔직히 많이 약하다.
감정 몰입이 되면 조금 달라지긴 하지만 1막에서는 많이 흔들리더라.
2막에서 린이 떠났다는 걸 알게 된 후 부르는  "can you hear me"는
슬픔을 절제하고 감내하는 느낌까지 들어서 좋았다.
막공이라서 "준" 역할이었던 김준수와 전동석이 중간중간 액스트라처럼 출연하기도 했다.
그래서 1막이 전체적으로 붕 뜨고 산만해져버린 것도 사실이다.
마지막 공연에서 배우들의 애드립 출연을 보는 것도 막공의 놓칠 수 없는 즐거움이긴 한데
이게 "김준수"가 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아무래도 주연배우보다 그가 나올 때 더 큰 함성이 나오니까.
(자주 콘서트장 분위기 연출되더라...)
거기다가 현해탄을 건너온 일본팬들이 김준수의 공연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지 환호하더라.
쓰나미때문에 일본이 난리가 났다는데,
아무래도 김준수는 그 쓰나미조차 이겨버리는 것 같다.
커튼콜 때 김준수 보겠다고 뒤에서부터 앞으로 100m 달리기하듯 달려나오는 수많은 인파를 보면서
이러다 지진나는 건 아닌지 진심으로 걱정스러웠다.
내 옆에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일본사람들이 자꾸 와서 인사를 하더라.
(뭐지 싶었는데 아무래도 김준수 부모님이었던 듯 싶다)


음악은, 역시나 프랭크 와일드 혼 작품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멜로디에 넘버마다 강렬한 크라이막스가 있다.
메인 테마라고 할 수 있는 "Can you hear me"는 여러번 나옴에도 불구하고
들을 때마다 매번 감탄하게 된다.
브래드 리틀이 장렬하게(?) 자살하면서 부르는 "whithout her" 역시도 강렬하다.
그런데 만약 이 노래를 만약 다른 사람이 불렀다면...
매번 이 사람의 무대를 볼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브래드 리틀의 존재감은 가히 압권이다.
궁금하다.
왜 브래드 리틀은 이 공연에 참여하게 됐는지...
그가 친구 프랭크 와일드 혼에게도 함께 하자고 했다는데...

 



세계 진출을 위해 만든 작품이라는데
솔직히 이 상태로 세계 진출하면 죄송하지만 욕먹을 것 같다.
어째든 <미스 사이공>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을 테니까...
무엇보다 스토리가 진부하고 그리고 지루하다.
(따지고 보면 진부한걸로 치면 <미스 사이공> 스토리도 만만치 않은데...)
일단 너무 많은 등장인물들이 나와 존재감없이 사망한다.
결국 마지막에 흰 옷 입은 귀신들만 수두룩 등장하는 꼴이 되버리니 일종의 살풀이처럼 느껴졌다.
또 다시 어쩔 수 없이 생각하게 된다.
만약 김준수가 출연하지 않았다면,
<천국의 눈물>이 지금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이 물음 앞에 자신있게 "Yes!'라고 답하기는 막막할 것 같다.


무대 연출이 좋았다는 사람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실망했던 게 무대였다.
경사진 무대와 군인들이 전쟁터로 떠나는 장면에서 블랙홀같이 연출한 부분은 좋았는데
나머지는 너무 스크린으로만 해결하려고 한 것 같다.
특히나 수시로 저 혼자 들락날락하는 문짝은 어이없기까지 했다.
(이 공연의 최다 출연자는 그 문짝이 아닐런지....그래도 색은 3가지 정도 되더라...) 
제작비가 어마어마했다는데 그 돈은 다 어디에 쓰고 그 넓은 무대를 황량한 벌판을 만들어놨는지...
수시로 등장하는 스크린에 비쳐진 그림자도 신선하다는 생각은 안 들었다. 
(그러기엔 너무 많이 남발했다)
1막 앤딩의 "이렇게 사랑해 본 적 없어요"에서의 조명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덩그라니 놓여있던 침대와 두 배우를 정신없이 비추는 시골 변두리 노래방같던 조명이란...
(이 노래 애절하고 절절한 노래 아닌가?  그런데 트롯트에나 어울린 이 정체불명의 조명은 뭐냔 말이다.)
2막에서 학예회 무대같던 비행기 뒷모습은 급기야 안스럽기까지 하더라.
미국으로 간 린과 쿠엔이 공원에서 이야기 나눌 때,
옆에서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여성인권(?) 시위 비슷한 걸 하는 장면은
80년대 코미디 같았다.
(늬들 정체가 뭐냐???)
이 부분 너무 부끄러워서 내 고개가 절로 숙여지더라.
짝퉁도 이런 짝퉁이 없는 것 같아서...
정말 외치고 싶었다.
"양키! 고잉 홈!" 이라고....



                         - 정상윤 "준"과 이해리 "린" -



 
                               - 김준수 "준"과 윤공주 "린" -




충격이 좀 크긴 했지만
어쨌든 고민했던 <천국의 눈물>을 봤다.
세계진출을 준비한다니 걱정이 태산이다.
(내가 뭐라고...)
그 전에 이 좋은 넘버들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제발 손 좀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
특히 무대는 더 많이...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5. 31. 06:31
저널리스트이자 환경운동가인 마크 라이너스 (Mark Lynas)의 저서 <6도의 악몽>
온실효과로 인한 지구 온난화.
그 기후변화로 비롯된 대재앙의 해설서이자 경고서라 할 수 있다.



"지구온난화"란 우리를 둘러싼 공기의 온실가스 농도가 높아짐으로써
지구 대기의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온실가스는 지구 주위를 담요로 둘러싸듯 함으로써 온난화의 효과를 내는 기체다.
이 가스는 장파인 적외선을 통과시키지 않기 때문에 "온실효과"를 유발한다.
즉, 단파인 태양열은 이 가스층을 바로 통과하지만 그 열이 지구에 닿았다가 다시 복사될 때에는
파장이 길어짐으로써 가스층이 통과하지 못하고 속에 갇히게 된다.
대기 중에 온실가스라는 게 아예 없다면 지구의 평균기온은 영하 18℃ 정도가 될 것이란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으로 시작되는 이 책은
1도에서 6도까지 지구의 평균 기온이 상승될 때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울먹이는 땅이 바람을 토해내고,
 진홍빛 하늘엔 한줄기 번개가 빛나,
 거기에 내 온 감각이 압도당하더니,
 나는 잠에 취한 사람처럼 쓰러졌느니라." 
- 단테의 신곡 <지옥편>



1 상승
기후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작은 동식물들이 슬며시 멸종한다.
미국의 대평원을 비롯한 기존의 곡창지대들이 파멸하고
식료품 값의 국제적 상승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기 시작한다.
흙을 붙잡아줄 식물이 줄어들면서 모래폭풍이 내륙 곳곳을 유린한다.
산호초가 붕괴되고 극지대와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여.
저지대들과 섬나라들이 침몰한다.
하지만 이는 단지 모든 재앙의 시작이다.

2 상승
비를 동반하는 몬순 기후의 성격이 변하면서 초거대 가뭄이 발생한다.
더위에 지친 노인들이 수력발전소의 가동중단으로 정전된 집에서 죽어간다.
농업은 붕괴되고, 실직한 사람들에게는 물 한 병 사마시는 것도 고통이다.
높은 산의 빙설 같은 수원의 고갈로 물 또한 귀중품이 되었기 때문이다.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새로운 븍극 항로가 열리지만,
미래의 인류는 북극곰이 보고 싶으면 반드시 동물원에 가야한다.
지구 온도가 2도 상승하는 2050년이면
모든 생물종의 3분의 1 이상이 "멸종할 수" 있다



3 상승
더위로 인해 인간 생존의 한계점에 도달했다.
저수지의 물이 증발하고, 굶주림과 거주지의 사막화가 곳곳에서 빈발한다.
건조해진 아마존 우림지대에 사상 최악의 화재가 발생, 숲 전체가 전멸한다.
해안 지역은 '슈퍼허리케인'에 의해 파괴되고, 열대 지역은 벌레들에게 점령된다.
뜨겁고 메마른 혹은 침수된 지역의 주민들이 식량과 살 곳을 찾아 대이동을 개시하고,
가난한 나라의 고통 받는 사람들(기후난민)과 '원인을 제공한' 부유한 나라의 사람들이 갈등한다.
가뭄의 정도가 인간의 적응을 불허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즉, 기아 상태가 닥쳐오는 것이다.
날씨가 더욱 더워지면 흙 속의 세균이 유기물 분해활동을 더 빨리하면서
식물과 흙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신, 막대한 양을 배출하기 시작한다.
결국 식물의 생태계는 역전되기 시작한다.
탄소가 대기 중에 너무 많이 쏟아져 나오면서
대기 중의 탄소 농도는 2100년이면 250ppm까지 늘어나며,
이 때문에 지국온난화는 1.5℃ 상승으로 더 악회된다.



4 상승
거대한 제방이나 방벽도 소용없이, 바다에 면한 모든 지역이 수몰되고,
불어난 바닷물에 생활터전을 잃은 수억 명이 피난길에 오르기 시작한다.
해안 지역 파멸에 따른 경제력 손실과 사회불안 때문에 재건은 고사하고,
난민이 된 사람들을 부양하거나 새로운 거주구역을 건설하는 일마저 요원하다.
한국에서도 강수량이 4분의 1 정도 늘어나지만, 육지의 기온도 상승하여 땅이 건조하다.
비교적 시원한 북쪽 지역사회가 피난 온 남쪽 사람들로 붐비면서 법과 질서가 무너진다.

5 상승
지구를 둘러싼 가뭄의 띠가 확산,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도 건조대에 편입된다.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분출되고,
이로 인해 해양사면이 붕괴되어 거대한 파도를 동반한 쓰나미도 발생한다.
국제 무역 시스템은 수멸되고, 자본시장도 붕괴하면서 대공황이 일어난다.
북극권을 확보하려는 중국과 미국이 러시아와 캐나다를 침공하고,
식량과 물을 확보하려는 생존자들 간의,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진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빙산들은 양 극지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만다.
우림지대는 이미 다 타버리고 없어진 상태다.
상승한 해수면은 해안의 도시들을 다 가라앉히고, 대륙의 내부 깊숙이 침투해가기 시작한다.
인간들은 가뭄과 홍수라는 두 위기에 쫓겨 점점 줄어드는 '서식가능구역'으로 몰려든다.
내륙의 기온은 지금보다 10도 이상 높아진다.



6 상승
갑작스런 심한 온실 상태에 적응하는데 실패한 동식물이 죽어간다.
해수면이 뜨거워져 바닷물의 흐름과 순환이 중단되고,
메탄하이드레이트 구름이 폭발할 때마다 그 밑의 생물도 증발한다.
죽은 동식물의 사체가 썩으면서 유독한 황화수소도 발생한다.
오존층은 완전히 파괴, 지표면에 방사되는 자외선의 양이 크게 늘어난다.
바야흐로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대멸종이 진행된다.



이 책은 앞으로 몇 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지 못한다면,
탄소순환의 되먹임이 차례로 효력을 보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의 운명은 이미 결정된 셈이라고 경고한다.
만약 2도 상승으로 인한 아마존 붕괴나 토양의 탄소 배출을 유발하는 티핑포인트를 넘어선다면,
이산화탄소 250ppm이 추가로 대기 중에 배출될 것이다.
또한 추가로 온도가 1.5℃ 올라가면서 우리는 곧장 4도 상승의 세계로 접어들 것이다.
일단 그 단계에 도달하면 시베리아의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나오는 탄소와 메탄의 배출이 가속화되어
대기 중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가 더 늘어나게 된다.
때문에 온난화가 더 심화되면 우리는 금세 5도 상승의 세계로 접어들 수도 있다.
이 정도로 온난화가 진행되면 바다의 메탄하이드레이트 배출 가능성이 심각하게 높아지면서
우리는 결국 6도 상승에 따른 대멸종의 재앙을 맞이하게 된다.
우리가 인류와 지구를 최악의 대멸종에서 확실히 구하려 한다면,
우리는 지금, 지구 온도 2도 상승 수준에서 반드시 멈춰야만 한다.




1997년 12월 11일,
지구 온난화를 막고 인간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교토의정서가 채택됐고
2005년 2월 16일 발효됐다.
"교토의정서"란 지구 온난화의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인 기후변화협약의 수정안이다.
이 의정서를 인준한 국가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여섯 종류의 온실 가스의 배출량을 감축하며,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비관세 장벽을 적용하게 된다
의정서는 온실효과를 나타내는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모두 6종류의 감축대상 가스(온실 기체)의 법정구속력을 가진 배출감소목표를 지정하고 있다.
교토 의정서 제 3조에는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기간 중에
선진국 전체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수준보다 적어도 5.2% 이하로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구의 멸망, 생명체의 대멸종...
이제 더 이상 재난영화 속에서나 등장하는 일이 아니다.
2도 상승의 2050년 dead-line을 우리는 눈 앞에 두고 있고 이 사실은 막을 수 없는 현실이다.
거기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2도를 넘겨 빠른 속도로 6도를 향해 질주할 것인가?
이 모든 문제들을,
어쩌면 내가 아직 살아있는 시간에 당면하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살아있는 시체들의 시대가 정말 오게 될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