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1. 3. 8. 05:35

영화 <울지마,톤즈>의 이태석 신부가 2009년 출판했던 책이다.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수단의 사람들과 햇살같은 눈을 가진 아이들의 이야기.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기는 게 참 떨리고 그리고 아득하다.
그분은 지금도 하늘 위에서 수단을 바라보고 있지 않을까
사람이 영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태석 신부를 통해 알았다.
계란으로 바위를 쳐서 그 바위를 깨뜨릴 수 있다는 사실도...
세상은 꽃이 된 사람에 의해 변화되고 바뀐다.



연초에 영화를 보면서도 참 많이 울었는데...
책을 보면서도 그랬다.
아무것도 없는 불모의 땅 아프리카 수단으로 스스로 들어가
병원을 짓고, 학교를 짓고, 브라스밴드를 만들어 음악을 가르치고,
그리고 자신은 대장암으로 선종하기까지 톤즈에 대한 사랑과 안타까움을 놓치 못했던 이태석 신부의 마음이
고스란히, 그리고 선명하게 전해진다.
책장을 넘기는 게 미안하다.
사람에겐 정말 신이 주신 소명이라는 게 있는가!
의심했었는데...



부족한 것들 때문에 이곳에서의 생활이 불편한 점도 있긴 하지만 부족한 것들 덕분에 얻는 평범한 깨달음도 많다. 무엇보다도 작은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덤으로 얻게 되어 기쁘다.

많이 가지지 않음으로 인해 오는 불편함은 참고 견딜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는 모양이다. 그것을 통해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것애 대한 참된 가치를 알게 되고 감사하는 마음까지 생기게 되며,그것을통해 인간에 대한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을 저절로 느끼게 되니 말이다.

"무관심"은 엄연한 죄악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랑"의 반대말은 "미움"이 아니라 바로 "무관심"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많은 재물의 주인이 되기만을 원할 뿐 자기 행동의 주인이기를 꺼려 한다.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아는 우리 행동의 참주인이 된다면 세상은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변하지 않을까 싶다. 재물을 조금만 덜 챙기고 이웃을 조금만 더 챙겨 주려고 노력하다 보면 행동의 참주인이 되지 않을까......

우리의 삶에 향기를 만들어야 한다. 후각만 자극하는 향기가 아닌 사람들의 존재에 그리고 그들 삶의 원소적 배열에 새로운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자석 같은 향기 말이다.



그는 아이들의 크고 선량한 눈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다시 이곳을 찾게 된게...
책 속에 담긴 사진을 보면서 그 말이 어떤 뜻인지 선명히 알겠다.
그리고 나를 울컥하게 했던 첫 페이지.
노란색 바탕에 쓰여진 이태석 신부의 글씨.
비록 인쇄된 글씨지만  가슴에 균열이 간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든, 믿지 않는 사람이든
그는 분명 하나님 앞에 선하고 아름다운 향기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
그리고 사랑의 화신이기도 했음을...
문득 두렵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10. 2. 9. 05:52
 <사막의 꽃> - 와리스 디리. 캐틀린 밀러


책 썸네일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는 여자의 다리 사이에 나쁜 것이 있다고 믿는답니다. 그래서 그 믿음에 따라 청결하지 않기 여자 성기는 반드시 어릴 때 제거해야만 한다고 믿고 실제로 그런 행동들이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오늘날까지도 자행하고 있습니다.

“여성 할례”로 알려진 여성 성기 절제술(FGM : Female Genital Mutilation).

“관습”이라는 미개한 전통에 따라 어린 계집아이들은 녹슨 칼끝에 자신의 몸을 내어놓습니다. 살점을 마구 도려낸 상처는 핏자국과 고름이 범벅된 채 찢어지고 어린 아이들은 그렇게 여러 달, 밤낮으로 신음 소리를 내며 다리를 꽁꽁 싸맨 상태로 자리에 누워 지냅니다.

가족의 한 둘쯤은 이 관습에 의해 이미 사망하기도 했습니다.

“여성 할례”라는 이름의 FGM.

FGM은 대개 미개한 환경에서 산파나 마을의 나이 많은 여자에 의해 마취 없이 시행됩니다. 그녀들은 손에 닿는 것이면 무엇이든 수술 도구로 사용하죠. 그 중에는 녹슨 면도날, 칼, 가위, 깨진 유리 조각, 날카로운 돌 등도 있습니다.

가장 적은 손상이라는 것도 음핵의 덮개를 절제하는 방법인데 그렇게 되면 여자는 평생 성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없다고 합니다. 가장 심한 방법은 “봉쇄술”로 지퍼처럼 아예 꿰매버리는 것으로 소말리아 여성의 80 퍼센트에게서 행해지고 있는 방법이죠.

그것도 아카시아 나무 가시로 찢어진 살에 구멍을 여러 개 뚫은 다음 희고 질긴 실로 엮어 꿰매는 원시적인 방법입니다.

봉쇄술을 받은 직후에는 쇼크, 세균 감염, 요도나 항문의 손상, 파상풍, 방광염, 패혈증, HIV 감염, B형 간염 등의 증세와 합병증이 올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골반이나 비뇨기계에 만성, 또는 희귀성 염증을 유발시켜 불임이 되기도 하고, 성기 주변에 낭포나 종기가 생기기도 하고, 고통스러운 신경종이 생기기도 합니다. 또 소변을 보기가 어려워지고, 생리가 복부에 고여 생리통, 불감증, 우울증이 생겨 급기야는 죽음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여성 할례를 시행하고 있는 나라들>

이 책, <사막의 꽃>은 한 여자가 세상을 향해 자신의 경험을 용감하게 이야기함으로써 야만적인 전통에 의해 희생되는 숱한 아프리카 소녀들을 구해내기 위한 외침이며 동시에 세상의 모든 여자들이 “정신적 할례”에서 벗어나길 희망하는 책이기도 합니다.

와리스 디리...

소말리아어로 “사막의 꽃”이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그녀는 소말리아 대부분의 가정이 그렇듯 유목민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가족의 수가 곧 노동력인 나라에서 그녀는 늘 물을 찾아 뜨거운 사막을 맨발로 걸어 다녀야 했습니다.

실제로 5살에 할례를 받았던 그녀는 그때의 고통을 생생히 기록하고 있죠.

어느 날,  아버지에게 낙타 다섯 마리를 지참금으로 가지고 온 예순이 넘는 노인에게 시집가야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것도 그녀 나이 13살에...

맨발에 문맹인 그녀는 그렇게 소말리아에서의 삶을 버리고 새벽의 길을 향해 떠납니다.

뜨거운 사막 위를 오로지 걷고 또 걸어 대도시에 도착하죠.

여기에 그녀의 삶을 전부 나열하는 것은 아마도 신파에 불과한 일일 겁니다.

와리스 디리(Waris Dirie).

그녀는 소말리아 출신의 세계적인 슈퍼모델이자 유엔의 특별인권대사입니다. 2004년 "세계 여성의 상-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지금 그녀는 전 세계를 돌며 아프리카 자매들의 고통을 종식시키려는 FGM 철폐운동의 상징이 되어 있습니다.



                  <여성 할례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부족의 어린 소녀들>

아프리카 사람들은 4천 년이 넘도록 여성의 성기를 절제하는 할례라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들은 이것이 코란의 가르침이라고 ale고 있지만 사실은 여성을 성적으로 소유하고 싶어 하는 무지하고 이기적인 남자들에 의해 강요되고 장려된 관습일 뿐입니다.

아프리카 남자들은 할례를 받은 아내를 원합니다. 딸을 가진 엄마들은 그 요구에 응하여 딸들에게 어릴 때 할례를 받게 하죠. 그러지 않으면 영영 남편을 구하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할례를 받지 않은 여자는 불결하고 방탕하여 아내로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는 결혼하지 못한 여자는 설 자리가 없습니다. 엄마들의 임무는 딸들에게 가능한 최고의 남편감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만 합니다. 그래서 서양의 부모가 딸을 좋은 학교에 보내는 것을 자신들의 의무로 여기듯 딸에게 할례를 받게 하죠.

이렇게 일 년에 2백만, 하루에 6천 명의 소녀들이 “순결한 몸”으로 시집가기 위해 여린 살점들을 난자당합니다. 그건 종교적인 전통이 아니라, 여성의 쾌락을 용납할 수 없는 근엄한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에 근거한 것이죠.

이 불결하고 엽기적인 상상력과 정면 승부하기 위해 그녀는 현재도 전 세계를 누비며 FGM 철폐를 외치고 있습니다.

세계적인 모델이 되기 전 그녀의 직업은 가정부였고, 글은 읽을 줄도 쓸 줄도 모르는 맥도널드 주방 청소 담당자에 불과했죠.

그런 그녀가 우연한 기회에 모델이 되어 세계를 돌아다니는 새로운 유목민으로 나오미 캠벨, 신디 크로포드, 클라우디아 쉬퍼, 로렌 허튼과 함께 나란히 런웨이 무대를 서게 됩니다.

베네통, 리바이스, 레블론의 모델로 활동하고, “오일 오브 올레이”라는 미국 화장품 최초의 흑인 여성 모델이 되어 활약합니다. 뮤직 비디오 출연, <엘르>, <얼루어>, <글래머>, <보그> 등 세계적인 패션잡지의 표지 모델이 되어 신화적인 사진작가 리차드 애비든과 작업하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 유목민 생활로 영양섭취를 충분히 하지 못해 휘어진 O자 다리를 가지고서 말이죠.

그녀의 성공을 눈여겨 본 BBC 방송국은 1995년 <뉴욕의 유목민 A Nomad in New York>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방송하기도 했습니다.


어느 날,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마리 끌레르>라는 잡지의 로라 지브라 기자와 인터뷰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반드시 실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자신의 할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죠.

그녀는 말합니다.

“할례를 받은 이후 내게 생겼던 건강상의 문제들은, 나이와 상관없이, 전 세계 수백만 명의여자들을 괴롭힌다. 무지에서 비롯된 관습 때문에 아프리카 대륙의 대부분의 여자들은 고통스러운 일생을 보낸다. 우리 엄마처럼 돈도 없고 힘도 없는 사막의 여자들을 누가 도울 것인가? 누군가가 말없는 소녀를 대신해서 나서야 했다. 나도 그들과 같은 유목민이었으므로, 그들을 돕는 것이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살아오면서 자신이 할례를 받게 된 이유를 생각해 내려고 애썼다고 합니다. 그럴싸한 이유를 생각해 낸다면 자신이 당한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만 같았다고... 그러나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유는 찾지 못하고 분노만 더해갔다고 고백합니다. 그래서 평생 담아두고만 있던 비밀을 말하기로 했다고...

그 일이 자신을 위해서 뿐만 아니라 지금도 고통을 겪고 있을 전 세계 수많은 어린 여성들을 위해서 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말합니다. 수백 명, 수천 명도 아닌, 수백만 명의 소녀들이 할례를 받았고 그로 인해 죽어가고 있는 현실. 비록 자신은 이미 상처를 받았지만 그러나 다른 사람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기에 고백한다고...

이 인터뷰는 <여성 할례의 비극>이라는 제목으로 기사화되어 큰 반향을 일으킵니다.

그리고 그녀의 삶은 변하죠.

그녀의 꿈은 사람들에게서 이런 말을 듣는 것이라고 합니다.

"소말리아에서는 여성 할례가 금지된 것 아니?"


야만적인 여성 할례.

그러나 이 책은 무지의 관습에서 비롯된 “육체적 할례”뿐만 아니라 동시에 더 오래고 더 집요하기까지 한 “정신적 할례”에 대한 고발이기도 합니다.

타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 스스로에 의해 야만적으로 도려내지고 비위생적으로 꿰매지는 “정신적 할례”의 폐해에 대한 고발!

육체의 고통도 이렇게 참혹하고 끔찍한데 정신적 할례에 대해 그렇게까지 무감하게 불감으로 살아도 되느냐 경고하는 것 같습니다.

그릇되고 왜곡된 관습의 칼날은 아름다워야 할 인간의 삶을 평생 불구자로 만듭니다.

마치 깨지 못한다면, 부서버리지 못한다며, 고백하지 못한다면,

당신의 몸은, 당신의 정신은 평생 멈추지 않을 붉은 피를 뚝뚝 흘리며 살게 되리라 뼈아픈 경고를 하고 있네요.

어느새 저도 모르게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됩니다.

열심히, 치열하게, 그리고 정당하고 바르게 살아야 할 이유,

그러니까 충분히 있었네요.


당신의 육체는, 당신의 정신은,

오랜 금기와 관습의 할례로 뚝뚝 피를 흘리고 있진 않나요?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9. 13. 17:36
반성과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든 책을 만나다.
좀처럼 읽고 싶지 않은 종류의 책.
내 잘못을 속속들이 들춰내는 것 같아 읽을수록 불편하고 부끄러워지는 책.
그래도 읽어야 하는 책.



150불 정도의 소액을 무담보로 대출해주는 그라민 은행
극빈자에게 새로운 삶의 기회가 된 이 은행의 대출자금 회수율은 무려 99%에 달한다.
이 충격적인 수치는 아마도 오래돗안 기억하게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도 사회연대은행이라는 곳에서 이런 소액 대출을 하고 있다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진흙쿠키"
정제되지 않는 흙에 트랜스 지방 덩어리인 마가린과 소금을 섞어 만드는 "눈물의 쿠키"
젖을 떼면서부터 이것을 먹는 아이티 아이들의 뱃속에는 기생충이 번식한다.
열량과 영양가는 거의 없으면서 몸 속에 기생충을 심는 위험한 주식



- 유엔식량농업기구가 2006년 10월 로마에서발표한 2005년 지구
10세 미만 아동이 5초에 1명씩 굶어 죽는다.
비타민A 부족으로 3분에 1명씩 시력을 잃었다.
심각한 만성 영양실조 상태인 사람은 8억 5천만 명, 세계 인구의 1/7.
2000년과 비교하면 5년 만에 1,200만 명이나 증가한 수치.
아프리카 인구의 36%는 굶주림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2004년 기준, 전 세계 아동 노동자는 2억 1,800만 명.
그중 위험한 환경에서 가혹한 노동으로 강요받는 아동은 1억 2,600만명이다.
그들은 인신 매매, 성 착취, 위험한 작업, 분쟁 등으로시달리는데 그중 1/3이 10세 이하다.



인간의 의.식.주
그 거친 탐욕에 의해 희생되고  멸종된 지구상의 생명들.
대기오염과 환경파괴, 0.6도의 온도 상승이 부른 엄청난 속도의 지구 온난화.



지구를 구하는 작은 행동의 하나
"채식주의"
semi-vegetarian에 속하는 나는 적어도 Healing 하나를 하고 있는 건가?
(사람들이 웃겠다...)



작은 책 한 권이
참 사람 마음 뒤숭숭하게 만든다.
알고도 저지르는 잘못이 더 나쁘다는데...
아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성큼 다가오다.



이 수칙을 다 지키는  날엔
나 스스로에게 큰 상을 주게 되지 않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