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0. 6. 8. 05:52
어제 저녁 7시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제 4 회 뮤지컬 어워즈 시상식이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배우들이 주연상을 받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다.
창작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역할을 했던 "정성화"가 남우주연상을
세계 4대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킴 역할의 "김보경"이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와~~~우!
이 날 정성화는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단다.
사실 그는 매년 소감을 준비했었다며 4년만에 꺼낸다고 말해 주변에 폭소를 자아냈다. 
“오늘 이 자리는 믿음 때문에 가능했다”며 소감을 밝힌 그는
자신을 믿고 끝까지 지원해준 제작자와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개그맨에서 조연급 연기자로 특별한 존재감 없이 연기하던 정성화.
감회가 남다르지 않았을까?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이 그에게 배역의 한계를 줬을테고 그걸 부수기 위해 무지 노력해야 했을테니까...
포기하지 않고 멋지게 이겨낸 그이기에 개인적으로 이 상의 의미가 더 특별하리라 생각된다.
배우 "정성화"는 실제로 무대 위에서 참 열심이고 진지하다.
진정성이 충분히 느껴질 정도로...
그에게 뮤지컬 "영웅"에서의 "안중근" 역은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줬을 것이다. 
여우주연상의 그녀 "김보경"
그녀의 무대를 봤다면,
아무도 그녀의 수상에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뭐 실제로 토를 다는 사람도 없긴 하다)
그 작은 체구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신비스러울 따름이다.
지금 겨우겨우 참고 있는데 그녀의 "킴"을 또 만나고 싶어서 미치겠다. (^^)
두 사람 모두, 나를 참 징글징글하게 울렸던 괴물들인데...

                   남우 주연상 : 정성화(영웅)                여우 주연상 : 김보경(미스 사이공)

작년 뮤지컬 대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조정석이
"스프링어웨이크닝"으로 또 다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모차르트"에서 "황금별"을 정말 멋지게 불렸던 남작부인 "신영숙"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도 내가 예상했던 수상자들 ^^
조정석의 데뷔작 "호두까기 인형"을 봤던 게 언제적인지...
참 이 사람도 너무 동안이다 싶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보이면 아마도 역할의 폭이 더 넓어질텐데...
그래서 나는 그의 나이듦을 따라가 보는 게 참 재미있고 특별할 거라 생각한다.
(이미 서른을 넘긴 나이긴 하지만...)
소위 말하는 상 복 없는 배우 "신영숙"씨는 수상이 너무 늦은 감이 있긴 하다.
여우주연상을 받았더라도 손색이 없는 실력파 배우.
두 사람에게도 축하의 박수를...


    남우 조연상 : 조정석(스프링어웨이크닝)                   여우 조연상 : 신영숙(모차르트)

남자 신인상은 예상했던 그대로 "모차르트"의 김준수(시아준수)가 받았다.
예상했던 인기상까지 거머줘서 2관왕의 영예을 안았으니 첫 뮤지컬 데뷔 치고는 엄청난 성과라고 하겠다.
하긴 김준수 때문에 업무가 마비된 세종문화회관이었으니...
(대극장 완판남이 드디어 나왔다는 사실...)
여자 신인상은 댄스뮤지컬 "컨택트"에 나왔던 발레리나 "김주원"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인데 안타깝게도 놓치고 말았었는데...
그녀의 수상은 좀 의외의 결과였다.
(아마 본인도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
개인적으로 미스코리아 출신 "이하늬"가 받을거라 예상했었는데...


            남우 신인상 : 김준수(모차르트)                     여우 신인상 : 김주원(컨택트)

<명성황후>를 만든 에이콤에서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으로 만든 뮤지컬 <영웅>. 
예상대로  최우수 창작뮤지컬상과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주요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짝짝짝!)
에이콤은 1995년 명성황후 시해 100주년을 맞아 뮤지컬 <명성황후>를 제작하더니
이번에도 역사적 사실을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런 시도들은 정말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그리고 뮤지컬 "영웅"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한대도 정말 잘 만든 작품이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뭉클하고 아프다...
 작년 겨울에 이 작품때문에 눈발을 헤쳐가며 눈물바람으로 LG아트를 얼마나 드나들었던지...)
<영웅>의 윤호진 연출의 소감이 재미있다.
“올해가 명성황후 15주년이다. 명성황후의 옥동자 <영웅>이 태어난 것 같다”
뮤지컬 <영웅>은 내년 8월말부터 두 달간 LA 공연을 시작으로 해외진출이 시작된단다.
<명성황후>같은 성공을 해외에서도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


                   최우수창작뮤지컬상 "영웅"                    최우수외국뮤지컬상 "스프링어웨이크"

 -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수상자 -

▲ 최우수창작뮤지컬상 = '영웅'
▲ 최우수외국뮤지컬상 = '스프링어웨이크닝'
▲ 베스트리바이벌상 = '오페라의 유령'
▲ 소극장창작뮤지컬상 = '스페셜레터' '연탄길'
▲ 연출상 = 윤호진(영웅)
▲ 안무상 = 강옥순(금발이 너무해)
▲ 무대미술상 = 박동우(영웅-무대디자인)
▲ 조명음향상 = 구윤영(영웅-조명디자인)
▲ 작사작곡상 = 추민주, 민찬홍(빨래)
▲ 극본상 = 추민주(빨래)
▲ 음악상 = 피터케이시(영웅-편곡자)
▲ 남우주연상 = 정성화(영웅-안중근 역)
▲ 여우주연상 = 김보경(미스사이공-킴 역)
▲ 남우조연상 = 조정석(스프링어웨이크닝-모리츠 역)
▲ 여우조연상 = 신영숙(모차르트!-발트슈테텐남작부인 역)
▲ 남우신인상 = 시아준수(모차르트!-볼프강모차르트 역)
▲ 여우신인상 = 김주원(컨택트-노란드레스 역)
▲ BCLOUN.G 남우/여우 인기상 = 시아준수(모차르트!)/ 정선아(모차르트!)



뮤지컬을 좋아하는 내게는 이 수상자들이 참 다행이고 반갑다.
추카추카~~~~
(빠져들면 안 되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10. 31. 05:50

안중근 의거 100주년이 되는 올해
<명성황후>를 만들었던 에이콤에서
도마 안중근을 주인공으로 한 대작 뮤지컬 <영웅>을 만들었다.
그리고 나는
오래 기다렸던 뮤지컬 <영웅>을 보다...
대한제국 의병군 참모중장 안중근!



안중근으로 분한 배우 류정한은 말했다.
"그 분이 나에게 빙의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그의 진심은 절실했으리라.
바람 또한 간절함 그 이상의 무엇이었으리라.
그리고 나는
무대 위에서 그 아닌 다른 누군가의 모습을 보고 있다.
그에게 빙의된 안중근의 모습을...



어쩌자고 이런 뮤지컬을 했느냐고...
이 작품을 하고 나서 어떻게 견뎌내려고 하느냐고...
어쩌자고... 어쩌자고... 그예 안중근이 되어버렸냐고
안중근이 되어 조용히 눈물 흘리는 그를 향해
이제 나는 진심으로 묻고 싶다.



실제로 무대 위 그의 육신은 힘겨워 하고 있었다.
안중근의 몸으로, 안중근의 맘으로 결단을 내리고
그 결단을 실행으로 옮겨가면서
숱한 고뇌와 번민들로 160분의 시간동안
그는 실제로 눈에 띄게 점점 야위어갔다.
이토을 저격할 결심을 하며 안중근은 말한다.
"할 수 있습니다! 아니 해내야만 합니다!"
그 결단의 절박함과 간절함에 내 육신 또한 마디마디 아리고 저리다.
"해내야만" 한다니...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라 할지라도 해내야만 한다니...
대사 하나하나가
노래 가사 하나하나가
그대로 날이 선 칼날이 되어 송두리째 가슴팍을 향해 꽃힌다.



안중근 : 류정한 / 이토 : 조승룡 / 설희 : 김선영 / 링링:



전,후막 70분 모든 장면이 다 충격이고 슬픔이고 통곡이다.
자작나무 숲의 단지동맹에서 
어미가 만들어준 눈물같은 수의를 입고 
사형을 집행받던 그 마지막 순간까지...
깊고 깊은 통곡으로
보는 내내 스스로 너무 힘들고 아파 죽을 듯이 힘들다.
특히 안중근의 법정 장면은 끊임없는 눈물을 흘리며 견뎌야만 했다.
(솔직히 고배건데 너무 많이 힘들고 그 이상으로 아팠고 절절했던 장면이다)

< 내가 이토를 죽인 이유 15가지>
 1. 한국의 민황후(명성황후)를 시해한 죄요
 2. 한국 황제를 폐위시킨 죄요
 3. 조약과 7조약을 강제로 맺은 죄요
 4. 무고한 한국인을 학살한 죄요.
 5. 정권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6. 철도, 광산, 산림, 천택을 강제로 빼앗은 죄요
 7. 제일은행권 지폐를 강제로 사용한 죄요
 8. 군대를 해산시킨 죄요
 9. 교육을 방해한 죄요
10. 한국인들의 외국 유학을 금지시킨 죄요
11. 교과서를 압수하여 불태워 버린 죄요
12. 한국인이 일본인의 보호를 받고자 한다고 세계에 거짓말을 퍼뜨린 죄요
13. 현재 한국과 일본 사이에 경쟁이 쉬지 않고 살육이 끊이지 않는데 태평 무사한 것처럼 위로 천황을 속인 죄요
14. 동양 평화를 깨뜨린 죄요
15. 일본 천황 폐하의 아버지 태황제를 죽인 죄

진심으로 "누가 죄인인가?"를 나 역시 감히 그들에게 묻고 싶다...



남겨질 어머니와 가족들을 향한 그의 인간적인 고통과 심정...
그들의 기억속에 부디 자신이 잊혀지게 해달라고 천주께 기도하는 모습.
만일 자신이 성공하게 되서 마지막 순간을 맞게 된다면,
당신께 기도드릴 수 있는 짧은 순간을 허락해달라는 바람.
아프다... 아프다... 잔인하게 아프다...



자작나무 숲에서의 단지동맹처럼
그들의 함성이 잠자는 숲을 깨우듯
어두운 이 세상 깨우는 빛이 되었음을...
어쩔 수 없이 나는 인정하게 된다.
이렇게라고, 이런 방식으로라도
그들이 기억되고 내내 영원한 영웅으로 살아갈 수 있다면...
(내가 감히 이런 걸 바래도 되는 건가.....)

모두가 어울려 사는 지혜.
서로서로 인정하며서 평화롭게 사는 것
서로의 자리를 지키며 조화롭게 사는 것
그것이 "평화"라고 그들은 말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향으로 돌아가길 꿈꿨을까?
비록 내 몸은 그곳으로 돌아가지 못하더라도
고향에 남겨진 이들만이라도 평안하길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꿈꿨을까?
그들이 꾼 꿈으로 인해
지금 내가 여기에 이곳에
이렇게 서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공연을 보게 되길 꿈꾼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아프기를 희망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통곡하길 소원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길 기원한다.

아마도 나는
오랫동안 눈과 맘이
아리고 저릴 것 같다.
그리고 그 아린고 저린 칼날같은 예리함을
가능하다면 오래오래 심장 깊이 꽃아 두고 싶다.
<그날을 기약하며...>



* 사진의 일부는 뮤지컬 <영웅> 공식 블로그에서 퍼왔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09. 9. 22. 13:07
<명성황후>, <몽유도원도>, <겨울 나그네>
좋은 창작 뮤지컬을 많이 발표한 에이콤 윤호진 대표.
그가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맞아 제작하고 있는
대작 뮤지컬 <영웅>
2009년 10월 26일 월요일,
정확히 안중근의거 100주기가 되는 날
그 첫 공연의 막이 오를 뮤지컬 <영웅>



류정한, 정성화, 이희정, 조승룡, 김선영, 이상은, 소냐
출연 배우만으로 심장이 뛰는 작품.
어디로 꽁꽁 숨었나 했더니
류정한 이 사람,
안중근이 되기 위해 지금 또 치열하게 싸우는 중인가보다.
개그맨에서 탈렌트로
마침내는 뮤지컬 배우로
정말 자리를 잘 잡은 장한 배우 정성화.
그 두 사람이 만들어갈 안중근!



사진은 어쩐지 좀 치매노인처럼 나오긴 했지만....
그래도 최고의 배우들과 최고의 기획사가 만들어 낼 작품이니
기대가 가득하다.
그리고 이 두 사람,
가슴이 뜨겁겠다.
몇년 전에 봤던 뮤지컬 <청년, 장준하>가 떠오른다.
그때 장준하를 살아냈던 "서영주"도 그렇게 가슴 뜨거웠었는데...



<뮤지컬 "영웅" 시놉시스>

31살 청년 안중근은 제국익문사의 요원으로 단지서약을 통해 나라를 위해 몸 바칠 것을 맹세한다.
조선에서는 최고내시 김내관이 을미사변을 목격한 명성황후의 마지막 궁녀 설희에게 안중근과 제국익문사들을 소개시켜주며 고종의 비밀자금을 건넨다.
설희는 고급정보를 빼내기 위해 일본으로, 안중근은 독립전쟁을 위해 러시아로 떠난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일본인 형사 와다의 감시와 추격이 불안한 가운데 독립군들의 친구이자 맏형 같은 존재인 중국인 왕웨이와 그의 동생 링링의 식당에서는 어김없이 따뜻한 식사자리가 마련된다.
하지만 그렇게 한 숨 돌린 듯 했던 상황은 무대가 블라디보스토크의 뒷골목으로 변하면서 다시 위기로 치닫고 안중근이 와다의 추격을 피해 연인으로 가장해 링링에게 키스를 하자 링링은 당황하면서도 안중근에게 마음을 뺏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듯 야마카시로 무대를 활보하며 추격전을 펼치는 독립투사들과 일본경찰들의 화려한 연기술과 안무가 선보이는 사이 왕웨이는 고문의 휴유증으로 죽음을 맞이하고 만다.
반면 일본에선 게이샤가 된 설희가 이토의 눈에 들고...
기울어가던 황혼에서 한줄기 빛을 발견한 이토는 설희에게 만주행에 동행해 자신의 시중을 들어줄 것을 권유한다.
러시아에선 대동공보사 최재형을 통해 이토의 만주행을 들은 안중근은 전쟁에서 일본을 상대로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
이토를 암살하는 것만이 세계에 조선이 독립국임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우덕순과 함께 최고의 사격술을 지닌 조도선과 통역을 담당해줄 유동하를 합류시켜 거사를 준비한다.



사격 연습을 하던 안중근과 세 사람 (우덕순, 조도선, 유동하)은 설희의 편지를 근거로 이토의 여행지를 따라 암살을 시도할 것을 계획하고 기차를 타고 어둠을 달려 채가구 역과 하얼빈 역으로 향한다.
거대한 배웅 행렬을 뒤로 하고 일본을 떠난 이토의 만주행 특별열차에서는 잠이든 이토를 살해하려 설희가 단검을 꺼내지만 수포로 돌아가고 설희는 자신의 존재를 깨끗하게 지우기 위해 모든 뒷일을 안중근에게 맡기고 기차 밖으로 몸을 던진다.
이토가 씁쓸한 표정을 싣고 기차는 하얼빈으로 달려간다.
사람들로 북적대는 하얼빈의 거리. 링링은 안중근을 쫓아 하얼빈에까지 온 와다의 총에 안중근을 구하다 대신 목숨을 잃고 그의 품에서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평안하게 눈을 감는다.
어느새 저 멀리 성당의 종소리와 함께 미명이 밝아오고 그렇게 거사일의 아침이 밝으면 하얼빈 역 플랫폼에 얼굴을 드러낸 이토에게 총을 뽑아 겨누는 안중근.
그리고 7발의 총성...





 
* 출연
   안중근 : 류정한, 정성화
   이토 히로부미 : 이희정, 조승룡
   설희 : 김선영, 이상은
           (명성황후의 죽음을 목도한 궁녀 출신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유혹해 암살을 기도하는 여인)
   링링 : 소냐, 전미도
            (안중근을 짝사랑하는 중국 여인)

* 공연 기간 : 2009. 10. 26 (월) ~ 12.31.
* 공연 장소 : LG  아트센터




10월 말,
내가 기다리고 있는 우리 뮤지컬 <영웅>



그리고 내 친구 태희 ...
힘내라 친구야~~~!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