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8. 23. 08:25

<Elisabeth>

일시 : 2013.07.26. ~ 2013.09.07.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대본 : 미하엘 쿤체

작곡, 편곡 : 실버스터 르베이 

연출 : 로버트 요한슨

협력연출 : 박인선

음악감독 : 김문정

출연 : 옥주현, 김소현 (엘리자벳) / 민영기, 이광용 (프란츠 요제프)

        김준수, 박효신, 전동석 (토드)

        이지훈, 박은태 (루이지 루케니)

        김이삭, 노지훈 (황태자 루돌프) / 이정화 (대공비 소피) 외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주)마스트엔터테인먼트

 

샤토드를 봤다.

뒤늦게 추가 오픈한 시야장애석에서.

예상은 했지만 정말 야무지게 깔끔한 시야장애더라.

게다가 토드의 움직임은 완벽하게 포기할 수밖에 없는 2층 오른쪽 가장 구석 자리.

그래도 개인적으론 가격대비(25,000) 만족도는 아주 높았다.

음향도 좋았고 토드를 뺀 다른 배우들의 모습은 아주 잘 보였고

2층이라도 예당은 무대와 가까워 배우들 표정도 자세히 보였다.

김준수 회차뿐만 아니라 모든 회차의 시야장애석을 다 오픈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았다.

 

박은태 루케니와 옥주현 엘리자벳, 민영기는 요제프는

적어도 이 작품에서는 명불허전이 되서 다시 언급하는 게 민망할 정도다.

(박은태는 정말 너무나 제대로, 열심히, 잘 논다.)

그러니 오늘은 김준수 토드만 끄적이는 정도로!

일단, 성량 엄청나다.

초연때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첫 곡을 부르는 순간 소리에 일단 깜작 놀랐다.

것도 무시무시한 고음으로 기를 죽이는 그런 소리가 아니라

오히려 단어 하나하나를 꼭꼭 눌려서 부르는 무게감과 신중함이 느껴지는 소리였다.

그리고 초연때는 섹시하고 인기많은 아이돌(?) 느낌이었는데

이번엔 "뱀"을 떠올리게 할 정도로 사악한 사탄의 느낌이 강했다.

물어뜯는 듯한 야성미도 느껴지고 어딘지 게이같은 느낌도 들고...

확실히 작년 토드와 다른 표현이긴 하다.

좀 성숙해졌다고나 할까!

숨소리와 호흡을 의도적으로 이용한 것도 좋았고

(이거 과하면 "변태" 느낌으로 빠질 우려가 있는데 중도를 잘 찾았다.)

특히나 시선을 끝까지 놓치 않고 계속 끌고 가는 모습에서는 연기자로서의 내공도 느껴졌다.

시야도 훨씬 넓어졌고, 토드라는 역할 뿐만 아니라 작품 전체를 머릿속에 두고 연기하는 게 보였다.

음이 조금씩 플랫됐던 것만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더 좋아진 토드임에는 분명하다.

"죽음은 화가 났어요!"

루케니의 대사가 무슨 뜻인지 제대로 보여준 토드였다.

근데 그 새빨간 입술은 좀...

(예전에 코미디 프로에서 펭귄 분장을 하고 나왔던 심형래가 생각난 건 설마 나혼자뿐일까???)

새로 추가된 토드의 넘버 "사랑과 죽음의 춤 안에"는 박효신 토드때는 가사가 정확히 안 들렸었는데

꾹꾹 눌러 부른 김준수 덕분에 이번엔 재대로 이해했다.

이 곡을 토드의 프롤로그라고 혼자 정의했다.

 

"그림자는 길어지고"는 확실히 루돌프가 약해지니까 작년보다 느낌이 줄었다.

두번 관람 전부 김이삭이었던 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래도 공연 내내 작년의 루돌프들이 그리웠던 건 어쩔 수 없었다.

전동석, 류정한의 "그림자는 길어지고"와 김승대의 "내가 당신의 거울이라면"은 다시 볼 수 있다면...

(이 두 곡,정말 대단했는데...)

앙상블이 약해져서 "밀크"가 충분히 표현되지 못한 것과

"행복은 너무도 멀리에"에서 루돌프의 배가 안 보이는 건 개인적으론 많이 아쉬웠다.

그 배 보면서 참 뭉클했었는데...

(홀로 떠가는 배가 마치 텅 비어버린 엘리자벳의 심경처럼 느껴져었는데)

무대 자체가 바뀐 건 아니지만 배경의 색감이 살짝 변한 것도 아쉽다.

"결혼의 정거장들"에서 루케니가 마리오네트 조정을 안 한 것도 아쉽고...

이렇게 아쉬움이 많은 걸 보니

<엘라자벳>이 내게 특별한 작품이긴 한 것 같다 

이게 다 "나만이 위로하고 자유를 줄 수 있다"고 수없이 말하는 토드 때문이겠지만!

토드의 세계는...

어쩌자고 이렇게 매혹적일까!

 

이 작품의 제목은 확실히 <Tod>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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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끄적 끄적...2013. 1. 28. 09:06

<Rebecca>

일시 : 2013.01.12. ~ 2013.03.31.

장소 : LG 아트센터

원작 : 데임 다프테 뒤 모리에 <레베카>

대본 : 미하엘 쿤체 (Michael Kunze)

작사 : 미하엘 쿤체

작곡 : 실버스터 르베이 (Sylverster Levay)

연출 : 로버트 요한슨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EMK뮤지컬컴퍼니

출연 : 유준상, 류정한, 오만석 (막심 드 윈터)

        김보경, 임혜영 (나) / 신영숙, 옥주현 (덴버스 부인)

        최민철, 에녹 (잭 파벨) / 이경미, 최나래 (반 호퍼 부인)

        이정화(베이트리체), 박완 (프랭크 크롤리)

        선우재덕, 정의갑 (줄리앙 대령) 외

 

어쩌다가 전혀 예정에도 없던 레베카를 보게 됐다.

그것도 다행스럽게 지난번과 캐스팅이 겹치는 배우가 단 한 명도 없다.

(오호라, 비교 살짝 할 수 있겠다~~ ^^)

과장됨없이 우직하게 직구로 승부하는 오만석의 막심이 좀 궁금하기는 했었다.

그리고 호평을 세레모니를 받고 있는 옥주현 댄버스도.

 

오만석 막심,

노래는 좀 약한 편이이지만

예상했던 그대로 우직하게 감정선을 잘 따라가면서 연기했다.

댄버스의 넘버 못지않게 변조와 리듬 변화가 많은 막심의 넘버가 아무래도 그에게는 조금 벅찼던 모양이다.

소위 말하는 삑사리도 여러번 났던 것 같다.

그래도 2막 보트보관소 장면에서의 연기는 정말 좋았다.

흔들리는 눈빛과 급변하는 감정의 변화를 오만석답게 잘 표현했다.

딕션 역시나 예술이었고!

(이 장면에 나오는 막심의 그 긴 넘버, "칼날 같은 그 미소"가 정말 어려운 노래구나 다시 한 번 절감했다.)

임혜영 나와 나란히 있는 서 있는 모습은 카차이가 별로 안나서 그런지 별로 이뻐보이지 않는다.

그냥 동년배 친구처럼 느껴져서...

류정한 막심을 보면서도 너무 젊게 설정된 게 아쉬웠는데

오만석 막심은 그 정도가 더 심하다.

원작에서는 나와 막심과의 나이 차가 상당히 많은 걸로 나오는데

우리나라 라이선스 공연에서는 그런 느낌이 전혀 없다.

라이선스에서도 설정은 그게 맞는 것 같은데...

왜냐하면 막심의 넘버에 분명히 나온다.

"넌 너무 어려...." 라는 부분이!

(중후한 느낌의 막심은 오로지 유준상에게만 기대해야 하는 건가!)

 

옥주현 댄버스.

세간의 칭찬처럼 잘한다.

그러나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다.

<엘리자벳>에서 루돌프의 관을 부여잡고 통곡하던 장면을 기억한다면

그 장면의 목소리 그대로 옮겨온 게 옥주현 댄버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이게 발란스가 영 안맞는게, 

얼굴 이쁘고 몸매도 좋고, 대사할 때 목소리도 젊은 댄버스가

기이하게도 노래할 때만 목소리에 나이든 티를 사정없이 팍팍 낸다.

그런 설정이 음산하고 으스스하긴하다.

흡사 다중인격같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옥주현이 표현하는 댄버스라는 인물은 명백히 스릴러의 주인공 맞다!

"내가 조선의 왕후다"가 아니라 "내가 레케카다!"

뭐 대략 이런 느낌이다.

그래서 보는 내내 난감했다.

우리나라 라이선스에서는 아무래도 댄버스를 너무 강력하고 너무 쎄게 표현한 것 같다.

주종이 완전히 뒤바뀐 느낌이 드는게 영 찜찜하다.

레베카에 대한 신앙에 가까운 댄버스의 충성심이 느껴지지는 게 아니라

조물주가 창조물에 대해 갖는

일종의 궤도이탈된 소유권 주장 같은 게 느껴진다.

(이런 표현... 나도 참 어이 없다!)

 

임혜영 나는 너무 밋밋해서 존재감 자체가 흐려진다.

하긴 이렇게 막강한 조물주 앞에서 어느 누가 기를 펼 수 있을까!

(여러모로 이 작품의 진정한 피해자 되시겠다!)

최민철 잭 파벨은 에녹처럼 화려한 퍼포먼스로 이 작품을 쇼뮤지컬화 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스러웠다.

(에녹의 표현이 내겐 또 다른 스릴러였는데...)

예전에 비해 살이 좀 붙은 게 느끼히고 간사한 느낌을 더 살려주는 것 같다.

(그런데 좀 빼셔야 할 듯... 그러다 둔한 느낌으로 둔갑할 것만 같은 우려가...)

이경미 반 호퍼 부인은 역시나 물 만난 고기라 뭐 달리 할 말도 없고

줄리앙 대령 정의갑도 목소리 톤과 연기 다 괜찮았다.

(이 사람 앞으로 공연 무대에서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확실히 이 작품은,

댄버스와 막심에 의해 호불호가 좌우되는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다행히 첫번째 관람보다는 호(好)쪽으로 기우는 것 같다.

나도 참 이상은 하다.

별로 좋은 소리 안 썼는데 호(好)쪽으로 기울었다고 말하니...

암튼 그렇다!

어느틈에 내 취향의 개스팅도 확실히 만들어고!

2차 티켓오픈이 되면 유심히 살펴봐야겠다.

"류정한-신영숙-김보경-최민철" 캐스팅이 있는지를.

없으면 미련없이 PASS~~!

 

* 29일에 "류정한-옥주현-김보경-에녹"으로 세번째 관람이 예정되어 있다.

   엘리자벳이 환생한 옥댄버스 때문에 벌써 걱정이다.

   제발 이것 하나만 그녀가 기억해준다면 감사하겠다.

   당신은 결코 "레베카"가 아니라는 사실을!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2. 10. 30. 08:30

어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제 18회 한국뮤지컬대상 시상식이 열렸다.

원래 SBS에서 생중계를 할 예정이었는데

우천으로 연기된 한국시리즈 경기 중계로 생중계가 취소됐다.

오늘 저녁에 SBS에서 녹화방송을 해준다는데 아무래도 현장감을 기대하긴 어렵게 되버렸다.

그래도 <어쌔신>과 <아이다>팀 공연이 궁금해서 챙겨보긴 할 것 같다.

후보자가 공개되고 나름대로 점을 쳐보긴 했는데

이번엔 많이 빗나갔다.

수상자가 되면 물론 배우로서는 영광이겠지만

어째 요즘은 수상의 의외성이라는 게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남녀주연상은 <엘리자벳>의 토드 김준수와 엘리자벳 옥주현이 수상했다.

옥주현은 예상했던 건데 김준수는 조금 의외다.

토드보다는 오히려 루케니가 남자주인공에 가깝지 않나?

이번엔 <닥터 지바고> 조승우와 <두 도시 이야기> 류정한의 싸움이 되지 않을까 예상했었는데...

김준수가 뮤지컬 무대에 서는 동안은 남우주연 후보에 거의 고정이겠다 싶다.

게다가 3년 연속 인기스타상까지...

(이러다 인기스타상이라는 게 1인 독점 수상이 되는건 아닐지...)

그렇다고 열심히 하는 김주수한테 열심히 하지 말라고 할 수도 없고.

그래도 김준수는 뮤지컬 무대에 설 때는 적어도 아이돌 가수는 아닌 것 같아.

욕심이 보이고, 무대를 채우고 꽉 채우고 싶은 열망이 보인다.

조금 더 나이를 먹으면 배우로서 김주수의 진면목이 더 잘 보이지 않을까 예상된다. 

 

<두 도시 이야기>의 카이가 예상대로 남자신인상을 받았고

(찰스 다네이 역을 정말 잘해냈다. 하모니와 발란스도 너무 좋았고...)

남우조연상은 <두 도시 이야기>의 정상훈을 예상했는데 역시나 <라카지>의 김호영을 이기진 못했다.

하긴 이 역할을 김호영만큼 할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넥스트 투 노멀>의 딸래미 오소연의 수상은 좀 찡해지는 느낌이었다.

참 좋은 배우고, 성실하한 배우 오소연!

 

수상자의 이력을 보니.

6명 중에 팝페라 가수 카이를 포함해서 가수 출신들이 무려 4명이다.

가수가 본업인 사람도, 뮤지컬 배우가 본업에 가까운 사람도 있지만

어째 좀 씁쓸하고 답답해진다.

특히나 주연 캐스팅은 갈수록 가수들의 영역은 넓어지고

뮤지컬 배우들의 영역은 더 좁아질 것 같다.

뭔가 좀 변해야 하지 않을까???

(참 오지랍 넓게 별 걱정을...)

 

<제 18회 한국 뮤지컬 대상 수상자>

 

남우주연상 : 김준수 (엘리자벳)

여우주연상 : 옥주연 (엘리자벳)

남우조연상 : 김호영 (라카지)

여우조연상 : 오소연 (넥스트 투 노멀)

남우신인상 : 카이 (두 도시 이야기)

여우신인상 : 아이비 (시카고)

인기스타상 : 김준수, 김선영

연출상 : 서재형 (왕세자 실종사건)

극본상 : 오미영 (식구를 찾아서)

음악상 : 윌 애런슨 (번지점프를 하다)

무대미술가상 : 민경수 (두 도시 이야기)

안무상 : 서병구 (라카지)

앙상블상 : 라카지

베스트창작뮤지컬상 : 왕세자 실종사건

베스트외국뮤지컬상 : 라카지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9. 24. 08:18

<A Tale of Two Cities> 

일시 : 2012.08.24. ~ 2012.10.07.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찰스 디킨스

대본, 작사, 작곡 : 질 산토리엘로

연출 : 한진섭

음악감독 : 김문정

제작 : (주)비오엠코리아

출연 : 류정한, 윤형렬 (시드니 칼튼)

        전동석, 카이 (찰스 다네이)

        임혜영, 최현주 (루시 마네트)

        김도형 (마네트 박사)

        이정화, 신영숙 (마담 드파르지)

        이종문 (어니스트 드파르지)

        정상훈 (존 바사드), 박성환 (제리 크런처)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네번째 관람.

이 작품은 고전적이고 장엄하며 동시에 선하고 착하다.

가만히 보고 있으면 마음 한구석이 조용히 정화되면서 일종의 씻김굿을 한 듯한 후련함과 맑은 비움이 느껴진다.

Heart to Heart

모든 걸 그저 놓고 순수하게 교감하면서 마음으로 본다는 건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작품.

적어도 내게는 참 장하고 참 착한 작품이다.

그래서 나는 또 눈을 뗄 수가 없다.

 

다른 건 다 빼고 오늘은 맘에 오롯이 담긴 넘버 이야기를 해보련다.

"You'll Never Be Alone"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를 만나서 부르는 루시의 노래.

최현주 루시의 음색은 떨렸고 그리고 조심스러우면서도 맘속에 오래 담아놓은 그리움을 그대로 꺼내놓는다.

루시는 그동안 참 아팠고 외로웠지만 정말 잘 견디며 자랐구나.

이 곡을 들으면서 나는 혼자 견뎌낸 루시의 아픈 성장기가 한번에 읽히는 느낌이었다.

또 다른 떨림의 노래 "Without a Word"

앞의 노래에서 루시의 과거를 읽었다면 이 노래에서는 미래를 읽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노래를 부르는 최현주 루시는 온 몸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무시무시하다.

한 곡 안에 상승하는 감정의 변화를 너무나 잘 표현했다.

사랑받는 아름다운 여자가

아내로써, 엄마로써 모든 건 지키고 감내하겠노라 다짐하는 모습은 참 숭고하고 눈물겹다.

최현주 루시는...

감정표현이 정말 아름답다.

그녀가 루시를 표현하는 게 아니라 그녀 자체가 정말 루시같다.

참 대단한 배우다. 최현주는!

 

전동석 다네이와 김도형 마네트 박사의 "The Promise"

아내와 연인을 생각는 두 사람의 심정이 참 절묘하게 교차되는 노래다.

서로의 목소리톤도 상당히 잘 어울리고 뭐랄까 뭔가 따듯하게 보듬는 느낌이랄까?

전동석은 프리뷰 공연때보다 훨씬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서 관람이 즐거웠다.

전동석은 김도형과의 듀엣곡과 솔로록이 시드니나 루시와의 듀엣곡보다 개인적으로 훨씬 듣기 좋다.

특히 Gabelle의 편지를 받고 다시 프랑스로 돌아갈 것을 결심하는 노래 " I Always Knew "는 정말 최고다.

감정표현이 점점 좋아져서 이 녀석의 "젊은 베르테르 슬픔"이 조금씩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Let Her Be a Child"는 깊은 고뇌를 표현하기에 아직 전동석의 나이와 경력이 너무 젊다.

목소리는 참 좋은데...

솔직히 한 번도 이 녀석에게 가능성을 본 적이 없었는데

<엘리자벳>과 <두 도시 이야기>를 보고 난 뒤에는 10년 뒤가 참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점점 뮤지컬 배우로 제대로 만들어지고 있는 중인것 같다.

 

류정한 시드니 칼든.

세번째 류시드니 관람이었는데 점점 감성적으로 완숙해지고 뭐랄까 그윽해졌다.

액팅과 대사가 아니라 감성 자체로 무대를 채운다는 건 또 얼마나 고되고 힘든 일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류정한 시드니는 내게 새로운 기쁨과 충만함을 안겨줬다.

"Reflection"

꼭 사춘기 소년 같았다.

진심으로 좋아하지만 좋아한다고 말도 못하고 일부러 아닌 척하면서 혼자 부정하는 모습.

결국은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체념하는 모습.

순수하면서도 어리석은 사춘기 소년의 모습 그대로였다.

"I Can't recall"

환희와 기쁨이 가득찬 자심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는 모습.

과연 사람이 일생에서 몇 번이나 자신의 감정을 이렇게 그대로 100% 드러낼 수 있을까?

이 노래는 시드니 인생의 반전이 시작되는 아주 결정적인 노래다.

류정한은 보고 있는 사람마저도 참 벅차오르게 만들만큼 이 한 곡에 이 모든 간정의 변화들을 담았다.

사춘기 소년에서 아예 순진무구한 아이로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다.

불혹을 넘긴 배우가 보여주는 순수한 모습은 감동적이었고 신선했다.

"If Dreams Came Ture"

사랑하지만 가질 수 없는 여인을 다른 남자에게 보내야만 하는 시드니의 심정.

그 여인의 곁에서, 그 여인의 행복을 지켜보며 절망하고, 분노하고 그리고 인정하는 모습.

기쁨과 환희에 찬 다네이와 쓸쓸하고 아련한 시드니의 목소리는 서로 대비되면서도 절묘한 하모니를 이룬다.

(남자들의 듀엣, 황홀할만큼 정말 멋지다!)

"Let Her Be a Child"

개인적으로 이 작품에서 제일 감동적는 노래.

어린 루시의 자장가에 이어지는 시드니와 찰스의 듀엣곡.

가사도 너무 가슴 아프고 멜로디로 그렇고, 두 사람의 음색도 너무 아프다.

같은 기도를 하고 있지만 다른 선택과 결심을 하는 두 사람.

이 노래 때문에 얼마나 여러번 가슴이 무너졌던지...

시드니는 이 노래는 혼자만의 정화(淨化)와 결단의 의식이었다.

참 아픈 노래지만 그래서 더 아름다운 노래다.

 

칼튼의 편지에서 이어지는 처형 장면.

재봉사 클로단의 노래는 일종의 평온이고 안식이다.

진심으로 모든 걸 놓고 평온해질 수 있었다.

그건 체념이나 좌절이 아니라 완성과 이룸의 완결이었다.

어쩌면... 어쩌면...

정말 사랑이라는 게 불가능을 가능케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 사람을, 그의 주변을 위해서 내 모든 걸 다 버릴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스스로 선택한 시드니의 죽음은 단지 한 여자를 위한 희생은 아니었다.

"또 그녀의 딸과 그녀의 가족을 위해서..."

이런 삶...

불가능한 이 삶을 어쩌자고 다시 꿈꾸고 싶어진다.

위험한 삶을 기대하게 한다.

비록 잠깐의 시간 동안만이라도...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2. 6. 5. 13:53

어제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오만석의 단독 사회로 제 6회 뮤지컬 어워즈가 열렸다.

케이블 TV에서 생방송으로 생중계를 해서 런링머신 위에서 두 시간 가량을 폭풍 시청했다.

(덕분에 지금 다리가 심하게 후달거린다.)

예상대로 조강현이 남우신인상을 조승우, 옥주현이 남녀주연상을 수상했다.

개인적으로 <닥터 지바고>라는 공연의 질과 호불호, 흥행 여부을 떠나

이 작품으로 조승우가 남우주연상을 받기에는 그 역할(?)이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조승우 아니었으면 총제적 난국의 <닥터 지바고>는 엄청난 재앙의 난파선이 됐을테니까...

라이센스 뮤지컬 <엘리자벳>이 8관왕을,

창작뮤지컬 <셜록홈즈>기 5관왕을 차지했다.

LEHI의 집념있는 선전과 지조(?)에 큰 박수를 보낸다.

두번째 <셜록홈즈> 이야기도 올해 공연될 예정이라니 또 한 번 기대를 해봐도 괜찮을 듯.

창작뮤지컬 활성화에 레히가 공헌한 부분을 무시하진 못할 것 같다.

덕분에 올 해에 창작 뮤지컬이 꽤 많이 공연됐다.

<파리의 연인>, <막돼먹은 영애씨>, <커피프린스>, <풍월주>, <블랙메리포핀스>를 필두로

7월 공연을 앞두고 있는 <번지점프를 하다>와 <콩칠팔 세삼륙>까지.

이젠 K-pap처럼 우리나라 창작 뮤지컬이 동남아로 진출할 때도 멀지 않았지 싶다.

시상과 상관없이 뮤지컬배우들이 전체적으로 신나고 즐겁게 무대를 즐긴 것 같다.

너무 격식없이 자유분방했노라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보면서 참 좋았다.

무엇보다 그들을 위한 축제가 아닌가 말이다!

수상 소감들도 너무 솔직하고 재미있었다.

평생 출 춤을 <조로>의 이네즈를 하면서 다 춘 것 같다던 김선영.

안티팬이 많이 생길 것 같다며 김준수에게 미안해하던 조승우.

그래고 케이블엔 시상식 자체가 없어서 6년동안 <막돼먹은 영애씨>를 하면서도 단 한 번도 상을 타 본 적이 없었다는

개그멘 김현숙의 한맺힌(?) 수상 소감도 인상적이었다.

 

매번 이런 시상식이 개최될 때마다 잡음이 많았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래도 올 해엔 별로 그런 소리도 많이 들리지 않는다.

나눠먹기식의 수상도 아니었던 것 같고...

시상내역도 대폭 줄긴 했지만 내실은 조금 더 괜찮아진 것 같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창작뮤지컬 부분이 없어진 건 좀 서운하다.

아직까지는 엄청난 자본의 외국 라이센스 뮤지컬과 싸우기에는 창작 뮤지컬의 힘이 약한 것 같아서...

그래도 <셜록흠즈>는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요즘 대학로에 나가봐도 좋은 창작 공연들이 참 많아졌다.

아마도 내년 제 7회 뮤지컬 어워즈에서는 창작품의 선전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기대된다. 

힘내라! 우리 뮤지컬! 

 

 ◇ 제6회 더 뮤지컬 어워즈 수상자(작)

▶ 올해의 뮤지컬 - 엘리자벳
▶ 올해의 창작뮤지컬 - 셜록홈즈
▶ 연출상 - 노우성(셜록홈즈)
▶ 남우주연상 - 조승우(닥터지바고)
▶ 여우주연상 - 옥주현(엘리자벳)
▶ 남우조연상 - 박은태(엘리자벳)
▶ 여우조연상 - 김선영(조로)
▶ 남우신인상 - 조강현(셜록홈즈), 지현준(모비딕))
▶ 여우신인상 - 김현숙(막돼먹은 영애씨)
▶ 작곡작사상 - 최종윤·노우성(셜록홈즈)
▶ 극본상 - 노우성(셜록홈즈)
▶ 안무상 - 정도영(스트릿 라이프)
▶ 음악감독상- 김문정(엘리자벳)
▶ 무대상 - 서숙진(엘리자벳)
▶ 의상상 - 한정임(엘리자벳)
▶ 조명상 - 잭 멜러(엘리자벳)
▶ 음향상 - 송대영(엘리자벳)
▶ 인기스타상 - 김준수·김선영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12. 5. 05:50
조승우, 최재웅, 조정은, 김선영 캐스팅으로 초반에 한 번 봐서
이번에는 조승우를 제외한 다른 캐스팅으로 다시 한 번 <Zorro>를 봤다.
먼저 뮤지컬 전용 극장이라는 블루스퀘어의 열악한 환경에 경의로운 감탄을 보낸다.
결국 뼈마디가 노곤하고 허리가 아파 3시간이 넘은 이 공연을 다시는 못 보겠다 결정했다.
사실 예매한 날짜가 두 개 더 있는데 취소했다.
이번 관람도 수요일 낮공연 20% 할인이라는 떡밥만 아니었으면 눈도 주지 않았을거다.
초반에 1층 VIP에서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을 봤었다.
그래서 이번엔 일부러 전체적인 조망을 보려고 2층에서 관람했다.
S석에서 봤는데 이 자리가 <엘리자벳>에서는 R석으로 둔갑해서 나왔다.
(조만간에 전석의 VIP화 내지는 전석의 R석화가 되지 않을까 싶어 씁쓸하다)
인터미션 시간에 어르신 한 분이 고함을 치셨다.
"사람은 다니게 만들어야 할 것 아니야!"
공감 백배다.
한 사람이 이동하려면 그 줄의 모든 사람이 자동으로 일어나야 한다.
오랜 시간 관람해야 하는 관객들에게 허리 한 번 펴주게 하려는 세심한 배려라 눈물겹다.
그러다보니 본의 아니게 아주 화기애매한 신체접촉이 발생한다.
1층은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2층은 왠만한 친밀도를 넘어서는 빽빽한 간격이다.
낯선 사람도 없던 정도 절로 생기겠다.
마른 체격인 나도 여러모로 불편하고 민망한데 체격 있는 사람들은 3시간 동안 고역이겠다 싶다.
내 돈주고 뭐하나 싶기도 하고...



일단 초반에 봤을때보다 배우 조승우의 힘이 너무 많이 딸린다.
노래와 대사는 그런데로 괜찮은데
액션은 솔직히 좀 심각한 수준.
재빠르고 영리한 여우(zorro)의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말할 수 없겠다.
솔직히 보는 내가 다 숨이 찬다.
그러다보니 대역과의 몸놀림 차이가 너무 눈에 띄게 많이 난다.
결투 장면도 너무 느슨하고 약해졌다.
헉헉대는 조로를 친절하게도 기다려주는 병사들의 웃지 못할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무지 힘들거라는 거 충분히 이해는 된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띠가 나니까 좀 ㅠㅠ;;)
박건형이나 김준헌 조로가 지금 어떤 모습일지는 모르겠지만
조승우 조로의 현재 모습은 그렇다.
그래도 노래는 초반에 봤을 때보다 훨씬 더 감정이 실려 있다.
깨알같은 깨방정도 너무 과하지 않게 잘 조정하는 것 같고
대사의 감정전달은 정말 탁월한 것 같다.



구원영 루이자는 배꼽친구같아 보이지 않고 좀 연상처럼 느껴진다.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코믹한 조연을 많이 해서 그런지 성장한 루이자의 모습이 어쩐지 어색하다.
(어릴적 모습도 순수함보다는 반푼이에 가깝다)
워낙에 이 역에 잘 어울리는 조정은의 루이지를 먼저 봐서인지도 모르겠지만
대사, 노래, 감정 등이 왠지 다 조금씩 어긋난다.
그녀의 강한 "ㅅ" 발음도 귀에 거슬리고...
문종원 라몬은 많지도 않는 노래가 가사 전달이 안타깝게도 전혀 안 된다.
<아이다> 이후의 모든 작품에서 <아이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재웅의 라몬도 이해가 어려웠는데 문종원의 라몬은 이해 불가다.
이렇게 눈과 목소리에 힘을 주다가는 딕션을 깡그리 잃어버릴 수 있겠다 싶다.
딕션이 불확실한 배우라... 그건, 좀...
이영미 루이자.
어쩔 것인가!
김선영의 루이자를 먼저 봐버린게 문제지!
한때 이영미가 김선영보다 무대에서 더 여우같았고 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었다.
그런데 지금은 완전히 역전이 된 상태!
심지어 춤까지도...
목소리에 힘을 조금 빼고 템포도 반 박자 좀 느리게 하면 더 좋지 않으까 오지랍넓은 생각을 자꾸 하게 된다.
(자주 그녀에게 텔렌트 전원주 아줌마가 오버랩된다. ^^;;)



이제 점점 이런 류의 조연 캐릭터로 자리를 잡아가는 배우 박성환.
감기가 심한 것 같은데 자기 몫을 정말 충실히 잘 해내는 것 같다.
이 작품에서 배우 박성환이 감당하는 몫이 점점 커지는 느낌이다.
원캐스팅이라 참 힘들텐데... (솔직히 안스럽다)
개인적으로 1층보다는 2층에서 보는 걸 권해주고 싶다.
춤을 보기에도 조명의 변화를 보기에도 2층이 훨씬 좋다.
말많은 3층에서도 한 번 볼까 싶었는데
어쨌든 <Zorro>는 이걸로  끝이다.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다.
휴~~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11. 21. 00:04

<연애시대>

부제 : 헤어지고 다시 시작된 그들의 연애
일시 : 2011.09.23. ~ 2011.12.31.
장소 :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출연 : 김영필, 주인영, 이상혁, 김나미, 정선아, 김태근
원착 : 노자와 히사시
각색 : 김효진
연출 : 김태형


요즘은 연극이 참 좋다.
점점 가벼워지고 코믹해지면서 엄청난 물량공세와 스펙타클한 무대효과에 힘을 쏟는 뮤지컬에 눈이 피곤했나보다.
지금 현재도 기대했던 뮤지컬 <엘리자벳>의 가격대를 보고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중이다.
VIP석을 넘어 생전 듣도 보도 못한(이런걸 듣보잡이라고 해야하나?) D-class라는 좌석이 탄생했다.
가격은 무려 15만원!
그것도 금,토,일 주말에는 16만원이란다.
이제 대작 뮤지컬은 돈 좀 있는 사람들만 즐기는 상류층의 진정한 귀족문화로 탈바꿈하려나보다.
항간에는 D-class의 "D'가 대박의 준말이라고 비아냥거린다.
불매운동 하자는 말도 있고...
(EMK의 엄청나게 창의적인 high-class 정신에 경의흘 표하는 바이다)
어쨌든 샛길로 빠지긴 했지만 점점 뮤지컬을 본다는게 여러모로 무서워진다.



연극 <연애시대>
예전에 우리나라에서 손예진, 감우성 주연의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었다.
본 적은 없지만 꽤나 인기가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2권으로 된 소설은 꽤 오래전에 읽었다.
원작자 노자와 히사시는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 작가이자 TV 미스터리 극본가였다.
투박하고 뭉뚝하게 생긴 사람이 어떻게 이렇게 감성적이고 세심한 글을 썼을까 궁금했다.
그러나 더이상 그 이유를 알 길은 없어졌다.
일본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기이기도 한 그가 2004년 6월 자택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에...
뭐가 그를 못견디게 했을까?
로맹 가리처럼 문학적으로 모든 걸 이뤘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정리해버린건가?
글쓰는 사람의 죽음, 특히 그게 스스로 선택한 자살이라면.
어쩔수없이 명치끝이 오랫동안 묵직해진다.
이런 연애시대를 꿈꾼 사람이 왜?



도망치는 남자 리이치로(김영필),
그리고 싸우는 여자 하루(주인영).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해서 결혼했고 아이를 가졌다.
그러나 그 아이는 살아서 태어나지 못했다.
아기가 사산된 날, 남편은 아내 곁을 지키지 않았다.
(사실 남편은 그날 밤 사산된 아이와 함께 있었지만 아내는 그 사실을 모른다)
도망친 남편때문에 아내는 싸우게 됐을까?
남편은 아내와 싸우지 않으려고 도망쳤을까?
두 사람은 헤어졌다.
그리고 속마음을 숨기면서 서로에게 끝없이 빈정대면서
다시, 아니 계속 사랑하고 그리워하면서 서로를 지켜보고 바라본다.
헤어지고 나서야 비로소 너그럽게 서로를 배려하게 된 두 사람.
이런 줄거리... 사실 신물 제대로다.
하지만 이 연극은 그렇지 않다.
절대 신물 따위 나지 않는다.
두 시간동안 푹 빠져서 이 신물나는 뻔한 신파를 나는 아름답고 황홀하게 지켜봤다.
연출, 배우, 무대, 극의 전개가 전체적으로 잘 짜여졌다.
배우들의 감정 연기와 몰입이 한 순간도 흐트러지지 않는다.
오랫만이다.
6명의 등장인물이 이렇게 완벽하게 무대를 채우는 모습을 목격한 건!
마치 2인극에서나 가능할 그런 집중력이고 몰입이다.
이 연극.
괜찮다. 따뜻하고 다정하다.
툭툭 치고 받는 대사들도 살아있다.
주인공 김영필, 주인영이 11월 중순까지 공연하고 다른 팀이 들어간다기에
서둘러 챙겨봤는데 놓쳤으면 많이 아쉬웠을 뻔했다.
<뷰티플 선데이>의 정선아도, <청춘, 18대1>의 김나미도 배역에 참 잘 어울렸다.
정말 오랫만에 괜찮은 연극배우들이 만든 꽉 찬 빈틈 없는 연극을 만났다. 
풍요로운 포만감에 온 몸이 나른해진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게 "연애"란다.
절대적으로 맞는 말이다.
그러나 연애를 하는 사람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싸우는 걸 두려워하지 말 것!
함께 싸우면서 그렇게 알아가면서 또 다시 싸우면서...
그리고나면 시간이 더 많이 흐른 뒤 정말 이런 말을 하게 될지 모른다.
"함께 늙을 수 있어서 참 좋다!"
이럴 수 있다면,
그 사람이 누구든, 어떻게 살았든
참 제대로 살았다.

이 연극은 오래 고민중인 내게 선택을 남겼다.
고맙다.
충분히 도움이 됐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