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트'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0.10.29 빈익빈? 부익부?
  2. 2009.01.10 달동네 책거리 22 :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1,2>
그냥 끄적 끄적...2010. 10. 29. 06:30
기사를 봤다.
군대를 제대한 조승우가 복귀작으로 선택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출연료에 대한 기사를.
회당 1,800 만원!
전체 14억 4천만원!
엄청난 고가의 출연료가 될 것이라고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솔직히 이 정도일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금액보다 더 놀랐던건
오디컴퍼니 신춘수 대표가 이렇게 정직(?)하고 투명(?)하게 배우의 출연료를 공개할 줄은 몰랐다.
"조승우 효과" 라는 스타 마케팅이 일부러 돈을 들여 가며 해야하는 마케팅조차 필요없게 만들기 때문이란다.
어쩌면,,, 어쩌면 ...
이것도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을 노렸던 걸까? 
적정성에 대해 묻는 질문에 애궃은 시아준수의 <모차르트> 출연료까지 들먹인 것은
확실히 신사적이지 못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사아준수는 회당 3,500 만원을 받기도 했다며 조승우의 출연료는 적정하다라는 신춘수의 발언!
자신이 출연하는 1차 공연 14회분을 15분만에 완벽하게 매진시킨 조승우!
그것도 예매 사이트까지 마비시킨 걸 보면 그 출연료는 신춘수 대표의 말처럼 확실히 적정한 금액일수 있겠다.
(그 이상을 받는데도 할 말은 없다)
그런데 그걸 꼭 이렇게 친절하게 공개했어야 했을까?
오디 대표는 왜 굳이 "친절한 춘수씨"가 되어 여러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었을까?



...... 지난 23일 군을 제대한 조승우가 같은 뮤지컬에 출연하는 A급 배우 출연료와 무려 36배 차이가 나는 출연료를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제작사 오디뮤지컬 컴파니의 신춘수 대표는 28일 오후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조승우의 회당 출연료 및 이유 등을 밝혔다.
신 대표는 "조승우의 개런티가 회 당 1800만 원이 맞다"며 "하지만 뮤지컬이 끝난 후 받는 전체 액수는 모르겠다. 배우들의 컨디션에 따라서 스케줄을 조율하기 때문에 전체 횟수는 조승우의 컨디션과 스케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대표는 조승우에게 고액 출연료를 제시하게 된 계기로 "회당 매출이 1억 5000만 원정도 나온다. 미국 같은 경우와 비교해도 회당 15~20% 정도 스타가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에 다른 뮤지컬 배우들의 출연료를 묻는 질문에 신 대표는 "여배우 포함해 A급 뮤지컬 배우는 회당 50만 원에서 400만 원까지"라고 답했다.
뮤지컬 배우들이 느끼는 위화감이 크겠다는 지적에 그는 "스타 마케팅이 매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 티켓이 판매되는 것 역시 '조승우 효과'를 보는 것"이라 견해를 밝혔다.
신 대표는 "(뮤지컬 배우가 아닌) 외부 스타의 경우 회당 700만 원 이상, 뮤지컬 스타는 회당 50만∼400만 원 받는다는 것이 뮤지컬 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뮤지컬 '모차르트!'에 출연한 시아준수는 회당 3천500만 원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스타 캐스팅과 높은 출연료 때문에 그동안 제작비와 티켓 가격이 동반 상승해왔다는 점을 인정하고 배우들에게 무분별하게 많은 출연료를 주는 것도 비판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승우의 경우 실력과 티켓 파워를 높이 평가해 회당 1천800만원에 계약했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조승우가 출연하면 마케팅과 광고 비용이 상대적으로 줄기 때문에 조승우의 출연료가 바로 제작비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



기사의 내용이다.
같은 뮤지컬에 출연하는 A급 배우 출연료와 36 배의 차이!
이렇게 언급했으니 또 이 배우가 류정한이라는 것도
그가 회당 500만원의 출연료를 받게 된다는 것도 아주 친절하게 밝혀진 셈이다.
뮤지컬계에서 배우 류정한은 티켓파워도 그렇고 실력도 그렇고 확실히 독보적인 존재다.
일반 뮤지컬 배우들은 그가 받는 출연료도 일생의 꿈이고 환상이고 동경이고 목표다.
내가 꼭 그의 팬이라서가 아니라 이렇게 비교대상으로 등장한다는 게
어쩐지 자신이 제작하는 작품에 출연하는 다른 배우들에 대한 예의는 아닌 것 같다.
굳이 자본주의 원리를 그대로 드러내야 했을까?
<코러스라인>에 출연했던 배우 A는 아내의 출산을 앞두고
밀린 출연료를 받기 위해 제작자를 찾아갔다가 망치로 봉변을 당하기도 했는데... 
뮤지컬계에서 제작사와 배우간의 출연료에 대한 잡음은 심심치 않게 나웠던 부분이다.
배우가 밀린 출연료 때문에 무대에 서지 않아 기사가 되기도 했고
앙상블들은 거의 돈이 지급되지 않는 게 일반적이기도 했다.
<지킬 앤 하이드>야 출연만 하게 된다면 그 이후 배우로써 탄탄대로가 열리는 엘리트 코스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출연료와 상관없이 출연만해도 좋겠다고 말하는 배우들도 많다.
거기다 모든 남자 배우들이 꼭 하고 싶어하는 꿈의 배역!
어떻게 생각하면 독이기도 하고 약이기도 한 이중적인 배역이다.
그야말로 "지킬 앤 하이드"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에서의 조승우의 연기는,
한마디로 지독하게 섬세하다.
목소리 톤과 표정, 손끝 하나까지도 신비주의가 느껴질 만큼 탐미적이다.
지금껏 20번도 넘게 이 뮤지컬을 봐왔는데
1막의 이사회 장면에서의 치열함이나 
2막의 dangerous game과 confrontation은 누가 뭐래도 조승우의 연기가 압권이다.
지킬로 상벽을 이루는 류정한도 조승우만큼 디테일에 섬세하지는 않다.
2004년 초연부터 시작해서 매번 공연될 때마다 빼먹지 않고 봤던 공연이라
<지킬 앤 하이드>는 내게도 특별한 느낌과 감동, 애착을 갖게 하는 작품이다.
그래서 매번 티켓값에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도 예매를 하게 되는지도...
(가끔은 내가 정말 끔찍한 약쟁이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
그래도 초연때 오디토리움에서 공연될 때는 지금처럼 티켓전쟁이 치열하지는 않았었는데...
우리나라에 뮤지컬 붐을 만든 게 2002년 <오페라의 유령>이라면
폭발적인 대중화를 선도한 건 확실히 <지킬 앤 하이드>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배우 조승우가 있었다는 건 누구라도 반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긴 하다.
아마도 그가 <지킬 앤 하이드> 초연을 공연하지 않았다면 지금같은 빅히트작이 될 수 있었을까?
작품이 워낙 좋고 뮤지컬 넘버도 아름다워서 기본적으로 흥행에 실패하진 않았겠지만 
그 앞에 "폭발적"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는 도저히 없었으리라.
이런 모든 걸 따져보면 회당 1,800 만원의 출연료는 신춘수 대표가 말한 적정가가 확실히 맞다.
굳이 공개를 하지 않더라도 대부분은 사람들은 조승우가 엄청난 출연료를 받으리라 예상하고 있었다.
어쩌면... 어쩌면...
"~~~카더라" 통신처럼 그냥 소문으로만 알고 있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적정"이라는 단어를 충분히 이해함에도 불구하고
뮤지컬을 사랑하는 관객 입장에서 씁쓸한 기분이 드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다.
제작자와 대중의 시선은 다른건가?
그래도 이번 출연료 공개는 아무래도 신춘수 대표가 신사답지 못한 행동을 한 것 같다.
작품에 출연하는 다른 많은 배우들 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들에게도 위화감을 조성하기에 충분했으니까...
인터넷에 나온 댓글을 읽고 또 한 번 마음이 씁쓸해진다.
.... 조배우의 1회 출연료가 제 1년 연봉보다 많네요 ....
이게 어디 한 두 사람 의견이고 현실이겠는가!
애초부터 피튀기는 예매 전쟁에 뛰어들 생각조차 없었지만
조승우가 아니라 36배 덜 받는 다른 배우의 공연을 예매한 나로써도
조승우 출연료 공개는 참 민망하고 씁쓸한 기분이다.
머리 좋고 판단력 빠르기로 유명한 신춘수!
제작자는 결국 장삿군일 수밖에 없는건가?
그렇다면 장삿군에게도 지켜야 할 상도가 있는 건데...
확실히 그는 신사적이지 못했다.
참 두고두고 씁쓸하다.


                                     <Dangerous Game>


                                                  <Confrontation>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1. 10. 14:55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1,2> - 현각

 

책 이미지

 

오늘은 좀 색다른 책을 소개해 드리려구요.

개인적으로 여러번 읽었던 책이고, 그리고 제가 즐겨 사람들에게 선물했던 책 중 하나였는데 현재는 절판이 돼서 여러 가지로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는 책입니다.(절판된 이 책이 우리 병원 도서관에 있답니다.^^)

1964년 태어난 현각이라는 스님이 2002년에 출판한 <만행>이라는 책입니다.

현각(폴 뮌젠이라고 해야 할 것 같네요, 아직 수도자가 되기 전이니까 ^^)은 카톨릭 집안에서 태어난 전형적인 엘리트 미국인입니다. 그리고 예일대를 졸업하고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석학들이 모인다는 하버드 대학원을 졸업한 그야말로 수재 중 한 사람이죠.

독실한 카톨릭 가풍에 형제도 꽤 많습니다. 게다가 형제들 모두 엄청난  엘리트들입니다. 부모님들은 그가 한국에서 구도자의 길을 가겠다고 했을 때 실망했다고 합니다. 부모는 그가 오히려 신부가 되길 바랬다고 하더군요.

참 종교라는 거...

우리가 "베리타스"라고 말하는 진리을 추구하기 위해 희생과 고행, 그리고 절제를 향해 그것도 기쁜 마음으로 나아가는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명적인 희생과 끔찍한 전쟁이 수반되기도 하는 종교적인 분쟁...


개인적으로 전 기독교인이지만 이 책은 거부감이 느껴지는 내용이나 불교를 강요하는 교리를 해석한 책은 아닙니다.

그냥 개인적인 고백을 담은 책, 그렇지만 그 개인적인 고백들이 누구나 고민하고 공감했던 내용들이며 그래서 혹은 어떤 이유였든 심각하고 처절하게 고민했던 내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 책을 읽은 어떤 분은 최루성 글이란 표현을 쓰더군요.

눈물샘을 극도로 자극하는 것도 아니고, 펑펑 울게 만드는 엄청난 감동적인 사건들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지만 이 책은 확실히 그렇습니다.

사람을 울게 만드는 아니 눈물이 촉촉히 스며들게 만드는 책입니다.

많이 혼란스럽고 힘들었을 때 만났던 책이었고, 그래서 저에게는 제 살점같은 느낌이 드는 너무 애뜻한 책임을 고백하게 되네요.


이 책은 현각 스님의 지나온 삶이 마치 여행기처럼 서술되고 있습니다. 미국 뉴저지주 중산층 가정에서 시작하여 예일대학과 하버드대학원, 다시 뉴욕, 파리, 보스턴을 경유해 중국의 남화사를 거쳐 한국의 화계사와 계룡산 신원사에 오기까지 계속되는 한 인간의 고민의 행보가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오죠.

책에는 그의 전생에 대한 언급도 잠깐 나옵니다.

이상하게 한국과 관련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는 그...

아직 스님이 되기 전에 한 노스님에게 들었다고 하네요.

그가 전생에 조선독립군이었는데 죽으면서 다음 생에는 큰나라에 태어나 조선을 위해서 일하겠노라는 다짐을 하면서 죽었다는....

이 부분이 전 참 천진하게 들렸고 그래서 이 분이 지금 이렇게 구도자의 길을 천진하게 가는구나 조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세상에 먹먹한 가슴을 안고 사는 사람이 나 뿐만은 아니구나... 많이 위로 받기도 했구요(어쩐지 저의 고백서 같네요..)


현각 스님은 자신의 삶 전체를 만행의 과정으로 이해합니다. 숭산 큰스님의 강연을 듣고 스님이 되는 과정을 ''오직 진리를 찾아 떠나는'' 만행의 또 다른 행로라고 말하죠.

특히 중산층 미국인의 안정된 삶을 포기하고 사랑하는 약혼자와 헤어지면서 한국불교의 파란 눈의 승려가 될 때까지 겪었던 내용들을 서술할 때는 너무나 인간적이라 차라리 승려가 되지 말라고 말리고 싶기까지 했습니다.

그의 눈에 비친 숭산 큰스님의 삶을 읽는 것 또한 감동적으로 다가옵니다.

세계 4대 성불로 알려졌던 숭산 큰스님은 1927년 태어나서 1994년 11월 30일 입적한 분으로 우리나라에서보다는 외국에 더 많이 알려진 분입니다.

그 분이 쓰신 <선의 나침반>이라는 책은 모든 불교 수행자들이 꼭 찾아 읽는 책이라고 하네요(현각스님은 이 책을 영어로 번역하는 작업도 했답니다)

폴이 스님이 되겠다고 했을 때 숭산 큰스님이 물었다고 하네요.

“형제는 있느냐?”고...

있다고 대답하자 다행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자신은 외아들이라서 어머님이 많이 힘들어 하셨다고... 하지만 폴 당신에겐 형제가 있으니 그 얼마나 다행이냐고..

모든 것을 초월한 큰스님의 입에서 나온 말이 전 너무 파격적으로 들려 사실 멍해지는 느낌마저도 있었답니다.

깨달은 사람도 출가 전의 일이 가슴에 담아있구나 싶어서....


현각 스님은 만행이 특별히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만행은 ''순간순간 우리의 마음을 열어 주는 모든 것''이라고 말하죠.

그 분은 또 말합니다.

"걷고 이야기하고 먹고 차를 마시고 사람을 만나고 시장에 가는 모든 것. 뺨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고 질주하는 차를 바라보는 것. 친구와 악수하며 감촉을 전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수행이고 만행(萬行) 이다."라고....
내 주위가 얼마나 만행할 것 투성인지....
비록 부족함일지라도
이제서야 알게 되
그 "앎"에 의해 평온합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