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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15 Santorini - 늦은 오후의 Fira
  2. 2013.09.21 피르고스와 이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15. 07:50

유명한 만화 영화 <아스테릭스>에 나오는 오벨릭스<obelix)의 이름을 따서 만든 수블라키 전문점.

책자를 통해서도 여행자를 통해서도 참 많이 들었던 음식점이다.

피라 버스 정류장에 근처에 있는 "오벨릭스"에서 산토리니에서의 첫 식사를 주문했다.

그리스셀러드와 치킨수블라키와 포크수블라키.

수블라키(Soublaki)는 그리스식 케밥인데

꼬치에 끼운 고운 고기를  빵과 타치키(Tzatzili)라는 소스와 함께 먹는 음식이다.

타자키는 마늘, 오이, 허브를 넣어서 만든 그리스 전통 요커트로 

신맛이 강하지만 깔끔한 뒷맛이 있어서 고기의 느끼함을 잡아준다.

신선하고 달콤한 그리스 야채가 듬뿍 들어간 수블라키는

포크수블라키가 좀 질기긴 했지만 치킨수블라키는 아주 맛있었다.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건 "그리스 샐러드"

햇빛이 좋아서 그런지 이곳의 야채는 단맛이 강하고 종류가 다양하다.

토마토, 오이, 피망, 올리브와 갖가지 야채에 두툼한 페타치즈가 덩어리째 올려져 나오는데

짠 맛이 강한 이 치즈가 참 묘하게 중독성이 있다.

그래선지 산토리니에 머무르는 동안 어느 식당을 가든 그리스 샐러드는 꼭 주문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실패하 적이 없을만큼 탁월한 메뉴였다.

지금도 제일 생각나는 게 바로 이 그리스 샐러드!

야채의 신선함과 페다치즈의 고소함, 그리고 올리브 기름의 단백함까지 꿈처럼 내내 그립다.

이렇게 그리울 줄 알았다면 그때 더 많이 먹을걸 그랬다.

 

저녁을 먹고 둘러본 해저물 무렵의 피라.

눈부신 한낮의 피라와는 또 다른 모습이 내 앞에 펼쳐진다.

한 낮의 태양 빛을 햐얀 건물 외벽이 그대로 품고 있다가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뿜어내는 것 같다.

무방비 상태로 빛의 폭격 속에 노출되는 기분이란!

풍경 속에서 사람이 이렇게까지 몽롱해질 수 있다는 걸 온 몸으로 체감한 순간이다.

시간도 공간도 일시에 경계가 허물어져버리고...

그렇구나!

이곳 피라는,

햇살이 품은 비밀을 다 알고 있는 곳이구나... 

 

저물녁의 Fira

한 낯의 짱짱한 햇빛이 서서히 바람에게 자리를 내준다.

이때부터 바람속을 이리저리 거니는 소풍(逍風)의 시간이 시작된다.

늦은 오후의 피라는 그렇게 내게 작은 설렘을 안겨줬다.

아주 단순하고 정직하게 기억들이

피라의 석양 속에 하나씩 풀어져 나오려고 한다.

이 기억들을 나는 어떻게 할까?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9. 21. 13:00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피르고스로 이동. 13세기에 지어졌다는 성채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마치 서서히 그러나 필사적으로 몰락하는 우리네 농촌을 보는 느낌이었다. 주변은 한때 거대한 포도밭이었다는데 지금은 꼬장꼬장하게 마른 삭정이들만이 과거의 영화를 짐작케한다. 골목골목 숨어있는 개인 아틀리에를 보는 재미는 은근한 호기심을 자극한다.조그마한 성채라 큰 기대는 안했는데 언덕 위 성에서 보는 피라는 아름답고 예뻐서 감탄을 자아냈다.골목이 주는 운치는 작지만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겼다.

오벨릭스에서 테이크아웃한 점심을 먹고 3시경에 이아 마을로 떠났다. 포카리스웨트 광고지로 유명한 이아마을! 굴라스 성채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블루스카이에서 드디어 무사카를 먹어봤는데 맛있었다.그리스 음식이 의외로 내 입엔 잘 맞는편.조카들 덕분에 이번 여행은 잘 챙겨먹는다.이아마을은 환상이 있었던 모양인지 기대보다는 좀 평이했다.조카도 계속 "이아가 왜이래?"를 연발해서 혼자 웃었다.환상이란 무서운 거구나  느끼면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꾸벅꾸벅 조는 조카들을 보면서 대견함과 미안함을 느꼈다.내일은 비치에서 맘껏 놀게 해줘야겠다.지중해의 뜨거운 햇살에 온 몸이 익었다. 내몸이 그대로 하나의  화로가 된 느낌^^ 따갑고 가렵다.어쩌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