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1. 10. 26. 08:04
솔직히 말하면 난 정치에 대해서 모른다.
그리고 잘 알고 싶지도 않고 그렇다는 게 이상하게 현재는 미안하지 않다.
그래도 매번 선거가 있을 때면 항상 출근하기 전에 투표소를 찾아 투표한다.
관심도 없고 잘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바란다.
제발 누구라도 이런 부조리를 끝장내달라고...
여권이든, 야권이든, 보수든, 진보든, 좌든, 우든!
서울 시장 보궐 선거!
난 정치를 위해, 정당을 위해, 이권 다툼을 위해 투표하진 않았다.
살림꾼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눈과 귀가 사심없이 열려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들 기준이 아닌 우리 기준의 서민을 위로하고 그 서민을 위한 행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치적인 압박과 자신의 이익 추구에 정면으로 맞닿드려도
의연하고 담대하게 외면하는 사람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정말로 밥상머리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그런 사람...
제발이지 같은 언어로 이야기하는 그런 사람...
정치가 아니라 살림을 할 줄 아는 그런 사람...
지식과 이득의 저울질로 판단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혜와 현명함, 바름으로 판단할 줄 아는 그런 사람.
어쩌면 감히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지도 모르겠다.


나경원, 배일도, 박원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가능의 수는 적지만
그리고 어차피 두 사람의 경쟁일테지만
(선택의 수가 좀 더 많았다면 좋았을까? 그러나 대답은 Never!)
어쨌든 나는 한 명을 선택해서 투표를 했다.
바란다.
내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길...
딴지일보 김어준의 말처럼 현정권은 너무나 많은 사람을 피곤하게했다.
과거 군사정권은 조직폭력단이었는데 이명박 정권은 금융사기단란다.
제발 바라는 건 더이상 CEO 운운하는 그런 행정가는 나오지 말았으면 좋겠다.
이명박 미니미는 오세훈으로 족하니까...


투표소를 찾은 건 6시 20분경.
의의로 젊은 층이 많아서 놀랐다.
예전에는 이 시간때에 어르신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어쩐지 뭔가가 바뀔 것 같다는 희망이 보인다.
어쩐지 정말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현정권의 피로도는 정말 너무나 엄중한 관계로...

...... 이명박이 그동안 안겨준 피로감은 정말 역대 최고 수준이거든, 난 군사정권보다 훨씬 심각한 규모의 피로를 안겨주고 있다고 봐. 군사정권이 구사한 전략은 물리적 협박이었어. 그런 주먹을 휘두르는 위협에 두려움을 느끼는 건 당연하다고. 그래서 그게 무서워 입을 다무는 사람은 기분이 나쁘긴 해도 적어도 스스로 초라하다고 생각하진 않아. 그 정도면 무서운 게 당연하니까. 하지만 이명박의 방식은 밥줄을 끊는 거야. 정치 보복의 금전화, 정치 탄압의 생계화, 긴급조치의 미사화가 바로 이명박 식이라고. 국민이 직원이고 자기가 대한민국 CEO니까.... 이명박의 이념은 돈이니까.....


보궐선거로 세상이  떠들썩하는 동안 김어준의 <닥치고 정치>를 읽고 있었다.
(1억원 피부관리, 백화점옷, 2캐럿 다이아반지, 아름다운 가게, 연예인 동원 등등... 참 버라이어티했다.)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서 유쾌하고 통쾌했다.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동시에 첫장을 다시 펼쳐들고 또 읽었다.
이 사람! 내 맘 속을 들여다봤다!
 
... 난 이명박이 역사적으로 굉장한 일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어찌나 시대를 거꾸로 돌리고 있는지, 정치에 전혀 관심 없던 일반인들까지 정치가 얼마나 중요한지 온몸으로 자각하게 해준 공로를 따로 기록해서 역사에 길이 남겨야 마땅하다고 봐. 난 이명박 퇴임 후에는 동상 세워줘야 한다고 봐. 정치사에서 전무후무한 안티히어로로 ...

더불어 위대한 우리 가카의 부끄러운 외모까지...
나 역시도 가카께서 외국방한같은 거 제발이지 안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다른 정상들과 서있기에 상당히 부끄러운 외모라서
그나마 있는 대한민국 위상도 마구마구 추락하는 것 같다.
(그래서 결심했다. 다음 대선에선 무슨 일이 있어도 외모를 꼭 보겠노라!)

...... 여자들은 이명박이 어디다 내놔도 부끄러운 대통령이야. 외국 정상들과 나란히 서 잇는 장면, 보기 힘들어해, 외국에 안 나갔으면 좋겠다고 ......

김어준의 당당한 직접화법은 심지어 아름답기까지하다.
특히나 가카에 대한 찬양(?)은 환상적이고 스펙타클하고, 
그리고 어메이징하게 정직하다.

...... 난 그래서 이명박이야말로 순결하다고 봐. 뇌에 구김살이 없어. 뇌가 완전 청순한 거야. 그래서 이명박에게 중요한 건 이념이 아니라 이권인 거지. 오로지. 그래서 내가 만날 그러잖아. 이명박은 국가를 수익 모델로 삼는다고. 비유가 아니라 실제라니까 ......

서울시장 보궐선거 이야기하다 완전히 삼천포로 빠지긴 했지만
어쨌든 이번 시장은 순결하고 청순한 뇌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서울시장 한 명으로 세상이 바뀔리는 절대 없지만
이제 그만 희망을 보고 싶다.
그래도 되는 않나?
이정도로 피로했고 앞으로도 당분간은 여전히 피로할텐데...
그러니 결과를 지켜보자!
아주 엄중하게!


* 도올 강의 폐지 소식도 듣고 더 피곤해졌다.
   허재연이라는 분의 티위터 글을 보고 피곤에 우울까지 겹쳤다.
    이 놈의 세상이란...
    
   ... 방금 도올 선생 만났습니다. 제작진이 “더 이상 버티기 어렵다고 했다”네요. 
       도올을 좋아해 강의를 먼저 부탁해왔던 제작진이 이럴 정도면 외압이 어느 정도였을지 상상이 가시죠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8. 26. 13:25


지난 해에 보고나서 무지 심난해서 안 보려고 했던 공연이다.
변심 아닌 변심을 하게 된 건,
인터파크에 50% 반짝 티켓이 떠서였다.
50%라도 1층에 볼 마음은 도저히 안 생겨서 3층에서 봤다.
다른 거 다 잊어버리고,
그냥 행매 양희경의 낭랑한 목소리나 듣자는 심정으로...

<피맛골 연가>
서울시가 오랫동안 야심(?)차게 준비해서 서울을 대표하는 월매이드 공연으로 만들어 보겠다고 공언한 작품이다.
아직도 의문이다.
이 좋은 캐스팅과 이 좋은 스탭과 이 좋은 넘버로 도대체 왜 이런 시놉의 공연밖에 만들 수 없었는지 말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공연으로 만들겠다는 서울시의 꿈은...
그 꿈은...
제발이지 이 작품으로는 고이 접어줬으면 좋겠다.
제발 펼치지 말아줬으면...

공연장을 찾으면서
그래도  혹시 뭔가 좀 달라졌겠지 조금은 기대를 했었는데...
달라진 거라곤 배경에 스크린을 사용했다는 거랑(이건 뭐 요즘 대세니까 새로울 것도 없고),
홍랑 오라버니가 2막에서 망나니 버전으로 머리 풀어헤치고 나오지 않는다는 거 정도다.
작년에 그 모습 보면서 홍랑 오라버니 저러다 작두 타실까봐 무지 걱정스럽긴했다.
이 작품... 참 여러모로 보는 사람 만감을 교차시킨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내가 본 날이 서울시 무료급식 주민선거가 있었던 날이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억장 제대로 무너졌겠지만
(오늘 인터넷에 즉각 사퇴 선언 기사가 떴다)
어쨌든 나도 억장 제대로 무너졌다.
차라리 정말 고전적인 견우, 직녀 캐릭터를 그대로 가지고 만들던지...
무대 위에 난잡하게 모여 랩을 지껄이며 패싸움질하는 쥐떼들을 봐야한다는 건,
참...
아무리 생각해도 난감하고 불쾌한 일이다.
어쩐지 힘써서 꼭 박멸해야만 할 것 같은 기분... 
"잘살아보자!" 새마을 운동도 아니고 도대체 이게 뭐냔 말이다!


 

무대는 초연때보다는 조금 더 신경을 쓴 것 같긴 한데 큰 차이는 없다.
(그래봐야 뭐 스크린을 이용한 정도지만...)
배우도 초연때 그대로여서 결코 새로울 게 전혀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나는 참 새롭게 봤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작품은 볼 때마다 늘 새롭고 낯설것 같다.
이대로 계속 줏대(?)있게 일관적으로 발전(?)한다면 내게는 친근한 작품이 될 가능성이 전무하다.
저 좋은 넘버들이 아까워서 정말 땅을 쳐도 수십 번은 쳤다.
서출(庶出)과 서(鼠)생원의 만남은...
마치 불법 복제로 탄생된 인간쥐를 보는 것만큼 대책없이 민망하다.
2막의 총제적 난국을 대폭 갈아엎는 방법은 정말 없는 건가?
급기야 서생원들의 도움으로 홍랑과 김생이 만나는 장면은
꿈과 희망을 주는 놀이동산 페레이드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초연때는 그래도 이런 생각은 안 했었는데...)
"아침은 오지 않으리"라는 절절한 노래를 당췌 집중할 수가 없다.
(이거 하나 듣자고 온 사람도 많을텐데...)
조금 있으면 야광 조명이 들어오면서 레이져쑈가 시작될 것만 같아서...
해학과 재치라고 하기엔 쥐떼들 씬에 나오는 대사들도 너무 천박하고 저급하다.
그래서 홍랑과 김생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절절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라고 할까?
(이제 그만....!)


<지킬 앤 하이드>와 <조로> 때문에 연습을 얼마 못했다는 조정은의 홍랑은 무난한 모습이었고
(노래는 정말 애절하고 절절하게 잘하더라)
오디션을 통해 뽑힌 새로운 김생 박성환에게 미안할만큼 연습을 했다는 박은태는 개인적으로 난감했다.
노래는 괜찮은데 대사와 연기가 아직까지도 너무 어색하다.
진정 그에겐 쏭쓰루 뮤지컬이 정답이란 말인가!!!
늘 느끼는데 발성을 다시 한 번 점검해봤으면 좋겠다.
너무 입 안에 머금고 있는 소리가 많다.
본인은 고민끝에 설정햇겠지만 목소리 톤도 김생에 적합하지 않다.
너무 가벼워서 때론 경망스럽기까지 하다.
홍생 임현수는 컨디션 난조였는지 초연때보다는 실망스러웠다.
행매 양희경은 뭐 말이 필요 없었고...
이 작품에 양희경이 없었다면?
박은태나 조정은이 없는 것보다 더 치명적이지 않을까 싶다.


암튼 사람 참 막막하게 만드는
서울시 작품이다.

다른 건 말고 그 좋은 넘버나  듣자!

                                         
                    <푸른 학은 구름 속을 우는데>


                               <그 말 한마디>


                                          <아침은 오지 않으리>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