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9. 5. 07:51

<Zorro>

일시 : 2014.08.27. ~ 2014.10.26.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극장, 가사, 원작 : 스티븐 클라크

음악감독 : 이성준

안무 : 홍유선

연출 : 왕용범

출연 : 김우형, 휘성, Key, 양요섭 (조로/디에고)

        서지영, 소냐 (이네즈) / 안시하, 김여진 (루이사)

        조순창, 박성환 (라몬) / 서영주, 이정열 (가르시아)

        김봉환, 이희정 (존 알레한드로)

제작 : (주)엠뮤지컬아트, CJ E&M(주)

 

하하하하하!

일단 한 번 크게 웃고 시작하자!

만약 2011년 조승우, 김선영이 출연한 초연 <Zorro>를 기억하고 있다면 그 기억은 송두리째 버려라!

Reboot 작품이라고는 하지만 그때와 지금의 <Zorro>는 제목만 빼고는 완벽하게 다른 작품이다.

리부트라는게 전작의 연속성을 거부하고 처음부터 다시 새롭게 만드는 일종의 창작 작업이라는 건 나도 잘 안다.

그래도 이렇게까지 과하게 손 댈 필요성이 있었을까?

초연에서는 존 알레한드로가 디에고의 아부지였는데 지금은 루이사의 아부지로 혈열관계도 변했고,

손꼽친구들이었던 디에고, 루이자 라몬의 관계도  달라졌고.

집시퀸 이네즈는 심지어 이들의 어머니뻘로 등장한다.

2011년 초연 조로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지만

2014년 리부트된 조로는.

재미를 논하기에도, 작품성을 논하기에도, 볼거리를 논하기, 넘버의 장점을 논하기에도 참 뭣하다.

보면서 웃기는 정말 많이 웃었다.

재미있어서가 아니라 왠지 헛헛해서...

처음 예매를 했을때부터 작품에 대한 기대보다는

노래잘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휘성의 첫뮤지컬을 본다는 기대가 컸었다.

그랬더랬는데... 그랬더랬는데...

휘성이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넘버가 어쩜 그렇게 단 한 곡도 없을 수 있을까!

이럴거라면 도대체 휘성이라는 이 엄청난 가창력의 가수를 왜 캐스팅 한거지?

그렇다고 휘성의 연기를 집중해서 보기에는.

정말 미안한 말이지만 그 또한 발연기의 진수였다.

솔직히 휘성이 이렇게까지 연기를 못하리라고는... 정말 꿈에도 몰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고도 못하겠는게,

정말 보는 사람이 민망할 정도로 너무 열심히 하는거다.

참 ... 여러모로 난감하더라.

 

초연때는 그래도 스페니쉬한 음악과 플라멩코가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엔 그조차도 살리지 못했다.

심지어 앙상블의 구음(口音)은 너무 제멋대로여서 소음처럼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

게다가 1막과 2막 시작의 그 뻘쭘함이라니...

1막에서 혼자 등장한 남자 댄서는 뭔가 엄청난걸 보여줄 것 같았는데 너무 초보같아서 놀랐고

2막에서 정체불명의 3인조 연주가는 구성도, 연주도 실소가 나올 정도였다. 

제일 실소를 금치 못했던 부분은 인사하는 무대 한켠으로 자리를 옮기는 장면.

이분들 도대체 뭘 하셨던건지...

난무하는 개그 드립과 계속되는 over스런 연기는

"정의는 살아있다!"라는 일말의 교훈마저도 허망하게 묻어버리더다.

그래도 그 와중에서 서영주와 박성환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이날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이도  2막에서 라몬 솔로로 멋진 가창력을 선보인 박성환 배우였0다.

노래뿐만 아니라 연기까지도 나쁘지 않았다. 

그리고 가르시아 서영주.

개인적으로 서영주의 감성 가득한 연기를 정말 좋아하는데

요즘은 코믹한 역할만 계속 하는 것 같아 너무 속상하다.

그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정말 압권이었는데...

(써놓고 보니 많이 보고프다.)

지금도 베르테르류의 짙은 감성 연기가 충분히 가능한 배우인데 많이 아깝다.

언젠가 한 번쯤 다시 볼 날이 오게 되길 바라며...

 

왕용범 연출의 작품은,

참 너무나 극과 극이다.

특히나 이 작품 <조로<는 심한 편이라서 

파격적인 할인의 유혹이 있어도 두 번 보기는 힘들 작품이다.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긴한데 

새털같은 가벼움이 도저히 감당이 안되더라.

적어도 나는...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3. 14. 08:17

<프랑켄슈타인>

일시 : 2014.03.11. ~ 2014.05.11.

장소 : 충무아트홀 대극장

원작 : 메리 셸리 <프랑켄슈타인> 

극작 : 왕용범

작곡, 음악감독 : 이성준 

연출 : 왕용범

출연 : 유준상, 류정한, 이건명 (빅터 프랑켄슈타인)

        박은태, 한지상 (앙리 뒤프레) / 리사, 안시하 (줄리아)

        서지영, 안유진 (엘렌). 이희정 (슈테판) / 강대종 (룽케) 외

제작 : 충무아트홀

 

개관 10주년을 맞는 충무아트홀이 고맙고 기특한 사고를 쳤다.

창작 뮤지컬을, 그것도 대형 창작 뮤지컬을 만들겠노라 공표를 한거다.

메리 셸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2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드디어 베일을 벗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원래 예정대로라면 나의 첫 관람은 3월 19일 류정한, 한지상 캐스팅이 시작이다.

그런데 고작 이틀 공연한 작품의 입소문이 그야말로 후덜덜했다.

결국 참지 못하고 프리뷰를 관람하고 말았다.

그런데 이 작품... 이 작품...

이쯤되면 반칙이라고 해야 하는거 아닌가!

대형 창작 뮤지컬 초연이 이런 퀄리티를 보여줘도 되는건가!

이정도라면 유명 라이선스와의 경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을 것 같다.

입소문 그 이상이고, 기대 그 이상이다.

3시간이라는 공연시간이 전혀 지루하지가 않더라.

정말 오랫만에 시작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몰입하면서 봤다.

잘만들었다.

대본도 탄탄하고, 넘버들도 아주 훌륭하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스토리도 전혀 산만하지 않게 구성을 잘했다.

뿐만 아니라 주조연이 모두 1인 2역.

도대체 이런 무모한 생각은 누가 한걸까?

더 황당한건 이 무모한 설정을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완벽하게 구현해낸다는 거다.

이벤트처럼 잠깐 등장하고 마는 그런 배역이 아니라 두 배역 전부 비중이 상당하다.

하나의 배역만으로도 충분히 버거울텐데 배우는 자신이 맡은 두 가지 역할을 정말 완전히 다르게 표현해낸다.

목소리도, 대사톤도 그리고 노래부르는 방식까지도.

전혀 비슷하지 않게 완벽히 다르게 표현한다.

정말 이래도 되는건가!

모든 배우들과 스텝들이 끝장을 내겠노라 작정했음에 분명하다.

단체로 미치지 않고서야 도저히 이럴 수 없다.

마치 사이비 종교 집단의 광기를 보고 있는 느낌이다.

소름이 돋을만큼 섬득했다.

 

앙리역의 박은태!

그는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괴물보다 더 엄청난 괴물의 탄생을 목격하게 했다.

그동안 박은태의 작품을 보면서 노래에서는 완벽하게 감탄했었지만

표정과 발음, 그리고 연기가 뭔가 살짝 부족해서 늘 아쉬웠었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 드디어 잭팟이 터졌다.

단언컨데 박은태만큼 이 역할을 잘 표현할 수 있는 배우는 없을거다.

완벽 그 이상을 보여줬다.

대사 하나 하나에 담긴 그 간절한 감정들과 표정들,

이 모든게 무대 위에서 믿어지지 않을만큼 살아있었다.

심지어 고질적인 발음까지도 완벽하게 교정됐다. 

그가 표현한 "괴물"은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안스러웠고

그래서 그의 귀환과 복수가 더 아프고 아프고 또 아팠다.

(이걸 표현하면서 박은태는 또 얼마나 내내 아프고 아팠을까? 그의 건강이 아주 많이, 진심으로 걱정된다.)

"난 괴물"을 부르는 장면에서 눈물을 뚝뚝 흘리는 모습은... 

감히 뭐라 표현조차 못하겠다.

아마도 이 작품 이후로 박은태가 표현해내지 못할 배역은 존재하지 않으리라.

박은태의 엄청난 성장과 발전이

나는 이제 구체적으로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는 아무래도 다른 차원의 배우가 되버리기로 작정한 모양이다.

어디까지 가게 될까?

박은태라는 배우는!

 

올해는 관람을 좀 줄이겠노라 작정했는데

<프랑켄슈타인>이 내 계획에 제동을 걸려나보다.

류정한 빅터는 아직 보지도 못했는데

이러면 어쩌자고...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되면서

나의 평화의 시대도 결국 끝장 났다.

아무래도 이 작품이 공연되는 동안은 내내 평화의 시대는 포기해야 할 것 같다.

그것도 아주 깨끗하고 깔끔하게!

 

 

 

프랑켄슈타인 OST

 

01   워터루

02   단 하나의 미래

03   하지만 넌

04   평화의 시대

05   혼잣말

06   외로운 소년의 이야기

07   한 잔의 술에 인생을 담아

08   살인자

09   나는 왜

09a 살인자 reprise

10   너의 꿈 속에서

11  위대한 생명창조의 역사가 시작된다.

12  또 다시

 

12a 평화의 시대 reprise

13  그대 없이는

13a 행방불명

14  도망자

15  남자의 세계

16  넌 괴물이야

17  그곳에는

18  산다는 거

18a 남자의 세계 reprise

19  난 괴물

19a 행방불명reprise

19b 살인자reprise

20  그 날에 내가

21  절망

22  후회

23  상처

24  오늘 밤엔

24a 워터루 reprise

25  나는 프랑켄슈타인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