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치히사르 성채'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09.26 터키 9 : Green Tour 1 (셀리메 수도원, 으흘라라 계곡)
  2. 2011.09.22 터키 7 : 우치히사르 성채
여행후 끄적끄적2011. 9. 26. 05:54
카파도키아는 워낙에 넓은 지역이라 며칠 동안 둘러본다는 건 불가능하다.
그래서 장기여행자가 아니라면 어쩔 수 없이 tour를 이용하는게 효율적일 수 있다.
(3일을 머물면서 나 역시도 위르굽이나 아바노스 쪽은 아예 보지도 못하고 왔다)
Green Tour는 카파도키아의 서북부 지역의 명소를 둘러보며서 트레킹을 할 수 있는 tour다.
root는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은데
이날 root는 "우치히사르 -> 셀리메 수도원 -> 으흘라라 계곡 ->데린쿠유 지하도시 -> 피죤벨리" 였다. 
미니버스 2대에 나눠타고 세계 각지에서 온 30여명이 함께 움직였다.
우치히사르 아래 로컬 기념품 가게에 잠깐 멈춘 버스가 도착한 곳은 셀리메 수도원(Selime Monastri)
카파도키아에서 가장 큰 수도원이었단다.
(터키인들 거대한 바위를 주거지로 이용하는 데는 단연코 세계 1위일거다)



나름대로 용도에 따라 구획도 잘 나눠져 있고 각각의 바위굴과도 효율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놀랐다.
잘 살펴보면 단순하고 소박한 색깔과 문양의 벽화들을 볼 수 있다.
셀리메 수도원에서 내려다보는 주변 풍경은 아름다웠다.
그리고 한적하고 고요했다.
어둠과 빛의 대비, 그리고 공존이 가장 극명했던 셀리메 수도원.
눈부신 햇빛에서 조금만 걸음을 옮기면 바로 어둡고 고요한 수도원이다.
수도원으로 사용됐던 당시 사람들은 이곳에서 어떤 생각을 했을까?
어둠과 빛을 보며 신을 생각했을까?



으흘라라 계곡(Ihlara Vadisi)
거장 조지 루카스 감독의 영화 <스타워즈>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다.
작은 강을 따라 트레킹하면서 눈이 엄청난 호사를 누렸던 곳.
전체 길이가 12km나 된다는데 계곡을 따라 5,000 개의 주택과 100 여개의 교회, 수도원이 있었단다.
전부 비잔틴 시대에 은둔생활을 하던 수도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저 놀랍고 두렵기만한 종교의 힘!)
초입에 있는 아아찰트 교회를 방문했는데 역시나 성화의 눈과 얼굴 부위는 많이 훼손되어 있었다.
그나마 예수 승천 벽화는 훼손이 덜 한 편인데 아마도 높은 곳에 위치해서가 아닌가 싶다. 



Green Tour에서 가장 좋았던건 단연코 으흘라라 계곡  트레킹.
꽤 오랜 시간을 걸었지만 더 걷고 싶을 정도였다.
아름다운 하늘빛과 끝없이 이어지는 절벽들,
나무와 돌담들. 그리고 물 흐르는 소리.
더 놀라웠던 건 그 높은 절벽 끝에 거짓말처럼 예쁜 마을이 있었다는 거다.
갑자기 눈 앞에 나타난 마을때문에 잠시 어리둥절했던 기억.
주변의 자연에 그대로 흡수되어 있는 마을을 보면서
이곳만은 우리나라처럼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산산조각나지 않길 진심으로 바랬다.
그만큼 눈에 오래오래 담아두고 싶은 모습이었다.
나중에 시간이 허락된다면 으흘라라 계곡 구석구석을
내 두 발로 오래오래 걸어보고 싶다는 개인적인 욕심도 생겼다.
그러니 부디 그때까지 이 모든 풍경들이 나를 기다려줬으면... 
제발!



으흘라라 계곡.
이곳에 비상구 하나 남겨두고 오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1. 9. 22. 06:41
오전에 괴레메 야외박물관을 다녀온 후
카파도키아 명물이라는 치킨 항아리 케밥(Pottery Kebap)을 먹고 우치히사르 성채를 향했다.
"뾰족한 바위"라는 뜻을 가진 이 곳은 단 한개의 거대한 바위로 된 성채로
(말이 바위산이지 그 크기가 실제로 보면 어마어마하다.)
로마의 핍박을 피해 기독교인들이 숨어살던 곳이다.
예전에는 마을과 연결된 지하 터널까지 있었다니 그 규모와 은밀함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이 안된다.
괴레메 오토갈에서 네브쉐히르행 돌무쉬(2TL)를 타고 10여분 정도 간 후에 내려서 걸어갔다.
카파도키아의 특이한 지형은 수억 년 전에 생겨난 엘제스 산의 분화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란다.
화산재와 용암이 층층히 쌓이고 그 위에 비바람의 침식작용이 계속되면서
지금과 같은 특이한 모습의 바위산들이 형성됐다.
 



바위 표면에는 수많은 구멍이 뚫려 있는데 전부 비둘기 집이다.
여기에 있는 비둘기 똥을 모아 포도밭의 비료로 사용했단다.
비둘기 둥지 입구에는 붉은색 페인트가 칠해져있는데 비둘기가 붉은색을 좋아하기 때문이라나!
입장료(5TL)를 내고 성채 안으로 들어갔다.
밖에서 볼때는 언제 올라가나 싶었는데 막상 오래 걸리지도 않고 별로 힘들지도 않았다.
(카파도키아에서의 3일은 강도 높은 트레킹의 연속이라 이 정도쯤은...)
우치히사르 정상은 카파도키아 일대를 조망하기 가장 좋은 장소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 눈 앞에 펼쳐지는 그 유명한 360도 괴레마 파노라마의 비경이란!
(괴레메 파노라마 : 계곡 한쪽 면에 하얗고 매끄러운 바위 표면의 물결이 펼쳐져 있는 곳)
그리고 정상에서 만났던 두 아이.
빨간색 터키 국기 아래 꺄르르 웃으며 뛰어다니는 게 어찌나 귀엽고 천진하던지.
터키의 아이들은 살아 움직이는 인형같다.
여러가지 이유로 카메라가 무지 바빴던 곳.



우치히사르 성채에서 바라보는 석양이 멋있다는데
저녁에 로즈벨리가 예정된 상태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려왔다.
성채 아래 기념품 파는 곳에서 조카녀석에게 줄 터키전통인형 하나도 샀다.
카파도키아가 터키의 다른 지역보다 부담없는 가격으로 기념품을 살 수 있는 곳이라고 하는데
무게가 감당이 안 될 것 같아 연세 많으신 할머니가 파는 전통인형 하나(3TL)로 만족했다.
(여행하다보면 제일 무서운 게 짐이 늘어나는거다.)
괴레메 마을까지 1시간 가량의 길을 걸어서 내려왔는데
땡볕을 그대로 머리 위로 받으며 걸어야해서 힘들긴 했지만
주변 풍경이 황홀할만큼 아름다워서 다 참을 수 있었다.




오도칼에 도착하자 날 맞아주던 정말 이쁜 반달 ^^
생각해보니 터키에 있는 동안 정말 징글징글하게 많이 걸었다.
한국에서라면 아마도 진즉에 다리가 사단이 났을테지만
별로 힘들거나 아프지 않아 스스로도 의아해했었다. 
걸으면서 아무 곳에서 카메라를 들이대도 그림같은 사진이 나오던 터키!
(순전히 내 생각에 불과할지라도...)
그래서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세세하게 기록하고 싶은 건지도 모르겠다.
최대한 오해 기억하고 싶어서.
최대한 많이 간직하고 싶어서.
이 기록이 끝날때쯤 비로소 내 터키 여행도 끝이 날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