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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28 아름다운 눈물
  2. 2010.06.23 대한민국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
보고 끄적 끄적...2010. 6. 28. 06:19
한동안 밤잠과 새벽잠을 설치게 했던 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났다.
우루과이와의 16강전
비록 2:1로 패배해서
8강을 올라가진 못했지만
우리는 원정 첫 16강을 이뤄냈고
그리고 아름다운 세대교체를 이룬 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눈물을 남기며 끝을 맺었다.



경기 종료 후
아쉬움과 온갖 회한이 가득한 선수들이 보인 눈물은
내리는 빗물보다 더 굵고 뜨거웠다.
이번 경기가 월드컵 마지막 국가대표가 되는 6인의 선수들.
이영표, 박지성, 김남일, 이운재, 안정환, 이동국,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던 선수들도
혹은 벤치에서 후배들의 중원을 지켜봤던 선수들도
모두 눈이 뜨겁다.
그들이 없을 4년 뒤를 채울 또 다른 후배들을 생각으로...
나는 그들이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 아니라
그들이 없어도 밝은 미래를 보며 뜨거웠으리라 확신한다.
그리고 남겨진 사람들은 뜨거운 아쉬움을
다시 뜨거운 희망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하리라는 것을...
그래도 대견하지 않은가!
우리가 여기까지 왔다는 게...



수고했다는 말.
아름다웠다는 말.
당신들의 승부는 더 없이 훌륭했다는 말.
그들에게 꼭 말해주고 싶다.
당신들로 인해 즐겁고 행복하고 희망찬 시간들이었다고...



선배들이 후배들의 눈물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모습은
쏟아지는 굵은 빗줄기가 무색할만큼 아름다움 그 이상의 감동이었다.
비록 2010년 우리의 월드컵은 마무리가 됐지만
이들의 끝나지 않은 승부수에 박수를 보낸다.
이들은 다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리라.
이 뜨거운 눈물로 다시 뜨거운 준비를 시작하리라.



아름다웠습니다.
그리고
수고했습니다.
당신들은 정말 아름다운 승부사였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고 충만했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6. 23. 06:32
새벽에 일어나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봤는데.
어쨌든 정말 다행이다.
나이지리아에 2 : 2 무승부.
그러나 골득실로 우리가 B조 2위가 되면서
1위인 아르헨티나와 함께 16강에 진출했다.
(그리스와 아르헨티나가 0:0 상황일테는 얼마나 가슴 졸였던지...)
첫 원정 16강이라 방송도 들썩인다.



물론 남다른 각오로 임했겠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이 초반부터 공에 대한 집착력이 강해 보였다.
그리고 나이지리아의 움직임도 확실히 빠르다.
축구의 문외한인 내 눈에도 그 속도가 놀랍더라
패스 연결은 우리나라 보다도 훨씬 좋아 보이기도 했다.
너무 일찍 첫 골을 허용했지만
그래도 왠지 질 것 같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의 첫 골은 그리스전과 똑같은 상황이 만들어낸 세트 플레이
영리한 이영표가 만들어낸 파울.
기성룡이 올린 코너킥이 이정수의 발에 맞고 들어갔다.
마치 그리스전이 리와인드 되는 느낌...
(차이가 있다면 이번엔 머리가 아니라 발이라는 점)




수비수 이정수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이로써 벌써 2번째 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한 골 더! 한 골 더!)
홍명보 선수 이후 최고의 "골 넣는 수비수"란 찬사까지 받고 있다.
16강 경기에서도 세트 플레이에 의한 이런 멋진 장면이 자주 연출되면 좋겠다.
이번 월드컵에서 누구보다 마음 고생이 심했을 박주영.
후반전에 멋진 골을 드디어...드디어... 선사했다.
(이 골은 정말 너무 너무 멋지고 정확하고 환상적이었다)




함께 뛴 선수들이 모두 축하해주는 모습이 왜지 뭉클하다.
박주영에게 이 경기가 얼마나 절실한 경기였을지...
골을 넣은 이후에도 박주영은 교체되기 전까지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여러 차례 슈팅을 만들어냈고
꽤 위력적이고 아까운 슈팅도 두어 번 나왔었다.


그리고 이번 경기에서 마음 고생 심했을 또 한 사람.
후반전에 교체 투입된 김남일.
골문 바로 앞에서 상대 선수에게 가한 파울이 PK 상황을 만들었다.
고의적인건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이지 않았을까?
대한민국이 2:1로 이기는 상황에서 골문 바로 앞에서의 PK라니...
박주영의 자책골보다도 이번 월드컵 통틀어 가장 불운의 순간이었던 것 같다.
그의 심정은 어땠을까?
푹 숙인 고개와 꽉 다문 입술이 모든 걸 대변해주는 것 같아 안타까웠다.
PK 후 김남일을 열심히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며 어떻게든 만회를 위한 기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직접 슈팅까지 하면서...
다행히 우리가 16강에 진출했으니 망정이지 만약 그렇지 못했다면...
온갖 비난의 화살이 김남일에게 꽃혔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실축을 하거나 수비를 잘 못해서 골을 먹게 되면 나는 그 뒤에 꽃힐 화살과 비인간적이고 비상식적인 악플들이 미리부터 걱정스럽고 두려워진다... 그렇게 잘하면 늬가 나가던가...)


2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정성룡 GK의 선방이 여러 차례 보였다.
그리고 우리팀에 행운이었던 상대팀 슈팅도 몇 차례 있었고...
아쨌든 우리나라에서 이번 월드컵으로 정성룡이라는 젊은 GK를 발견해 다행이다.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달리던 박지성과
재치있게 여러 번 파울을 유도해서 우리팀에게 좋은 코너킥 기회를 마련해줬던
노련한 이영표의 플레이가 돋보였다.
역시나 선배들의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은 늘 아름답다.
박지성 선수에게 집중적으로 가해지던 파울은
내가 봐도 너무하다 싶기도 했다.
상대팀이 밀착수비하는 모습을 보니
박지성이 우리나라 캡틴은 캡틴이구나 싶기도 하고...
세계적인 명성이라는 게 그냥 생기는 건 결코 아닐 테지만,
온 경기장을 누비는 박지성의 모습은 항상 어디서든 돋보이는 것 같다.
만약 박자성의 신발에 물감을 묻힌다면
그라운드는 온통 박지성의 발자국으로 빽빽하게 칠해질 거란 말도 있었는데
충분히 납득이 가는 이야기다. ^^



우여곡절 끝에 어쨌든 원정 첫 16강 진출이라는 숙원을 이뤄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관건이긴 하겠지만
16강 우루과이 전을 승리로
8강, 4강까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축구를 잘 모르는 나까지도
이렇게 이른 새벽에 일어나 열심히 "대~~한~~민~~국!"을 응원하고 있으니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모든 사람들이 작은 축구공 하나에 이렇게까지 열광하고 즐기는 걸 보니
월드컵이 지구인의 축제가 맞긴 한 것 같다.
그나저나 새벽인데도 거리 응원하는 사람들이 엄청나더라.
다들 저기서 밤 새운건가?
대단한 열정들 ^^
부럽다.. 청춘이... ㅋㅋㅋ



경기 끝나고 우리 엄마가 한마디 하신다.
"우라니라 선수들은 창피하게 옷도 없나봐!"
"왜? 엄마?"
"벗어서 쟤네들 도로 주쟎아~~~!"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