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12. 19. 08:38

<December>

일시 : 2013.12.16. ~ 2014.01.29.

장소 :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대본 : 장진

연출 : 장진 

출연 : 김준수, 박건형 (지욱) / 오소연, 김예원 (이연/화이)

        박호산, 이창용, 이충주 (훈) / 김슬기, 조연진 (여일)

        임기홍, 김대종 (성태) / 송영창, 조원희 (아버지) / 홍륜희 외

제작 : (재)세종문화회관, NEW

 

원래 나는 티켓예매처에 후기나 이벤트 같은거 쓰는 타입이 전혀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작정하고 인터파크에 폭풍 후기를 남겼다.

이 작품...

정말 어마어마하다.

올해 최대의 문제작이자 대재앙이다.

솔직히 처음부터 기대라는 걸 안 하긴 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심하다.

산만과 저급, 조잡과 추례함의 총재적 난국이다.

이쯤되면 이건 쓰나미급 재앙이다.

도대체 이 따위로 만든 작품을 당당히 무대에 올린 몰염치는 어디서부터 비롯된걸까?

장진의 자만심과 허영심?

아니면 김준수 등에 옆혀 가려는 안일함?

물론 아무리 관람평이 형편없어도 끝까지 티켓을 불니나게 팔릴거고 손익분기점도 당연히 넘길거다.

내용과 상관없이 우리 오퐈가 나오니까 무조건 봐줘야 하는 김준수 팬의 수는 또 어마무지하니까.

(이 대목에서 더블인 박건영이 상당히, 심각하게 걱정된다.)

김광석 탄생 50주년 기념작이라는데

진심으로 김광석에서 미안했다.

몰랐다.

김광석의 노래를 이렇게 저급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걸...

 

3시간이 넘는 런닝타임은(1막 90분에 인터미션 20분, 2막 80분) 그야말로 고문이었다.

눈을 감고 귀를 막어버린 장면들이 어찌나 많았는지...

제발 생각 좀 하고 만들지 어쩌자고 이 지경으로 작품을 만들어서 무대에 올렸을까?

개인적으로 김준수 팬도 아니지만 김준수 아니면 어쩌려고 했는지 답이 전혀 안 나온다.
스토리, 무대, 셋트, 조명... 다 심하다.
B급 유머도 아니고 중간중간 개그도 아니고 슬램스틱도 아닌 것들의 난발...
이게 장진식 유머라고?
그거 전혀 안 통한다.

왠만하면 내 돈 내고 본 공연 나쁜 소리 정말 안하는데 이렇게까지 화가 나는 공연을 난생 처음이다.
솔직히 배경도 90년대는 정말 아니지 않나?

(나 90년대에 대학 다녔다. 과가 다르긴 했지만 심지어 장진이랑 같이 다녔다.)

새마을 운동 하던 때도 아니고...
<고스트>에 <아이다>에, <번지점프를 하다>에 여기저기 이미지 짜집기한 거 너무 티나고
그나마 김광석 노래를 한 곡이라도 제대로 들을 수 있었다면 참겠는데 그것도 아니다.

뭘 그렇게 이것 저것 섞어놨는지...
김광석 노래로 콜라보레이션이라도 하려 했던 건가?

결국엔 "디셈버" 외에는 단 한 곡도 기억에 남는 노래가 없다.
그 와중에 배우들은 연기를 제대로 해서 더 황당했고 진심으로 배우들이 불쌍했다.
이런 발연출을 연기로 커버하느라고 무지 애들을 쓰더라.

차리리 김준수 한 사람 세워놓고 김광석 헌정공연을 했더라면 갈채를 보냈을텐데...

전광판에 곡제목과 연도를 보여주는 것도 황당했다.

어차피 우리 오퐈를 보러 온 팬들은 그 곡이 무슨 곡인지 그다지 중요하지도 않을거고

김광석 팬들은 이미 제목뿐만 아니라 가사까지도 다 알텐데 쓸데없는데 친절했다.

거기에 신경 쓸 시간에 발연출을 해결을 하시지...

중간중간 이 전광판이 꽤 신경쓰이게 하더라.

<그날들>을 보면서도 좀 아쉬웠는데 이 작품(이걸 작품이라고 해도 되나???)을 보고 나니

<그날들>은 정말 엄청난 완성도를 보여준거다.

3시간 넘게 앉아 있다 나오니 심신이 완전이 녹초가 되버렸라.

아무리 좋게 생각하려고 해도 정말 답이 없다.

재앙도 이런 재앙이 없다.

 

김준수!

난 당신 팬은 아니지만 정말 애썼다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아마 다른 배우가 했다면  관객들 원성으로 불미스런 일이 벌어질 수도 있었겠다.

더불에 이 작품을 고사한 남자 뮤배들(류정한, 임태경, 홍광호)은 아주 현명한 선택을 한거다.

20대의 김준수가 40대를 연기하는 모습을 되다니....

(<천국의 계단>에서는 분장이라도 했지!)

게다가 40대의 뮤지컬 연출가와 20대 여배우가 사랑이라니...

이건 뭐 장진의 개인적인 로망인가????

안티를 부르는 소리긴 하겠지만

김준수는 장진 감독때문에 그야말로 제대로 똥밟았다.

장진은 정말 김준수에게 두고두고 미안해 해야겠다!

(나 개인적으로 장진 영화 매니아다...)

 

장진 감독님!

다시는 창작뮤지컬에 직접 연출하겠다는 생각 버리시고
제발 부탁이니 영화나 연극 연출에 전념하세요.
아니면 뮤지컬에 대해 기본부터 충실히 공부를 하시던가요.
본인의 연출력에 너무 자만하셨네요.
아무 많이, 대책없이 무례하셨습니다.
본인도 눈과 귀가 있다면 무슨 말인지 충분히 아시겠죠.
제가 다 부끄러워 몸둘 곳이 없네요!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3. 22. 08:28

<살짜기 옵서예>

일시 : 2013.02.16. ~ 2013.03.31.

장소 : 예술의 전당 CJ토월극장

각색 : 이희준

연출 : 구스타보 자작, 김민정

음악감독 : 권혁준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 E&M

출연 : 김선영(애랑) / 최재웅, 홍광호 (배비장)

        송영창, 박철호 (신임목사) / 김성기, 임기홍 (방자)

        김재만, 원종환 (정비장), 박범정, 진상현 외

 

2월 프리뷰 관람이 너무 좋았었다.

김선영은 단연코 갑(甲)이었고, 최재웅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고, 김성기는 기는 노련미로 한바탕 신명났고, 원종환은 다재다능했다.

오랫만에 프리뷰를 보면서 재관람 의욕이 불끈불끈 솟던 작품이었다.

그래서 이번엔 홍광호 배비장에 임기홍 방자, 박철호 신임목사로 캐스팅을 바꿔서 관람했다.

"미친 가창력"이라는 홍광호가 보여 줄 배비장이 살짝 궁금하기도 했고.

솔직히 말하면 홍광호는 나랑 참 안 맞는 배우다.

그런 배우군이 몇몇 있다.

최정원, 남경주, 차지연, 임혜영, 강태을, 문종원...

(뭐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성향이나 오해는 마시길!)

어쨌든, 작품 자체가 워낙에 좋기도 했고

<맨 오브 라만차> 이후 홍광호의 변화도 좀 살펴보고 싶었다.

그동안 배우 홍광호의 이력을 보면서 너무 앞서가는 건 아닌가 걱정스러웠다.

대작의 주인공을 주로 하다보니 "미친 가창력"은 어쨌든 인정은 하겠는데

섬세한 연기나 강약 조절을 못하는 게 늘 불만이었다.

그런 홍광호가 어디까지 와있는지가 궁금했다.

(내 선입견을 깨부숴줬으면...) 

 

김선영 애랑은 정말 원숙미와 노련미의 끝판왕이라고 할 만 했다.

그녀 스스로도 이 작품이 앞으로 자신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될거라고 말했다는데

정말 원없이 무대 위에서 보여주는 것 같다. 

그녀, 진정으로 만개했다.

"양반의 상투'를 부를 땐 표정과 시선이 너무 좋았고

수포동 폭포에서의 춤은 내가 지금껏 알고 있던 그 김선영이 맞나 싶을 정도다.

배비장과의 2인무에서는 살짝 모던발레스러운 것이 고급스러운 은근함도 느껴진다.

개구멍으로 들어온 배비장과 정을 나누려는 찰나,

배비장의 진심을 알고 난 후 애랑의 감정이 반전되는 장면 표현도 정말 압권이었다.

그녀만큼 이 역할을 이렇게까지 잘 표현할 배우가 과연 있을까 싶다.

매 장면마다 작품과 배역에 대한 깊은 애정이 뚝뚝 묻어났다.

그래서 그녀의 애랑을 보고 있으면 배비장도 아니면서 주책없이 마구 설렌다.

배우 김선영!

확실히 현명했고 탁월한 선택을 했다.

 

홍광호 배비장.

사람들이 늘 말하는 것처럼 정말 노래 잘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서는 성량으로 승부수를 띄워 "미친 가창력"이라는 기존의 찬사를 고수하는 것보단

감정적인 측면에서 더 세밀하게 접근했어야 할 것 같다.

때론 그에게 붙는 이 수식어가 그의 한계처럼 느껴진다.

너무 가창에 신경을 써서 은근한 맛이 제대로 살지 못했다.

그래도 지금껏 홍광호가 해왔던 배역보다는 편안해보이긴 했지만

확실히 최재웅 배비장보다 전체적으로 느낌이 덜했다.

개인적으로 그가 대작보다는 중극장이나 소극장 규모의 작품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지금보다 연기적인 부분이 일취월장할텐데...

임창정과의 <빨래> 이후 전무하지 않았나?

배우가 자기 나이대의 배역을 한다는 게 얼마나 매력적인 일인지 그도 분명 알고 있을텐데...

그럴 수 있다는 건 또 얼마나 행운이기까지 한가!

항상 선배들과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라 어딘지 애늙은이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뭔가 한 시기를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는 안타까움도...

(이해될까?)

 

임기홍 방자는 나쁘진 않았지만

(나쁠리가 있겠는가! 멀티맨 조연계의 최고봉 임기홍인데!) 

개인적으론 김성기 방자가 훨씬 좋았다.

임기홍은 개인기 위주로 좀 깨방정스런 연기를 보여줬고

김성기는 더 능청스럽고 맛깔나는 방자를 보여줬다.

방년 19세 방자를 연기하는 48세 김성기라!

이 설정 자체가 이미 해학이고 골계미(?)다.

연륜과 경험은 확실히 무시할 수 없는 대단한 스킬이다.

원종환은 정비장도, 춘홍이도 너무 맛깔스럽게 잘했고

(성별을 넘나들며 두 배역 전부를 그야말로 떡주무르듯 주무른다.)

앙상블은 프리뷰때보다 훨씬 단정해지고 안정적이다.

의상과 무대, 조명의 색감은 역시나 활홀했고...

정성껏 잘 만든 작품이라는 게 너무 여실하게 보인다.

두고두고 꼽아봐도 짧은 공연기간이 영 아쉬운 작품이다.

이쁘고 몹시 사랑스럽다.

"살짜기"가 아니라 대놓고 자주 와줬으면 좋겠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2. 28. 08:06

<심야식당>

일시 : 2012.12.11. ~ 2013.02.17.

장소 :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원작 : 아베 야로 "심야식당"

대본, 작사 : 정영

작곡 : 김혜성

연출 : 김동연

출연 : 송영창, 박지일 (마스터) / 서현철, 정수한 (타다시)

        임기홍, 김늘메 (코스즈) / 박정표, 최호중 (겐)

        한채윤, 백은혜 (치도리 미유키) / 박혜나 (마릴린)

        정의욱 (켄자키 류)/차정화, 배문주, 김아영 (오차즈케 시스터즈)

 

원래는 계획에 없던 관람이었다.

책장 넘기는게 귀찮아 만화를 워낙에 안 읽기도 하거니와

특히나 일본만화는 이상하게 공감하기가 쉽지않아 더 안 보게 된다.

(나, 그 유명하다는 슬램덩크, 초밥왕 이런 것도 안 봤다.)

아무리 출연진들이 좋다고 하더라도 인터파크에 미리크리스마스 이벤트 30% 할인이 뜨지 않았다면 아마도 외면했을 작품.

솔직히 말하면 이 작품이 창작인줄도 몰랐다.

그런 작품이 있다.

별 기대를 하지 않고 공연장을 찾았는데

첫 장면과 대면하는 순간 속수무책으로 쏙 빠져버리게 되는 그런 작품!

창작뮤지컬 <심야식당>이 내겐 그랬다.

작고 소박한 음식점 앞으로 박지일이 자전거를 끌고 들어서는 순간,

느닷없이 퍼지던 따뜻한 훈김.

그건 마치 이제 막 지어낸 고슬고슬한 밥을 눈 앞에 둔 느낌이었다.

2시간 동안 지독한 허기와 신기한 포만감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어느새 내 빈 속은 꽉 채워졌다.

문어모양으로 자른 베엔나 소시지를 볶은 소리,

달콤한 계란말이 부치는 소리,

전기밥통 여는 소리, 차

밥 위에 차를 따르는 소리,

재료를 손질하는 경괘한 칼질 소리.

음식을 준비하는 이 모든 소리가 그렇게나 다정하고 따뜻할 수 없었다.

(이런 소리들을 작품속에서 그대로 들려주겠다는 생각, 누가 맨 처음 했을까?)

 

저녁 12시 부터 아침 7시까지 문을 여는,

변변한 간판도 없는 심야식당.

메뉴라고는 된장정식 하나뿐이지만

손님이 주문하는 음식은 그때그때 만들어주는 마스터가 있는 그 곳.

사람들은 심야식당 문을 열고 말한다.

"마스터! 늘 먹던 걸로 주세요~~~"

비엔나소시지, 달콤한 계란말이, 고양이맘마, 버터라이스, 모시조개술찜,

달걀후라이를 올린 소스 야끼 소바, 감자셀러드, 오차즈께...

음식과 함께 하나씩 꺼내지는 추억과 사연들에 나는 여러번 뭉클하고 아련했다.

추억에 제대로 채한 사람들.

외롭고 지친 세상에서 나를 알아봐주고 위로해주는 단 하나의 음식.

마스터가 해주는 음식은 "괜찮다, 괜찮다"라며 어깨를 또닥이는 깊은 위로 같다.

(그치,그치,그치,그치~~~~ 네~~~!) 

마스터 역의 박지일은 정말 최고의 스토리텔러였다.

대사와 노래가 많은건 아니지만 작품 속에서의 존재감은 정말 엄청나다.

그 목소리라니...

누구라도 박지일 마스터 옆에 있으면 그동안 꽁꽁 싸매고 있던 깊은 트라우마도 술술 고백할 수 있을 것 같다.

절로 위로가 되는 백만불자리 음성.

늙은 게이 코스즈 임기홍도 신주쿠 뒷골목 역사책 타다시 서현철도 역시나 멋지고 인상적이었다.

(이 두 배우가 내게 일말의 실망을 안겨줄 날이 과연 오기는 할까?)

배우 최호중은 놀라운 발견이다.

이 배우 주목받기에 정말 충분하다!

노래도 괜찮고 그 많은 배역을 정말 완전히 다른 감정과 모습으로 연기했다.

임기홍과 또 다른 부류의 멀티맨 탄생을 예고한다.

매실, 연어, 명란젖 오차즈께 시스터즈는 정말 환상적이었고

작품의 구석구석을 정말 보석처럼 반짝반짝 빛나게 만들었다.

등장하는 10명의  배우들 전부 대단했다.

번잡하지 않은 무대도 너무 좋았고 뮤지컬 넘버들도 하나하나 다 좋았다.

(요즘 공연되는 창작뮤지컬들 정말 대단하다. 정말 만세다~~!)

 

정말이지 이 식당 어떻게든 찾아내서 꼭 한 번 가고 싶다.

찾아내면 문을 드르륵 열고 호기롭게 말하는거다.

"마스터! 늘 먹던 걸로 주세요!"

 

나는...

진심으로 위로받고 싶다.

내 텅 빈 마음속 그 깊은 곳까지

포만감 가득한 위로를 꾹꾹 채우고 싶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3. 12. 06:15

<김종욱 찾기>

일시 : 2007.10.23. ~ 2012.03.31.
장소 : 대학로 예술마당 1관
출연 : 정동화, 윤현민, 임강희, 소유진, 임기홍, 최연동

작품자체도 좋기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정동화 배우 때문에 다시 본 뮤지컬이다.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에서 너무 인상 깊어서...
정동화, 임강희 임기홍.
캐스팅도 나무랄데가 없다.
정동화는 이 작품이 처음이지만 임강희는 과거에 여자 주인공을 했었고, 임기홍이야 멀티맨의 정석으로 이 작품의 공헌도가 이미 엄청나다.
그러니까 새로 김종욱이 된 정동화만 잘해주면(?) 된다는 뜻이다.
(본인 입장에서는 이게 조금이라도 부담감이 됐을까?)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구성과 음악이 참 탄탄한 착장 작품이다.
2007년부터 시작됐으니까 이제 나이도 제법 먹었다.
지금까지 김종욱 19명, 사랑이 두려운 여자 17명, 멀티맨 17명이 출연했다.

오만석, 엄기준을 시작으로 신성록, 정상윤을 거쳐 정동화, 윤현민까지
왠만한 남자 배우들이 이 작품을 통과의례처럼 지나왔다.
조금은 소심하고 찌질한 캐릭터와 댄디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동시에 연기하는 재미. 
<지킬 앤 하이드>처럼 극명하게 대비되는 두 개의 역은 아니지만
유별나게 차이나지 않으면서도 확실히 다르게 두 인물을 표현해야 한다는 거.
배우로써는 한 번 쯤 해봄직한 배역인 것 같다.
이 작품도 10년쯤 되면
학전의 <지하철 1호선>처럼 역대 울연 배우들이 다 모여 이벤트 공연을 해도 괜찮을 것 같다.
이번 시즌 6 공연에서는 라이브 밴드가 직접 무대 뒤에서 연주를 하는데 그것도 너무 좋았다.
소극장 공연이 라이브 반주가 변해간다는 건 정말 좋은 방향인 것 같다.
계속 라이브 연주를 해주면 좋겠는데 시즌 6에서만 한정적으로 한다니까 좀 서운하다.



늘 느끼는거지만 임기홍의 멀티맨은 참 대단하다.
신혼이라서 그런가?
안 그래도 넘치는 에너지와 끼가 예전보다 훨씬 넘친다.
뭐랄까 안정된 자의 여유가 느껴진다고 할까?
<못말리는 영애씨>도 병행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체력적으로 그저 놀라울 뿐이다.
(저질체력을 가진 사람이 늘 꿈꾸는 로망이 아닐 수 없다.)
에너지와 열정, 그리고 자기만의 멀티맨 캐릭터 구축에 관해서는
대한민국 뮤지컬 배우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참 똑똑하고 현명한 배우라고 생각한다.
주연은 아니지만 극에 없어서는 안되는 감초로써 독보적인 존재감을 주는 배우다. 
그래서 나는 <김종욱 찾기>의 진정한 주인공은 임기홍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엄청난 순발력과 재치,
노래도 그 정도면 참 맛깔나게 잘 한다.
게다가 짧은 기럭지에 믿기지 않는 유연성까지...
어쩌다보니 임기홍 찬양 일색이 되버렸지만 암튼 좋은 배우라는 뜻 ^^
(내가 임기홍을 처음 본 게 2005년 한전아트홀에서 류정한이 지저스로 나왔던 <갓스펠>이라는 뮤지컬이었는데...)



정동화의 김종욱은 나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론 <스토리 오브 마이 라이프>의 앨빈만큼 적역은 아니었던 것 같다.
<SOML>를 먼저 보지 않았다면 잘한다고 생각됐을 것 같긴 하다.
이 작품에서도 역시 표정과 딕션이 선명하고 명확하다.
<SOML>의 뽀그리 머리를 어떻게 하고 나오나 걱정했는데 그것도 손을 잘 본 것 같다.
아쉬움이 있다면 김종욱이 아닐 때 조금만 더 찌질했으면 하는 바람 정도!
두 캐릭터가 너무 차이가 없는 것 같아서...
그래도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되는 배우 중 한 명임에는 분명없다.
다음 작품이 세종M 씨어터에서 4월부터 공연될 연극열전 4 <M버터플라이>란다.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을 재해석 작품인데
르네 역엔 김영민, 전노민이 더블 캐스팅
송 릴링 역에 김다현과 더블 캐스팅이 됐다.
개인적으로 김영민, 정동화 페어를 기대 중이다.
잘 하겠지! ^^
"믿어! 믿으면 다 되게 되있어!"

* 이 날 여간해서는 안 하기로 다짐한 '하루에 공연 2개 보기'를 했다.
  <백야>와 <김종욱 찾기>
  피곤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활력을 받고 돌아왔다.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11. 28. 05:55
공연관계자들에게 월요일은 일요일이다.
주말동안 하루 2회 공연을 해야하는 그들에게 공연이 없는 월요일이란,
다가올 일주일을 위해 무슨 일이 있어도 푹 쉬어야만 하는 그런 날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석준의 뮤지컬 이야기쇼는 어쩌면 일종의 반란이자 일탈이다.
season 1 뮤지컬 이야기쇼가 막이 내린지가 벌써 4년 전 인가?
딱 1번 관람했었는데 그때가 season 1의 100회 특집이었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초연팀이 꾸미는 무대였다.
배우들조차 그렇게 한 자리에 모여본 적이 없다면서 감격스러워했던 기억이 난다.
서영주 베르테르의 순간적인 감정 몰입은 엄청났었다.
노래 부르기 바로 전까지 박장대소를 하며 웃던 사람이
전주가 나오자마자 바로 베르테르가 돼서 눈가가 촉촉해지더라.
사회자였던 뮤지컬 배우 이석준에게도 감탄했었는데...
순발력과 재치, 그리고 출연진 한 사람 한사람에게 관객의 시선과 관심이 가도록 유도하는 진행솜씨란!
왠만한 전문 MC들도 울고 가겠다 싶었다



뮤지컬 이야기쇼는 재능 기부 공연이다.
공연 제작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은 "함께하는 사랑밭"이라는 곳에 기부된다.
"함께하는 사랑밭"은 소외층 구제 활동 및 올바른 기부 문화에 앞장서는 NGO 단체란다.
충무아트홀이 장소를 제공해서 주최를 하고
전문 공연 기획팀 ACT11이 제작에 참여한다.
이렇게 월 2회 콘서트가 열리면 초대되는 배우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게 된다
월요일이라 부담스럽긴 하지만
2주마다 티켓이 오픈되면 정말 빠른 속도로 매진이 된다.
티켓을 구하기 위해서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동생이 예약한 모양인데 못간대서 내가 대타로 갔다. 전혀 예정에도 없었는데...)
출연진을 거의 당일 공개하는 것도 특징이라면 특징!
이야기쇼에 나올 정도의 배우라면 어느정도 기본기는 있는 배우라서
그다지 출연진 공개가 중요하지 않는 것도 있겠다.
공연 배우들의 의외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라면 재미!
여러가지로 매니아층을 엄청나게 확보하고 있는 팬텀 프로그램이다.
마지막 핸드폰 이벤트 역시도 이야기쇼만의 독특한 재미이기도 하다.



season 2 열 두 번째는 무대에서 감초역할을 하는 뮤지컬 조연배우 5명이 출연했다.
김남호, 김동현, 이훈진, 임기홍, 정철호.
다섯 명의 배우가 명품조연이라는 타이틀로 한무대에서 만났다.
실제로 한 작품 속에서 이들을 함꺼번에 본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워낙에 개성이 강한 배우들이고 중복되는 캐릭터들이 많으니까...
무대 위에서 재미있고 유쾌한 배우들이라 2시간 반이 넘는 긴 시간동안 정말 즐겁고 재미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연으로서의 어려움과
캐릭터의 한계를 이야기할 때는 좀 짠해지기도 했다.
(주연만 대우하는 더러운 세상~~~의 한 단면을 봤달까?)
관객들은 작품 속에서 그들의 진지함과 심각함을 좀처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건 일면 비극이다.
이들이 무대에서 아무리 진지한 모습으로 등장해도
이미 관객들은  코믹의 요소만 부지런히 찾아낼 뿐이다.
이런 캐릭터의 부딪침은 배우 입장에서는 여러가지로 참 속상한 일이지 싶다.
더블 캐스팅 없이 거의 혼자서 오랜 기간 공연하게 되니까 
부상을 당해도 그냥 공연을 해야하고 그렇게 생긴 각종 후유증에 대한 보상 역시도 전무한 게 현실이다.
출연료 미지급 문제는 말해 무엇할까?
공연 배우들의 처후 개선이 정말 시급하고 절실한 문제이긴 하다.
배우라는 직업은 일종의 업(業)이란다.
힘들고 어려운 업이지만
그 업의 기쁨과 고통을 아는 그들이 이제 무대 밖에서도 좀 더 편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보는 우리도 더 편할 수 있을테니까.
편안하게 행복할 수 있다면,
정말 충분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1. 6. 8. 06:14
어제 8시에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박칼린, 오만석, 김무열의 사회로 제 5회 뮤지컬 어워즈 시상식이 개회됐다.
<서편제>가 최우수 창작뮤지컬상을 비롯한 5개 부분을 휩쓸었다.
지난해 초연된 <서편제>는 판소리를 뮤지컬로 접목시킨 작품이다.
개인적으로 작품을 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지만 공연될 당시에도 호불호가 극명했었다.
티켓 판매가 생각만큼 되지 않아서 나중에는 거의 덤핑 수준으로 판매되면서
공연 도중에 제작비 문제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대한민국에서 창작뮤지컬을 만든다는 건 참 어려운 일이다)
안타깝게도 지난 5월 18일 <서편제> 제작자 조왕연 대표가 수 억원의 달하는 빚으로 괴로워하다
결국 자살로 생을 마감하해서 공연계에 큰 충격을 줬다.
조금만 기다렸더라면...
그 사람은 또 다른 힘을 얻을 수 있었을까?
(솔직히 모르겠다)
내년에 다시 공연될거란 말이 있었는데 어찌될런지는 모르겠다.
뮤지컬의 엄청난 붐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형 라이센스 뮤지컬이 강세를 보이는 현상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자본주의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공연계에도 치명적인 위협이다.
 

                  <남우주연상 : 조승우>                           <여우주연상 : 차지연>

1달 전 각 부분의 후보자들이 발표됐을때
남우조연상을 제외하고는 수상자가 누가 될지 눈에 빤히 보이긴 했다.
남우주연상은 다방면에서 <지킬 앤 하이드>의 조승우를 이길 사람이 확실히 없긴 하다.
수상소감에서 조승우는 제대 5일만에 거액의 개런티 기사로 마음이 무거웠고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솔직히 아직도 이해가 안된다. OD의 신춘수 대표가 왜 굳이 조승우의 출연료를 공개했는지...)
조승우는 자신으로 인해 상처받은 이가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고액의 개런티 값을 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말했다.
왠지 씁쓸하다.
제작자가 출연료를 많이 주겠다는데 어느 배우가 싫다고 할까?
문제는 금액이 밝혀지면서 무대를 지키고 있는 더 많은 배우들이 너무 많이 상처를 받았다는데 있다.
물론 조승우의 잘못은 아니다.
죄인이 된 느낌이었다는 그의 말이 그래서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어쨌든 그의 <지킬 앤 하이드>는 너무나 아름답고 섬세하다.
노래가 주는 감동은 예전만 못한게 아쉽긴 하지만...

MBC "나는 가수다가 최대 수혜자는 차지연!
불과 1년도 안 된 작년 가을,
제 16회 뮤지컬 대상의 신인상 수상자였던 그녀가 올해 뮤지컬 어워즈에선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2006년 <라이온킹>으로 뮤지컬을 시작했으니 짧은 경력이라고는 말 못하겠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여우주연상을 받기에는 아직 이력이나 배우로서의 모습이 다양하지 못하다.
<나가수>의 인기가 아니었다면 어쩌면 비껴갈 수도 있는 상이 아니었을까 싶다.
본인 스스로도 올 해가 자신의 최고의 해라고 말한 차지연은
지금까지는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앞으로는 관객을 섬기고 스텝을 아끼는, 겸손한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수상소감을 남겼다.
얼마전에 가수로 싱글앨범을 발표했던데
솔직히 좀 걱정스럽다.
그녀가 더 크고 진정성있는 무대위 배우로 자리잡길 바라는 마음이다.
솔직히 그녀의 캐릭터는 아직 한정되어 있다.
한정된 캐릭터의 배우로 뿌리를 내리겠다는 결심이 아니라면
가수로서가 아니라 배우로서 발전하고 성장해야 할 일들이 더 많을 것 같다.
노파심일지도 모르겠지만...

                  <여우조연상 : 정영주>                                  <남우조연상 : 임기홍>


               <여우신인상 : 이자람>                              <남우신인상 : 빌리들>

 
여우조연상은 생각대로 정영주가 받았고
치열했던 남우조연상은 멀티맨의 달인 임기홍에게 돌아갔다.
확실히 대한민국에서 멀티맨을 임기홍만큼 해 낼 배우는 현재까지 없는 것 같다.
나 역시도 주조연보다 임기홍이 멀티맨으로 나오는 날을 선택해서 티켓팅을 하는 정도니까.
(좀 과하게 메이크업을 받았는지 레드 카펫 사진이 살짝 나이 먹은 벰파이어 같다... 죄송 ^^)
박정환과 더불어 상 복 없는 배우로 유명한데 이번엔 성공했다.
임기홍도 수상석에서 "내가 이겼다!"라는 말을 하면서 너무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하긴 이번 남우조연상은 후보자들은 유난히 쟁쟁했었다.
(서범석, 박정환 등...)
남우신인상 역시 예상했던 이쁜 빌리들이 받았고
여우신인상은 "예솔이" 이자람이 수상했다.
특이하게도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본업에서 살짝 벗어난 사람들이 신인상 수상자가 됐다.
(작년엔 발레니라 김주원!)
뮤지컬 배우들 등골이 오싹하겠다.
그리고 이런 현상이 그들에게 분발하자는 긍정적의 힘이 되길 바래본다. 

8시부터 3시간 정도 진행된 이날 행사는 케이블 TV를 통해서 생중계가 됐단다.
그런데 생방송으로 진행되던 도중에
수상결과가 주최측 계열사 기사로 노출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단다.
주최측의 욕심이 너무 과했던 모양이다.
축제의 마당이 비난과 질타의 마당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우리나라에 뮤지컬 시장이 얼마나 크고 매니아층이 얼마나 많은지 주최측이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아마도 이런 불쾌한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텐데...
성숙하지 못한 언론은 늘 지저분한 뒷끝을 남긴다.
얼마나 더 지나야 유아기적인 자기 자랑과 뽐냄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대한민국의 언론은 아직까지도 그야말로 유치찬란하다.

* 각 부분 수상자들 *

▲최우수창작뮤지컬상 : 서편제

▲최우수외국뮤지컬상 : 빌리 엘리어트
▲베스트 리바이벌상 : 아이다
▲소극장창작뮤지컬상 : 왕세자 실종사건
▲남우주연상 : 조승우(지킬 앤 하이드)
▲여우주연상 : 차지연(서편제)
▲남우조연상 : 임기홍(톡식 히어로)
▲여우조연상 : 정영주(빌리 엘리어트)
▲남우신인상 : 김세용,박준형, 이지명, 임선우, 정진호 (빌리 엘리어트)
▲여우신인상 : 이자람(서편제)
▲작곡작사상 : 장소영·배삼식(피맛골 연가)
▲극본상 : 조광화(서편제)
▲연출상 : 이지나(서편제)
▲안무상 : 피터 달링·정헌재(빌리 엘리어트)
▲음악감독상 : 김문정(광화문 연가)
▲무대상 : 정승호(남한산성)
▲의상상 : 이유선(남한산성)
▲조명상 : 민경수(피맛골 연가)
▲음향상 : 권도경(피맛골 연가)·김기영(천국의 눈물)
▲인기스타상 : 김준수·윤공주(천국의 눈물)
▲공로상 : 김민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1. 10. 00:31
2011년 일순위를 장식한 나의 공연 레퍼토리는 바로 뮤지컬 <김종욱 찾기>
한때 뮤비컬이 유행처럼 번졌는데 (금발이 너무해, 빌리 엘리어트. 라디오 스타...)
이 작품은 정확히 그 순서를 역행한다.
오만석, 엄기준, 오나라, 전병욱이 초연멤버였던 <김종욱 찾기>는
창작뮤지컬로 대학로 소극장에서 꾸준히 자리를 잡아가더니
급기야는 영화로 만들어지는 나름의 성과를 이뤄냈다.
제대한 공유의 첫 복귀작으로 화재가 되기도 한 영화 <김종욱 찾기>
반듯한 차도남(그야말로 김종욱스러운) 이미지를 가진 공유의 찌질한 연기와
가녀리고 청순한 이미지가 강한 임수정의 털털한 연기가 그런대로 볼만한 영화였다.
영화 덕분에 뮤지컬까지 찾아볼 생각도 다하고...



이창용, 정운선, 임기홍.
작년 여름 <The story of my life> 이후에 오랫만에 이창용의 무대를 보는 것도 기대됐지만
무엇보다 대한민국 뮤지컬계 최고의 멀티맨(절대 과장 아니다) 임기홍을 본다는 게
이 뮤지컬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실제로 날짜를 정할 때 고려한 게 이 두 사람이 만나는 날이었다.
남녀노소를 넘나드는 1인 23역의 임기홍!
바로 옆집에서 <금발은 괴로워> 멀티맨까지 병행하고 있을 정도로
멀티맨에 관한한 독보적인 존재다.
이런 존개감를 갖는다는 거,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비록 주연이 될 기회는 줄어들겠지만
나름대로 치열한 뮤지컬계에 이렇게 확고한 자기 위치를 만들었다는 게 참 대단하다 싶다.
무대 뒤에서 바쁘기는 또 얼마나 바쁠지...
수시로 옷을 갈아입고 등장하느라 멀미가 나지 않을까?
아마도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도 많을 것 같다.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
운명은 멀리 있지 않단다.
바로 곁에 있는 사람이 운명일 수 있다는 조금은 낮부끄러운 명제가 이 뮤지컬의 골자다.
줄거리보다는 상황 전개가 독특하고 재미있다.
특히나 남자 주인공이 완전히 구별된 1인 2역을 연기해야 하기에 
연기력없이 섣불리 도전하기에는 좀 힘든 캐릭터다.
찌질남과 차도남!
이제 뮤지컬 3년차인 이창용은 캐릭터를 잘 만들어서 참 잘 하더라.
솔직히 김종욱일 때 그의 톤에 살짝 가슴이 설래기까지 했다.
부지런히 그리고 성실히 자신의 캐리어를 쌓아가고 있는 이창용은
확실이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되는 신예이긴 하다.
<이블데드>의 좀비루돌프의 비약의 발전이라니...
임수정이 영화에서 여주인공을 하는 바람에 정운선의 건강미 넘치는 모습은
좀 안스럽긴 했지만 노래와 발음, 표정 연기가 참 좋았다.
뮤지컬이 소위 말하는 원조인데 임수정 덕분에 여주인공 이미지에 선입견이 생기는 건 아닌지
솔직히 조금은 걱정스럽다.



유쾌하고 즐거운 뮤지컬이다.
조금만 (사실은 많이) 어렸다면 아마 더 재미있었을텐데
혼자 격세지감을 느끼면서 웃으면서 봤다.
운명이니 첫사랑이니...
이제는 참 가물가물하다.
그런게 있나 싶기도 하고...
어디 "첫사랑 찾기 주식회사"가 있으면 의뢰라도 해볼까?
나조차도 진즉에 잊어버린 내 첫사랑을 찾아달라고..
어쨌든 그 첫사랑이 내 운명은
결코 아니었던 모양이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6. 15. 06:28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이 있었던 날이다.
만 원의 행복 티켓이 있어서 빗 속을 뚫고 대학로를 찾았다.
이렇게 비가 오는데 거리 응원을 하나...
괜한 노파심도 있었지만 대학로는 빗 속에서도 이미 그 준비가 한창이더라.
(확실히 젊다는 건 좋은 거다...^^)
예전에 박정환이 출연했을 때 보려고 했었는데 여의치 않아서 놓쳤다.
콘서트 뮤지컬 <Wait for you>
몇 년 전에 봤던 <오디션>은 그룹 싸운드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Wiat for you>는 길거리 공연 가수에 대한 이야기다
빌리와 루아.
(주인공 이름이 살짝 애견스럽다...)



기억할라나 모르겠지만 아역배우 출신 김수용이 남자 주인공 "빌리"다.
아주 아주 오래전에  TV 드라마 <간난이>이에서 간난이의 동생으로 나왔던 배우.
그런데 벌써 34살이란다.
이 사람이 아역배우 라는 걸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나처럼 늙수그래한 사람이나 알지...ㅋㅋㅋ)
김수용 본인도 그러더라.
"어린 연령층의 관객은 제가 아역 배우인 줄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에요" 라고...
큰 작품들도 꽤 여러 편 해서 이젠 제법 팬층도 두터워진 상태다.
<뱃보이>, <렌트>, <노트르담 드 파리>, <헤드윅>, <로미오와 줄리엣>, <남한산성>
만년 간난이 동생으로만 생각했었는데 34살이라고 하니 참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김수용은 한동안 비극만 한 것 같아 이번 작품을 선택했단다.
그런데 문제는 주인공의 직업이 거리 가수, 그것도 통기타 가수인데
그가 기타를 칠 줄 모른다는 사실 ^^
아주 급하게 속성으로 기타를 배웠다는데
실제로 기타 치면서 노래하는 모습이 어색하거나 초짜같아 보이지는 않았다.
사실 보기에는 꽤 잘 치는 것 같았다.
밝고 경쾌하고 신나는 소극장 뮤지컬.
스탠딩이 힘겨운 나로써는 마지막 커튼콜이 이제 점점 부담스러워진다.
자꾸 무릎에 힘이 풀리고 마냥 앉고만 싶으니...
("오디션" 때만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쩝!)
노래도 그닥 나쁘지 않고 연기도 어색하지 않다.
그런데 내가 공감하며 즐기기엔....
(어쩌랴... 내 나이가 그런 걸....)
여자 주인공의 루아(유하나)의 연기는 좀 어색하고 불안정하더라.
커튼콜만큼만 했어도 좋았을텐데...
아무래도 그녀의 본 공연은 커튼콜이었던 모양이다.
멀티맨 역할을 한 강대종 씨,
참 힘들겠다.
<어쌔신> 때와는 많이 다른 모습에 당황했다.
미안한 말이지만 아무래도 아직은 멀티맨을 할 내공은 아닌 것 같다.
최고의 멀티맨 "임기홍"을 보지 못해 조금 아쉬웠지만
그래도 다시 보게 되지는 않을 듯 ^^



연기를 하는 배우도 인정했듯
잘 짜여진 드라마가 있는 공연은 아니다.
그러나 젊음을 발산할 수 있고.
발산된 젊음을 보면서 흥겨워할 수 있는 공연이다.
타인과 함께 미친듯이 방방 뛸 수 있다는 거...
그것도 이젠 부러움이다.

You remember that I steel wait for you!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