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4. 6. 18. 08:48

<블랙메리포핀스>

일시 : 2014.06.10. ~ 2014.08.30.

장소 :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대본,작곡,연출 : 서윤미

프로듀서 : 김수로

출연 : 김수용, 박한근, 임병근 (한스)

        배두훈, 송원근, 서경수 (헤르만)유리아, 강연정 (안나)

        윤나무, 김경수, 정휘 (요나스) / 홍륜희, 최현선 (메리)

제작 : 아시아브릿지켄턴츠

 

서윤미의 <블랙메리포핀스>가 돌아왔다.

내겐 트라우마같은 작품.

초연 프리뷰를 보고 오랫만에 참 잘 만든, 꽤 괜찮은 창작뮤지컬이 만들어졌구나 기특해했던 기억이 새롭다.

초연과 재연때는 아무래도 정상윤과 김재범 한스에 집중이 많이 됐었고, 또 실제로 두 배우가 작품의 중심을 아주 잘 잡아줬었다.

아주 많이 달랐지만 충분히 이해가 됐고 공감이 되는 한스를 보여줬던 초연의 정상윤과 재연의 김재범.

그래서 이번 삼연에도 한스들이 어떤 표현을 하게될까 많이 궁금했다.

사실 김수용 한스가 제일 궁금했지만 현재까지 오픈된 회차에 그의 스케줄이 없어 일단 임병근 한스로 선택했다.

한때 병근예술단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렸던 서울예술단의 히로인 임병근.

(요즘은 그 닉네임을 박영수가 이어받은듯 ^^ )

서울예술단을 나와서 참 열심히, 그리고 성실히 캐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 젊은 배우다.

탈렌트 이동욱을 닮은 외모와 훤칠한 기럭지는를 가지고 있어 일단 무대 위에 섰을때 비쥬얼이 참 좋다.

살짝 로코물의 남주같은 느낌이 있는데 의외로 로코물 이력이 없다.

(<김종욱 찾기>도 상당히 잘 어울릴 것 같은데...)

어찌됐든 지금껏 그의 출연작을 보면서 실망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일단 음악이 초연 느낌으로 다시 돌아가서 반가웠다.

아직 공연 초반이라 배우들이 배역에 충분히 동화되지는 않았지만

후반부 배두훈 헤르만과 김경수 요나스는 절말 좋았다.

<풍월주>에 이어 두번째 작품으로<블메포>를 선택한 배두훈은 확실히 현명했다.

아직까지는 대사보다는 역시나 노래에 더 집중되긴 하지만

착실하게 이력을 쌓아가면 괜찮은 뮤지컬배우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런데... 작은 키는 아무래도 배역에 한계가 생길 수밖에 없겠다.

이 작품에서도 임병근 한스와의 키차이 때문인지 팽팽하게 맞서는 장면이 많이 왜소해보였고

유리아 안나와의 동작도 어딘지 위태위태해 보이더라.

유리아 안나는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글쎄 아직까지는 안나라는 역활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내가 지금껏 본 그녀 작품 중에서 노래도 가장 불안했고 표정도 모호했다.

(안나는 역시 송상은이 제일 좋았다)

가장 좋았던 배우는 요나스 김경수,

솔직히 캐스팅 발표를 보고 김경수가 한스나 헤르만이 아닌 요나스라서 좀 놀랐었는데

연출가 서윤미 눈은 정말 정확했다.

"요나스"가 김경수라는 배우를 만나 이제서야 제대로 살아났다.

공연장을 나오면서,

오늘 이 작품의 진정한 주인공은 요나스 김경수라고 생각했다.

 

전체적으로 극의 발란스가 살짝 무너진 느낌이다.

초반을 너무 급박하게 몰아쳐서인지 오히려 후반부에 긴장감이 떨어진다.

심지어 안나의 진실이 밝혀지는 장면도 전처럼 충격적으로 느껴지지 않더라.

아무래도 임병근 한스과 배두훈 헤르만이 극을 이끌어가기에는 조금 부족한게 아닌가 싶다.

(그전까지 한스들이 정말 너무 잘 해줬구나... 절감했다.)

그런 의미에서 김수용 한스가 정말 기대된다.

<모차르트>도 자리를 잡았으니 조만간 캐스팅보드에 이름이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

김수용-송원근-강연정-김경수-최현선.

두번째 관람시 내가 바라는 워너비 캐스팅.

만약 이 캐스팅이 없다면...

아마도 paa하게 될 듯.

 

* 어찌됐든 중요한 건,

  <블랙메리포핀스>는 여름에 관람하는게 확실히 옳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19. 07:35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두번째 보는 박영수, 임병근 페어의 <쓰릴미>

이번 시즌 별써 여섯번째 쓰릴미 관람이다.

아직 두 번 정도 더 볼 예정이고...

<쓰릴미>는 확실히 내겐 피할 수 없는 금단의 열매다.

7월 24일 두 사람의 첫공을 보고 한 달이 조금 안 됐다.

박영수, 임병근 두 사람 모두 배역에 편안해보인다.

그래선가? 첫공보다 개인적으론 긴장감이 좀 떨어졌다.

임병근의 리차드는 강함의 정도가 약간 낮아진 것 같고

박영수 네이슨은 마치 새색시를 보는 느낌이다.

새침하기도 하고, 질투심에 불타서 토라지고 혼자 삐지는 느낌.

살짝살짝 눈을 흘기는 모습을 보면서 저건 딱 여자 감성인데 하면서 속으로 많이 웃었다.

(이런 거 남자들이 공감하기 참 힘든 부분인데...)

<블랙메리포핀스>에 출연중인 서울예술단 단원 김도빈이 박영수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많은 배우를 봐왔지만 연습을 그렇게 열심히 하는 친구는 없었어요. 정말 쉬지도 않고 옆 사람이 짜증날 정도로 계속 연습해요. 근데 밉지 않아요."

개인적으로 나는 텍스트의 힘을 믿고, 텍스트를 집요하게 파고 드는 배우를 믿는다.

그리고 배우 박영수는 확실히 그런 부류다.

그 노력은 아직 채워지지 않은 부분을 부족함이 아닌 가능성으로 믿고 기다리게 만든다.

좋은 장점이긴 하지만 이게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자칫 잘못하면 변화없이 똑같은 답습(踏習)의 늪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  배우 박영수 배우가 그렇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지만 그럴 수도 있으니 조심하길 바라는 마음 ^^)

 

박영수의 네이슨은,

나쁘지 않았다.

분명 첫공때 부족한 부분들도 많이 채워나갔고 대사 실수도 없었다.

그런데 이상하게 초반에 호흡이 너무 빠르다.

피아노 반주를 생각하지도 않고 서로 격하게 대립했다.

처음엔 곽혜근 피아노가 또 못따라간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이번엔 확실히 박영수 네이슨 호흡이 지나치게 빠른 거였다.

왜 그러지???

<잃어버린 얼굴>이 <쓰릴미>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있나?

앞서가는 네이슨을 보면서 나혼자 오만가지 생각을 다했다.

(그 순간은 임병근 리처드도 철저하게 네이슨의 머릿속에서 사라진 것 같았다.)

그래도 다행인건, 본인도 그걸 알아챘는지 빨리 컨트롤을 해줬다

만약 그 시간이 길었다면 맨붕상태 왔을것 같다.

"ㅅ발음"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좋아졌다.

도대체 얼마나 연습을 한거지!

(나 이거 해봐서 아는데 쉬운 일 절대 아니다!)

이 녀석...

참 무섭다.

대사할때보다 노래부를 때 더 선명해지고 명확지는 소리도 참 듣기 좋다.

목울대의 떨림을 보고 있으면 저 "소리"를 훔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다.

마지막 표정은 참 좋더라.

드디어 네이슨과 온젙히 함께 있을 수 있게 됐따는 기쁨도 안도감.

평온이 느껴질 정도다.

만약 이 녀석이 다음에 이 작품을 다시 하게 된다면!

확실히 훨씬 더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론 워밍업이라고 생각키로 했다.

 

임병근 리처드.

다 좋은데 그 마이크 위치가 자꾸 신경쓰인다.

머리에 실핀 꽃은 것 같아서...

그런데 그게 하필 예쁘장하게 잘 어울린 건 또 뭔가!

좀 나이가 들면 <라카지>의 주인공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혼자 마구마구 했다.

(내가 <쓰릴미>를 보면서 이렇게 대놓고 옆길로 새다니...)

노래도, 표정도, 감정도, 딕션도 참 좋은 배우라 가능성도 무궁무진한 배우.

다만 바람이 있다면 지금보다 연기폭을 더 넓혔으면 하는 맘.

임병근의 리처드를 보면서

신성민과 크로스되면 시너지효과가 엄청나리라는 생각도 잠깐 했다.

상상만 하고 직접 확인까지는 안 하련다.

크로스 페어까지 보기 시작하면 정말 크린을 꿈꾸게 될 것 같아서...

 

곽혜근 피아니스트.

지금껏 들었던 곽혜근의 연주 중에서 가장 좋았다.

드디어... 드디어...그의 연주에서 여유가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했다.

지금의 여유가 자리를 잡아준다면,

정상윤 리처드, 오종혁 네이슨 공연에 곽혜근 피아니스트여도 상관없겠다. 

다.행.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8. 2. 08:31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오종혁, 박영수, 신성민 (나-네이슨)

        정상윤임병근, 이동하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쓰릴미 > 2차팀 공연이 시작됐다.

그리고 세 쌍의 페어 중에서 가장 궁금했던 박영수-임병근의 첫공.

좀 로딩이 된 후에 볼까 고민하다 결국 궁금함을 참지 못했다.

둘은 임병근이 몇 년 전 탈단을 하긴 했지만 서울예술단 동기다.

그래서 이 둘을 "예술단 페어"라고 부른단다.

처음부터 같이 연습했던 동갑내기 친구가 만드는 <쓰릴미>라!

작품 자체의 설정과는 아주 딱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박영수가 "나"인 것도 임병근의 "그"인 것도 확실하고 정확하다.

재미있는 건,

이 둘은 예상되어지면서도 또 명확하게 예측을 하기 힘든 페어라는 거다.

뭔가 반항적인 소년의 이미지가 강한 박영수와

잰틀하고 선한 느낌의 임병근.

과연 이들은 어떤 나와 그를 보여주게 될까?

 

첫공이라는 위험수는 분명 있었지만 둘의 조합은 솔직히 기대 이상이었다.

일단 두 배우 다 눈빛이 너무 좋다.

2인극은 아무래도 무대에서의 액팅에 한계가 있어

배우가 보여주는 눈빛과 표정에 관객이 더 집중하게 된다.

그래서 연기력이 뒷받침되지 않는 배우들의 2인극을 보는 건 가히 고문에 가깝다.

감정없는 얼굴로 시종일관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배우를 보고 있으면 난감하다.

이 둘은 뭐랄까?

치열함은 좀 떨어지지만

표정과 눈빛, 그리고 손끝의 디테일은 아주 좋았다.

설정인지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초반에 박영수와 임병근의 템포가 서로 어긋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박영수의 템포가 조금 더 빠르다.)

그러다 중반 이후부터 템포가 비슷해지면서

후반부에서는 그 템포가 역전이 된다.

시종일관 불안한 눈빛을 보이던 박영수의 네이슨이

"난 뛰어난 인간이야. 결국 널 이겼쟎아!"라는 대사와 함게 리처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후반부 장면은 압권이다.

둘 사람의 몸기울기가 역전되는 장면도 잘 표현했고.

(분위기, 파워, 그 동안의 모든 시간들이 송두리째 역전되는 느낌이랄까!)

그동안은 잘 몰랐었는데 임병근의 양쪽 눈크기가 서로 다르다.

그런데 그게 리차드를 표현하는데 플러스효과를 준다.

살짝 야누스적인 느낌을 준다.

박영수도 쌍커플없는 두툼한 눈이 어눌하면서 소심해보여 배역 자체와 잘 어울렸다.

"넌 나를 배신할거야! 난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넌 내가 원하는 대로 절대로 하지 않은 걸!"

"contract" 장면 대사 중 박영수가 이 부분의 너와 나를 완전히 반대로 해버렸다.

결정적인 대사실수라 보면서 깜작 놀랐는데 정작 본인은 당황하지 않고 잘 넘기더다.

혹시 첫공이라 너무 긴장해서 틀렸다는 걸 몰랐을까???

어쩌면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ㅅ" 발음이 부정확한건 아무래도 사투리톤 때문인 것 같고

연습벌레니까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 믿는다.

아무래도 "ㅅ"발음은 뮤지컬 배우들의 숙제인 모양이다

그런데 사실 이 녀석!

무대 위에서 너무 열심이라 "ㅅ" 발음 따위 기꺼이 무시할 수 있다.

조급하게 서두르지 않고 하나씩 자신의 길을 우직하게 나아가는 보고 있으면 

지금도 그렇지만 지금 이후의 모습을 더 믿고 기다리게 만든다.

이 녀석, 확실히 무서운 녀석이다!

 

첫공이라 익숙하지 않아서 그랬겠지만

아직까지는 소품과 무대 활용에 여유가 없다.

현재는 텍스트를 숙지하고 체화하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중반 이후에 보면 아마도 두 사람의 <쓰릴미>에 불꽃이 튀지 않을까 싶다.

그들은 지금 계속해서 "계획(The plan)" 중이고 "I try to think" 중이다.

분명한 건,

이 녀석들은 점점 진화할거란 사실이다!

확실히!

 

그래서 나는 아주 많이 기다려진다.

8월 이후 이 녀석들과의 재회가!

 

* 확실히 피아니스트는 신재영일때가 훨씬 느낌이 좋다.

   연주하면서 계속 배우들에게 시선을 놓치 않는 모습이 호흡을 함께 가지고 가려는 의도같다.

   이런 신재영도 두 사람의 첫공은 많이 궁금했나보다.

   다른 날 보다 유난히 열심히 관람(?)하는 모습이 흥미로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7. 19. 08:23

<Thrill Me>

일시 : 2013.05.17. ~ 2013.09.29.

장소 : The STAGE

대본,작사,작곡 : 스티븐 돌기노프

연출 : 쿠리야마 타미야

무대 : 이토 마사코

조명 : 가츠시바 지로

출연 : 정상윤, 전성우 (나-네이슨) / 송원근, 이재균 (그-리차드) 

        신재영, 곽혜근 (피아니스트)

제작 : (주)뮤지컬해븐, CJE&M

 

 

인터파크에서 메일로 <쓰릴미> 15,000 원 할인권을 보내왔다.

그냥 날리는 게 아까워 덕분에 정상윤과 송원근 페어를 재관람했다.

6월 1일에 봤으니 거의 한 달 보름만의 재회다.

처음 봤을 땐 무대가 낯설어 어색했었는데...

그래도 대체적으로 그 후에 봤던 전성우, 이재균 페어보다는 확실이 둘의 조합이 더 탄탄하고 좋았다.

좀 걱정은 했는데 다행히 다시 본 무대는 처음처럼 낯설진 않았다.

그런데 아마 그게 2층의 효과(?)가 아니었을까 싶다.

2층에서 보니 사각링의 높이감이 1층처럼 난감하게 느껴지진 않더라.

확실히 배우들의 동선도 소극장임에도 불구하고 1층보다 2층에서가 훨씬 보기가 좋았다.

나와 그의 끝없는 부딪침과 어긋남들.

극의 전개에 따라 두 인물의 보여주는 몸의 거리감을 보는 것도 확실히 재미있긴했다. 

파아니스트의 연주도 2층에서 더 극적으로(사실 더 크게) 울린다.

그러나 곽혜근의 연주 호흡은 여전히 숨가쁘다.

그 숨가쁨이 피아니스트 본인도, 배우도, 관객도 자꾸 쫒기게 만든다.

이게 피아니스트의 의도된 연출이라면 아주 매력적이었을 것 같은데 곽해근은 그렇지 못하다.

극을 성실히 따라가겠다는 의도가 강하다.

그래도 배우에게 눈길도 자주 주지않고 오로지 피아노와 엄청난 사투를 벌인다.

(신재영 피아니스트의 배우를 향한 "제 3의 눈길"이 좀 그리워졌다.)

 이 작품은 로맨틱만 연주가 반드시 필요한 장면도 있는데 그런 발란스 조절을 아직까지 곽혜근은 못하고 있다.

속전속결!

피아니스트 곽혜근에게서 받는 느낌은 딱 그랬다.

(그가 <쓰릴미> 제 3의 배우로 당당하게 작품을 주도하는 날이 오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정상윤의 "나"는 확실히 내 취향이다.

특히 처음과 마지막 정상윤이 부르는 넘버는 그 느낌 차이가 정말이지 엄청난다.

시작과 끝,

그리고 다시 새로운 시작.

2층이라 정상윤의 표정을 섬세하게 볼 수 없다는 게 정말 너무 안타까웠다.

확실히 정상윤의 "나"는 여유도 있고, 긴장감도 적당하고, 슬픔도 있고, 시니컬하다.

(최재웅 "나"의 시니컬만큼은 아니지만)

이렇게 내게 거의 완벽한 "나"를 각인시킨 정상윤이 이제 "그"를 한단다.

과연 어떤 "그"가 만들어질까? 

"나"를 너무나 잘 아는 "그"의 등장!

이건 상상만으로도 쓰릴하다.

(예전에 김우형이 나와 그, 둘 다 하긴 했지만 "그" 만 봤으니 pass!)

 

송원근의 "그"는 정상윤 "나"에 비하면 약할 수밖에는 없었는데

그동안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단단해졌고 쎄졌고 강해졌다.

예전엔 정상윤의 리드에 따라가는 입장이었다면

지금은 동등한 입장에서 주고 받는 게 보인다.

소위 말하는 케미가 아주 좋아졌다.

조금만 더 오래 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아질텐데 이제 그만이라니 아쉽다.

(송원근도 아쉬워할까???)

그래도 이 작품이 송원근에겐 다른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들었으니

뮤지컬 배우로선 참 다행이다.

차기작은 뭐가 될지 기다려지기도 하고...

(정상윤과 비교해도 이렇게 얼굴이 작은 송원근이 "오로라 공주"에서는 어쩜 그렇게 팡팡하게 나오는지...

 일반인은 TV에 얼굴 나오는 거 절대로 주의하자! ^^)

 

오늘 쓰릴미 2차팀 2차 티켓팅이 있다.

1차 티켓팅에 비하면 크로스 캐스팅이 많은 편이다.

1차에는 박영수-임병근, 신성민-이동하 캐스팅을 예매했다.

1차에 회차가 별로 없었던 정상윤-오종혁 페어는 오늘 2차 티켓팅을 노려볼 생각이다.

크로스 캐스팅은 일단 세 팀을 다 본 후에 결정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론 1차때보다 2차의 기대감이 크다.

서로 나잇대가 비슷한 배우들끼리 만나서 치열한 모습을 목격하게 되지 않을까?

기대감을 버릴 부분(연출과 무대)은 깨끗히 버리고,

기대할 건(배우, 배우들 간 케미, 조명) 또 열심히 기대하고!

<쓰릴미>를 대하는 냐의 자세!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3. 6. 25. 13:54

<쓰릴미> 2차팀의 캐스팅이 공개됐다.

예상했던대로 박영수가 출연한다.

와~우!

이 녀석의 <쓰릴미> 정말 궁금하다.

너무 잘할까봐 미리부터 겁이 난다.

안그래도 이 녀석한테는 <쓰릴미>의 향기가 정말 진한데... 

그리고 네이슨의 갑을 보여준 정상윤이 본인의 바람대로 이번엔 리처드로 역할 변신을 한단다.

이것 역시도 너무나 궁금하다.

네이슨의 심리를 너무나 잘 아는 리처드라...

이것 역시도 상당한 궁금증을 유발한다.

아무래도 "정상윤 = 쓰릴미"라는 내 개인적인 공식에 또 다른 정점이 찍힐 것 같다.

정상윤의 <쓰릴미>라면 그가 어떤 억할을 하든 무조건 믿는다.

 

정상윤 - 오종혁, 박영수 - 임병근, 이동하 - 신성민.

놓칠 수 없는 두 페어 때문에 아마도 신촌에 있는 STAGE를 자주  드나들게 될 것 같다.

원래 평일에는 공연을 보지 않는 편인데 <쓰릴미>는 완전히 예외인걸로!

다행이다.

공연장이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서!

(물론 대학로나 강남에 비해서 가깝다는 의미 ^^)

 

<쓰릴미>

내 이럴 줄 알았다!

박영수와 임병근 페어.

서울예술단 출신 배우 2명이 만났으니 범상치않는 기운이 가득하다.

두 녀석은 이 작품을 통해 확실히 정점을 찍을거다.

각자, 그리고 함께!

내 장담하건데,

이 둘이 대형사고을 치고 말거다.

 

아~~~

벌써부터 너무 쓰릴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3. 18. 08:23

<Mama, Don't Cry>

일시 : 2013.03.09. ~ 2013.05.26.

장소 : 충무아트홀 중극장 블랙

대본, 작사 : 이희준

작곡 : 박정아

안무 : 최진숙

연출 : 김운기

출연 : 송용진, 허규, 임병근 (프로페서 V)

        고영빈, 장현덕 (뱀파이어)

 

천재물리학자와 뱀파이어 이야기.

솔직히 줄거리에 대한 기대감은 별로 없었다.

뱀파이어가 나오고 남자 2명이 이끌어가는 2인극 뮤지컬이라면 뭐 대략 그림이 그려졌다.

살짝 동성애적인 코드도 있을 거고,

신비주의에 싸이코스럽기도 할 것이고,

그리고 인간은 뱀파이어와 파우스트의 거래를 할 것이고,

당연히 거래의 조건은 뱀파이어가 되어 피의 축제를 벌이는 것일테고... 기타 등등, 기타 등등...

그런데 여기서 정말 궁금한 게 생겼다.

도대체 제목은 왜 "Mama, Don't Cry"지?

사실은 엄마가 뱀파이언가?

아니면 엄마 앞에서 뱀파이어어게 물리나???

나처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던 모양이다.

김운기 연출이 한 마디 했다.

" 내,외형적인 부분, 지식, 생각 등 모든 정체성은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았다. 현실의 조건이 온전히 내 능력과 불일치할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새로운 것을 찾아 변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에서 변화에 대한 댓가,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미안함 마음의 표상을 상징한 제목"이란다.

아... 근데 어쩌지?

이 말이 더 어렵다!

그냥 최악 혹은 절망적인 순간에 엄마를 부르짖으며 찾게 되는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표현한 것이라고 혼자 이해하기로 했다. 

 

송용진과 장현덕 페어는,

게이 뱀파이어와 좀 가볍고 경박한 물리학자의 느낌이었다.

솔직히 고백컨데 이건 좀 절망적인 컨셉이다.

장현덕 뱀파이어는 동남아시아로 단체관광을 가면 많이 보는 게이쇼를 떠올리게 했다. 

You're Vampire가 아니라 완전히 You're Sera!... 그 느낌이었다.

(당황스럽다... ㅠ.ㅠ)

송용진 프로페서 V 는 셜록홈즈로 중간중간 빙의되는 것 같았다.

게다가 바지가 어찌나 타이트하던지 보는 내내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하는 건 아닌가 불안했다.

2인극이지만 프로페셔 V에 의해 모노드라마처럼 진행되는 방식 자체는 아주 흥미롭고 특이하다.

조명을 이용한 실루엣 연출도 괜찮았고

벽에 드리우는 뱀파이어의 그림자도 묘한 신비감을 준다.

정면에 앉은 관객들은 아마도 못 알아챘겠지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면 관람을 추천한다!)

너무 엉성하고 조잡한 타임머신만 빼면 무대 셋트도 괜찮았고

전체적인 조명도 아주 좋았다.

관객석 기둥을 이용해서 창문이나 나비를 보여주는 것도 좋았다.

뱀파이어의 노래로 시작되는 첫부분은 은밀함과 신비감이 느껴졌고

넘버들도 전체적으로 꽤 좋다.

그런데 뭔지?

찜찜한 이 느낌은!

아무래도 이야기의 개연성과 흐름이 자연스럽지 못해서인 것 같다.

뭔가 정돈되지 못한 채 전체적으로 붕 떠있는 느낌이다.

상황과 인물에 대한 임펙트는 그런데로 괜찮은데

스토리 자체가 갖는 힘이 좀 약하다.

 

개인적으로는 이 작품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인물은

프로페서 V보다 뱀파이어!

단, 너무 자주 들락날락거려서 존재감이 살짝 가벼워졌다는 게 흠이다.

의자가 왔다갔다 하면서 등퇴장을 반복하는 걸 보고 있자니

어쩐지 정시를 알려주는  뻐꾸기 시계가 떠오른다.

아! 그리고 "pity date" 다음에 이어지는 "half man, half monster"는

뱀파이어와 프로페서의 동작이 서로 완벽하게 일치했으면 훨씬 좋겠다.

조정당한다는 느낌을 부각시키고 싶다면

정확히 한 박자씩, 절도있게 끊어서 표현했으면 더 효과적이지 않았을까?

여기서 중요한 건 딱딱 끊어지는 느낌이 꼭 들어야 한다!

그리고 뱀파이어는 조금 작게, 프로페서 V는 동작을 크게 해 줘야만 하고...

뱀파이어는 지금간츤 게이 느낌보다는

아주 이지적이면서 냉혹한 느낌이었으면 좋겠고,

프로페서 V는 순수하고 수줍음 많은 모습을 더 부각시켰으면 좋겠다.

그러면 뱀파이어로 변해 피의 살인을 저지르는 장면이 훨씬 더 충격적으로 보일 것 같다.

아마도 이런 느낌의 페어를 기대한다면

임병근, 고영빈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 한 번 더 보자! 단, 시간이 조금 지난 후에...)

 

꽤 괜찮은 작품인 것 같은데 뭔가가 계속 아쉽다.

산만한 전개가 탄탄한 넘버를 잡아먹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송용진과 장현덕이 아직은 충분히 표현해내지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소소한 코믹의 요소를 과감히 확 걷어내고

전체적으로 더 시니컬하고 은밀한 느낌의 전달이었으면 좋겠다.

그래야 넘버들이 훨씬 더 잘 살아날 것 같다.

좀 변화가 오길 기다려보자!

임병근, 고영빈 페어에게도 다른 모습을 기대해 보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3. 16. 06:28

뮤지컬 <서편제>

일시 : 2012.03.02. ~ 2012.04.22.
장소 : 유니버설 아트센터
워작 : 이청준
극본 : 조광화
작곡 : 윤일상
연출 : 이지나
음악 슈퍼바이저 : 김문정
출연 : 이자람, 차지연, 이영미 (송화) / 임병근, 김다현, 한지상 (동호)
         서범석, 양준모 (유봉) / 정영주 (동호모) / 문헤원(미니)
무대 : 박동우
의상 : 홍미화, 안현주
안무 : 남수정

2011년 제5회 뮤지컬어워즈에서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극본상, 여우주연상, 여우신인상을 휩쓸면서 5관왕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작품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2011년 초연 당시에 이 작품은 내 취향이 아니라 보지 않았었다.

내 기억이 맞다면 처음엔 초등학생 이상 관람 가능했었는데 안타깝게도 장사가 잘 안 됐던지 나중엔 연령제한이 없어지면서 심지어 모녀할인 50% 이벤트까지 했었던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작정만 했다면 솔직히 저렴한 가격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두산아트센터로 발걸음이 안 된 작품이다.
참 여러모로 파란만장한 작품이다.
심지어는 제작자의 자살이라는 비보를 남기기도 했던 작품이다.
(뭐 꼭 이 작품 때문만은 아니었겠지만...)
그래서 재공연 말이 나왔을 때 솔직히 가능할까 싶었는데 정말 재공연이 성사됐다. 
확실히 연출가 이지나의 파워는 아직까지는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다.
서범석, 이자람, 차지연, 이영미(동호모에서 송화로 엄청난 회춘하셨다) 등 금지옥엽같은 초연 멤버에
양준모, 정영주, 임병근, 김다현, 한지상까지
배우 프로필 상으로는 여느 공연 못지 않은 출연진이다.



이 날 공연은 이자람 송화, 임병근 동호, 양준모 유봉이었다.
나름대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역시나 <서편제>는 내 취향이 아닌 것 같다.
평일에 유니버설 아트센터를 찾는다는 건 자정 이후에 귀가를 뜻하는건데
여간 노곤하고 피로한 일이 아니다.
아무래도 내겐 영화 <서편제>의 김명곤 유봉, 오정해 송화, 김규철 동호가 각인되버린 모양이다.
뮤지컬로 만들어진 <서편제>는 어쩐지 정체불명의 퓨전극이 되버린 것 같다.
냉정과 열정 사이가 아닌,
냉탕과 열탕 사이였다고나 할까?
일단 배우들의 나이대가 너무 비슷해서 불편했다.
아직 30대인 양준모의 유봉 변신은 아무래도 조금 무리수였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배우지만 아닌 건 아니다)
성악 전공자답게 역시나 성량도 크고 노래도 잘하긴 하지만 그걸 "소리"라고 명명하기엔 어렵지 않을까?
송화와 동호에게 "소리"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성악"을 가르치는 것 같다.
어쩐지 사투리도 좀 작위적이고...
성마르고 화만 내는 아버지.
그래서 땡깡피우는 철없는 응석쟁이 아이같다.
"내 청춘도 날 버리고 속절없이 가버렸으니..."
라는 가사를 표현하기에는 너무나 민망할 정도로 청춘인 유봉!
한 번도 생각했던 적 없었는데 이 작품을 보면서 양준모가 참 젊은 배우라는 걸 절감했다.
임병근의 동호는,
처음엔 나쁘지 않았는데 연령대를 소화하기에는 너무 곱고 아름답다.
꼭 아이에게 어른 옷을 입힌 것 같은 바라보기가 어려웠다.
이자람의 송화.
그녀가 아니었다면 나의 귀가길은 황량함 자체였으리라.
<서편제>에서 소리를 하는 유일한 배우 이자람!
눈이 머는 장면에서의 절규과 아비를 보내는 장면에서의 그 처연함과 서글픔은 흡사 종교적이기까지 하더라.
구음과 몸짓이 얼마나 많은 대사를 응축시킬 수 있는지를 절감했다.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심봉사 눈뜨는 장면을 들으면서
꼭 "심청가"나 "춘향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판소리 완창 무대를 한 번 듣고 싶다는 바람도 생겼다.
유봉이 죽는 장면에서의 정영주의 목소리!
귀기(鬼氣)가 느껴질 만큼 애절하고 평온하고 아득했다.



개인적으로 이지나 연출의 스크린 활용법을 좋아하지 않는다.
거대한 관을 떠올리게 한 무대는 정말 좋았는데
생둥맞은 스크린때문에 느낌이 부서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게다가 경사무대에 서있는 배우들은 왠지 위태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설마 그런 느낌을 원했던걸까?)
오케스트라 피트석을 위로 올린 발상은 매혹적이었다.
때때로 아래 무대와 함께 한 폭의 그림 같은 모습이 나와서 신비했다.
몹시 안재욱스런 클럽 매니저와 유봉의 친구였던 창극단 단장를 보면서는 실소를 금치 못했다.
우리의 "소리"와 "락"은 서로 작정한듯 어울리지 않아 물위에 뜬 기름 같았다.
가끔씩 MR로 녹음된 노래가 아닌 척 의뭉스럽게 나오는 것도 흠이라면 흠이다.
깊은 소리의 한(恨)을 알아볼 깜냥이 없어서인지도 모르겠지만
슬프게도 나는 그 한(恨)을 온전히 느끼지 못했다.

어쩌면 나는 뮤지컬 <서편제>가 피천득의 "인연"같은 느낌이길 바랐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슬프다.
너무 노래를 잘해서 오히려 어울리지 않은 양준모와 임병근을 보는 것도,
혼자 절절한 소리를 하는 이자람을 보는 것도.
내겐 다 슬픔이었다.
참 고되고 힘겹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