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1. 4. 23. 18:32

빛과 그늘, 물 그리고 콘크리트(벽)의 건축가 안도 다다오.
솔직히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의 이름을 잘 몰랐다.
그의 건축물은 사진으로 보고 아주 독특하고 특이하고 신비감을 준다는 생각은 했었는데
굳이 건축가가 누군지는 알아보지 못했었다.
그랬구나...
그 고요하고 다정한 노출 콘크리트 건축을 지은 장본인이 바로 이 사람, Ando Tadao 였구나.
도시에 저항하는 게릴라.
그는 스스로에 대해 말한다.
"나는 건축을 하는 게릴라이다"
그건 아마도 그가 건축 관련한 대학을 졸업한 게 아니라
프로복서 출신으로 생면부지의 건축의 세계에 독학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도시에 우뚝하니 서있는 그의 독특한 건물의 위상만으로도 그 의미는 충분하다.
규모를 압도하는 건축이라고 할까!

"건물을 오래 사용하는 것은 지구 환경에 대한 배려이기도 하지만
 그 이상으로 우리가 사는 도시 환경을 풍요롭게 하는 것이기도 하다."


정말 건축으로 이런 일을 할 수 있구나... 놀랍다.
도시를 관통하는 급박하고 물질적인 시간의 개념이
그의 건축을 통해 자연과 대화를 시도한다.
그렇다.
각박한 도시의 시간에도 모여사는 풍요는 확실히 있다.
그리고 그건 자연의 속성이기도 하다.



"자연과 함께 살아가는 생활은 그 풍요뿐만 아니라 그 가혹함까지도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건축물은 집 안에서 이동할 때도 우산이 필요할 수도 있고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추위를 그대로 느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불편함은
그 차가운 콘크리트가 마치 하나의 온전한 생명같다.
스미요시 Row house, Rokko housing 1,2,3
그가 건축한 museum.
신성함과 고요함이 느껴지는 빛의 교회, 물 위의 교회, 물의 사원
그리고 제주 섭지코지의 Genis loci...
자연이 갖는 동선과 곡선을 훼손하지 않고 건축물을 그 동선에 연장시켜
마치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지는 신비함은
그의 말처럼 "자연에 대한 경외, 사물 사이의 공백에 의미를 두는 간(間)의 미학"의 절정을 보여준다.
그가 노출 콘크리트를 고집하는 이유는
그것이 안도 다다오의 창조적 한계를 시험하기 때문이란다.
흥미롭고 신비롭다.
이런 위대한 창조자의 세계를 들여다 본다는 건.
경외감마저 느껴진다.
그의 글을 통해 오래된 것을 쓰레기로 간주하는 소비주의에서 벗어나
지금 쓰고 있는 것을 살려서 과거를 미래로 연결해야 한다며 소개한 이탈리아 고재은행을 알게 된 것도
뜻밖의 수확이다.
언제가 제주도에 가게 되면 섭지코지를 찾아 보리라.
Genis Loci,
자연과 대화하는 건춘물을 보러...

* 이탈리아 고재(古財)은행
르네상스 시대 전후에 세원진 건물을 해체할 때 생기는 건자재를 모아 보존,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역사적으로 건조물을 개,보수할 때 이곳에서 자재를 구매하여 사용하는 제도


<물 위의 교회>



<빛의 교회>




<물의 사원>

 


<Genius loci, 제주>
 



<스미요시 Row house (개인주택)> 


<Rokko Housing 1.2.3 (집합주택)>


<나리와쵸 미술관> 



<베네세 하우스>



<베네통 파브리카 커뮤니케이션 연구센터>



<나오시마 미술관>



<롯폰기 21-21 design sight>



<포트워스 현대미술관>



<Ando Tadao의 다른 건물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3. 12. 06:15
 

<지식 ⓔ season 2> -  EBS 지식체널ⓔ



지식 e SEASON 2 


EBS 지식채널은  2005년 9월에 기획 편성된 프로그램으로, 일주일에 세 편씩 방영되고 있습니다,
벌써 책으로도 season 4까지 출판되어 있는 상태구요.
이 프로그램은 'e'를 키워드로 한 자연(nature), 과학(science), 사회(society), 인물(people) 등 다양한 소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단 '5분' 동안 전해지는 강렬한 메시지와 영상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생각꺼리를 만들어 주고 있는 짧지만 강렬한 프로그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죠.

이 책 역시도 짧은 문구들 속에 우리가 그동안 잊고 있었던, 그리고 잘 알지 못했던 사실들에 대한 다양한 관점, 해석, 그리고 이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특히 <season 2>를 읽으면서 제가 느꼈던 생각은 이 책은 앞으로도 점점 지금보다 더  “진화”되는 책으로 남겠구나 하는 점이었습니다.


<season 1> 보다 확실히 더 자세하고(그러나 간략함은 여전히 살아있습니다. 자세하면서 간략할 수 있다는 거...어떤 의민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그리고 더 적극적이라고 할까요???

<season 1>은 “구분하기”, “밀어내기”, “기억하기”, “돌아보기” 이렇게 4개의 커다란 패러다임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안에 다시 10개의 단상이 담겨있습니다.

지금 우리와 관련이 되어 있는 문제들, 그리고 과거에서 지금까지 계속되어 왔던 문제들, 그리고 그러지 않아야 하는데 점점 우리가 잊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단상들이 정말 깊은 생각과 반성, 그리고 성찰을 하게 만드는 어찌 생각하면 깨달음에 관한 책이라고 나름 생각하게 됩니다.


<season 2>는 “희”, “노”, “애”, “락”이라는 또 다른 네 가지 패러다임이 1권과 마찬가지로 각각 10개의 단상들을 품고 있습니다.

이 책은 “지식”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사실 우리가 꼭 알고 있어야 하는 “상식”에 대한 책입니다. “교양”을 쌓는 책이 아니라 “앎”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우리가 알지 못하고 지낸다 해서 우리 삶에 문제가 되는 내용들은 결코 아닙니다(솔직히 그런 내용이 세상에 존재나 하는지 의문이긴 하지만요....) 하지만 꼭 알았으면.... 그랬으면 하는 바램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귀한 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 프로를 만든 EBS는 이 5분의 짧은 단상들이 “이슈메이킹”이 되길 원했다고 합니다.

어느 정도는 성공적이고, 어느 정도는 안타까운 게 현실이죠.

분명 적지만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시켰고, 개인 블로그 등을 통해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더 큰 이슈가 되기에는 EBS의 시청률이나 파급력이 너무 미미한 현실이라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사실이기도 합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MBC나 KBS, SBS를 통해서 방송됐다고 해서 그게 달라지진 않았을 거란 개인적인 생각도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우리의 눈과 귀가 예능에 너무 충분히 익숙해 버린 탓에....)

<season 1>이 현실, 상황, 직면한 과제에 대한 탐구였다면, <season 2> 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 사람에 대한 기억에 관한 내용입니다.

평범한 재단사 전태일의 분신의 이유, 시각에 후각까지 상실한 스티비 원더, 만년 2등의 귀환 이봉주, 빛의 화가 렘브란트,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피사체로 찍었던 사진작가 최민식, 그리고 강요한 군국주의 애국심으로 희생된 가미카제 특공대....

이 책을 읽은 후에 제가 비난했던 이들을 가리키던 손가락은 저를 책망하는 손가락으로 그 방향이 전환됐습니다.

잘못 알고 있었기에, 그저 들리는 이야기에 편승해 쉽게 손가락질 했던 제 손이 부끄러워졌으니까요.

물론 현재 제가 더 많이 알게 됐고, 바르게 알게 됐다고 말하는 건 아닙니다.

단지, 조금은 알게 되었다고, 그래서 더 잘 알기 위해 입을 다물고, 손을 내려야 한다는 사실을 그저 이제야 조금씩 알게 됐을 뿐이라고요.....

이 책을 읽으면 아마도 우리가 매일 타고 다니는 지하철이 새롭게 다가올 것이며, 점점 사라지는 골목길이 그리울 것이며, 작은 엄지로부터 시작된 문자 메세지에서 비롯된 촛불의 행렬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작습니다. 그러나 그 안엔 큰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은 쉽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내용은 내 생각을 복잡하고 어렵게 재구성합니다.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내용은 계속 읽다보면 자꾸 긍정적인 방향으로 불편해지는 책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책은 평범합니다.

그러나 그 안에 내용은 태산을 옮길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합니다.

그래서.......

오늘, 저는 여러분의 손 안에,

꼭 이 책을 들려 드리고 싶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