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07.20 무지개 그리고 석양
  2. 2014.09.08 서울 - 구리 자전거도로
  3. 2014.08.12 나는 달린다
찍고 끄적 끄적...2015. 7. 20. 08:29

요즘 일주일에 서너번은 퇴근후 자전거를 탄다.

중량천까지 왕복 30km를 한 번도 쉬지 않고 다녀오면 2시간 10분 정도 소요된다.

그 시간 하늘의 변화가 정말 예쁘다.

지난 금요일,

오랫만에 반차를 내서 일찍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자전거 탈 땐 물병도 안 챙기고 MP3 하나만 목에 달랑 걸고 나가는데

이 날은 좀 천천히 다녀올 생각에

조그마한 가방에 물병과 핸드폰까지 챙겨서 출발했다.

 

 

성수대교를 지나 잠실쪽으로 달리다 잠깐 자전거를 세웠다.

해가 지려는 하늘은 참 신비롭다.

저 하늘 색을, 저 구름 색을, 저 물 색을 물감으로 재현할 수 있을까?

지열을 품은 뜨거운 바람조차 다정하다.

자전거를 탈 때 핸드폰을 안가져갔던 이유는

풍경을 보고 있으면 분명히 찍고 싶은 생각이 들테고

그러면 자주 멈출게 뻔해서였다.

역시나...

자주 풍경에 눈이 갔고

그럴때마다 자주 브레이크를 밟았다.

 

 

잠실까지 갔다 돌아오는 길.

중량천을 막 지나오는데 비가 온 것도 아닌데 아주 거다란 무지개가 떴다.

처음엔 몰랐다.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뭔가를 보고 있길래 쳐다봤더니 거짓말처럼 무지개가 보였다.

급하기 브레익크를 밟았다.

내 기억에 지금껏 본 무지개 중 가장 크지 싶다.

심지어 한강 표면에서 빛이 반사되면서 잠깐 쌍무지개가 뜨기도 했다.

그냥, 뭔가 행운의 징후를 본 것 같아서...

 

 

동작대교를 지나오는 길.

석양이 곱게 물들었다.

도저히 그냥은 못가겠더라.

아예 자전거를 한켠에 세워놓고 자리를 잡았다.

넋이 저절로 놔지더라.

이 시간이 지나면 개와 늑대의 시간이 시작될테다.

물빛과 하늘빛이 같아지는 시간.

그대로 있다가는 시간 속에 갇혀버릴 것 같아 서둘러 자전거에 올랐다.

아무래도... 핸드폰은 두고 다녀야 될 것 같다.

 

한강 자전거 도로.

그곳이 요즘 내 여행지다. 

삶은 여행...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4. 9. 8. 17:26

요즘은 휴일이면 일찍 일어나 자전거 타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때로는 바람과 나란히 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바람과 맞서서 달리기도 한다. 

그냥 그렇게 온전히 바람을 느끼며 달릴 수 있다는 게 참 좋다.

무리를 해서 달린다는걸 알면서도 자꾸 욕심을 부린다.

풍경과 주변을 둘러보다보면 어느새 왕복 60~70km 정도를 훌쩍 달리고 있다.

대략 5시간을 넘기는 시간.

한강변으로 이어지는 자전거도로.

그게 요즘 내게 평화이고, 여행이고, 쉼이고 숨이다.

그 길 끝에 뭐가 있을까?

그걸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유혹처럼 번진다.

 

상암동에서 동작대교, 동호대교를 지나 남양주에 접어들면

풍경이 거짓말처럼 변한다.

바뀐 하늘빛과 물빛때문에 나 역시도 자주 자전거를 멈춘다.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기도하고,

그냥 한참을 가만히 서서 풍경을 바라보기도 하고...

자전거를 한켠에 세워놓고 한동안 걷기도 한다.

그냥 그런 시간들이 참 좋다.

 

주변에서 자전거 동호회에 가입해보란다.

그런데 그러고 싶은 마음은 없다.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수 있겠지만

외로움에 기대 뭔가를 구걸할만큼

사람도, 인연도, 만남도

그립지 않다.

 

당분간은...

아니 꽤 오랫동안은 그럴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4. 8. 12. 08:02

언니랑 조카가 배웅하고 자전거를 탔다.

처음엔 양화대교까지 다녀오려고 했는데

오후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계획을 바꿔서 조금만 더 달려보기로 했다.

결국 동작대교와 한남대교를 지나 동호대교까지 다녀왔다.

집에서부터 계산하면 대략 28 Km를 달린 셈.

정신없이 패달만 밟은건 아니고

중간중간 멈춰서 풍경도 보고 핸드폰으로 변화되는 하늘과 길도 찍으면서 달렸더니

왕복 2시간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나더라.

또 다시 절감하는건,

나는 달리는걸 참 좋아하는 사람이구나 하는거다.

사실은 한때 마라톤을 해볼까도 심각하게 고민했었다.

실제로 도전 비슷한 것도 해보긴 했는데

발이 살짝 평발이라 생각처럼 잘 뛰지는 못하더라.

그런 의미에서 자전가는 달리고 싶어하는 내 소박한 욕망을 잘 제어해주고 실현하게 해준다.

입추가 지나서 그런지 바람도 제법 선선해졌다.

시간이... 계절이 조금씩 물러가고 있다는게 선명히 느껴진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지만

하늘색과 물색, 길색이 변하는데 다정하고 신비롭다.

속도를 즐기다가도 색이 변하는 풍경을 목격하면

어쩔 수 없이 브레이크를 밟게 된다.

월요일이라 그랬겠지만 어제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적어서

다행히 자전거도로가 한가로웠다.

자주 멈추고 자주 시작하는 게 타인에게 민폐가 될 수도 있는데

꽤 오랜 시간 동안 혼자 자전거길을 다 차지하고 달린 구간도 많았다. 

고백컨데 아주 근사한 호사였다.

 

그런데 그 즐거움에 살짝 무리가 됐던 모양이다.

아침에 일어났더니,

꼬리뼈가...

아프다. 

 

오늘도 또 달리고 싶은데...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