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6. 22. 08:34

 

<Speaking in Tongues>

 

부제: 잃어버린 자들의 고백

일시 : 2015.05.01. ~ 2015.07.19.

장소 : 수현재씨어터

극본 : 앤드류 보벨 (Andrew Bovell)

번역 : 반능기

연출 : 김동연

출연 : 이승준, 강필석 (레온&닐) / 김종구, 정문성 (피트&닐&존)

        전익령, 강지원 (쏘냐&발레리) / 김지현, 정운선 (제인&사라)

주최 : (주)수현재컴퍼니

 

또 다시 봤다.

잃어버린 자들의 고백 스핑킹인텅스.

이 작품...

아주 의도적인 배신이었고, 아주 의도적인 잊어버림이었고, 아주 의도적인 지나침이었고, 아주 의도적인 회피였다는걸 알았다.

그런데...

나는 그 배신이, 그 회피가... 다 이해가 되더라.

이 작품을 본 후,

관계의 회복이라는 것에 대해 오래 생각했다.

피트와 제인은...

아마도 관계를 회복에 실패하고 이별을 선택하게 됐을거다.

괜찮아지려면 간단명료한 믿음.

그게 있어야 한다는데

간단명료한 믿음을 가지고 사는 부부가, 연인이 과연 얼마나 될까?

더 이상 사랑이 남아있지 않으면서 관계를 끝내지 못하고 어쩡쩡하게 이어가는 사람들이

지금도 샐 수 없을만큼 많다.

하지만 그건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짓이다.

정직하게 헤어지려면 사랑이 끝났다는걸 인정해야 한다.

정직과 믿음,

어쩌면 이 둘은 심장이든, 배든, 머리든 함께 공유하고 태어난 샴쌍둥이인지도 모르겠다.

 

과거를 왜곡없이 기억한다는게 가능할까?

머릿속 저장소에 한 번 머물렸던 과거라는 놈은 

크든 작든 반드시 왜곡이라는 편집과정을 거친다.

기억의 왜곡, 그리고 진실의 왜곡.

이 작품은 그 굴절된 사람의 마음을 정확하게 끄집에 냈다.

하지만 난 그 굴절을 비난하거나 흉보지 않는다.

때론 낯선 냄새에서 생의 위로를 받게 될 수도 있다는걸.

우리 모두는 안다.

스치듯 지나가는 시간이지만

그 낯선 냄새가 나를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유혹은 그렇게 달콤한거다.

 

임 안의 혀.

나는 배신하는건,

언제나 나였다.

 

* 커튼콜에서 전익령 배우가 객석의 큰 환호를 받았다.

  그 반응에 아빠미소를 띄우던 강필석의 모습,

  참 이쁘더라.

  (전익령 배우를 김동연 연출의 <Pride>에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다.)

  마지막 장에서 김종구의 존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강필석과 김동연 연출때문에 예매했던 작품이었는데

  전익령과 김종구 배우의 연기에 감탄했다.

  김종구 배우는 재발견, 전인령 배우는 새로운 발견.

  좋은 배우와 연출이 만든 참 정직한 작품 Speaking in Tongues...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5. 20. 09:31

 

<Speaking in Tongues>

 

부제: 잃어버린 자들의 고백

일시 : 2015.05.01. ~ 2015.07.19.

장소 : 수현재씨어터

극본 : 앤드류 보벨 (Andrew Bovell)

번역 : 반능기

연출 : 김동연

출연 : 이승준, 강필석 (레온&닐) / 김종구, 정문성 (피트&닐&존)

        전익령, 강지원 (쏘냐&발레리) / 김지현, 정운선 (제인&사라)

주최 : (주)수현재컴퍼니

 

잃어버린 자들의 고백...

또 다시 "나"인 연극을 만났다.

무의식이나 종교적 황홀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터져 나오는 뜻을 알 수 없는 말

Speaking in Tongues 

의식과 이성은 사라지고 직관과 느낌만 남은 상태.

그리고 명확한 대답 없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만 계속되는 세계.

김동연 연출은 <프라이드> 이후 또 다시 인간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귀기울일 수 있는 작품을 선택했다.

강렬한 사랑도, 강렬한 증오도 이 작품 속에 다 담겨있다.

그리고 남녀의 아슬아슬한 관계를 아주 직관적이고 과감하게 표현했다.

너무 솔적히고 정확하다보니 반론의 여지가 없다. 

레온, 쏘냐, 피트, 제인 바레리, 사라, 닉, 닐, 존...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 아홉 명의 등장인물 모두는 내 모습의 일부분이다..

특히 사라.

나는 이 여자의 마음이 완벽히 이해된다.

누군가 날 필요 이상으로 사랑하게 되면 난 달아나야먄 해요... 전 절 필요로 하는 사람을 원하지 않아요.

사람들은 알까?

누군가에게 그렇게 잔인해지려면 용기가 필요하다는걸

함께 오래 살아온 부부들조차 말한다.

사랑이 기반인 결혼생활은 이미 오래전에 끝이났다고...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분명히 알 수 있듯이 그 사랑이 끝난것 역시도 분명히 알 수 있다.

그걸 인정하지 않으면 계산된 배신이 시작된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그게 배신이라는걸 양쪽 모두 알고 있다는 거다.

왜냐하면 완벽하게 무너질 용기가 없기 때문에!

모든게 다시 되풀이 된다면?

확실히 공포다.

공포를 느끼느니 낯선 사람이 주는 강렬한 자극에 탐닉하는게 차라리 낫겠다.

이 모든게 배신을 합리화 하는 구차한 변명으로 보일지라도...

 

낯선 손길, 낯선 냄새가 주는 강렬한 느낌.

낯섬이주는 평온함.

그게 이해된다.

아무래도...

이 작품은 의도적으로 좀 멀리해야 할 것 같다.

깊게 빠지면 많이 위험해지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