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8. 3. 12. 08:35

 

<아마데우스>

 

일시 : 2018.02.27. ~ 2018.04.29.

장소 : 광림아트센터 BBCH홀

극작 : 피테 셰

작곡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음악감독 : 채한울

연출 : 이지나

출연 : 조정석, 김재욱, 성규 (모차르트) / 지현준, 이충주, 한지상 (샬리에리)

        이엘, 김윤지, 함연지 (콘스탄체 베버) / 최종윤, 박영수 (요제프 황제) / 손의완, 김태한, 심정완 외

제작 : PAGE1

 

<헤드윅> 이후 조정석이 선택한 무대 복귀작.

개인적으론 이지나 연출의 작품이 아니었다면 좋았겠기만 어쨌든 궁금은 했다.

화려한 캐스팅이지만 보고 싶은 캐스팅은 딱 이랬다.

특히 살리에리는 유일는 유일한 선택이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딕션때문에 이충주 배우는 기피했는데

얼마전 <아이러브유>를 보고 너무 좋아져 깜짝 놀랐다.

과거에 비햐면 눈에 힘도 많이 빠졌다.

지현준은 너무 변사스럽고, 한지상은 뽕끼가 과해도 너무 과하고...

 

연극은...

어느정도 짐작은 했다.

이지나 특유의 B급 정서가 숨어있을거라고.

살리에리에 대해 설명충이라는 있긴 하지만

난 살리에리 캐릭터는 좋았다.

특히 성악전공자 이충주의 스토리텔링은 물 만난 고기같았다.

개인적으론 조정석보다 이충추가 더 매력적이었다.

제목이 <아마데우스>가 아니라 <살리에리>여도 좋을듯 ^^

조정석의 모차르트는... 좀... 헤드윅 같았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여행을 다녀온 뒤여서겠지만

사실은...

배우들보다 모차르트 작품들을 20여 곡이나 들을 수 있었다는거,

그게 너무 행복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9. 17. 07:31

<Blood Brothers>

일시 : 2014.06.27. ~ 2014.09.14.

장소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극본 : 윌리 러셀 (Willy Russell)

연출 : 글렌 윌포드 (Glen Walford)

번역 : 임양혁

음악감독 : 양주인

출연 : 송창의, 조정석 (미키) / 장승조, 오종혁 (에디)

        진아라, 구원영 (존스턴 부인) / 문종원 (나레이터)

        김기순 (라이언스 부인), 배준성 (라이온스), 최유하 (린다) 외

제작 : 쇼노트 

 

다행이다.

막이 내려지기 전에 이 작품을 한 번 더 볼 수 있어서...

심지어 이번엔 OP석이라 배우들의 표정과 감정들이 그대로 전달됐다.

이 작품... 조금만 더 올려졌다면 좋았을텐데 많이 아쉽다. 

유난히 뭉클뭉클 밀고 들어오는 감정들때문에 주체하기 힘들었던 작품.

그냥 와... 좋다...라는 표현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또 얼마나 기다려야 볼 수 있을까?

게다가 이런 캐스팅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이 작품은 첫곡 "Tell me it's not true"부터 사람을 속수무책으로 허물어 뜨린다.

아니, 인트로의 트럼펫 솔로와 바이올린 솔로에 이미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한 날, 한시에, 같은 배에서 태어났지만

쌍둥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자란 두 형제의 비극적인 이야기.

이게 실제 일어난 일이라면... 최고의 비극이다.

왜냐하면 적어도 나는 그게 어떤 건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으니까.

 

클릭B 출신의 연기자 오종혁의 에디는...

생각보다 훨씬 좋았다.

거진 여덞살인 에디를 연기할 때 좀 오그라들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 녀석도 꾸준히 한걸음 한걸음 뮤지컬 배우가 되가는구나 싶어 흐뭇했다.

그래도 역시 조정석 미키의 잔망스러움은 도저히 따라가지 못하더라.

조정석은 에디는 정말 거진 여덟살 아이였다.

조정석 미키를...

또 다시 볼 수 있을까? 

그냥 많이 아련하고, 아득하고, 그립다.

 "Long sunday afternoon"도 "Easy terms"도 전부 다.

병원에서 모든 걸 잊고 약물로 살아가는 미키의 모습도 참 아프고...

이 장면에서 조정석의 눈빛은... 

삶의 모든 의욕을 완전히 잃어버린 사람 눈빛이더라.

그런데 그 모습이 나는...

사실은 삶을 포기하려는 몸짓이 아니라

그 누구보다 삶을 살아내고 싶어하는 절박함처럼 보여서 많이, 아주 많이 아팠다.

 

에디를 향해 총구를 겨누는 미키.

그런 미키에게 두 사람이 사실은 쌍둥이 형제라는 사실을 고백하는 엄마.

엄마는 그게 두 아이를 지켜내는 길이라고 생각했을테다.

"엄마, 왜 날 보내지 않았어...? 그랬으면 나도 쟤처럼 될 수 있었쟎아..."

미키의 마지막 말은.

두 가족의 모든 관계를 일순간에 허물어뜨린다.

쟤처럼... 쟤처럼... 쟤처럼...

모든 것은...

다 사라졌다.

 

Tell me it's not true...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4. 6. 06:11

 <게이 결혼식>

 

장소 : 학전 블루 소극장

일시 : 2012.03.01 ~ 20.12.07.01.

출연 : 서현철, 남문철 (에드몽) /  최덕문, 이희준, 최대훈 (앙리)

        노진원, 김늘메 (도도) / 우지순, 민성욱 (노베르)

        송유현, 민정 (엘자) 

연출 : 민준호

제작 : (주)적도

기획 : 학전

 

 

프랑스 코미디 연극 <게이 결혼식>

일찌감치 조기예매를 하고 기다렸던 작품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연극을 보려고 한 건 단지 서현철이라는 배우가 출연해서다.

남명렬, 김영민, 서현철, 정승길, 윤소정. 서은경.

나름대로 내가 격하게 아끼고 사랑하는 연극배우들이다.

그래서 이들이 출연하는 작품은 되도록이면 놓치지 않고 챙겨보려는 편이다.

얼마 전에 남명렬이 출연한 <모래 정거장>과 <죄와 벌>을 놓치고서도 얼마나 속상했던지...

(공연 기간도 너무 짧았고 개인적인 일때문에 시간이 전혀 안 맞았다)

 

연극배우 서현철.

점점 브리운관에서의 활약상도 커지고 있긴 하지만

(얼마전에 <해를 품은 달>에서 비중있는 조연으로 나오기도 했다)

나는 TV에서보다는 공연 무대 위에서 만나는 서현철이 더 좋다.

사람을 마냥 유쾌하고 즐겁게, 밝게 만든다.

그것도 악의 없는 건강하고 씩씩한 웃음.

(내가 골백번 환골탈퇴해도 결코 가질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성향 ^^) 

탄탄한 연기력은 물론 말할 것도 없지만

무대와 관객을 장악하는 능력 또한 엄청나다.

개인적으로 코믹한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서현철이 출현하는 작품은 주저없이 선택한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껏 본 연극, 뮤지컬 중에서 괜히 봤다 싶은 작품도 없다.

(그렇다고 서현철이 출연하는 작품을 적게 본 것도 아닌데...)

 

엄청난 금액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고모의 유언에 따라 억지로 결혼을 하게 되는 앙리(이희준).

그것도 어릴적부터 절친인 친구 도도(노진원)와의 위장 게이 결혼.

서로 win win 하기 위해 1년의 기간을 둔 계약 결혼이라지만

자꾸 예기치 않는 일들이 발생하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거짓말이 시작된다.

명문있는 카톨릭 집안의 장남은 버젓히 게이잡지에 결혼 기사가 실리고

도도는 앙리의 여자친구 엘자(박민정) 때문에 졸지에 장애인 게이 남동생이 된다.

아들 앙리가 진짜 게이라고 믿은 아버지 에드몽(서현철)는

그 와중에 자신도 그렇다면 편안하게 커밍 아웃 하신다.

거기에 이 모든 계획의 출발점인 이혼 전문 변호사 친구 노베르(민성욱)의 이혼 싸움까지...

좀 심하다 싶을만큼 여기저기서 사건이 연발탄처럼 빵빵 터진다.

재미있는 건 보고 있으면

등장인물 각자가 순간적으로 머리 굴리는 소리가 다 들리는 것 같다.

애드립도 아닌데 마치 애드립처럼 느껴지는 거짓말의 향연이라니!

포복절도까지는 아니지만 시종일관 재미있고 유쾌하게 봤다.

등장하는 다섯 명의 배우 전부 연기도 괜찮고...

다만 앙리, 도도, 노베르가 친구로 나오는데

상대적으로 도도역의 배우가 좀 나이가 많이 들어보인다는 게 흠이라면 흠.

뭐 프랑스는 나이랑 친구랑 아무 관계없다고 한다면 대략 할 말은 없다.

 

몰랐었는데 앙리 역의 이희준이 요즘 TV와 영화에서 주목받는 중인가보다.

오늘 김남주와 영화 <화양연화>를 패러디한 장면이 기사화됐는데 사진 분위기 상당히 좋다.

표정이랑 풍기는 느낌도 상당히 괜찮고...

KBS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 나올 장면이라는데

처음엔 이 사진을 보고 이희준인 줄 전혀 몰랐다.

하긴 영화 <화차>에서도 꽤 인상기게 봤는데 거기서도 이 사람인줄 몰랐다.

(영화에서는 훨씬 더 나이가 들어보였는데... 요즘 회춘하셨나???)

요즘 TV나 영화에서 공연배우들을 많이 보게 된다.

오만석, 전수경과 홍지민, 박혜미는 이미 TV 유명스타가 됐고

김무열이나 신성록은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성록은 군에 있으니까 엄밀히 말하면 hold 중이고)

지금 한창 인기리에 방영되는 <더킹 투 하츠>에서는 조정석이

사극 <무신>에는 이석준, 뱍해수, 김영필 등 제법 많은 공연배우들이 나온다.

신선한 느낌도 있고 연기도 잘하는 배우를 찾다보니

기본기 탄탄한 공연배우들에게 자연스럽게 섭외가 가는 모양이다.

반대로 가수나 탈렌트들이 공연무대에 서는 일도 점점 많아지고 있고...

둘 다 장단점이 있긴 하겠지만

서로의 영역에 해악이 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 분명히 시작은 연극 <게이 결혼식>이었는데 어쩌다 완전히 삼천포로 빠져버렸다. 끙!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6. 19. 23:36
또 다시 헤드윅을 보게 될지 몰랐다.
이제 점점 저질 체력을 넘어서 체력이랄 것도 없는 체력을 가지고 있는 내게
공연 후 스탠딩은 참 치명적이지 않을 수 없다.
(2시간동안 앉아 있는 것도 허리가 죽겠다고 통곡하는 마당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봤다.
왜? 표가 생겨서... ^^


 

조승우, 오만석, 김다현, 송용진, 최재웅에 이은 나의 다섯번째 헤드윅 김재욱.
이츠학은 최우리.
일단 지금까지 헤드윅을 한 배우들은 다들 쟁쟁한 배우들이었다.
그래서 배우 김재욱이 자신의 첫 뮤지컬로 선택한,
남자도 아닌 여자도 아닌 헤드윅을 어떻게 표현할지 궁금하긴 했다.
드라마 <커피 프린스>에서 환상적인 맛을 자랑하는 와플을 만들던 김재욱은
오랫동안 밴드를 해왔고 현재도 하고 있는 가수다.
(졸지에 "너는 가수다!" ... 뭐 대략 이런 소개가 되고 말았다)
비쥬얼상으로는 역대 최강의 미모와 기럭지를 소유한 헤드윅 되시겠다.
앵그리 인치 밴드도 예전보다 좀 젊어진 느낌이다.
아마도 김재욱과 함께 음악을 하는 밴드 멤버들이 함께 연주를 하는 모양이다.
앵그리 인치 밴드에게서 홍대스러운 인디밴드의 모습을이 살짝 엿보인다.
(이게 득인지 해인지는 아직 모르겠다)
어쨌든 어쩐지 낯설다.





조정석, 최재웅, 김동완, 김재욱.
이 멀쩡하게 생긴 그리고 말근육을 자랑하는 남정네들의 befor - after 모습은 가히 충격적(?)이다.
두발 자율화가 헤드윅에도 강타를 했는지 내내 익숙하게 봐왔던 특유의 헤드윅 가발이 사라졌다.
스타일리시 하다고 표현하기엔 어쩐지 좀 서운하다.
(솔직히 많이 서운하다.)
예전 그 당치도 않던 과장된 가발과 그로테스크한 화장이 주는 의미도 상당했었는데... 
머리 모양과 바뀐 옷을 입은 그들을 빤히 쳐다보고 있노라니 묻고 싶어진다.
"저... 죄송하지만 우리 헤드윅은 언제쯤에 와요?" 라고...
불법이긴 하지만 성전환수술로 여자가 된 헤드윅!
그러나 여자라고 하기엔 그로테스크할 정도로 남성적이었던 몸과 얼굴이 주는 극명한 반전과 불일치가
아마도 나는 더 비극적이고 불쌍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 시즌에서 헤드윅은 너무 세련됐다.
다른 헤드윅은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
일단 김재욱 헤드윅은 그 세련됨과 아름다움에 정점을 찍어 주신다.
(그 기다랗고 가늘던 몸매는 숱한 여자들의 감탄과 질타의 원흉 되시겠다!)
아무리 불법 성전환수술로 앵그리 인치가 남은 여자가 됐다 하더라도
트레일러 따위에 결코 버려질 사람 같아 보이진 않는다.
(내 말에 동감하는 사람 많지 않을까?)
암튼, 이쁜 것들은...
언제나 문제다! (^^;;)

 

 

얼마 후면 군대에 입대한다는 김재욱은 첫 뮤지컬 데뷔임에도 불구하고 참 겁없이 잘 하더라.
헤드윅이라는 작품의 일정한 패턴을 유지하면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대담성에 솔직히 놀랐다.
익숙함과 낯섬의 공존이었다고나 할까?
애드립적인 요소도 과하지 않게 잘 이끌어가고
연기, 딕션, 표정, 액션도 상당히 괜찮았다.
김재욱만의 시니컬하고 도도한 표정이라니...
지금까지 내가 본 헤드윅과는 확실히 조금은 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헤드윅이었다. 
다만 뮤지컬 넘버를 부를 때 감정이 충분히 담기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아쉽다.
헤드윅이 아니라 김재욱의 느낌이 강해서...
그런데 몸은 어쩜 그렇게 종이장 몸매일 수가 있고 
다리는 어쩜 그렇게 비현실적으로 길수가 있지?
아무리 모델 출신이라고 하지만 이기적이어도 너무 매몰차게 이기적이다.
슈가 대디 루터가 아닌 누구라도 김재욱 헤드윅에게 반하고 말겠다.
이쁘고 완벽한 몸매의 김재욱 헤드윅에 대해 굳이 흠을 잡자면,
토미 노시스일 때가 너무 묻힌다는 거!
초연 때 본 4명의 헤드윅은 토미의 모습도 헤드윅의 모습만큼이나 강렬했는데
(최재웅의 토미도 괜찮았고)
이상하게 시즌이 거듭될수록 점점 토미라는 존재가 희미해진다.
퍼포먼스적인 것만 눈에 부각되는 것 같아서...


무대에서 처음 본 최우리 이츠학은 미안하지만 좀 많이 어색했다.
(이츠학을 꽤 오랫동안 해온 걸로 알고 있는데 그날만 컨디션이 나빴던 걸까?)
지금까지본 이츠학 중에서 노래도 연기도 제일 약했던 것 같다.
헤드윅에 그 존재감이 완전히 묻혀버렸다고나 할까?
이츠학이 주는 비애와 슬픔, 좌절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단지 무대 위에 놓여있는 소품같은 인상마저 들었다.
이츠학의 반전 역시 헤드윅의 반전만큼이나 강렬하고 임팩트 있는 부분인데
그런 것들을 잘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깝다.

뭐 스토리 자체가 그렇다는 건 아니지만 조금 달라진 부분들도 종종 눈에 띈다.
뉴스장면과 불법체류자 장면, 모피 코트 장면 등 몇몇 장면들이 예전보다 훨씬 밋밋해졌다.
뭐 그래도 헤드윅은 헤드윅이다.
좋은 뮤지컬 넘버가 가지는 힘은 역시 몇 번을 봐도 질리지 않게 한다.
공연 후 앵콜송 스탠딩은 힘겨움을 넘어 급기야 공포로 다가오지만
보고 나면 비록 몸치에 박치일지라도 
아직 일어서서 손 올리고 발굴릴 수 있을 때 한 번 더 볼까 싶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조정석 헤드윅이 무지 궁금하기도 하고...
참, 문제다! 헐...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1. 1. 6. 05:59

□ 공연명 : 연극 '트루웨스트'
□ 극   본 : 샘 셰퍼드

□ 연   출 : 유연수
□ 기   간 : 2010년 11월26일~2011년 2월26일
□ 장   소 : 서울 종로구 컬처스페이스 nu
□ 출   연 : 리 (오만석, 배성우, 김태향)
              오스카 (조정석, 홍경인, 이율, 김동호)
              제작자 사장 & 엄마 :
임진순

"무대가 좋다" 시리즈 그 네 번째 작품 <트루 웨스트>
어쩌다 보니 무대가 좋다 시리즈를 다 봤고
그리고 앞으로 2 작품(아트, 대머리 여가수)도 볼 예정이지만
지금까지 본 무대가 좋다 시리즈 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다.
개인적으론 오랫만에 조정석과 오만석의 연극 무대를 보는 거라서 기대가 컸다.

이상하게도 조정석은 연극, 뮤지컬 다 괜찮은데
오만석은 뮤지컬보다 연극 무대에서 보는 게 훨씬 더 잘 어울린다.
너무 진지하게 몰입해서 그런가???



반듯한 성격의 모범생 동생 오스틴과 껄렁한 양아치 형 리.
그 둘의 역지사지(?)스런 모습은 재미있고 그리고 은근히 사실적이다.
(나만 그렇게 느꼈을까?)
90분 남짓의 시간이었는데 이상하게 2시간 처럼 느껴지는 연극이었다.
그런데 더 이상한 건 그 시간이 전혀 지루하거나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사실.
두 형제의 사생결단을 보고 있노라니 시간도 약간 다르게 흐른 모양이다.
처음엔 오스틴 조정석의 연기에 반했고
그리고 조정석을 점점 끓어오르도록 열심히 빈정대며 부추키는 리 오만석의 연기에도 반했다.
(정말 한 대 확 때려주고 싶더라...)
난장판이 되는 형제의 모습과
똑같이 난장판이 되는 집 안의 모습을 보는 건
대리만족이자 거한 살풀이 굿 같기도 하다.
일렬로 쭉 나열되어 있던 온 동네 토스트기와
(어느 놈이 가장 바삭하게 구워지나 지켜보는 조정석의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자신이 밟은 토스트를 우걱우걱 씹어대던 적나라한 리의 모습.
그리고 형의 목에 전화선을 감고 죽일 듯이 조르는 오스카의 절묘한 간절함까지...
이 모든 모습을 지켜보는 건 일종의 관음적 즐거움이기도 했다.



어딘가 한 군데쯤 정상적이지 못한 가족의 모습.
오스카도, 리도
그리고 죽은 화가 피카소가 동네에 왔다며 보러 가자고 말하는 엄마까지도
일종의 정신착란의 상태에 놓여있다.
그리고 그건 모든 사람들의 일상이기도 하다.
착각을 현실로, 그리고 가보지 못한 길을 희망하고 꿈꾸는 평범한 모든 이들의 바람.
제목이 주는 느낌과 딱 맞아 떨어지는 작품이다.
2003년 영국에서 공연됐을 때는 
안전상의 이유로 앞열 3열을 모두 비워두기까지 했단다.
그만큼 두 형제의 싸움이 리얼하고 치열했다는 의미다.
원래 연극 <트루웨스트>는 전통적으로 리와 오스틴 역의 배우들이
매일 역할을 바꿔가면서 공연을 해 화제가 됐던 연극이다.
우리나라에서 초연된다고 했을 때도
이런 방식으로 공연되겠거니 기대했는데
마지막까지 나온 스케쥴상엔 크로스되는 캐스팅은 없다.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부분이다.
하긴 조정석이 형 역할을 하기엔 초동안이긴 하다.
(당췌 누가 이 인간을 32살이라고 생각하겠는가??? 넌 도대체 어느 별에서 왔니???)
그래도 서로 바꿔서 연기했다면 그 재미도 만만치 않았을까?

네 작품만에 처음으로
"무대가 좋다"에서 괜찮은 작품을 봤다.
그래서 또 다시 기대하기 시작했다.
<아트>와 <대머리 여가수>를...
(7,8년전에 봤던 권해효의 "아트"는 정말 아트였는데...)
그리고 이 두 작품에는 대중적인 스타 마케팅이 현지까지는 없다.
아무래도 나무 액터스 배우들이 요즘 바쁜가 보다.
미안한 말이지만 참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덕분에 좀 진중하고 충실한 작품을 보게 되지 않을까 혼자 기대하는 중이다.
그래 이제 네 작품까지 왔으면
진심으로(그리고 양심적으로다) 무대가 좋아 질 때도 되긴 했다.
늘 궁금하긴 했었다.
누구한데 좋은 무대인지가...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9. 24. 06:30
작년 9월부터 1년동안 달려온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1년의 대장정을 마치고 아쉬움과 자축의 의미로 기획된 4번의 갈라 콘서트.
<Music of the night>
윤영석, 양준모, 홍광호 3명의 팬텀과
김소현, 최현주 2명의 크리스틴
정상윤, 손준호 2명의 라울과
그리고 영원한 팬텀 브래드 리틀까지...
고백컨데 이 공연을 예매했던 건 순전히 브래드 리틀 때문이었다.
그의 노래를 라이브로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았기에...
(그의 팬텀을 놓친 걸 나는 아직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는 중이다.)



33만명 역대 최다 관객 동원,
대형 뮤지컬 최다 공연 401회.
2001년 국내 초연시 만들어낸 자신들의 모든 기록을 다시 새롭게 갱신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초연의 멤버 윤영석, 김소현의 감회도 새로웠겠지만
세계 최연소 팬텀의 홍광호의 감회도 남다랐으리라.
(2막에서 윤영석에게 자리를 내주는 아픈 기억까지 있었으니...)
나의 4번의 관람에서 홍광호 팬텀은 없었지만
양준모 팬텀과 최현주 크리스틴의 조합은 좋은 기억으로 담겨있다.
후반부의 양준모 팬텀을 다시 볼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함께...
(그의 조금 더 완성된 모습을 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지 않았다)



프로그램 선곡이 다양하고 알차서 관객 입장에서도 귀가 즐거운 공연이었다.
초반부는 <오페라의 유령> 곡들로 꾸몄고
후반부엔 배우들이 좋아하는 노래들을 선보였는데
최현주가 선택한 "The girl in 14G"가 기억에 남는다.
성악과 재즈를 넘나드는 귀엽고 발랄한 이 곡은 확실히 최현주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는 탁월한 선곡이었다.
그리고 양준모와 정상윤이 부른 "Man of La Mancha"도...
두 사람의 깜찍한 바이크 댄스와 패러디 대사들 때문에 관객들이 무지 즐거워했다.
세 명의 팬텀이 부른 Il Divo의 "Hero"는 그야말로 만감이 교차하더라,
정말 너무 열심히 부르는데 세 사람의 목소리가 합쳐지면 좀 안습으로 변하는게...
뮤지컬 투란도트의 "Newwum Dorma"를 들으면서
윤영석이라는 배우를 정통 오페라 무대에서 만나 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Guest Stage!
브래드 리틀이 전부 4곡을 불렀다. 
<미녀와 야수>의 "If I can love her"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 스타>의 "Gethsemane"
김소현과 함께 <지킬 앤 하이드>의 "Take me as I am"
<Love never dies>의 "Til I hear you sing" 까지.
브래드 리틀의  목소리, 성량, 그리고 믿기지 않는 호흡은 들을 때마다 역시 감동적이다.
이 사람의 뮤지컬 무대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기대와 설렘을 하게 만드는 환상적인 목소리였다.

박은태, 조정석, 김선영의 무대.
김선영은 <캣츠>의 "memory"를 불렀는데 아마도 <미스 사이공> 서울 공연이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목소리에 조금 피곤이 묻어난다.
박은태는 <모차르트>의 넘버를 불렀고 (노래는 잘한다)
양준모의 친구(^^) 조정석은 <헤드윅>의 넘버 "The origin of love"를 불렀다.
그가 <헤드윅>을 다시 하게 된다면 한 번 챙겨봐야겠다는 생각을 잠시 했다.


처음에 프로그램이 나왔을 때는
<미스 사이공>의 "Why god, Why?"가 있었는데 그 곡이 빠져서 살짝 서운하긴 했다.
이 노래를 누가 부르게 될까 기대했었는데...
어쨌든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콘서트였고
아쉬움이 있다면 주연배우 7명만으로 꾸며진 공연이었다는 게 좀...
"프라마돈나"나 극중극 한장면쯤 포함시켰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뭐, 그래도 내 입장에서는
브래드 리틀의 노래를 들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무지 만족스러운 공연이었지만 말이다.
그런데 이 사람,
정말 서울에서 뮤지컬 한 편 공연했으면 좋겠다.
그럼 무지 행복하겠는데...
<Love never dies>로 come back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그렇다면 정말 브라보! 일텐데...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6. 8. 05:52
어제 저녁 7시에 세종문화회관에서
제 4 회 뮤지컬 어워즈 시상식이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배우들이 주연상을 받아서 덩달아 기분이 좋다.
창작 뮤지컬 "영웅"에서 안중근 역할을 했던 "정성화"가 남우주연상을
세계 4대 뮤지컬 "미스 사이공"에서 킴 역할의 "김보경"이 여우주연상을 차지했다.
와~~~우!
이 날 정성화는 소감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단다.
사실 그는 매년 소감을 준비했었다며 4년만에 꺼낸다고 말해 주변에 폭소를 자아냈다. 
“오늘 이 자리는 믿음 때문에 가능했다”며 소감을 밝힌 그는
자신을 믿고 끝까지 지원해준 제작자와 스태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개그맨에서 조연급 연기자로 특별한 존재감 없이 연기하던 정성화.
감회가 남다르지 않았을까?
개그맨이라는 타이틀이 그에게 배역의 한계를 줬을테고 그걸 부수기 위해 무지 노력해야 했을테니까...
포기하지 않고 멋지게 이겨낸 그이기에 개인적으로 이 상의 의미가 더 특별하리라 생각된다.
배우 "정성화"는 실제로 무대 위에서 참 열심이고 진지하다.
진정성이 충분히 느껴질 정도로...
그에게 뮤지컬 "영웅"에서의 "안중근" 역은 일종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줬을 것이다. 
여우주연상의 그녀 "김보경"
그녀의 무대를 봤다면,
아무도 그녀의 수상에 토를 달지 못할 것이다. (뭐 실제로 토를 다는 사람도 없긴 하다)
그 작은 체구 어디에서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신비스러울 따름이다.
지금 겨우겨우 참고 있는데 그녀의 "킴"을 또 만나고 싶어서 미치겠다. (^^)
두 사람 모두, 나를 참 징글징글하게 울렸던 괴물들인데...

                   남우 주연상 : 정성화(영웅)                여우 주연상 : 김보경(미스 사이공)

작년 뮤지컬 대상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은 조정석이
"스프링어웨이크닝"으로 또 다시 남우조연상을 수상했고,
"모차르트"에서 "황금별"을 정말 멋지게 불렸던 남작부인 "신영숙"이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두 사람도 내가 예상했던 수상자들 ^^
조정석의 데뷔작 "호두까기 인형"을 봤던 게 언제적인지...
참 이 사람도 너무 동안이다 싶다.
조금 더 나이가 들어보이면 아마도 역할의 폭이 더 넓어질텐데...
그래서 나는 그의 나이듦을 따라가 보는 게 참 재미있고 특별할 거라 생각한다.
(이미 서른을 넘긴 나이긴 하지만...)
소위 말하는 상 복 없는 배우 "신영숙"씨는 수상이 너무 늦은 감이 있긴 하다.
여우주연상을 받았더라도 손색이 없는 실력파 배우.
두 사람에게도 축하의 박수를...


    남우 조연상 : 조정석(스프링어웨이크닝)                   여우 조연상 : 신영숙(모차르트)

남자 신인상은 예상했던 그대로 "모차르트"의 김준수(시아준수)가 받았다.
예상했던 인기상까지 거머줘서 2관왕의 영예을 안았으니 첫 뮤지컬 데뷔 치고는 엄청난 성과라고 하겠다.
하긴 김준수 때문에 업무가 마비된 세종문화회관이었으니...
(대극장 완판남이 드디어 나왔다는 사실...)
여자 신인상은 댄스뮤지컬 "컨택트"에 나왔던 발레리나 "김주원"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인데 안타깝게도 놓치고 말았었는데...
그녀의 수상은 좀 의외의 결과였다.
(아마 본인도 의외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
개인적으로 미스코리아 출신 "이하늬"가 받을거라 예상했었는데...


            남우 신인상 : 김준수(모차르트)                     여우 신인상 : 김주원(컨택트)

<명성황후>를 만든 에이콤에서 안중근 의거 100주년 기념으로 만든 뮤지컬 <영웅>. 
예상대로  최우수 창작뮤지컬상과 남우주연상을 비롯한 주요 6개 부문을 석권했다. (짝짝짝!)
에이콤은 1995년 명성황후 시해 100주년을 맞아 뮤지컬 <명성황후>를 제작하더니
이번에도 역사적 사실을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멋지게 만들어냈다. 
(이런 시도들은 정말 더 많았으면 하는 바람이...)
그리고 뮤지컬 "영웅"은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한대도 정말 잘 만든 작품이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뭉클하고 아프다...
 작년 겨울에 이 작품때문에 눈발을 헤쳐가며 눈물바람으로 LG아트를 얼마나 드나들었던지...)
<영웅>의 윤호진 연출의 소감이 재미있다.
“올해가 명성황후 15주년이다. 명성황후의 옥동자 <영웅>이 태어난 것 같다”
뮤지컬 <영웅>은 내년 8월말부터 두 달간 LA 공연을 시작으로 해외진출이 시작된단다.
<명성황후>같은 성공을 해외에서도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게 된다.


                   최우수창작뮤지컬상 "영웅"                    최우수외국뮤지컬상 "스프링어웨이크"

 -  제4회 더 뮤지컬 어워즈 수상자 -

▲ 최우수창작뮤지컬상 = '영웅'
▲ 최우수외국뮤지컬상 = '스프링어웨이크닝'
▲ 베스트리바이벌상 = '오페라의 유령'
▲ 소극장창작뮤지컬상 = '스페셜레터' '연탄길'
▲ 연출상 = 윤호진(영웅)
▲ 안무상 = 강옥순(금발이 너무해)
▲ 무대미술상 = 박동우(영웅-무대디자인)
▲ 조명음향상 = 구윤영(영웅-조명디자인)
▲ 작사작곡상 = 추민주, 민찬홍(빨래)
▲ 극본상 = 추민주(빨래)
▲ 음악상 = 피터케이시(영웅-편곡자)
▲ 남우주연상 = 정성화(영웅-안중근 역)
▲ 여우주연상 = 김보경(미스사이공-킴 역)
▲ 남우조연상 = 조정석(스프링어웨이크닝-모리츠 역)
▲ 여우조연상 = 신영숙(모차르트!-발트슈테텐남작부인 역)
▲ 남우신인상 = 시아준수(모차르트!-볼프강모차르트 역)
▲ 여우신인상 = 김주원(컨택트-노란드레스 역)
▲ BCLOUN.G 남우/여우 인기상 = 시아준수(모차르트!)/ 정선아(모차르트!)



뮤지컬을 좋아하는 내게는 이 수상자들이 참 다행이고 반갑다.
추카추카~~~~
(빠져들면 안 되는데....)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0. 1. 15. 13:16
오만석, 조승우, 김다현, 송용진
초연때 4명의 헤드윅을 다 봤었다.
여장이 가장 예뻤던 건 역시 김다현 (여자보다 더 예쁘다. 꽃다현... 이기적이더라...)
제일 기억에 남았던 건 송용진 헤드윅이었노라 나름데로 결론을 맺었다.
조승우 헤드윅은 숱한 여성들의 비명소리에 묻혀 입만 댓발 나왔던 기억...
(대부분 제 뭐래니? 하고 옆엔 사람의 도움을 받았다...
 관객들이여! 제발 타이밍에 맞춰 소리를 지르든 떡실신을 하시든 하라!)
오만석 헤드윅은 심야 공연이라 심신이 피로한 중에  
오만석 손 잡겠다고 내민 누군가의 손에 뒷통수 얼얼했던 기억이 새롭다.
(아프긴 했지만 덕분에 정신 하나는 바짝 들더라...)
그래도 오만석의 "The origin of love"는 정말 눈물나게 아름답고 서글프더라.



역대 헤드윅의 모습들로 꾸며진 포토존은 어딘지 모르게 신선하게 느껴진다.
사진을 보니 개인적으로
송창의, 엄기준, 조정석의 헤드윅이 어땠을지 궁금해지기도 했다.
뮤지컬 <헤드윅>
OST는 정말 너무나도 환장하게 좋은데 초연 이후 왠지 안 보게 된 뮤지컬.
(아무래도 악을 쓰며 방방 뛰기에는 기력이 너무 처절했던게지...)
윤도현의 가세로 새롭게(?) 불이 붙은 헤드윅을 다시 보게 된 건
순전히 최재웅이 선택했기 때문이다.
(나는 왜 항상 최재웅, 박정환에 여지없이 끌려다닐까???)
최재웅에게 헤드윅 가발이?
어쩐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무거운 가발 때문에 살짝 처진 눈꼬리가 더 내려가는 건 아닌지 솔직히 걱정스러웠다.



군대에서 열심히 대본 읽고 있을 조승우가
절친 최재웅에게 권한 뮤지컬이란다.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에 이어 이 남자, 참 친구 말 잘 듣는다 싶다.
(뭐 결론적으로 따지자면 나쁜 선택은 아니었지만...)
은근히 조승우라는 배우, 캐스팅 디렉터를 해도 되겠다 싶다.
의외의 발견 이츠학 최소영에 놀라다.
노래도 잘하고 무엇보다 사람이 그렇게 긴 다리를 가질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확실히 너무나 이기적이다. ^^



최재웅의 헤드윅은...
생각보다는 헤드윅(?)스럽지 않았다.
목소리 톤의 변화가 별로 없었고 관객들과 소통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했다.
엥그리 인치 밴드는 오랫동안 헤드윅을 해 왔기 때문에
완벽에 가깝다.
간혹 최재웅 헤드윅이 이질감 느껴지는 존재처럼 다가오기도 했다.
오히려 헤드윅일 때의 최재웅보다
토미 노시스일 때의 최재웅이 훨씬 괜찮다.
그래도 그만의 표정과 감정표현들은 상당히 괜찮은 부분들도 많이 있었다.
모호한 느낌...
헤드윅의 존재가 원래 그렇긴 하지만...
어쩐지 그에겐 헤드윅이 딱 적합한 작품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쨌든 그의 변화는 놀랍다.
나는 그가 헤드윅을 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여자도 아니고 남자도 아닌 헤드윅을 무대에서 연기하기 위해
배우들은 엄청난 메이크업에 무거운 가발을 쓰고, 몸의 털을 밀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는다.
그리고 마지막 토마토를 으깨는 장면을 위해서는 
피나는  몸만들기가 필수!
군살없는 몸매에 매끄러움까지 갖춰야 하는 난코스가 남자 배우들을 기다린다.
이런 도전만으로도 어쩌면 <헤드윅>은  욕심이 생기는 배역이리라.



여자가 되어야 하는 남자와,
남자가 되어야 하는 여자의 이야기
헤드윅은 확실히 참 괜찮은 작품임은 분명하다.
아름다운 OST의 향연과 그리고 심장을 울리는 엄청난 비트.
내노라 하는 국내 유명 세션으로 구성된 라이브 밴드 엥그리 인치의 연주
공연장 안은 콘서트장이 되어버린다..
거기다 연민과 안스러움, 슬픔과 허무함까지.
충격적인 내용들이 반복되다가도
어느 순간 유머 또한 잃지 않고 톡톡 튀어나온다.

문제는 그러니까 그거다.
헤드윅을 누가 하느냐...
최재웅!
그의 선택은 모호했다.
그래서 지금 나는 좀 방황중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