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0. 7. 26. 00:20



뮤지컬 <The Story of My Life>
2006년 11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처음 무대에 올랐다가
2009년 2월 브로드웨이에서 새로운 버전으로 올려졌던 공연이다.
지금 공연되는 것도 바로 2009년 버전으로
오디 뮤지컬 신춘수 대표가 직접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되고 있다.
5명의 남자가 만드는 남자 이야기 (^^)
류정한, 신성록이 베스트셀러 작가 Tomas를 
이석준, 이창용이 Tomas와 어릴적부터 절친인 Alvin으로 분한다.
내가 선택한 첫번째 관람의 casting은 류정한, 이창용이다.
솔직히 두 사람의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나서
(류정한은 1971년생, 이창용은 1984년생, 와~~ 무려...)
친구사이라고 하기엔 사실 많이 부담스럽긴 하지만
뭐 어디까지나 무대 위 공연이니까...
그런데 솔직히 걱정스럽긴 했다.
불혹의 류정한이 파릇파릇한 이창용과 친구, 그것도 절친으로 나온다니...
몇 년 전 뮤지컬 <이블데드>에서 류정한이 주인공 에쉬 역을 했을때 
이창용은 1인 다역인 좀비 루돌프 (^^)로 나왔었는데
이렇게 한 무대에서 나란히 주연으로 공연하는 모습을 보니 이창용의 발전도 눈부시다.




동승아트센터는 동승홀은 몇 년 만에 와본다.
리모델링을 했는지 예전과는 좀 다른 편안함을 준다.
바로 옆에 꼭두각시 박물관이 있어서 여유를 가지고 도착하면
볼거리도 많이 만날 수 있을 듯.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진 찍기에 참 괜찮은 곳들이 많다.
햇빛 받으면 이쁜 곳들이 눈에 많이 보여서...
몸이 좀 좋았으면 이곳저곳을 불이 나게 돌아다니면서 담았을텐데...
햇빛 받으면서 차 마실 여유도 없이 로비에 앉아 내내 기다렸다.
친구 이야기...
어쩌면 참 고리타분하고 너무 잔잔할지도 모르겠다.
설마 무대 위에서 서로 치고 받고 싸우는 싸나이들의 원초적인 관계를 보여주진 않을테고...
시대의 주류를 거스르는 뮤지컬이 될거라고 했다.
어떤 느낌일까?



공연은...
참 따뜻하고 그리고 아득했다.
보면서 조용히 그리고 진하게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류정한과 이창용의 하모니는 아름다웠고 그리고 거의 완벽할만큼 서로가 서로의 목소리가 품고 보듬더라.
두 사람이 Tomas와 Alvin으로 완벽하게 동화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시간도, 나이도 그냥 다 묻고 그저 느끼고 바라보게만 된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내 과거를, 내 친구를 생각하게 된다.
뭘하고 있을까?
그렇게 내 몸 같이 소중하게 생각했던 내 친구들은...
도돌임표가 찍히듯 몇 번 씩 반복되는 이야기.
그러나 반복될수록 더 깊어지고 더 치열해지면서도 이상하게 점점 편안해지는 이야기.
지금 두 사람은 환상 속에 있는 걸까? 현실 속에 있는 걸까?
어쩌면 "우정"이라는 건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할로윈 축제때 우스꽝스러운 복장을 하고도 서로를 단번에 알아보게 되는 그런 마음.
영화 <멋진 인생>의 천사 클라렌스로 변한 꼬마와 털슬리퍼에 목욕가운을 걸친 죽은 엄마의 유령으로 변한 꼬마가
서로 알아보고 친해지는 7살의 순수함 그것처럼. 
그리고 시간이 지나 일상의 삶 때문에 혹은 귀찮음 때문에 
알면서도 아프게 무심해지는 것처럼,
그렇게...



두 사람은 지금 책처럼 꽂혀있는 기억을 한 권 한 권 꺼내며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멋진 인생>의 주인공처럼 크리스마스 이브에 다리에서 뛰어내린 Alvin의 송덕문을 쓰기 위해서

"죽으면 좋은 얘기만 해주네~~~"
"그게 바로 송덕문이라는거야"
"네가 내꺼 써줄래? 나도 네꺼 써줄께!"
"그게 가능해?"
"그럼 남은 사람이 하기! 약속!"


도돌임표처럼 반복되던 대사.
같은 대사인데 나올 때마다 그 느낌이 얼마나 다르던지...
데자뷰같은 느낌.
대사도 그렇게 장면도 그렇고 모든 느낌들이 다 데자뷰로 반복된다.
오랫만이다. 이런 느낌...
류정한이야 누구라도 인정하는 천상 배우라 두 말 할 필요조차 없지만
역시나 두 시간여 동안 사람들의 시선을 완벽하게 붙잡고 절대 놓치 않더라.
(그의 엄청난 몰입은 항상 관객의 완벽한 몰입으로 이어진다. 지치지도 않고, 매번...)
특히나 후반부에 류정한 Tomas가 흘리던 눈물은,
Tomas의 회한 그대로가 고스란히 전달되더라.
그 모습을 보면서 나는 또 다시 '이 괴물...' 이라고 한 번 더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창용의 딕션과 감정 연기도 정말 훌륭했다.
무대 위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최선을 다하던 너무 아름답던 모습.
Alvin의 표정과 말투, 동작들은 또 얼마 적절하던지...
자신의 장면이 아닐 때조차도 극의 흐름을 위해 내내 몰입하던 모습까지도 진심으로 아름다웠다.
이 두 사람의 시너지가 내겐 확실히 "나비효과"였다.
그 감정의 파장은 정말이지 참 깊고 그리고 크다.



2009년 미국에서 공연됐을 때는 무대 배경이 거의 하얀색이라
오히려 현실이라기보다는 천국(?)의 느낌처럼 느껴졌었다.
마치 Alvin이 Tomas를 불러내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어떻게 보면 약간 몽환적이기도 했다.
그런데 신춘수 연출의 무대는 오래된 옛 서점을 그대로 무대 위에 옮겨놨다.
그래, 정말 기억을 한 권 한 권 꺼내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책방.
<새 책과 헌 책>이라는 서점 이름에 아주 딱 어울렸던 무대.
이번엔 마치 현실의 Tomas가 죽은 Alvin을 직접 불러내 이야기를 하는 느낌이다.
그래서 이야기에 더 쉽게 동화될 수 있었던 무대.
그리고 두 사람의 이야기를 또 다른 형식으로 계속 들려주던 음악까지.
피아노 반주와 책방의 문이 열릴 때마다, 그리고 이야기가 바뀔 때마다 울리던 종소리는
두 사람의 이야기 틈틈히 어떤 경계를 다시 열어주는 것 같았다.
그 사이를 물이 흐르듯 잔잔하고 절묘하게 채워가던 피아노 선율.



너무나 아름답던 뮤지컬 넘버들.
단 두 사람이 부르는 노래인데도 너무 풍성하고 그리고 가득찼던 충만감.
동화를 들려주기도, 추억을 들려주기도, 그리고 현실을 들려주기도 하는 노래들.
특히나 Tomas가 대학 입학을 위해 처음으로 쓴 소설을 Alvin에게 들려주던 장면에서의
"The Butterfly"는 정말 아름다웠다.
(이 소설이 합격되면 Tomas는 고향을 떠나게 되고 Alvin은 혼자 남게 된다.)
소설을 듣고 한참을 멍하니 있던 Alvin.
기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던 표정과 함께 짧게 남긴 가슴 찡했던 한 미디.
"(대학에) 보네..."
나를 매번 울컥하게 만들었던 몇 번의 Saying Goodbay.
언제나 Tamas를 향해 넌 뛰어나고 훌륭하다고 말해줬던 Alvin.
Tomas가 쓴 모든 글의 영감은,
그래, 확실히 Alvin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두 사람이 친구였기에 이 모든 이야기들이 전부 가능했던건지도...
"네 머릿속의 이야기만 몇 천 개야. 그 중 하나만 골라잡아~~"
Alvin의 이 한마디가 있었기에..
그래, 그랬기에...

<musical number>

01. Write What You Know - Tomas Weaver
02. Mrs. Remington - Alvin Kelby
03. The Greatest Gift - Tomas Weaver & Alvin Kelby
04. 1876 - Tomas Weaver
05. Normal - Tomas Weaver
06. People Carry Me - Alvin Kelby
07. The Butterfly - Tomas Weaver
08. Saying Goodbay (Part 1) - Tomas Weaver & Alvin Kelby
09. Here's Where It Begins - Tomas Weaver & Alvin Kelby
10. Saying Goodbay (Part 2) - Tomas Weaver & Alvin Kelby
11. Independence Day - Alvin Kelby
12. Saying Goodbay (Part 3) - Tomas Weaver & Alvin Kelby
13. I LIke It Here - Tomas Weaver
14. You're Amazing, Tom - Alvin Kelby
15. Nothing There / Saying Goodbay (Part 4) - Tomas Weaver & Alvin Kelby
16. I Didn't See Alvin - Tomas Weaver
17. This Is It - Tomas Weaver & Alvin Kelby
18. Angels In The Snow - Tomas Weaver & Alvin Kelby




너무나 인상적이었던 마지막 장면.
책처럼 꽂혀있던 두 사람의 추억이 한 장 한 장 날리고 하늘에서도 눈이 날리고...
Tomas가 쓴 Alvin의 송덕문이 이제야 진짜 시작되려는 하는 바로 그 장면.
어쩌면... 어쩌면...
Alvin은 영원히 Tomas의 클라렌스가 되고 싶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두 사람의 <멋진 인생>을 계속 이어가고 싶었는지도...
종이 울릴때마다 천사의 날개가 돋는다.
눈 속의 쌍둥이 천사의 날개가...
그리고 그 날개짓으로 모든 것이 변할 수도 있다.
어쩌면... 아니 거의 확실히... 

오랫만에.
가슴과 머리가 꽉 차는 따뜻하고 좋은 공연을 만났다.
이 기억은 내게도 가슴 한 켠에 꽂힌 소중한 책처럼
아주 오래오래 담길 것 같다.



류정한 Tomas - 환상적인 딕션과 노래로 항상 최고의 무대를 만드는 최고의 배우


 

<Mrs. Remington> - Tomas와 Alvin의 만남 (동화처럼 아름답고 귀여운 노래)


 
      <The Butterfly> - Tomas의 첫소설 (꼭 두 사람의 관계 같던 노래)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6. 21. 05:41
<The story of my life>
뮤지컬 <몬테크리스토>보다 먼저 예정되어 있던 작품.
오랫만에 류정한의 무대를 대극장이 아닌 작은 극장에서 만나게 됐다.
<쓰릴미>에 이은 또 다른 이인극.
그리고 오디(OD) 컴퍼니 대표 신춘수의 두 번째 연출작.



뮤지컬 <The story of my life>는
앨빈과 토마스의 오랜 우정을 그린 이야기다.
어렸을 때부터 절친한 사이인 두 사람이 어른이 되면서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결국 어떻게 끝을 맺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이야기란다.
단 두 명의 캐릭터가 작품 전체를 이끌어야 하기 때문에
배우의 힘과 연출의 묘미가 요구되는 그런 작품이다.
드라마틱하지도, 자극적이지도 않고 아주 잔잔한 작품.
관객들도 사건보다는 두 사람의 감정의 변화를 따라가는 게 주요하다.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죽은 친구의 송도문을 쓰며 추억을 되살리는 토마스 역은
류정한과 신성록이,
토마스의 기억 속에서 살아나는 그의 오랜 친구 엘빈 역은
이석준, 이창용이 더블 캐스팅이다.
그리고 신춘수의 첫 번째 브로드웨이 프로듀싱 작품으로,
한국 공연에서는 그가 연출까지 직접 한단다.
남자들만으로 이루어진 이인극...
어쩐지 꽉찬 무언가를 만나게 될거란 기대감이 든다.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연배인 류정한/이석준 페어가 궁굼하다.
초반에는 두 사람의 페어가 별로 없는 게 불만이라면 불만... ^^ 



신춘수 연출은 이 작품이
“뮤지컬 흐름에 반대되는, 대세를 거스르는 작품”이 될거라고 말했다.
대세를 거스르는 작품?
(요즘 대세는 그럼 뭐지???)
그 말의 뉘앙스가 참 궁금하다.
이인극의 묘미는
두 사람이 만들어가는 분위기에 따라 같은 이야기라도
관객들에게 천차만별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이다.
매회가 그래서 새로울 수 있는 게 이인극.
무대를 두 사람만에 의해 이끌어가야 하기 때문에
배우간의 호흡과 교감이 성패를 좌우하게 된다.
배우 류정한이야 이미 무대를 자기 페이스대로
그야말로 요리할 수 있는 사람이기에  
상당히 괜찮은 작품이 나올 거라는 기대를 이미 하게 만든다.
물론 한 사람의 역량만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니겠지만
이미 50%는 먹고 들어가는 셈(^^)



배우 류정한은 이 작품을 두고
"내가 잃어버렸던 것을 찾는 작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남다르게 다가왔다는 뜻.
처음엔 대본을 읽어봐도 모르겠더니 이젠 점점 심도있게 다가온단다.
그리고 너무 좋은 작품이 될 거란 생각도 든다고...
뭔가 밋밋한 모습이지만 그게 이상하게도 더 매력적인 작품이란다.
이 점이 나 또한 기대하게 되는 점.
시간에 따른 심리묘사의 치밀함을 보는 건 
눈으로 확인될 수 없는 촘촘한 그물망을 보는 것 같아서...
그 안에서 보여지는 감정의 과감한 결단을 만나는 것 또한
엄청난 발견이고 기쁨이다.
그리고 아마도 오랫만에 이 작품이
내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해주지 않을까!!!


 
 
친구 엘빈 켈리가 죽고난 후 토마스 위버는 그를 위해 송덕문을 써 가면서
다시 친구와의 우정을 떠올린다!
한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지만 생활에 바빠
서로의 진실된 깊은 우정을 잊고 지냈던 두 남자의 이야기,
감정선에 사계절이 다 들어있다는데
그 느낌이 어떤건지 실제로 확인하고 싶다.
감정에 담긴 사계절...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10. 23. 06:03
 

<친구> - 스탠 톨러

 
친구


오늘은 금방 읽힐 수 있는 그러면서도 재미있고 생각거리를  만드어 주는 책을 한 권 소개하려구요.

바로 <친구>라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전 처세나 경제 관련, 자기 계발 부분엔 영 문외한인지라 이런 내용의 책은 손에 잘 잡지 않는 편이었답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읽기 시작했죠.

그런 책들은 단지 선택된 소수의 사람의 삶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딴 나라 이야기 같다고만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한권씩 읽어가면서 분명히 깨달은 건 그 책들 역시 내게 도움을 주는 내용이라는 사실입니다.

모든 책은 제겐 일단 다 재미있고 신비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요.

(예전에 제 꿈은 종로서적 직원이 되는 거였습니다. 맘껏 책을 읽을 수 있을 거고, 싸게 책을 살 수 있을 거란 정말 순진한 생각을 했던 때 였죠^^ 이젠 그 꿈은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 되버렸습니다. 아시겠지만 제 유토피아였던 종로서적이 오래전에 없어진 이유로...... 서점이 도산될 때 마다 마치 제 일부도 함께 도산하는 느낌이예요....)


시애틀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주인공 "조"는 회사에서 인정받는 유능한 인재며 하는 일마다 놀라운 성과를 이루고 있죠. 지금도 프로젝트를 거의 성공시켜 22만 달러의 성과금이 지급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간호사인 사랑스런 여자친구도 있지만 그녀와의 관계는 처음과 다르게 왠지 어긋나는 것 같고 동료들은 매 프로젝트마다 성공하는 그를 은근히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는 축하를 나눌 친구도, 동료도, 애인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죠.

성공에 도달하면 도달할수록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는 조는 우연히 '맥스 플레이스'라는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삶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이자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도 유명한 '시애틀'

시기와 질투가 난무하는 경쟁사회에서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을 나누고 교감할 수 있는 '친구'의 존재란 어떤 의미일까요?

'행운의 절반은 나의 노력으로부터 오고, 행운의 다른 절반은 친구로부터 온다'

어쩌면 너무나 교과서적인 내용의 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교과서라는 건 기본을 알려주기 위한 “지침서”라고도 할 수 있쟎아요.

이 책은 냉혈인간 조가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진정한 친구를 만드는 길, 친구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들 하나하나와 진정한 관계를 맺는 소중한 과정들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아주 교과서적으로요. ^^ (이 말이 전 맘에 듭니다. 이 책에서는요...)


이 책은 친구란 "커피"와 같다고 말합니다. 같은 원두의 커피라 해도 어떤 비율로 브랜딩 하는 가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것처럼 서로 어우러짐으로써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 결코 누구라도 혼자서는 충분히 완성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해 줍니다. 내 잃어버린 멘토를 찾고 싶다는 꿈을 꾸게 만들기도 하죠.


믿었던 직장에서 쫓겨난 조는 그러나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더 나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일을 하면서 그는 과거의 모든 사람들을 True Friend로 다시 만나게 되고,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True Friend로 만나게 될 것임을 저 또한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나는 항상 “멘토”만을 바라고 기다렸던 건 아닐까?

누구가 나를 이끌어주길... 그래서 나를 좀 발견해주고 그리고 나를 좀 만들어 주길...

한번도 내 자신이 멘토가 될 생각은 진심으로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럴 만한 재능이나 능력, 배려심도 아주 심하게 부족하지만 그래도 멘토를 기다리는 사람이기보다는 멘토가 되기 위해 애써보는 사람이 되보고 싶다는 소망을 조금씩 품게 됩니다.

멘토와 멘티의 계속되는 멘토링...^^

모두를 위한 괜찮은 꿈이 될 것 같아요...


문득 제 멘토이자 친구이기도 한 분이 생각나네요.

올해 벌써 50이 되신 분인데 제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분입니다.(나이를 지금 따져보고 저 순간 놀랐습니다.... )

함께 차 마시면서 4~5시간 정도 쉼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분이죠.

그 분과 이야기를 하면 제 자신이 참 풍요로워 지는 걸 느낍니다.

전 그 분에게 어떤 멘티였을까요?

형편없는 수다쟁이로 기억하고 있지만은 아닐 거란 확신이 드네요.

왜냐면 그분은 제 멘토시니까요?


모든 친구의 시작은,

“믿음!”
바로 거기서부터가 처음 시작일테니 말입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8. 18. 06:07
한 달에 한 권씩 
간신히 잊혀지지 않을만해서 읽게 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
총 6권 중 이제 5권까지 읽었다.
4원부터 결말이 보이길래 설마... 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베르나르가 반전의 묘미를 멋지게 살렸다. 
아마도 6권에 한번의 반전이 더 있지 않을까 예상하게 된다.



144명의 신 후보생들과 함께 Y-게임을 하던 미카엘 팽송은
12명의 최종 결승전에 오르게 된다.
주인공이 우승을 해야 하는게 보편적인 일인데.
5권에서는 몇 번의 재시합을 통해서도
우승자는 항상 같은 사람이 된다
미카엘의 친구 "라울 라조르박"

"이제 나는 알게 되었다.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인간은 똑같은 잘못을 반복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다.
 그 잘못들이 바로 그들의 깊은 곳에 내재된 프로그램에 새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DNA 란다.
재미있지 않나?



미카엘은 난동을 부리고 결국 올림프스 아에덴에서 추방을 당한다.
그것도 지금껏 함께 Y 게임을 했던 그 18호 지구 안으로...
가브리엘 아스콜랭이라는 이름의 작가로
신의 기억을 고스란히 가지고
심지어는 불멸의 존재가 되어 18호 지구에서 살아내야 한다.



세상에서 우리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다름 아니라 아는 것이라는데...
차리리 모르고 있으면 견딜 수 있다고 하는데...
불멸의 존재가 된 미카엘의 행보가 궁금해진다.
그와 마찬가지로 먼저 18호 지구로 추방돼 살고 있는 조제프와의 관계도 궁금하고....

어쨌든 마지막 1권을 읽고나면 씁쓸을 할 것 같아.
지그 내 현실이 누군가의 게임에 불과하다면....
책은 그저 책이어야 한다.
그래야 살 수 있다. 열심히.... ^^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7. 30. 06:32


<친 구> - 스탠 톨러


친구

 


금방 읽힐 수 있는 그러면서도 재미있고 생각하게 만드는 책을 한 권 소개하려고 합니다.

바로 <친구>라는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전 처세나 경제 관련 부분엔 영 문외한인지라 이런 내용의 책은 손에 잘 잡지 않는 편이었답니다. 그러다 몇 년 전부터 읽기 시작했죠.

그런 책들은 단지 선택된 소수의 사람의 삶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딴 나라 이야기 같다고만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한권씩 읽어가면서 분명히 깨달은 건 그 책들 역시 내게 도움을 주는 내용이라는 사실입니다.

모든 책은 제겐 일단 다 재미있고 신비 그 자체이기도 하지만요.

예전에 제 꿈은 종로서적 직원이 되는 거였습니다. 맘껏 책을 읽을 수 있을 거고, 싸게 책을 살 수 있을 거란 정말 순진한 생각을 했던 때였죠.^^
그러나 이제 그 꿈은 영원히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 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아시겠지만 제 유토피아였던 종로서적이 오래전에 없어진 관계로..... (서점이 도산될 때 마다 마치 제 일부도 떨어져나가는 것 처럼 섬뜩하게 아픕니다....)


시애틀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주인공 조는 회사에서 인정받는 유능한 인재며 하는 일마다 놀라운 성과를 이루고 있죠. 지금도 프로젝트를 거의 성공시켜 22만 달러의 성과금이 지급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간호사인 사랑스런 여자친구도 있지만 그녀와의 관계는 처음과 다르게 왠지 어긋나는 것 같고 동료들은 은근히 그를 부담스러워합니다. 그는 축하를 나눌 친구도, 동료도, 애인도 없는 것처럼 느껴지죠.

성공에 도달하면 도달할수록 마음 한구석이 허전해지는 조는 우연히 '맥스 플레이스'라는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게 됩니다. 그리고 그의 삶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이자 우울증 환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도 유명한 '시애틀'

시기와 질투가 난무하는 경쟁사회에서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마음을 나누고 교감할 수 있는 '친구'의 존재란 어떤 의미일까요?

'행운의 절반은 나의 노력으로부터 오고, 행운의 다른 절반은 친구로부터 온다'

어쩌면 너무나 교과서적인 내용의 책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교과서라는 건 기본을 알려주기 위한 “지침서”라고도 할 수 있쟎아요.

이 책은 냉혈인간 조가 주변 사람들과 어울리게 되는 과정을 보여주면서 진정한 친구를 만드는 길, 친구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그들 하나하나와 진정한 관계를 맺는 소중한 과정들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아주 교과서적으로요. ^^ (이 말이 전 맘에 듭니다. 이 책에서는요...)


이 책은 친구란 커피와 같다고 말합니다.
같은 원두라 해도 어떤 비율로 브랜딩 하는 가에 따라 맛과 향이 달라지는 것처럼 서로 어우러짐으로써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것. 결코 누구라도 혼자서는 충분히 완성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느끼게 해 줍니다.
내 잃어버린 멘토를 찾고 싶다는 꿈을 꾸게 만들기도 하죠.


믿었던 직장에서 쫓겨난 조는 그러나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더 나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일을 하면서 그는 과거의 모든 사람들을 True Friend로 다시 만나게 되고,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새로운 사람들을 True Friend로 만나게 될 것임을 저 또한 의심치 않습니다.


그런 생각을 해봤어요.

나는 항상 “멘토”만을 바라고 기다렸던 건 아닐까?

누구가 나를 이끌어주길... 그래서 나를 좀 발견해주고 그리고 나를 좀 만들어 주길...

한번도 내 자신이 멘토가 될 생각은 진심으로 못 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그럴 만한 재능이나 능력, 배려심도 아주 심하게 부족하지만 그래도 멘토를 기다리는 사람이기보다는 멘토가 되기 위해 애써보는 사람이 되보고 싶다는 소망을 조금씩 품게 됩니다.

멘토와 멘티의 계속되는 멘토링....^^

모두를 위한 괜찮은 꿈이 될 것 같아요...


문득 제 멘토이자 친구이기도 한 분이 생각나네요.

올해 벌써 50이 되신 분인데 제가 “선생님”이라고 부르는 분입니다.(나이를 지금 따져보고 저 순간 놀랐습니다.... )

함께 차 마시면서 4~5시간 정도 쉼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그런 분이죠.

그 분과 이야기를 하면 제 자신이 참 풍요로워 지는 걸 느낍니다.

전 그 분에게 어떤 멘티였을까요?

형편없는 수다쟁이로 기억하진 아닐 거란 확신이 드네요.

왜냐면 그분은 제 멘토이시니까요?

모든 친구의 시작은

“믿음”...
바로 거기서부터 일테니까요...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7. 27. 06:25
 <메신저> - 마커스 주삭


메신저


마커스 주삭!

2008년 <책도둑>이란 2권의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된 상당히 새파랗게 젊은 작가! (고백컨대 개인적인 시기심 엄청 심난하게 들어있습니다)

순서가 좀 많이 뒤바뀌긴 했지만 <책도둑>보다 먼저 쓴 그의 책 <메신저>가 뒤늦게 번역돼  우리나라에 소개됐네요.

<메신저>라....

제목에서부터 이미 너무 많을 걸 말하고 있는 것 같아 문득 걱정부터 앞섭니다.

“어라! 이 사람, 도대체 메신저라는 제목을 이렇게 대놓고 정면에 내세우고 얼마나 재미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그런데 이 걱정은 역시나 쓸데없는 기우였습니다.(그리고 이 부분에서 한 번 더 개인적인 몹쓸 놈의 시기심 등장합니다....)

재미! 

여기서 개그콘서트 달인 김병만의 말투를 잠시 빌리렵니다.

“재미요? 그거 안 읽어 봤으면 말을 마세요~~”


에드 케네디.

19년 동안 내내 별 볼일 없이 오히려 한심의 축에 더 많이 몸을 담그고 살아온 불법 택시 운전사를 이제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더불어 소위 노는 물이 같은 세 명의 절친들까지도요.

2명의 남자 친구들 리치, 마브, 그리고 1명의 여자 친구 오드리(비록 일방통행이긴 하지만 에드가 짝사랑하고 있는 오랜 친구랍니다 ^^)

우연히 은행 강도를 붙잡아 졸지에 잠시 동네 우상이 된 에드는 어느 날 우편함에서 세 개의 주소가 적힌 다이아몬드 에이스 카드 한 장을 받게 됩니다.

별 볼일 없던 에드가 메신저로서의 삶이 시작되는 순간이네요.

카드에 적힌 주소로 찾아간 에드는 그곳에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받게 될 세 명의 사람들을 한명씩 만나게 됩니다.

밤마다 자신의 아내를 강간하는 남자와, 이미 한참 전에 죽은 남편 지미를 그리워하며 살고 있는 노년의 밀라, 그리고 매일 아침 맨 발로 달리기를 하는 소녀 소피까지...

어쨌든 이 세 명에게 성공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한 에드. (그 과정은 책을 통해 직접 확인해보라고 말한다면 좀 얄미울까요? 그래도 그리 하렵니다... ^^)

왠지 모를 평온함과 행복감에 잠깁니다.

매일 밤 엄마가 아빠에게 강간당하는 모습을 봐야만 했던 딸 안젤리나가 어느날 에드에게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우릴 구해주러 왔나요? 노력은 해줘서 고마워요”

애드가 첫 번째로 전달한 메시지는 아마도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애쓰는 모든 "노력", 그 자체였는지도 모르겠네요.


집으로 돌아온 에드에게 또 다시 클럽 에이스 카드 한 장과 짧은 편지가 건네집니다.

“고향의 돌에게 기도하라”

에드는 이 일에 선택받은 사람이 다른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잠시 소망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이 일이 자신에게 주어졌음을 점점 인정하게 되고 결국 해야만 하는 일들을 하나하나 실행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어렵게 찾아낸 “고향의 돌”에 적혀 있는 세 명의 이름.

토마스 오라일리 신부의 텅 빈 성당을 사람으로 가득 찬 축제의 장으로 만들고, 아이스크림 하나로 생계에 지친 어린 어머니 앤지 카루소의 마음을 위로하고, 그리고 비록 온 몸에 멍이 들긴 했지만 개빈 로즈의 금이 간 형제애를 회복시키는데도 성공합니다.

두 번째 메시지는 "관심"이었을까요?


세 번째 카드인 스페이드 에이스도 에드를 찾아 왔네요.

역시나 3명의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작가들 이름이네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온 에드는 책 제목과 책에 표시된 페이지를 연결해 드디어 세 개의 주소를 알아냅니다.

이 메시지 안에는 어쩌자고 에드의 어머니도 포함되어 있네요.

살짝 금이 간 부분을 애써 외면하며 지내고 있는 어머니와 아들.

“왜 날 그렇게 미워하세요?”

아들의 질문에 어머니는 답을 합니다.

“왜냐하면 널 보면 그 사람이 생각나거든. 넌 여기 있어. 바로 그게 문제야”

어머니는 자신의 남편이 그랬던 것처럼 아들이 이 구질구질한 동네를 떠나지 못하고 죽게 될까봐 싫었던 겁니다. 오히려 둘째 아들보다 더 뛰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한 게 말이죠.

망연자실해있는 아들에게 어머니는 한 마디 말을 더 남깁니다.

“사랑이 아주 커야만 너를 이렇게 미워할 수 있는 거야”

세 번째 메시지는 이해를 통한 "감사"였던 것 같네요. (어디까지나 제 생각입니다)

힘들긴 하겠지만 에드는 어머니를 이해하게 될 것이고 그리고 결국은 감사하게 될 거라는 걸 믿습니다. 다른 두 명에게 그랬던 것처럼 말이죠.

에드는 혼자 생각합니다.

“장소가 아니라 사람이 문제예요. 만일 내가 이곳을 떠난다 해도 먼저 여기서 더 나은 사람이 된 다음에 떠날 거예요.”라고...


네 번째 카드, 에드의 손에 남겨진 하트 에이스에는 세 개의 영화 제목이 적혀 있습니다.

<옷가방>, <캣 벌루> , <로마의 휴일>

어쩐지 드라마틱하고 로맨틱하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그런데 이 세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 혹은 배우의 이름이 바로 에드의 별 볼일 없는 세 명의 친구들 이름과 일치합니다.

영화 순서대로 리치, 마빈, 오드리까지...

이제 에드는 순서대로 이들의 메신저가 돼야만 합니다.

늘 함께 너저분한 방에 모여 허접한 카드놀이로 시간을 보냈던 친구들.

항상 너무나 친하기에 잘 알고 있었다고 내내 착각했던 친구들에게서 고백되는 "진실"들.

그러네요. 세상 모든 사람에겐 누구나 비밀이 한 가지씩은 있다는 거.

그 비밀을 폭로가 아니라 고백해야만 비로소 진실이라는 자유와 만날 수 있게 된다는 거.

어쩐지 이 네 명의 친구들이 이제는 우정 그 이상의 울타리를 얻게 될 것만 같습니다.


에드는 이제 마지막 카드가 될 조커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안에 담길 세 명의 사람은 과연 누가 될지....

그러나 전달 된 마지막 카드 조커에는 지금까지의 방식과는 다르게 3명이 아닌 단 한 사람의 주소만이 쓰여 있습니다.

“시핑 스트리트 26번지”, 바로 에드 자신의 집 주소죠.

책의 남은 페이지가 얼마 없는데 이 이야기는 이제야 진짜 시작되려는 것 같습니다.

에드는 과연 마지막까지 메신저로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에드의 집,
한 남자가 그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을 자신이 준비했다며 그 남자는 에드에게 말합니다.

“내가 그런 건 네가 평범함의 전형이기 때문이야.

 너 같은 녀석이 일어서서 그 모든 사람들을 위해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면,

 다른 사람들도 모두 할 수 있을 거 아냐.

 모두가 자신의 능력 이상의 일을 하며 살 수 있을 거 아냐.

 어쩌면 나도 그렇게 살 수 있을 거 아냐”

에드는 묻습니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남자는 대답합니다.

“계속 살아, 에드! 책만 여기서 멈출 뿐이야”

소설에 나오는 대사 치곤 꽤 독하네요.

그러나 이 책이 환상 혹은 한 여름 밤의 꿈이라고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길 당부드립니다.

왜냐하면 에드가 받은 마지막 카드 조커는, 사실은....

에드드가 아니라 책을 읽고 있는 바로 당신에게도 전달된 메시지니까요.

자, 지금쯤이면 당신은 에드의 메시지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요?

준비가 되어있다면 당신이 받은 마지막 메시지는 과연 무얼 품고 있을까요?

이쯤 되면 저 역시도 당신이 받았을 그 메시지가 진심으로 궁금해집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6. 7. 12:42
누구나 한번쯤 읽었던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퍼온 글.
그냥 예전 생각이 나서 미소가 잠시 머물기도..
당신은,
여기서 몇 가지를 기억할 수 있나요?
그냥 궁금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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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비밀은 이런 거야. 매우 간단한 거지.
오로지 마음으로 보아야만 정확하게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는 보이지 않는 법이야."


 


 

"네 장미꽃을 그렇게 소중하게 만든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시간이란다." 
"내가 나의 장미꽃을 위해 소비한 시간이라..."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러나 네가 나를 기르고 길들이면 우린 서로 떨어질 수 없게 돼.
넌 나에게 이 세상에서 단 하나뿐인 사람이 되고 난 너에게 둘도없는 친구가 될테니까."


 


 

"나를 길들여줘...
가령 오후 4시네 네가 온다면
나는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거야
...

그러나 만일,
네가 무턱대고 아무때나 찾아오면
난 언제부터 마음의 준비를 해야할지 모르니까..."


 


 

 "나는 해 지는 풍경이 좋아.
우리 해지는 구경하러 가..."

"그렇지만 기다려야 해."
"뭘 기다려?"
"해가 지길 기다려야 한단 말이야."


 


 

사막은 아름다와.
사막이 아름다운건

어디엔가 우물이 숨어있기 때문이야.
눈으로는 찾을 수 없어, 마음으로 찾아야 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일이 뭔지아니?"
"흠... 글쎄요. 돈버는일? 밥먹는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일이란다.
각각의 얼굴만큼 다양한 각양각색의 마음을...
순간에도 수만가지의 생각이 떠오르는데
그 바람같은 마음이 머물게 한다는건 정말 어려운거란다."


 


 

"지금은 슬프겠지만
그 슬픔이 가시고 나면(슬픔은 가시는 거니까)
넌 언제까지나 내 동무로 있을거고,
나와 함께 웃고 싶어 질꺼야."


 


 

"사람들은 이 진리를 잊어버렸어."
여우가 말했다.
"하지만 넌 그것을 잊어서는 안돼.
넌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을 지어야 하는 거야.
넌 네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난 나의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가 되뇌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결코 열어주지 않는 문을...
당신에게만 열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 말로... 당신의 진정한 친구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2. 3. 22:18
 <막스 티볼리의 고백> - 앤드루 손 그리어


막스 티볼리의 고백 


오늘은 참 특별하고 슬픈 사람에 대해 말해보려고 합니다.

“시간 역행자”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혹 있으신가요?

70세 노인의 몸으로 세상에 태어나 갓난 아기의 몸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 그러나 마음과 생각은 시간의 흐름 그대로인 사람... 35살 지점에서만 자신의 몸과 생각이 유일하게 만나지는 그런 사람이요...

일생동안 “앨리스”란 여자와 세 번의 사랑에 빠졌던 사람...

그리고 자신이 아들 “새미”를 키우는 그녀의 집에 양자로 입양돼 살아야만 했던 사람...


주인공 “막스”가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은 아이의 몸이 신의 저주를 받은 거라 생각했습니다. 이제 우리도 조금씩 짐작할 수 있게 됩니다. 그의 삶이 어떠하리라는 것을요...

그가 아이였을 때 어머니는 말합니다.

“사람들이 네 나이가 얼마쯤이라고 생각하면 그에 맞춰 행동해야 한다.”라고.


이 이야기는,

1930년 4월 어느 날, 꼭 열두 살 소년처럼 보이는 막스가 쓰는 편지로 시작됩니다.

......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는 열두 살 소년처럼 보인다..... 그러나 한때는 총을 들고 가스 마스크를 쓴 스물두 살의 멋진 청년으로 보였다. 그전에는 지진이란 재앙 속에서 사랑하는 여인을 찾아 나선 삼십대 남자였다. 그리고 그전에는 열심히 일한 사십대, 세상을 두려워한 오십대, 그렇게 세상에 태어난 시기에 가까워질수록 점점 더 늙어갔다.” ......

그는 이 편지를 통해 남들과 다른 이유로 고독과 슬픔 속에서 일생을 살아야 했던 비극적인 날들과 평생 동안 계속됐던 앨리스에 대한 절절한 사랑을 고백합니다.

처음 막스가 앨리스에게 반한 건 그의 나이 17살, 앨리스가 14살 때였습니다.

앨리스에게 “아저씨”란 호칭으로 불려야 했던 막스는 그녀의 어머니와의 충동적인 사랑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딸마저 유혹하려고 하는 파렴치한이라 생각한 앨리스의 어머니는 결국 이사를 하게 되고 그들은 그렇게 스치듯 헤어지죠.

시간이 흘러 막스의 몸과 마음이 딱 일치하는 35살 무렵에 두 사람은 우연히 재회하게 됩니다. 그가 어린 시절 알았던 아저씨라는 걸 모르는 앨리스는 그를 사랑하게 되고 마침내 그 둘은 결혼을 합니다.(그때 막스는 앨리스 앞에 다른 이름으로 나타나게 되거든요.)

행복한 시간도 역시 흘러가기에 막스는 앨리스보다 점점 더 어려질 수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을 피하지 못합니다.(피할 방법이 있었다면 그는 정말 뭐든 했을 겁니다. 악마에게 자신의 영혼을 파는 파우스트처럼요...)

또 다시 떠나야 했던 막스는 이제 어린 아이의 모습으로 “앨리스” 옆에 있습니다.

그녀와 자신의 아이 “새미”의 친구로, 그리고 아내의 양자로...

그런 그가 남긴 마지막 편지에는 "너무 짧은 인생. 슬픔만 가득한 인생. 그러나 난 내 인생을 사랑했소"라고 적혀 있습니다.

도저히 세상을 제대로 살아 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이런 최후의 고백을 할 수 있었던 건...

역시나 “사랑”이라는 통속의 그러나 절실한 이유 그 하나였습니다.

겉모습은 반바지를 입은 어린 아이의 모습이지만 지혜로운 노인의 시선으로 삶을 관조하는 막스의 고백은 시간이라는 상대성과 외모의 허망함, 그 교차와 어긋남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이 세상 어딘가에 시간 역행자가 꼭 있을 것만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꾸며낸 사실인지, 정말 역사적인 사실인지 모르겠지만 책의 내용 중 일정 부분은 시간 역행자들이 실제로 소개되어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런 사람이 어딘가에 살고 있다면...

그건 분명 뚜렷한 공포가 될 겁니다.

그것도 자기 자신만이 평생 끌고 가야하는 비밀스런 공포...

이런 생각을 해 보면 비록 소설 속의 인물이긴 하지만 그런 인생을 살아낸 “막스”가 위대해보이기까지 합니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삶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다".

비록 토막난 인생일지라도 “막스”는 순간순간 분명 누군가의 삶에서 소중한 존재였음을 저 또한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각각의 장마다 주인공은 다른 이름으로 불려지게 되죠.

1부에서는 “티볼리”로, 2부에선 “막스”로, 3부에선 “아르가스”라는 이름으로 불려 졌던 주인공은 4부에서는 “리틀 휴이”가 되어 여전히 앨리스의 곁에 있습니다.(휴이는 그의 상황을 모두 알고 있는 가장 친한 친구입니다.)

친구 휴이의 아들 행사를 하면서까지 사랑하는 이의 곁에 남고 싶었던 그의 마음을 우리는 이해할 수 있을까요?

심지어 그는 친구 휴이에게 자살을 종용하기까지 합니다. 그래야만 아비를 잃은 그가 앨리스의 양자가 되어 그녀의 곁에 있을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런 끔찍한 상황까지 만들어가면서 사랑하는 이의 곁에 남고 싶어 했던 주인공의 마음...

휴이에게 어린 모습을 가진 막스가 말합니다.

"난 이제 남편이 될 수 없어! 아버지도 못 된다고!" "쉬잇! 난 아들이 될 거야. 잠시 동안이라도."

분명 그는 끔찍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로서는 달리 선택할 방법이 없는 절실한 마음이었기에 차마 응원한다고는 말하지 못할지언정 잠시 눈길을 돌림으로써 그를 인정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샛강 갈대숲 사이를 떠돌던 작은 배에서 죽음으로 생을 마감하는 리틀 휴이 “막스”.

시간을 거슬러간 남자, 티볼리이자 막스이며, 아르가스이자 리틀 휴이로 평생을 한 여자만을 사랑하며 비밀을 간직한 체 죽음을 택한 그의 마지막 모습.

그에게 그리고 그를 바라보는 모두에게(심지어 우리에게까지) “사랑”이란 뭐였을까를 묻게 만듭니다.

“비극”이라고 이름 붙여진 모든 것들...

그러나 저는 결코 그를 비극적으로 살았다고 말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것 또한 그의 “선택”이었음을 인정해야 그가 덜 비극적이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사람들을 꿈꿉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내 인생의 어느 시점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그러나 누군가에겐 그 타임머신의 꿈이 공포로 다가올 수도 있다는 거, 혹시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모든 상상과 환상은 공포와 절망의 바탕 위에 시작되는 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는 작은 배 안에 누워 꿈을 꾸고 있지 않을까요?

그의 아들 새미와 사랑하는 여인 앨리스와 함께 다정하게 손잡고 산책하는 모습을요.

혹 어는 샛강 작은 배 안에 아직 그의 꿈이 누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희망합니다.

이제 그 꿈은 더 이상 시간 역행자의 모습이 아니었으면 하고요...

* 2월 12일에 드디어 영화도 개봉을 하네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브레드 피트와 케이트 블란쳇 주연으로 올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도 올라와 있는 작품입니다.
   <조디악>과 <패닉 룸>을 만든 데이빗 핀쳐 감독이 매가폰을 잡았습니다.
   어쩐지 기본 이상은 해 줄 것 같은 예상이네요.  지금 브레드 피트는 이 영화 홍보를 위해 안젤리나
   졸리, 그리고 그들의 숱한 아이들과 함께 일본에 머물고 있다고 하네요.
   좀 잠깐 여기도 들려주지 싶긴 한데...
   브레드 피트가 연기할 시간 역행자의 모습...
   일단은 매력적이긴 할 것 같습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