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3. 12. 5. 08:32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여행은 walking and walking이다.

그리고 그걸 실현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곳이 바로 터키다.

요즘 "꽃보다 누나" 덕분에 9월에 다녀온 turkey를 생생하게 떠올리는 중이다.

내가 머물렀던 곳, 내가 지나왔던 곳이 화면에 보일때마다

깊어지고 깊어지는 향수.

두번이나 다녀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화면 속 그들에게 불같은 질투를 할까?

여행이란 마을을 떠나 마을에 이르는 과정이라는데

나는 그곳에 마음까지 다 두고 와버린 모양이다.

마을과 마음이 겁도 없이 만나버려 지금 이렇게 끝없이 그리워하는 중이다.

미적거리다 아직 끝내지 못한 여행 리뷰가 이렇게 다행스러울수가...

 

톱카프 궁전은 15세기부터 19세기까지 400년 동안 오스만 제국의 정궁으로 사용돼서인지 규모가 엄청나다.

3개의 문(황제의 문, 경의의 문, 행복의 문)과 4개의 정원 모두 볼거리들로 가득하지만

개인적으로 이곳은 4개의 정원을 천천히 그리고 또박또박 걷는 활홀함에 빠지게 하는 곳이다.

키 큰 사이프러스 사이로 길게 뻗어있는 길을 걷는 것도

움직이는 햇빛의 명암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는 것도.

보스포러스 해협 위를 지나는 배에게 시선을 던지는 것도

사실은 내 발걸음이 어디를 향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오로지 발의 움직임에 따라 그대로 걸기만 해도 행복했던 곳.

 

2년 전 방문 때는 제1문인 "황제의 문" 위에 문구가 쓰여여있다는 걸 몰랐었다.

돌아와서도 한 참이 지난 후에 알게 됐는데  

적여 있는 글은 "메흐메트 2세가 147년 이 궁전을 완공했다"는 뜻의 이슬람어란다.

이번엔 일부러 찾아봤는데

아무리 들여다봐도 이방인의 눈에는 글자인지 그림인지조차도 구분이 안된다.

(러시아어와 이슬람어는 그야말로 난공불락의 요새다!)

 

 

제 1문을 지나면 이레네 성당이 조금은 고적한 모습으로 햇빛 속에 서있다.

소피아 성당이 지어지기 전까지 이곳이 정교외 역할을 담당했다는데

지금은 잊혀진 역사의 한 페이지처럼 고요히 서있다.

그런데 무심한듯 웅크린 모습이 그렇게 거룩하고 웅장하게 느껴질 수가 없다.

귈히네 공원에서 박물관을 지나서 톰카프 궁전으로 가게 되면 

제2문으로 연결되버려 제1문과 아레네 성당은 그냥 지나치게 된다.

나오면서 봐도 되긴 한데 생각없이 다시 궐히네로 나가버리면 그냥 못보게 되니 

아예 처음부터 조금 내려와서 제1문을 시작으로 들어가길 권한다.

그리고 다시 제1문으로 나오면서 대면하게 되는 아야소피아도 절대 놓치지 않았으면...

술탄아흐멧 광장과 반대방향이라 완전히 다른 느낌을 주더라.

솔직히 고백하면 다른 건물인줄 착각했었다.

단지 바라보는 방향만 바뀐 것 뿐인데도

어떻게 이렇게까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을까?

신비한 터키의 일면을 또 하나 목격했다.

 

하렘엔 일부러 조카와 동생만 들여보내고 혼자 남아 정원을 걸어다녔다.

2년 전 하렘의 기억을 떠올리면...

막혀있는 공간에서 평생을 살아야만 했던 여인들의 갑갑함과 막막함이 내 눈까지도 시리게 했었다.

walking and walking.

눈 대신 발에 길을 물어선지 2년 전에 못봤던 곳들을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황금지붕의 아프탈리에와 보스포러스 해협에 눈이 멀어

제 4 정원에 sofa camii가 있다는 것도 몰랐었고

(게다가 남자들이 아잔시간에 맞춰 이곳에서 절을 하더라.)

외진 구석에 elephant park란 곳도 이제서야 봤다.

물론 지금 그곳에 꼬끼리가 있는 건 아니지만 오스만 제국때는 황실에서 꼬끼리를 길렀던 모양이다.

관상용이든, 이동수단이었든.

혼자 이곳을 발견하고 얼마나 좋아했던지!

톱카프 궁전에서 하렘이나 도자기방, 보석방은 줄을 서서라도 들어가지만

자미와 코끼리 정원을 본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제 4 정원은 술탄과 그의 가족만이 출입할 수 있었다는데

역시나 구석구석 보물같은 장소들이 많이 숨어있었다.

그 흔적을 야금야금 쫒아가는 재미에 흠뻑 빠져서

이곳에서 나는 잠시 앨리스가 된 것 같았다.

톱카프 궁전에 떨어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톱카프의 앨리스는 그곳이 너무나 좋아서 

   결코 떠나지 않으리라 결심하고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결말이 이랬다면 더 좋았을텐데...

시름시름..

그리움이 점점 커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9. 27. 05:23

아침을 먹고 톱카프 궁전을 찾았다.3개의 문(황제의 문, 경의의 문, 행복의 문)과 4개의 정원이 있는 오스만 제국의 정궁 톱카프 궁전. 일단 엄청난 규모라 제대로 둘러보려면 꼬박 하루도 모자랄 정도다.각각의 건물들이 주는 느낌도 다 다르지만 개인적으론 이곳에서 보는 풍경이 아주 좋다. 햇빛과 바람의 방향이 정말 피부로 그대로 느껴진다. 보석방, 알현실, 하렘. 왕자들의 도서관과 여름별궁들도 이 빛과 바람의 숨결을 도저히 이기지는 못할거다.동생과 조카들을 하렘으로 들여보내고 혼자 제4정원을 거니니 부자가 되는 느낌이었다.

2시경에 궁전에서 나와 트램을 타고 에미노뉴 선착장에서 고등어케밥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바로 옆 정류장에서 37E 버스를 타고 에디르네가프에서 내려 코라 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예전에도 이곳을 찾아갈 때 현지인의 도움을 받았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할머님 한 분과 건장한 청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아야소피아의 모자이크화는 훼손이 않이 되어 있지만 이곳은 이슬람제국 당시에도 중심가에서 좀 떨어진덕에 그래도 온전하게 유지된 모자이크화가 많다.줌랜즈로 모자이크 하나하나를 최대한 당겨서 찍어봤더니 그 세밀함이 무시무시할 정도다. 특히 황금빛모자이크는 햇빛을 받으면 그대로 보석이 된다. 이건 정말 눈으로 직접 봐야만 하는데... 구시가지에서 외곽에 위치한 탓에 관광객도 다른곳보다는 한산한 편이라 시야도 충분히 확보돼 머무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조카들을 데려갈까 말까 고민하다 간 곳이었는데 다들 너무 좋아했다. 동생은 영문도록까지 샀다. 한국에 돌아가서 찬찬히 보겠다고.가이드의 탁월한 선택이 빛을 발한 순간!

돌아오는 길에 버스안에서 한국인 여행자를 만나 이야기하느라 버스정류장을 놓쳤다. 부랴부랴 내려서 한정거장을 걸어 카라쿄이역에서 트램을 타고 술탄아흐멧에 내려 석양에 깊게 물든 블루모스크를 다시 둘러봤다.개인적으로 이 시간대의 블루모스크가 제일 신비롭고 웅장하고 장엄한 것 같다. 블루모스크가 레드모스크로 변하는 이 모습을 다른 여행객들도 놓치지말고 꼭 봤으면 좋겠다. 나오는 길에 히포드럼 광장에서 오벨리스크들을 보고 수소로 돌아왔다. 빌헬름 2세의 샘은 보수중이라 가림막으로 막혀 있어  아쉬웠다. 예전에는 콘스탄틴 기둥이 보수중이더니..지금 이스탄불은 보수공사의 천국이 된 것 같다. 이기적인 생각이지만 아쉬음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는 일...

예전과 비교를 하면 택도 없는 일정인데 아무래도 조카들과 함께다보니 하루에 큰 곳 2 개 이상을 둘러보기는 쉽지 않다.이스탄불 일정이 5일이라 너무 길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이상태로라면 일정 선택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할 것 같다.조카들이 묻는다."이모! 어디가!" 요즘 내 일상이 완전 예능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1. 10. 6. 05:16
파쿡칼레에서 야간버스를 타고 10시간을 다려 다시 이스탄불로 돌아왔다.
(셀축, 에페스를 못 본 건 정말 두고두고 아쉬울 것 같다)
여행자숙소 야카모즈에 하룻밤 자고 아침을 먹자마자 찾아간 곳은 돌마바흐체 궁전.
술탄아흐멧에서 트램을 타고 종점 카바타쉬에 내려서 걸어갔다.
이곳은 오스만 왕조 시대의 술탄의 마지막 거성으로
터키 국민의 영웅 아타튀르크 대동령이 관저로 사용했던 곳이다.
"돌마바흐체"라는 말은 "가득찬 정원"이라는 뜻이라는데
이곳이 바다를 메워서 세웠기 때문이란다.



정말 소문대로 줄이 길었는데
티켓 구입하는데도 거의 40~50분 정도 기다린 것 같다.
(아마도 토요일이라 더 그랬는지도... 근데 터키도 주 5일제 근무인가???)
다행히 기다리면서 여러가지 볼거리들이 있어서 그다지 지루하진 않았다.
궁전 정문 앞에 미동도 없이 서 있던 위병은 정말 마네킹같았다.
심지어 다른 위병이 땀을 꼼꼼히 닦아주는데도 전혀 움직임이 없더다.
절도있는 위병교대식도 인상적이었고
거대한 입구 상단의 조각들도 너무 아름다웠다.
궁전 입구에 있는 유명한 시계탑은 1890년 술탄 암뒬 하미드 2세가 세운 것으로 높이가 27m나 된단다.
탑의 꼭대기에 있는 시계는 프랑스 폴 가르너의 시계고
첨탑에는 오스만 제국 왕실의 문장이 새겨져있다.
(근데 어떤건지는 잘 모르겠다. ㅋㅋ)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을 따라서 만들었으면 돌마바흐체 궁전은 처음엔 목조건물이었단다.
1843년부터 10년동안 보수 공사를 통해 현재와 같은 아름다운 대리석 건물 탈바꿈됐다고.
방이 무려 285개나 있고, 거실도 43개나 된다고 하니 그 규모에 그저 놀라울 뿐.
게다가 보스포러스 해협을 따라 쭉 펼쳐져 있어 주변 경관도 말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궁전은 남자만 들어갈 수 있는 Selamlik와 금남의 집 Harem으로 나눠져있다.
개인관람은 불가능하고 입구에 적인 관람 시간을 보고
영어, 터키어 중 선택해서 그룹투어만 가능하다.
(물론 내부 사진촬영은 철저하게 금지되어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아름다운 프랑스식 정원을 만나게 되며 웅장한 정문을 통과해 내부로 들어간다.



내부장식이 화려하기로 유명한 돌마바흐체 궁전은
600여점이 넘는 유럽의 명화로 벽이 장식되어 있다는데 그 그림을 보는 재미도 대단했다.
(그림에 친절한 설명이 되어 있었면 더 좋았을텐데...
 다 명화라는데 이름이나 제목이 적혀있지 않는 작품이 너무 많았다.)
대리석과 가구들, 양탄자, 상들리에의 화려함은 두말할 것도 없고.
특히 셀람륵 부분 마지막 관람지인 그랜드 홀에 있는 상들리에가 가장 유명한데.
36m 천장에 달려 있는 이 상들리에는 영국 빅토리아 여왕이 선물로 줬단다.
그 무게만도 무려 4.5 톤!
그 무게를 지탱하고 있는 줄도 참 대단하다.
샹들리에 바로 아래에서 보고 싶었는데  관람줄 안에서만 봐야해서 좀 속상했다.
각국의 귀빈들이 묵을 수 있는 숙소는 나름대로 그 나라에 맞게 인태리어가 되어 있었다.
삐걱이는 복도를 따라 비닐을 신고 걸어가는 단체로 바스락 거리며 걸어가는 것도 재미있었다.
창과 햇빛을 가리기 위해 만든 블라인드 사이로 비치는 햇빛 색도 예뼜고...



하렘은 톱카프 궁전보다는 훨씬 덜 답답하고 소박하지만 확실히 현대적인 느낌은 더 강하다.
입구에 터키어 관람 시간만 적혀 있어 영어해설이 아예 없다고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다행히 영어 가이드였다.
(누가 장난으로 지웠나???)
은은한 분홍빛을 띠는 하렘 외부 모습은 소박하고 따뜻한 여인의 느낌이었다.
돌마바흐체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입할 때 카를륵과 하렘을 같이 보는 티켓(10TL)으로 구입한 사람은
이곳까지 관람이 가능하다.
(티켓 재확인 하더라)
하렘이 보기 싫으면 카를륵만 봐도 이상무!
하렘을 나오면 그냥 가지 말고 시계 박물관과 크리스탈 박물관도 빼놓지 말고 둘러보자.
크리스탈 박물관은 조금 실망스럽지만 시계 박물관은
세계 각국에서 선물로 보낸 것들을 모아놓은 것 같은데 상당히 볼만하다.
must have 하고 싶은 것도 있었는데...
돌마바흐체 주변의 보스포러스 해협과 함께 오랫동안 사람의 발길을 잡아끈다.
참 아름다운 곳에 터를 잡았구나!
저절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들었던 곳!
터키의 영웅인 초대 대통령 아타튀르크는 이 아름다운 궁전에서 집무 중에 사망했단다.
그래서 그를 기리기 위해 궁전 안의 모든 시계는 그가 사망한 9시 5분에 고정되어 있다고.
문득 씀쓸해진다.
우리나라도 대통령과 관련된 이런 기록이 언젠가는 생기게 될까?
터키 국민의 아타튀르크 대통령에 대한 존경과 추모의 마음을 보면서
MB 공화국 시민은 그저 부럽고 부러워을 뿐!
어쨌든 이것 또한 다 지나가리라~~
그러니 이제 조금만 참자!
(어쩌다 이렇게 옆길로 샜을까???)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1. 9. 19. 00:45

오스만 제국이 세계 최강대국으로 권력을 지녔을 때 술탄이 거주했다는 본궁.
보스포러스 해협을 따라 서 있는 톱카프 궁전은 오스만 제국의 심장과 같은 곳이었단다.
이곳은 아야소피아, 돌마바흐체 궁전과 함께 아침 일찍부터 관람객이 줄을 서는 곳으로 유명하다.
숙소에서 아침을 먹고 9시 개관 시간에 맞춰 서둘러 궁전을 찾았다.
처음에는 '새로운 궁전' 이라 불렸다는데 정문 앞에 거대한 대포가 설치되면서
문에 대포가 있는 궁전이라는 의미의 톱카프 궁전이 됐다고 한다.
톱카프 = 토프(대포) + 카프(문)
톱카프 궁전은 1856년 돌마바흐체 궁전이 세워지기전까지 제국의 본궁으로써
위엄과 품위를 유지했다.




톱카프 궁전은 각각 용도가 다른 4개의 정원을 가지고 있다.
출입문에 해당하는 '제국의 문(or 황제의 문)' 바로 뒤의 제1 정원은 개방 공간으로
사이프러스같은 키 큰 나무들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장관이다.
왼쪽편에는 성소피아 성당이 세워지기 전까지 총주교좌 성당이었던 성 이레네 교회가 서있다.
제 1정원 끝에 궁전의 본문인 '예절의 문'이 있고 매표소가 나온다.
시내를 감시했었다는 정의의 탑도 제 2 정원에서 바라볼 수 있다.



제 2 정원은 국가행사를 치르던 공간이라는데
한켠에 톱카프 궁전의 전체 모습을 볼 수 있는 궁전 모형이 있다.
따로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야하는 하렘(Harem)의 입구도 제 2 정원에 있다.
하렘은 '금지된 장소'라는 뜻으로 술탄과 관련된 여자들이 거주하던 금남의 장소다.
밖에서 건물의 내부를 볼 수 없도록 철저하게 설계되어 있고
한번 하렘의 여인이 되면 죽기 전까지 밖으로 나갈 수 없었단다.
아름다움과 화려함보다 실제로 보면 무척 소박하고 차분하다.
개인적으로 창문에 있는 굵은 쇠창살을 보면서 처연하고 안스러운 마음이 들었던 곳이다.
한때는 개인적인 관람조차 허용되지 않고
가이드 안내에 따라 그룹 관람만, 그것도 일정 인원 이상은 받지 않아 특히 몇 시간씩 줄을 서기도 했다는데
지금은 자유롭게 관람이 가능하다.
(하렘에서 노부부가 나란히 앉아서 카메라와 안내 책자를 보는 모습을 우연히 봤는데 정말 아름다웠다)



'행복의 문'을 지나면 만나게 되는 제 3 정원은 술탄의 알현실(Arz Odasi)이 있는 곳으로
주로 외교 사절을 만나거나 국가 행사가 치뤄졌던 곳이다.
술탄의 도서관과 톱카프 궁전의 자랑인 보물 전시실도 제 3 정원에 있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엄청난 보물들이 보관된 곳이라는데
보석에 문외한이라서 86캐럿 다이아몬드를 봐도 그렇게 감동적이거나 황홀하지 않았다.
전시된 보물들은 모두 진품이라던데...



제 4 정원은 다른 정원과 다르게 특별한 문이 없이 제 3 정원 뒤에 바로 이어진다.
규모도 다른 곳에 비하면 아주 작은데 술탄과 가족의 개인 공간으로 일종의 휴식공간이었단다
실제로도 제 4 정원에서 내려다보는 주변의 풍경은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금색 지붕을 지닌 이프탈리에라는 건물에서 바라보는 해협 풍경은 그대로 그림같다.
파란 하늘과 멀리 보이는 파란 바다, 그리고 그 건너편에 보이는 신시가지 모습은
관람객의 발길을 그대로 묶어둔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저기 걸터앉아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좋은 풍경을 향해 쉴새없이 카메러셔터 누르기에 여념이 없다.
할 수만 있다면 그대로 훔쳐오고 싶은 하늘색과 바다색이었다.



톱카프 궁전을 나오면 잊지 말고 귈하네 공원까지 들어가보길 권한다.
여유를 가지고 공원끝까지 천천히 걷다보면 제 4 정원에서 본 그림같은 풍경을
조금 더 가까이어서 볼 수 있다.
길 끝에 있는 노천 찻집에서 아이란을 시켜 놓고 테오도시우스의 성벽을 내려다봤다.
덕분에 주황색 화물 기차가 낚시하는 강태공들 뒤로 지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말할 수 없이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나는 여행 내내 터키의 하늘과 바다색에 완전히 중독됐다.
그건 설명할 수 없는 색이고 느낌이고 감동이었다.
달(月)과 색(色)!
이번 터키 여행 내내 나를 쥐고 흔들었던 두 단어.
그 느낌을 10%라도 이곳에 기록할 수 있을까?
단언컨데 그건 불가능하다.
도저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내가 여전히 그 둘에 미쳐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방법이 없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