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고 끄적 끄적...2012. 3. 23. 06:05
다행이다.
나는 아직 위로와 휴식을 맏을 곳이 있다.
가끔 이 세상에서 가장 두려운 게 뭘까를 생각한다.
그건 단 하나!
실.명. (失明)
볼 수 없다는 건,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읽을 수 없다는 건
내겐 생명의 끝장(失命)을 뜻하기도 한다.
볼 수 있다면, 읽을 수 있다면,
나는 아직 위로받고 있는 거고, 아직 쉴 만한 곳이 있다는 의미다.
사람마다 각자의 절실함이 있다면 나는 이걸 내 절실함이라 내세우며 다독이리라.
그래, 내게 이게 유일이고 최강이다.



두 권의 책을 읽다.
트위터에 이미 유명 인사인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과
서른 세 살 인생의 절정에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중국의 젊은 여교수 위지안의  <오늘 내가 살아갈 이유>
혜민 스님은 하버드에서 비교종교학 석사과정 중에 출가를 결심해서
2000년 봄에 해인사에서 사미계를 받고 조계종 승려가 됐다.
승려이자 교수인 혜민 스님의 트위터 글들에 살을 붙여 책을 출판했다.
위지안은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음을 알고 블로그에 자신의 이야기를 연재했단다.
그 글들이 그녀 사후에 책으로 출판됐다.
두 권의 책 모두 소소하고 단백하고 소담하다.
읽으면서 나는 몇몇의 문장에 위로받고 그리고 몇몇의 에피소드에 짠했다.

사람과의 인연은, 본인이 좋아서 노력하는데도
자꾸 힘들다고 느껴지면 인연이 아닌 경우일 수 있습니다.
될 인연은 그렇게 힘들게 몸부림치지 않아도 이루어져요.
자신을 너무나 힘들게 하는 인연이라면 그냥 놓아주세요

인연이라고 믿었던 사람때문에 지금 힘든 사람에게 이 문장은 뭔가 편안함과 결단을 주기에 충분하다.
자신을 너무나 힘들게 하는 인연이라면 그냥 놓아주라는 혜민 스님의 말...
옳다! 옳다! 다 옳다!
혜민 스님의 책에서 단지 이 부분만을 얻었을 뿐인데도
나는 그걸로 충분했다.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런 아픔 속에 살면서
위지안은 말했다.
그 어떤 고통도 다 지나간다
이별? 지나간다. 마음의 상처? 지나간다. 실패? 다 지나간다.
설령 불치병이라도 모두 다 흘러가는 구름이다.
그녀의 담대함에 나는 울컥했다.
문득문득 떠오르는 과거 때문에 섬득했는데 그녀의 말은 내게 위로와 다독임이 됐다.
물론 모든 과거가 추억일 순 없지만
모든 추억은 과거다.
추억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후회하게 된다.
인생의 어느 순간, 당신은
그때까지 쌓아둔 추억 더미 속에서
삶의 의자와 희망을 찾아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허우적거릴 수도 있다.
그 즈음에는, 알게 될 것이다.
당신의 추억이 우주에서 하나밖에 없는 값진 재산이라는 것을...
하루를 추억 속에서 보낸 날은 참 오래 산 기분이 든다고 그녀가 말했다.
가만 생각해보니 그녀의 말이 옳다.
나는 참 많은 걸 잃고 살았구나...
그녀의 할머니가 돌아가시며 남긴 "지안이 과자값"에 질투하고
항암치료로 대머리가 된 그녀를 따라 세 가족이 머리를 밀고 함께 사진관에서 가족 사진을 찍는 모습에 질투했다.
절망은 원래 구경하는 사람에게만 크게 보인다고 했던가!
그러나,
불같은 질투를 품은 절망은 사위어가는 불처럼 무력하다.
내 시간은 시한부 인생보다 더 시한부스러웠던 거다.
너무나 강렬하게 그녀가 부러웠다.
죽은 자를 부러워하는 산 자라니...
어쩔 수 없이 또 다시 처연해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2. 1. 9. 05:37
벌써 한 달도 더 전에 본 뮤지컬이다.
그동안 경황이 없어서 간단한 멘트도 달 여유가 없었다.
겨우 이제서야 뭔가를 끄적여본다.
<쓰릴미>
너무나 매혹적이여서 개인적으로 격하게 아끼는 뮤지컬 작품 중 하나다.
그래서 2007년 초연됐을 때를 빼고는 매 시즌 놓치지 않고 챙겨봤었다.
(초연을 보지 못한 걸 늘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그런데 이번 시즌 <쓰릴미>는...
참 여러가지로 사람 심난하고 힘들게 했다.
남다른 애정이 있는 작품이기에 배신감이 더 큰지도 모르겠다.
장현성, 김재범 페어로 한 번 봤는데 다시 보기가 어쩐지 두렵다.



새로운 쓰릴미...
인간의 욕망에 촛점을 맞췄다는 노승희 연출가의 말은 실제 작품을 보면서도 안타깝게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내 기억 속의 쓰릴미는.
처음 봤을 때 그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만들던 그 뜨거운 응집력과 서늘한만큼 차가운 치밀함,
그리고 넋을 잃게 만들었던 두 배우의 엄청난 집중력.
단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했다.
내가 <쓰릴미>를 보면서 눈을 질근 감게 되리라고는.
무대 위를 배우보다 더 자주 들락날락거리는 경박한 의자와 책상의 흉물스러움,
난데없이 출몰해서 감정을 톡톡 끊어놓던 칼라들의 난도질.
유치하기까지한 어설픈 배경과 음향,
그리고 암전됐을 때 조심성 없이 너무도 당당하게 움직이던 배우의 발소리.
천박한 부비부비에 가까운 스킨쉽,
그저 어떻게든 치기에만 급급했던 피아노 연주의 잦은 실수까지...
(이걸 연주라고 말해도 될까???)
조금 심하게 말하면 90분 동안 일방적인 모욕을 당한 느낌이다.
배우들도 충분히 적응하지 못한 것 같다.
눈을 부라리는 것으로 감정 표현이 전부 되는 건 아닐텐데...
턱없는 대사들과 노래들.
알 수없는 장면들과 감정 표현들.
쓰릴미를 어쩌자고 이 지경으로 만들어버렸을까!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난데없이 등장한 붉은색 앤틱 의자를 보면서도 당황스러웠는데 지금과 비교하면 오히려 그 황후스런 의자가 오히려 무지 감사해 죽을 지경이다.
최소한의 소품과 최소한의 조명, 최소한의 동선만으로도 충분한 작품을
그악스럽게 시장판에 던져놓은 느낌이다.
<그>의 목에 묶여있는 색동(?) 보타이를 보면서도 깜짝 놀랐는데
나와 그가 뒤집어쓰고 나온 정체불명의 죄수복은 또 얼마나 경악스럽던지...
몹시 무례하고 난폭한 작품으로 새롭게 탄생(?)된 쓰릴미.




문득 서늘해진다.
내가 몹시도 아끼는 <쓰릴미>가  완벽하게 사라진 것 같아서...
혹시 노승희 연출의 의도가 바로 이런 thrill이었나???
우리는 쓰릴미가 새롭기를 절대로 바라지 않았다.
쓰릴미를 사랑하고 아끼는 관객들의 마음이 어떤 거였는지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아마 이정도까지 무례하고 불쾌한 작품은 나오지 못했으리라.
열심히 하는 배우들에겐 정말 미안하다.
그러나 솔직히 예전같은 아우라와 감동을 느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배우들이 쓰릴미를 사랑하는 것만큼
우리 관객들도 쓰릴미를 정말 많이 사랑하고 격하게 아낀다.
그래서 배신감이 더 큰지도 모르겠다.
김재범, 장현덕 페어였음에도 객석에 빈자리가 많은 걸 보면서 혼자 막막했다.
다른 페어를 보지 못해서 모르겠지만,
못견디게 속이 많이 상한다.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이 마음을 과연 알아줄까?
정상윤의 섬세한 나를 다시 한 번 꼭 보고 싶었는데
아무래도 이번 시즌에서는 그 소망을 고이 접어둬야 할 것  같다.



게다가 얼마전엔(1월 3일) 대단한 노승희 연출님께서 
자신의 트위터에 쓰릴미 재관람 관객을 "크레이지"라는 위대한 단어로 매도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자신은 한 번 보는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작품을 만들지, 기존의 열광적인 팬들 구미에 맞는 작품을 만들지는 않는다고.
이제 자신의 컨셉에 따라 관객들이 따라오기 시작했다며
누가 누구를 조정하고 있는지 알겠느냐고...
<쓰릴미>가 지극히 매니아적인 작품이라는 걸 과연 노승희 연출은 몰랐을까?
엔딩을 일부러 뭉클하게 처리했다는데
나는 너무 끔찍해서 정말이지 돌아버리는줄 알았다.
무례도 이런 무례가 없다.
지금 인터파크의 쓰릴미 페이지에는 대단한 노승희 연출가 덕에 이례적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폭발적(?)이고 열광적(?)인 비난의 글들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는 중이다.
심지어는 환불에 불매운동까지 벌어지고 있다.
작품의 무례한 질(質)과 별개로 참 Thrill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1월부터 투입될 정상윤은 이 뜻밖의 상황이 엄청 Thrill 하겠다.
(속으로 왜 하필 왜 지금!!! 그러지 않을까?)
뮤지컬헤븐 역시도 말 할 수 없을 만큼 이 상황이 Thirll 할테고...
이게 당췌 너무 지나치게 Thrill해서...
(옳지 않아! 옳지 않아!)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1. 5. 20. 06:00

그렇단다.
요즘 젊은이들은 트위터하느라 소통을 하지 못한다고...
오죽했으면 구글 사장 애릭 슈미트까지도 한마디 했을까?
"젊은이여! 컴퓨터를 꺼라!"
가끔이 아니라 아주 자주 생각한다.
지금 우리나라가 푹 빠져있는 쇼셜 네트워크를 진짜 소통의 범주에 넣을 수 있을까를...
적어도 소통에는 가십거리의 고유가 아니라
정보의 공유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소통이라며 목에 핏대를 세우며 주장하며 빠져있는 쇼셜 네트워크에서
과연 얼마만큼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가?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파워스도 이 무시무시한 쇼셜 네트워크 시대에 일침을 가한다.
디지털 원주민에게 그들의 무기를 잠시 꺼 놓으라고...
속도를 벗어나면 깊이를의 세계를 발견할 수 있을거라고...
속도는, 디지털은 우리에게 너무도 많은 것을 앗아갔다.
가끔은 현실이 가상의 세계같이 느껴질 정도로.
이책의 part2를 읽는 것은 휴식같은 즐거움이었다.

가끔은 세상과 거리를 두라  - 플라톤이 발견한 거리의 아름다움 
마음의 거리를 확보하라 - 세네카가 발견한 내적 거리
손에 책을 들게 하라 - 구텐베르크의 자기 성찰
오래된 도구를 사랑하라 - 느린 도구의 매력에 빠진 셰익스피어
삶의 질서를 창조하라 - 벤저민 프랭클린의 긍정 습관
나만의 월든 존을 만들라 - 소로와 숲 속 안식처
마음의 온도를 낮추라 - 맥루한과 행복의 온도 

스마트가 대세인 세상에서
아직 핸드폰조차도 스마트하지 못한 나는
이런 책을 읽는 게 마치 내 편을 하나 얻는 것 같아 든든하다.
나 역시도 언제가 나만의 윌든숲을 꿈꾸고 있기 때문에...
이 시대는 과연 진심으로 스마트한가?


책을 쓴 코너 우드면은 영국에서 잘나가는 애널리스트(analyst)였단다.
"기업 분석가"라...
소위 말하는 참 뽀대나는 직업이다.
저자즌 제대로 뽀대나는 이 직업을 때려치우고
것도 모자라서 전재산까지 팔아치워 세계 여행을 시작한다.
6개월동안 세계를 여행하면서 자신의 판단하에 물건을 사고팔면서 정확히 2배의 이익을 얻겠다는 포부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을 한다고 누가 나선다면
일단 다리 하나쯤은 거뜬하게 부러질 각오를 할 판이다.
저자의 거래는 언제나 성공적이었던 건 아니다.
본전의 반도 안되는 돈을 받고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팔아치워야도 했고
아예 시작부터 황당한 거래도 있었다.
그러나 일단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전혀 다른 일을 새롭게 시작한 그의 자유와 용기는 진심으로 존경스럽다.
모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키르기스스탄, 중국을 다니며
낙타에서 커피, 말, 와인, 옥, 목재까지 돈이 될 만한 것은 무엇이든 사고파는 경제 여행이라...
어쨌든 코너 우드먼은 5000만원으로 여행을 시작해서
1억의 돈을 가지고 돌아왔다.
그리고 그게 연쇄반응이 돼서 새로운 일과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영국에서 TV 프로그램으로 방영되고
그게 또 엄청난 인기를 얻으면서 새로운 스타탄생이 된 모양.
의외의 결심과 선택은
사람을 의외의 곳으로옮겨 놓는다.
새롭게 뿌리 내리고 있는 그는...
참.좋.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1. 1. 15. 06:21
참 이 양반 OO법도 참 많다.
이번에는 이외수의 비상법이란다.
역시나 정태련이 그림을 그리고...
이외수를 좋아하는 작가의 리스트에 올려본 적은 없지만
정말이지 생존법이니, 비상법이나 이제 그만큼 했으면 됐으니
다 때려치우고시고 제발 소설 좀 쓰셨으면 좋겠다.
이러다 외모뿐만 아니라 글쟁이로서도 기인되시겠다 싶어 좀 걱정스럽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책들...
참 나를 불편하게 한다.
두꺼운 종이를 사용해(남들은 고급지라고 하겠지만....) 들고다니기에 무겁고
읽을 부분보다 여백이 더 많아 왠지 속았다는 느낌도 들고
특히나 요즘같은 칼바람엔 책장을 넘기느라 손도 너무 부산하고 처량하다.
(주제 사라마구나 폴 오스터의 첫줄부터 끝줄까지 빽빽하게 채워진 글이 마구마구 그리워지고)
명상 좀 하면서 인간답게 살라고 강요하는 것 같아서 그렇고,
남들은 잘 그렸다고 할지 모르지만 왠지 좀 괴기스런 그림들에 섬뜩섬뜩하다.
더군다나 내가 참 무서워하는 곤충의 왕국이 시리즈로 들어 있다.
꽃들은 또 얼마나 황량하던지...
명상을 하고 싶다가도 당췌 무서워서...
이제 며느님도 신춘문예 당선하셔서 후배작가가 되셨는데
네비게이션도 안 나온다는 그 좋은 감성마을에서 싱싱한 글 좀 써 주셨으면...
트위터 글에만 매진하지 마시고...
하악하악!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12. 6. 06:26
시인 박노해.
<노동의 새벽> 얼굴없는 시인,
그가 <참된 시작> 이후 12년 만에 시집을 출판했다.
1985년 결성된 서노련(서울노동운동연합) 중앙위원 활동,
1989년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연맹) 결성 주도.
1991년 3월 체포되어 24일간의 불법고문 끝에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 수괴’ 죄목으로 사형 구형,
그 후 무기징역형으로 감형.
1998년 8월 15일,
김대중 대통령의 특별사면 조치로 석방되었다.
그 후에 민주화운동 유공자로 복권되었으나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국가 보상금을 거부했다.
지금은 반전평화운동도 하고 있고
"생명, 평화, 나눔"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단체 "나눔문화(nanum.com)"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 20대들은 그를 전혀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들에게 "노동 해방'을 운운하면서 그의 이름을 말하는 건,
기행에 가까운 행동이 되어버렸다.
박.기.평.
그는 희망이었다가 전설이었다가 이제는 무엇이 되었는가!
씁쓸하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책장을 넘기면서
나는 그만 당황하고 말았다.
그의 시들...
아름답고, 가혹하고, 적나라하고, 통쾌하고
그리고 정확하고 분명해서...
읽는 내내 가슴 한 켠이 뭉클뭉클 떨어져나갔다.



한계선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더는 나아갈 수 없다 돌아서고 싶을 때
고개 들어 살아갈 날들을 생각하라

여기서 돌아서면
앞으로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너는 도망치게 되리라

여기까지가 내 한계라고
스스로 그어버린 그 한계선이 평생 너의 한계가 되고 말리라

옳은 일을 하다가 한계에 부딪혀
그만 금을 긋고 돌아서고 싶을 때
묵묵히 황무지를 갈아가는 일소처럼

꾸역꾸역 너의 지경(地境)을 넓혀가라


들어라 스무 살에

반항아가 살지 않는 가슴은
젊음이 아니다

탐험가가 살지 않는 가슴은
젊음이 아니다

시인이 살지 않는 가슴은
젊음이 아니다

너는 지금 인류가 부러워하는
스무 살 청춘이다

스무 살 폐부 속에 투지도 없다면
스무 술 심장 속에 정의도 없다면
스무 살 눈동자에 분노도 없다며
알아채라, 네 젊음은 이미지나가 버렸음을

들어라 스무 살에

혁명가가 살지 않는 가슴은
젊음이 아니다


거대한 착각

나만은 다르다

이번은 다르다

우리는 다르다


후지면 지는 거다

불의와 싸울 때는 용감하게 싸워라

적을 타도할 수 없다면
적을 낙후시켜라

힘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다
돈으로 이기는 것이 아니다

사람의 크기로 이기는 거다
미래의 빛으로 이기는 거다

인간은, 후지면 지는 거다

웃는 나의 적들아
너는 한참 후졌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

지금 세계가 칠흑처럼 어둡고
길 잃은 희망들이 숨이 죽어가도
단지 언뜻 비추는 불빛 하나만 살아 있다면
우리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세계 속에는 어둠이 이해할 수 없는
빛이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거대한 악이 이해할 수 없는 선이
야만이 이해할 수 없는 인간정신이
패배와 절망이 이해할 수 없는 희망이
깜박이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다

그토록 강력하고 집요한 악의 정신이 지배해도
자기 영혼을 잃지 않고 희미한 등불로 서 있는 사람
어디를 둘러 보아도 희망이 보이지 않는 시대에
무력할지라도 끝끝내 꺾여지지 않는 최후의 사람

최후의 한 사람은 최초의 한 사람이기에
희망은 단 한 사람이면 충분한 것이다
세계의 모든 어둠과 악이 총동원되었어도
결코 굴복시킬 수 없는 한 사람이 살고 있다면
저들은 총제적으로 실패하고 패배한 것이다

삶은 기적이다
인간은 신비이다
희망은 불멸이다

그대, 희미한 불빛만 살아 있다면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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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 편의 시들이 어찌 그리 다 진심이던지...
"넌 나처럼 살지 마라" 말하는 부모를 앞에 둔 대한민국의 슬픈 현실과
거대기업을 삼성을 향해 
스스로 착해지지 말고
네 주둥이를 묶은 안전망과 목줄로만 착해지란 외침이
지금까지도 부끄러워 참을 수 없다.
최선이 타락하면 죄악이 되고
멈출 때를 모르는 성장은 죽음이란다.
참된 성장은 그래서 성숙이라고...
그러니 정직하게 흔들리고 깨끗하게 상처받으라고 박노해가 말한다.
책을 열심히 보느라 독서할 시간이 없고,
말을 많이 하느라 대화할 시간이 없고
머리를 많이 쓰느라 생각할 틈이 없고
인터넷과 트위터 하느라 소통할 시간이 없는 우리에게
그가 말한다.
참담했다. 눈 앞이 캄캄했다.
그러나 그 참담함 속에서도 나는 조금 안도하고 안심했다.
참담한 자신의 모습 앞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려 무릎을 꿇어보지 않은 자는
무릎 꿇는 힘으로 다시 일어서 전진할 수 없다고 그가 위로하며
초라한 어깨를 다독였다.
어쩌면 나는 이 참담함을 이겨낼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사람만이 희망이라고 했다.
그러니 그대여!
우리도 아직은 사라지지 말자.
작은 불빛 아직 깜박이고 있으니
우리는 아직!
나는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8. 16. 06:44

예전에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구 문예회관)에서 공연을 기다리다
노천카페에서 황석영씨가 인터뷰하는 모습을 봤었다.
신간이 나오나 보다 생각했는데 그 책이 바로 이 책 <감남몽>이었던 듯.
사진 촬영을 하고 있는 황석영씨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가슴이 두근거렸는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작가라서)
그때 놀랐던 건 황석영씨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는 거였다.
뭔가 촬영을 하는 것 같긴 한데 저 늙은 아저씨는 누구지? 하는 얼굴로 쓱 지나치면서 가더라.
나는 그 옆에서 한참을 두근거리며 부끄럽게 바라보고 있었는데...
황.석.영.
처음 알게 된 건 초등학교 때 오빠가 가지고 있는 책을 통해서였다.
북한을 다녀와서 쓴 책인 것 같은데 제목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 사람 빨갱인가?" 어린 마음에 그렇게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책의 내용은 무지 어려웠지만 건성으로 읽으면서도 왠지 대단한 사람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뭘 좀 알게 된 뒤로는 그의 책은 정말 열심히 찾아서 봤다.
얼마전에는 프랑스 르몽드지가 그의 소설 <심청>을 여름 휴가지에서 읽어야 할 문학도서 1위로 꼽기도 했다.
한국이 아니라 프랑스에서 말이다.



최인훈와 함께 노벨문학상 후보로 자주 거론되는 작가 황석영.
황석영이 그 부분에 대해서 언급한 적이 있는데 참 재미있고 통쾌해서 그대로 옮겨본다.
"내가 관심 없다고 열 번 넘게 얘기했어요. 노벨문학상이 월드컵도 아니고, 100미터 달리기도 아니고…. 내가 무슨 행동을 하면 노벨상 받으려고 그런다고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해서 짜증이 나요. 노벨상은 서구에서도 가치가 움퍽질퍽하잖아요. 동양문화나 동양문학에 대한 오해도 있어요. 이건 농담입니다만, 만약 주면 멋있게 거절 한번 해볼까요? 아니, 이런 말도 오해를 불러일으킬라. 나에게는 독자가 사랑해주는 것이 가장 큰 상이에요."
1943년 만주 창춘(長春)에서 태어난 황석영은 해방 후 평양을 거쳐 월남, 영등포에 정착한다.
경복고를 자퇴하고 1962년 '사상계'에 단편 <입석부근>을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해병대에 입대해 2년간 베트남전에도 참전했고(1967~1969년),
해남·광주에서 현장문화운동을 하다가 광주항쟁을 겪고 그 진상을 세상에 알리는 활동도 했다. 
1989년에는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초청으로 방북,
그 사건으로 5년 동안 베를린, 뉴욕 등지에서 망명생활을 했다.
(내가 초등학교때 멋모르고 읽었던 책이 이 사건과 관계된 책이었다)
1998년 귀국해 5년간 복역하기도 했다.
황석영을 떠올리면 파란만장하기도 하고, 대담한 청춘이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
얼마전에는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해 입담을 자랑하기도 했었다.
주변에서는 주책이라고 말렸단다.
지금 그는 트위터의 세계에 빠져있기도 하니 확실히 나보다 청춘인 건 분명하다.
(이 책 <강남몽>도 인터넷 연재소설이고...)
그는 당신의 일련의 활동(?)들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작가가 세대장벽을 부수고 사회적 금기를 깨뜨려야 문화의 숨통이 트입니다." 라고...



"이 소설을 정의한다면 한마디로 우리의 욕망입니다."
소설 <강남몽>의 내용 80%는 거의 사실이라는데 실제 읽고 있으면 다큐나 역사서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일부러 문체도 딱딱 끊어서 썼단다.
<강남몽>은 1995년 6월 강남의 상품백화점 붕괴사건을 소재로 쓰여졌다.
(소설에서는 상품백화점이 대성백화점으로 나온다)
1,500여명의 사상자를 냈던 삼품백화점 사건은 당시에 모든 뉴스를 도배했었다.
멀쩡하던 건물이 한 순간에 폭싹 무너져내리던 참상을 목격하면서
분노하기에 앞서 어이없기까지 했었다.
저런 일들이 현실에서 가능하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았었다.
(그 일 년 전에는 성수대교가 붕괴되면서 꽃같은 학생들의 희생을 목격했었는데...)
그런데 그 참혹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있었다.
기적같은 사람들이 그래, 있,었,다.
그 기적같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사건이 일어난 이후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사건이 일어나기 전, 한국의 근대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강남을 중심으로 "몽(夢)"을 쫒아 부나방처럼 달려드는 인간 군상들.
그 안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인간의 욕망과 치부들을 들여다보는 건
추잡하고 아픈 시간이었다.
한국의 근대사를 이렇게 노골적이고 정직하게 쓸 수 있다니 놀라울 뿐이다.
처음에 제목만 들었을 때 황석영의 글쓰기가 좀 달라졌나 싶었는데  
역시 황석영의 소설이다.
그리고 황석영이기에 쓸 수 있는 그런 역사이기도 하다.

1장 백화점이 무너지다
2장 생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3장 길 가는 데 땅이 있다
4장 개와 늑대의 시간
5장 여기 사람 있어요 


화류계 마담에서 재벌의 후처가 되었다가 무너진 백화점에 깔리는 박선녀(1장),
일본군 밀정과 해방 후 미군 정보요원을 거쳐 얻은 권력과 정보로 강남의 대형 백화점 회장이 되는 김진(2장),
강남 부동산 사업가 심남수(3장),
강남 폭력조직 두목 홍양태와 강은촌(4장),
백화점 지하 매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임정아(5장).
각 장의 주인공의 이야기는 강남 개발과 한국 자본주의 근대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실제 일물들(김구, 박정희, 김재규)을 그대도 쓴 부분에서는 역사 속의 진실을
이름을 한 글자씩 바꾼 인물들의 모습에선 묘한 비꼼과 폭로가 담겨져 속이 다 시원해진다.
깡패 홍양태 - 조양은, 강은촌 - 김태촌,
80년대 사채시장의 큰손 이희철 - 이철희, 장영숙 - 장영자,
특무대장 김창수 - 김창룡...
이들이 개인적인 욕심과 이기심으로 시작된 게 정말 "강남몽"은 아니었을까?



황석영이 서술해낸 "강남형성사"는
허구가 아닌 사실이기에 더 긴장감있고 생생하다.
그의 말대로 마치 "꼭두각시놀음"을 떠올리게 한다.

..... 꼭두각시 인형 같은 캐릭터들이 남한사회의 욕망과 운명이라는 그물망 속에서 서로 얽혀서 돌아가고
그러면서 모르는 사이에 역사가 드러나게 하면 어떨까.
나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차례로 무너지던 1995년 무렵을 일단 정치적으로는 형식적 민주주의 시대의 출발로, 경제적으로는 개발독재가 종언을 고하면서 한국 자본주의가 스스로 재생산구조를 갖추게 되는 시기로, 그리고 문화적으로는 사회변혁에 대한 열정으로 지식인의 머릿속에서만 형성되어온 민중이 걷잡을 수 없는 소비사회의 적나라한 대중으로 휩쓸려들면서 욕망이 얽혀가는 시대였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소설은 바로 그즈음에서 시작하여 거꾸로 현재의 삶을 규정하는 최초의 출발점을 향하여 거슬러올라간다  ......


그러면서 여기서 벌어지고 있는 사람살이가 어쩌면 꿈과 같이 덧없는 가상의 현실이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
"강남몽(夢)"이라고 제목을 정했다고 한다,
이 사건이, 아니 이 모든 근대사가
우리에겐 정말 몽환이고 꿈이었을까?
쓰는 사람의 어깨도 묵직했겠지만 읽는 사람의 어깨 역시나 묵직해지는 글이다.
그래, 삼풍백화점 사건은
탐욕과 욕망이 만들어낸 근대사로 비롯된
뼈아픈 상처이자 역사임에 분명하다.
무너진 건 단지 건물 뿐이 아니었다...
어쩌면 아직도 균열이 멈추지 않아 또 다시 무너지게 될지도...
붕괴 속에 우리는 이제 무엇을 묻게 될까?
그리고 누가 또 다시 살아 남아 돌아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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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황석영은 이 책을 사회의 중추인 넥타이 부대들이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필독서로 읽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인다.
우리의 근대사를 되집으며 현대사를, 미래사를 조금이라도 생각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근대사를 마친 황석영은 지금 다른 이야기를 또 구상중이란다.
그의 말에 의하면 예술성 짙은 경장편을 쓰려고 한단다.
<강남몽>과 함께 오래 구상해온 영등포 이야기인 <철도원삼대>라는 제목의 소설도 쓸 예정이고..
개인적인 욕심이긴 하지만
두 작품 모두 빨리 만나볼 수 있다면 좋겠다.
그의 소설은 내겐 또 하나의 개안(開眼)이기에...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7. 21. 06:47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고 그리고 특별한 책을 읽었다.
<구글노믹스>
미래의 경제는 "googlethink"가 지배한다!
지나친 비약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실제로 세계는 그렇게 변화되고 있다.
1998년 설립된 구글은 20여년만에 세계 검색시장의 65%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의 초대형 인터넷 회사다.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치고 미국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기업 1위다.
미국 비즈니스 사상 최단기간에 급성장한 모델로도 꼽히는 구글.
이제 사람들은 어떤 일을 계획할 때 가장 먼저 이렇게 질문해야만 한다.
"구글이라면 어떻게 할까?"라고...
이제 가능하다면이 아니라 어떻게든 "구글스러운" 인간으로 변해서
세상을 구글처럼 보려고 노력해야만 한다.
그렇다면 "구글스럽다" "구글답다"는 건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구글은 우리가 알고 있는 daum이나 yahoo 같은 포털이 아니다.
구글은 네트워크이자 플랫폼으로 정보가 모이는 곳며, 언제나 광범위한 방식으로 사고한다.
그리고 구글은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다가간다.
구글은 통제권을 사람들에게 넘김으로써 이익을 창출한다.
이제 기업은 통제권을 고객에게 양보해야만 더 성장할 수 있다.



이 책은 2부로 나눠져 있다.
1부에서는 10가지 구글의 규칙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고
2부에서는 실제 분야 하나하나에 "구글스러움"을 적용해보는 실험적인 내용들이다.
저자 제프 자비스(Jeff Jarvis)는
파워 블러그 버즈머슨닷컴(Buzzmachine.com)을 운영하고 있고
이 블로그는 인터넷과 미디에 관한 가장 대중적이고 권위있는 블로그로 알려져 있단다.
미디이 분야 세계 100대 리더 중 한 명이란다.
실제로 이 사람은 이 책은 내용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끊임없는 네트워킹를 이끌기도 했다.
제프 자비스는 자신의 블로그에 dell 컴퓨터의 문제점을 지적해서
dell 컴퓨터 서비스를 바꾼 장본인이기도 하다.
(블로그 파워의 위대함이여~~)
자극을 받았는지 Dell 컴퓨터는 미국의 CNBC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트위터 잘하는 기업 톱10"에서 1위에 올랐다.
상당히 "구글스러운" 저자의 이 책 역시나 상당히 "구글스러운" 책이다.
인문학서이면서도 소설처럼 읽히도 심지어는 만화를 보고 있는 느낌도 든다.
놀랍도록 재미있고 흥미롭다.



제 1부에 나오는 구글에 의한 새로운 규칙10 가지는 이렇다.
01. 새로운 관계
02. 새로운 구조물
03. 새로운 개방성
04. 새로운 사회
05. 새로운 경제
06. 새로운 비즈니스 현실
07. 새로운 태도
08. 새로운 윤리
09. 새로운 속도
10. 새로운 과제


다르게 배우고, 다르게 토론하고, 다른게 보고, 다르게 사고하는 것이
바로 구글시대의 핵심적 결과이자 기술이다.
구글은 문제를 보고, 해결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사고함으로써 기회를 찾는다.
그리고 구글은 모든 것을 공개함으로써 오히려 협력을 이끌어낸다.
이런 투명성은 고객들과 신뢰도를 높여준다.
구글은 그 신뢰에서 가치를 찾는다.
신뢰를 얻고 싶은가?
그렇다면 구글처럼 모든 것을 개방하고, 통제권을 사람들에게 넘겨줘라.
대화의 주도권을 내주는 순간부터 당신은 이기기 사작한다.
이러한 개방성은 구글시대의 사회와 인생에서 핵심적인 특성이 되고 있다.
개방성은 또한 윤리적인 문제와도 관련된다.
더 개방적이 될수록 더 쉽게 찾아질 수 있고,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이제 세상은 구글을 차단할 수 없다.
구글을 차단한다는 것은 소통을 중단하겠다는 의미이고,
그것은 사실상 자살행위에 버금가는 행동이란다.
구글은 블로그, 마이스페이스 페이지, 플리커 사진, 유튜브 동영상,
시스믹(동영상 커뮤니티 사이트) 대화, 트위터 피드 등
우리의 사회와 인생과 관계와 세계관을 전부를 이미 바꿔놓고 있다.
링크는 모든 산업과 기관에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고 링크로 인해 산업의 구조도 뒤바뀌고 있다.
그리고 그 링크의 핵심엔 구글이 존재한다.
당신이 구글에서 자유로우려면 방법은 한 가지다
"애플스러우"면 된다.
반구글 성향을 보이면서 성공한 기업으로 저자는 애플을 들고 잇다.
"위대한 예외"  애플은 그만큼 탁월하기 때문이란다.
애플의 비전은 매우 강력하고, 애플의 제품은 비전보다 더 뛰어나기 때문에...
(물론 스티브 잡스라는 매우 창조적인 인물 역시도...)

제 2부에서은 구글 출판사, 구글우드(엔터테이먼트 사업), 구글 항공, 구글 자동차, 구글 부동산,
구글 은행, 구글 식당, 구글 병원, 구글 콜라, 구글 대학교 등
구글시대 미래 산업의 예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이것들 중에 이미 현실화된 것들도 존재한다)
공상과학스러운가?
하지만 나는 읽으면서 이 내용들이 전부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실제로 미래는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점점 인정하게 된다.
급기야는 구글식 사고를 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란 물음까지 함께 하게 된다.
이렇게 미래는 구글적 사고 방식을 모든 분야에 적용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주도권과 통제권을 내어주고 모든 것을 개방함으로써
다르게 사고하는 방법!

이것이 바로 goolethink의 핵심이다.

이제 남은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
당신은 구글스러울 것인가? 아니면 애플같은 위대한 예외가 될 것인가?
중간 어디쯤을 선택하고 싶은가?
그러나 미안하지만
그 중간은 어디에도 없다.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3. 24. 06:28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Love Never Dies>가 3월 9일 드디어 공개됐다
그가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속편을 완성했고 곧 무대에 올려질거란 기사는
작년 말에 이미 읽어서 알고 있었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뉴욕의 <팬텀> 공연이 작년에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초로 9천회를 달성했다,
분명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상업적으로 다른 뮤지컬이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 웨스트엔드에선 <레미제라블>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팬텀'에게 넘겨주지 않고 있지만, 브로드웨이에선 이미 '팬텀'이 <캣츠>가 가지고 있던 최장기 공연 기록을 넘어섰고, 이제 22년간 9천회 이상의 공연 기록을 세우게 된 영광도 맛보게 되었다.

1988년 1월 초연 이래 '팬텀'은 브로드웨이에서만 약 74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전세계적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5십억 달러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이는 역사상 단일 엔터테인먼트로는 가장 성공한 예로서, 영화사상 가장 큰 흥행을 거두었던 '타이타닉'의 수익이 약12억 달러였음을 상기할 때 현재 진행형인 '팬텀'의 상업적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팬텀은 죽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도 전세계를 누비며 열심히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이 2009년 10월 8일 목요일 11시(런던 시각)에 그 속편에 관한 공식적인 중대한(?) 발표를 한다는 편지를 전세계에 발송했었다.

이제 무대는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뉴요커들의 휴양지이자 놀이 공원이었던 20세기 초의 코니 아일랜드(Coney Island)로 옮겨지게 되고, 팬텀이 사라진 지 10년 후로 설정된 속편에서는 성공한 크리스틴이 남편 라울과 아들 구스타프와 함께 코니 아일랜드로 초대되어 팬텀의 계획에 휘말리게 되는 스토리를 예정하고 있다. '팬텀' 속편의 공식적인 공연은 2010년 3월 9일 로이드 웨버 소유의 아델피 극장이며, 더불어 뉴욕에는2010년 11월 11일, 호주에서는 그 다음 해인 2011년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 하이드 파크에서 열렸던 로이드 웨버의 60세 생일 콘서트 말미에서 로이드 웨버 자신이 밝혔듯이 팬텀 두번째 이야기의 공식 제목은 다소 촌스러운(?) <러브 네버 다이스, Love Never Dies>이다.

홍보 마케팅의 달인 로이드 웨버


사실 로이드 웨버가 우리에게는 뮤지컬 작곡가로서 잘 알려져 있지만, 어쩌면 그의 뮤지컬 분야에서의 탁월한 마케팅, 홍보 기법은 그가 곡을 쓰는 능력보다 더 인정 받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의 남다른 사업 재능은 초창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에비타> 의 경우 공연을 선보이기도 전에 컨셉 앨범을 발표해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일화로도 유명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TV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로이드 웨버가 고안해 낸 새로운 뮤지컬 마케팅 기법의 총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효과적이었고 그 효과는 막대한 공연 수입으로 입증된 바 있다.

이런 마케팅, 홍보의 대가 로이드 웨버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렸는지도 모르지만 그 동안 '팬텀' 속편에 대한 여러 가지 뉴스거리와 루머들이 꾸준히 웨스트엔드 여기저기서 흘러나왔었다. 로이드 웨버의 고양이가 디지털 피아노에 작곡해 저장해 놓았던 '팬텀2' 곡들을 모두 지웠다는 동화같은 이야기에서부터, 작사가, 연출 그리고 주인공인 팬텀과 크리스틴을 누가 맡게 될 지에 대한 여러 추측성 기사와, 공연의 타이틀도 로이드 웨버가 제목을 직접 밝히기 전까지는 여러 의견이 나오기도 했었다.

거기에다가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팬텀2'의 초기 홍보는 요새 넷상에서 인기있는 트위터(Twitter)를 통해 이루어졌었다. 팬텀이 어두컴컴한 지하 작업실에서 넷북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모습을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숨 고르기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자문해 보자. 우리는 '팬텀1'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을까? (아니면 로이드 웨버 자신이 만족하지 못했던 것일까?) 지금까지 속편을 제작해서 성공한 경우가 얼마나 많았었나? 팬텀의 크리스틴에 대한 집착이 노마 데스몬드의 조 길리스에 대한 집착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팬텀' 속편에서 진정한 러브 스토리를 기대할 수 있을까? 더불어 로이드 웨버의 주위를 둘러봐도 영화로 제작된 '팬텀'은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고, 그가 리바이벌 공연 외에 가장 최근에 만들었던 신작 뮤지컬 <우먼 인 화이트, The Woman in White>도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뜬금없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원고를 쓰면서 '팬텀'의 이미지와 함께 뇌리에 중첩되었던 뮤지컬이 있었는데 바로 <시카고>였다. <시카고>에서 록시와 벨마의 변호를 맡은 능력있는(?) 변호사 빌리 플린은 세상은 쇼 비즈니스와 같은 이치라고 노래한다. 그가 법정에서 ‘래즐 대즐(Razzle Dazzle)’을 부르며 우리에게 전하는 조언은 대중들은 추악한 진실을 원하기 보다 화려하고 신기루 같은 매직과 서커스에 현혹당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중들이 원하는 그것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양만큼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성공’하는 사람인 것이다.

정말 그렇다. '팬텀2'와 같이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는 어쩌면 작품이 얼마나 완성도 있고 훌륭해야 하는 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대중들에게 홍보하여 그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가가 관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감동받고 공연을 사랑하게 된 팬들의 진정성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 모든 것이 자본주의 무대 위에 펼쳐진 현란한 눈속임의 마술쇼와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보다 나은 속편을 기대하며

결국엔 '팬텀' 속편이 얼마나 완성도 있는 뮤지컬로 탄생할 지는 내년 공연이 시작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로이드 웨버 자신의 행적이나, 주변의 여러 편린들을 퍼즐 끼워 맞추듯 종합해 살펴보면 공연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공연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뮤지컬로서의 공연 완성도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오페라의 유령>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텍스트는 많이 빈약한 편이다. 단지 그러한 단점들이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과 대규모의 자본으로만 가능한 볼거리로 살짝 가려졌을 뿐)

아무튼 이 글마저도 어쩌면 '팬텀2'의 홍보에 일조하는 기사의 운명일 수도 있겠지만, 이 기회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런던에 살고 있는 뮤지컬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세계 4대 뮤지컬이니, 최고의 로맨스니 하는 제작사의 어설픈 마케팅 홍보기법에 현혹되어 꼭두각시처럼 휩쓸려 다니지 말고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균형감 있게 작품을 함께 바라보자는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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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려성의 이 기사를 읽었었다.
그리고 실제로 <Love never dies>는 3월 9일 그 모습을 공개했다.
등장인물들은 전편과 동일하다.
팬텀, 크리스틴, 라울, 구스타프(크리스틴과 라울 사이의 아들), 마담 지리, 맥 지리.
일부에선 막장 드라마란 평가도 있긴 하지만 초연은 역시나 대성황을 이루었고
현지의 평가 또한 <The Phantom of The Opera> 못지않게 일단은 합격점이다.
다시 한 번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괴물성과 천재성이 입증된 순간이기도 하다.
 
  

뮤지컬 <Love Never Dies>는 팬텀이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서 자취를 감춘 10년 후,
유명스타가 된 크리스틴이 공연을 위해 남편 라울과 아들 구스타프와 함께 코니 아일랜드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팬텀과 재회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팬텀역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역으로 유명한 라민 카림루(Ramin Karimloo)가
크리스틴은 뮤지컬 "인어공주"의 신예 사에라 보게스(Sierra Boggess)다.
(항간엔 잘생긴 라만 카림루의 얼굴에 가면을 씌우는 건 가혹한 처사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가면만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던 팬텀은 미국으로 건너가 건축가로 성공하게 된다.
그가 디자인한 놀이공원 "코니 아일랜드"가 개장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
팬텀은 크리스틴에 대한 그리움을 떨치지 못하고 "미스터 와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코니 아일랜드에 크리스틴의 3가족이 도착하면서 극은 본격화된다.
<The Phantom of The Opera>가 상들리에가 떨어지는 다소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라면
<Love Never Dies>는 첨단의 놀라운 디지로그 방식이란다.
미국 뉴욕의 대규모 놀이 공원이 배경이니 어느 정도 예상이 되지 않을까?
게다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인데...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도 이 작품의 OST에 참여해서 동명의 곡 "Love Never Dies"를 11일 발매했다.
물론 100%로 좋은 작품이란 것도, 100%로 나쁜 작품이란 것도 없겠지만
개인적으론 많이 궁금하고 꼭 보고 싶은 작품이다.
뮤지컬 시장이 엄청난 속도로 거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이니까
내 예상으론 조만간 누군가에 의해 라이센스가 수입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열심히 기다려보자...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