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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0.28 산토리니(Santorini) - 피르고스 (Pyrgos)
  2. 2013.09.21 피르고스와 이아
여행후 끄적끄적2013. 10. 28. 08:16

산토리니에서 두번째로 높은 피르고스(Pyrgos) 언덕.

그 언덕 위에 세워진 13세기 비잔틴 성채를 둘러봤다.

피라(Fira)에서 페리샤(Perissa)행 로컬버스로 20분정도 걸리는 피르고스는

아주 한적하고 고적했다.

OIA나 Fira에 비하면 관광객들도 적어서  

골목골목을 통째로 차지하며 걸을 수 있었다.

게다가 정말 산토리니에 왔음을 실감케하던 눈부시게 하얀 건물과 파란 지붕들

그리고 찬란하다 못해 눈을 찌를듯 느닷없이 달려들던 햇빛들.

아마도 나는 그 햇빛 속에서 "통증"을 느꼈던 것 같다.

뭉근하게 전신으로 퍼져오는 알싸하고 묵직한 느낌.

햇빛속에 이렇게 깊은 무게가 있구나... 알아챘을 땐

너무 멀리, 그리고 너무 구체적으로 피르고스 햇빛속에 들어가 있었다.

동화속 주인공처럼 발랄하게 뛰어다니는 조카의 보는 내 눈이 시리다.

지금도 피르고스를 햇빛을 생각하면,

가슴 한 켠에서 시작한 묵직한 통증이 전신을 휘돈다.

여전히 아프다.

 

피르고스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오른편으로 바로 보이는 친절한 CASTELLI 화살표.

그 길을 따라 쭉 올르다보면 만나게 되는 작은 개인 공방들.

소박한 작은 공예품들도 피르고스에선 그대로 풍경이 된다.

사람의 흔적보다 진열된 공예품들이 더 많았던 곳.

그 골목과 골목들...

골목을 하나 하나를 지나칠 때마다 설래고 또 설랬다.

눈 앞에 보여질 그 다음 풍경들 때문에...

"천국" 혹은 "평화"

어쩌면 나는 피르고스에서 개구진 아이 같았는지도 모르겠다.

지금도 피르고스의 하얀 벽들과 파란 지붕, 원색의 문들이 손에 잡힐듯 가깝다

잠깐 스치고 지나갔던 바람의 물기까지..

머리와 심장에 각인된 풍경을 떠올리면

지금도 눈을 뜨기가 힘겹다.

혼자 놀던 바람이 종을 치고 지나간다.

이제 그만 깨어나라고!

 

땡그랑~~~! 땡그랑~~~!

 

Posted by Book끄-Book끄
여행후 끄적끄적2013. 9. 21. 13:00

호텔에서 조식을 먹고 피르고스로 이동. 13세기에 지어졌다는 성채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 마치 서서히 그러나 필사적으로 몰락하는 우리네 농촌을 보는 느낌이었다. 주변은 한때 거대한 포도밭이었다는데 지금은 꼬장꼬장하게 마른 삭정이들만이 과거의 영화를 짐작케한다. 골목골목 숨어있는 개인 아틀리에를 보는 재미는 은근한 호기심을 자극한다.조그마한 성채라 큰 기대는 안했는데 언덕 위 성에서 보는 피라는 아름답고 예뻐서 감탄을 자아냈다.골목이 주는 운치는 작지만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겼다.

오벨릭스에서 테이크아웃한 점심을 먹고 3시경에 이아 마을로 떠났다. 포카리스웨트 광고지로 유명한 이아마을! 굴라스 성채에서 해가 지는 모습을 오랫동안 지켜봤다. 블루스카이에서 드디어 무사카를 먹어봤는데 맛있었다.그리스 음식이 의외로 내 입엔 잘 맞는편.조카들 덕분에 이번 여행은 잘 챙겨먹는다.이아마을은 환상이 있었던 모양인지 기대보다는 좀 평이했다.조카도 계속 "이아가 왜이래?"를 연발해서 혼자 웃었다.환상이란 무서운 거구나  느끼면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꾸벅꾸벅 조는 조카들을 보면서 대견함과 미안함을 느꼈다.내일은 비치에서 맘껏 놀게 해줘야겠다.지중해의 뜨거운 햇살에 온 몸이 익었다. 내몸이 그대로 하나의  화로가 된 느낌^^ 따갑고 가렵다.어쩌나...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