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5. 13. 08:03

<파리넬리>

 

일시 : 2015.04.18. ~ 2015.05.10.

장소 : 유니버설아트센터

작가 : 김선미

작곡 : 오소린, 김은영

연출 : 김민정

안무 : 정도영

음악감독 : 김은영

출연 : 고유진, 루이스초이 (파리넬리) / 안유진 (안젤로 로씨니)

        이준혁 (리카르도), 김호섭 (아버지/헨델), 원종환 (레리펀치)

제작 : HJ컬쳐

 

본공연 루이스초이의 <파리넬리>

반복되는 재관람은 작품을 조금은 더 편안하게 그리고 조금은 덜 신비스럽게 만드는 동시에 그동안 미처 보지 못했던, 감각하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깊이를 더한다.

다른 모든 걸 제쳐두고라고 루이스초이의 파리넬리는,

헨델의 "울게 하소서"를 듣는 것 하나만으로도 너무나 충분하다.

노래가 주는 감동이 크다보니 작품의 스토리나 장면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폐해가 발생할 정도다..

모든 것들을 가차없이 fade out 시키는 존재감.

이 노래 한 곡을 듣기 위해 내가 그곳에 있었구나... 싶었다.

 

정직하게 말하면,

루이스초이의 연기는 고유진의 연기만큼 자연스럽진 않았다.

다분이 게이스럽고 그리고 시종일관 가성 위주로 노래를 부르다보니

다른 배우들과의 하모니는 살짝씩 어긋난다.

어쩌면... 

작품 전체적으로는 루이스초이보다 고유진 캐스팅으로 보는게 훨씬 더 편안고 자연스럽다.

실제로도 1막 "악몽"의 연기와

"왜 하필"에서 안유진 안젤로와의 듀엣 부분,

전캐스트가 함께 부르는 엔딩곡 "내일이 오면"은 개인적으로 고유진 파리넬리가 훨씬 좋았다.

 

그런데 이 모든게 다 소용없긴 하더라.

"울게 하소서" 단 한 곡으로 이렇게 깨끗히 무릎꿇게 하는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1. 22. 08:14

<파리넬리>

일시 : 2015.01.17. ~ 2015.01.25.

장소 :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작가 : 김선미

작곡 : 오소린, 김은영

연출 : 김민정

안무 : 정도영

음악감독 : 김은영

출연 : 고유진, 루이스초이 (파리넬리) / 안유진(안젤로)

        이준혁 (리카르도), 김호섭(헨델), 원종화 (레리펀치) 외

제작 : HJ컬쳐

 

18세기 바로크 시대의 전설적인 카스트라토 파리넬리.

영화로도 잘 알려진 "파리넬리"가 창작뮤지컬로 만들어졌다.

게다가 루이스초이가 주인 파리넬리를 한단다.

깜짝 놀랐다.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루이스초이.

한때 초등학교 교사를 1년 반 정도 했었고

그러다 독일로 유학을 가서 우리나라 최초로 독일 카운트테너 최고연주자과장을 수료했다.

한때 카스트라토로 유명세를 떨친 "정세훈"이 알토 카스트라토라면

루이스초이는 우리나라 유일한 소프라토 카스트로란다.

비운의 카운트테너 정세훈...

옥소리 사건만 아니었어도 지금쯤 국내에서 계획대로 콘서트도 열고 뮤지컬에도 출연했을텐데....

결국 <오페라의 유령> 라이선스 초연의 "라울"이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뮤지컬이 됐다.

지금 정세훈은 어디서 뭘하고 있을까?

그의 콘서트에서도 자주 들었던 곡이 "울게하소서"였는데...

어쩌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졌다...

(정신 차리고...)

 

창작뮤지컬 <파리넬리>

문제점(?) 두 가지는 꼭 말해야겠다.

첫번째, 이 좋은 작품을 너무 짧게 공연한다는거.

두번째는 아르코에술극장이 이 좋은 작품을 받쳐주기엔 여건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다.

보는 내내 너무 많이 아쉬웠다.

지금보다 훨씬 좋은 음향에서 이 작품을 봤다면 100배쯤 더 전율했을텐데...

대극장의 사운드를 좁은 극장에 어찌어찌 간신히 구겨넣은 모양새가 되버렸다.

솔직히 말하면 스토리고, 무대고, 셋트고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풍부한 성량과 머리속을 그대로 치고 올라오는 루이스초이의 고음을 듣는것만으로도 벌린 입을 다물기가 힘들었다.

앞좌석이라 노래할 때 표정이 잘 보였는데 뭔가 참 묘하더라.

뇌쇄적이기도 하고, 비밀스럽기도 하고, 거침없기도 하고... 

연기와 액팅이 어색한 부분이 있긴 했지만 배우러서 아주 당당한 모습이었다.

게다가 함께 출연한 배우들도 소위 말하는 구멍이 전혀 없었다.

특히 리카르도역의 이준혁에게 이번에 정말 많이 놀랐다.

이준혁이 이렇게 노래를 잘했었나.... 완전히 새로운 발견이었다.

게다가 연기적인 건 출연배우들 중에서 단연 최고였다.

안유진의 보이시한 모습과 노래도 참 좋았고

원종환의 야누스적인 모습도 김호섭의 진중한(?) 연기도 좋았다.

혹시라도 너무 가벼운 작품이 나오는건 아닌가 걱정했는데 내 예상보다 전체적으로 훨씬 더 좋았다.

 

이 작품.

무대와 의상을 보완해서 제데로 된 사운드를 가진 극장에서 올린다면

승부수를 띄우기 충분하겠다.

단! 루이스초이는 절대로 빠지면 안된다.

Never!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4. 8. 27. 08:07

<The Devil>

일시 : 2014.08.22. ~ 2014.11.02.

장소 :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작사 : 이지나, 이지혜

작곡 : Woody pak, 이지혜 

연출 : 이지나

음악감독 : 신은경

출연 : 마이클리, 한지상, 박영수, 이충주 (X)

        송용진, 김재범, 윤형렬 (존파우스트)

        차지연, 장은아 (그레첸)      

제작 : (주)페이지1, (주)알디웍스

 

이지나 연출의 창작 뮤지컬 <더 데빌>.

워낙 괴테의 <파우스트>를 좋아해서 현대적으로 해석한 뮤지컬로 만들어지길 바랬는데 드디어 바람이 이뤄졌다.

그것도 아주 프로그레시브한 락뮤지컬이란다!

게다가 공개된 캐스팅들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을 만큼 후덜덜한 배우들의 총집합이다.

캐스팅보고 확신했다.

이 작품은 시종일관 강강강강(强强强强)이 될 거라는걸.

더불어 호불호 또한 아주 극명하게 갈리겠구나...까지!

사실 조금 로딩이 된 후에 관람할 예정이었는데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예매를 해버렸다.

그것도 내가 요즘 살짝 피하고 있는 한지상 X로...

다행인건 공개된 음원에서 한지상이 부른 "피와 살"이 꽤 괜찮았다.

그래서 기대감이 조금씩 생기는 참이었다.

 

이 작품의 제일 큰 매력은 단연코 음악이다. 

woody pak과 이지혜가 만든 곡들은 정말이지 단 한 곡도 버릴 곡들이 없다.

묵시론적인 이지나의 가사도 괜찮고.

노래 잘하기로 유명한 배우들의 소리를 코러스화 시켜버리는 밴드의 볼륨이 문제긴한데

내 생각엔 이지나 연출이 라이브밴드의 볼륨을 줄이는 양보 따윈 안 할 것 같다.

사실 그 과함이 그로데스크하면서 세기말적인 느낌을 주기도 하니까!

게다가 배우들의 넘버 소화력은 환상적이다.

한곡 한곡을 그야말로 죽자고 부른다.

솔직히 주눅이 절로 들 정도다.

우려했던 한지상도 나쁘지 않았는데"Big time"에서 과하게 그루브를 타는 바람에 좀...

사실 나는 좀 다크하고 차가운 X이길 바랬는데 그렇게 리듬을 타버리니 경망스러움이 느껴지더라.

"피와 살"은 독립투사의 결의가 느껴지고...

 

이날 관람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배우는 존파우스트역의 윤형렬.

노래가 아주 살짝 흔들리긴 했지만

외모도, 연기도, 느낌도 배역과 아주 잘 어울렸다.

그리고 <더 데빌>에서 자칭 타칭 고생담당 이라는 그레첸 차지연.

차지연이라는 배우.

참 대단하고, 너무 열심히 하고,

어떤 부분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독보적인 배우임에는 분명하다.

그런데 이건 다분히 개인적인 취향이긴한데

나는 이상하게 차지연 특유의 뽕끼가 영 적응이 안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레첸을 차지연만큼 표현할 배우가 없다는건

인정할 수밖에는 없겠다.

"Mad Gretchen"의 그 긁어내던 발성은 지금 생각해도 참 후덜덜하다.

 

첫관람 후 이 작품에 대한 내 선호도는 결정됐다.

확실한 호(好)!

물론 과한 부분들이 많다는건 인정한다.

배우들의 소리까지 잡아먹는 4인조 라이브 밴드의 어마무지한 연주도 그렇고

코러스의 정체불명의 안무는 확실히 극의 흐름을 방해한다.

4인조 코러스 자체는 아주 좋다.

게다가 4명이 다 특색있는 음색이라 작품과 잘 어울린다.

스토리 자체는 난해하다는 평이 있긴하데 별로 그렇진 않고

단지 그걸 표현한 방식이 아주 살짝 불친절하고 극단적이란 느낌은 있다.

넘버도, 스토리도 시종일관 강강강강(强强强强)의 연속이다보니 거부감이 느껴질 수도 있겠다.

종교적인 색채가 짙다는 평가는,

"파우스트"가 모티브인데 그 정도 종교색도 없으면... 글쎄 그거 오히려 이상하지 않을까 싶다.

난 오히려 조금 더 성서적이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

중간중간 나오는 헨델의 "울게 하소서"도 그래서 더 인상적이고 의미심장하더라.

(그레고리안 성가도 생각나고, 카스트라토도 생각나고...)

 

이지나 연출의 작품이 나랑 잘 안맞는 편이라

관람하기 전에 사실 걱정을 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느낌이 좋아서 다행이다.

위험한 발언이긴한데,

캐스팅별로 여러번 챙겨보게 될 것 같다.

 

The Deveil 이라니...

제목만으로도 충분히 유혹적인 작품 아닌가!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