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왜곡장'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1.11 <Steve Jobs> - 월터 아이작슨
  2. 2010.12.13 <애플, 성공 신화의 비밀 The Apple Story> - 김정남
읽고 끄적 끄적...2012. 1. 11. 05:57
주말을 이 어마어마한 사람과 함께 보냈다.
무료 925 페이지에 달하는 월터 아이작슨의 <Steve Jobs>를 손에 잡은 첫 느낌은,
엄청난 놀라움과 소심한 망설임이었다.
왠만한 책 3권을 합쳐놓은 것 같은 백과사전적 두께가 주는 묵직한 압도감이란!
지하철에 서서 책장을 넘기는데 손목이 시큰했다.
저절로 분책(分冊)의 소망이 간절해지는 무게였다.
다 읽으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구나 싶었는데 이틀만에 읽었다.
이미 거의 대부분 알고 있는 내용인데도 여전히 처음 아는 사실처럼 재미있고 흥미로웠다.
애플 제품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으면서 (그 흔한 아이폰도 없다)
나는 스디브 잡스와 애플의 매니아라고 자처한다.

이 전기의 시작은 스티브 잡스에서부터다.
아인슈타인, 벤저민 프랭클린, 키신저 등 세계적 위인의 전기를 썼던 유명한 전기 작가 월터 아이작슨에게
스티브 잡스가 오느날 전화를 했단다.
자신의 자서전을 써달라고 부탁하기 위해서.
...... 우리 아이들이 나에 대해 알았으면 했어요. 아이들이 나를 필요로 할 때 항상 곁에 있어 주진 못했지요. 그래서 아이들이 그 이유를 알기를, 내가 무엇을 했는지 이해하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몸이 아프기 시작하니까 내가 죽고 나면 다른 사람들이 나에 관한 책을 쓸 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하지만 그들이 뭘 알겠습니까? 제대로 된 책이 나올 수가 없을 겁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직접 내 얘기를 들려주어야겠다 싶었지요 ......
성마른 장작같이 꼬장한 스티브 잡스의 고백에 나는 또 뭉클해졌다.
이 사람, 마지막까지도 인문학적인 감각과 과학적 재능을 결합한 완벽주의자다.
이게 바로 스티브 잡스다!



나는 가끔 스티브 잡스를 생각한다.
어쩌면 나도 그의 현실 왜곡장(reality distortion field)에 빠져버렸는지도 모르겠다.
어이없게도 그가 어딘가에 살아서 계속 혁신적인 제품들을 만들어내고 있을 것만 같다.
이미 발표된 아이디어지만 아무도 사용하지 않아 사장되어 버린 그것을 지금도 기막히게 찾아내
환상적으로 접목시켜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했던 제품을 비밀리에 만들고 있을 것만 같다.
애플의 페쇄적인 end to end 통합 서비스 방식 일괄 솔루션은
내겐 일종의 미스터리고 신비다.
이런 애플을 두고 폐쇄적인 기업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도 많지만
난 일종의 완벽주의자적인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솔직히 사용자 대부분은 그런 폐쇄적인 서비스로도 어떤 제품보다 훨씬 더 개방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이 스티브 잡스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는 영원한 애플의 심장이다.
그가 살아있든, 살아있지 않든!
경쟁에서 이기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게 목표가 아니라
가능한 한 가장 위대한 일을 하는 것, 나아가 거기서 한 발자국 더 아나가는 게 스티브 잡스의 목표였단다.
확실히 스티브 잡스가 복귀한 애플로 세상을 더 살기 좋은 곳이 됐다.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만큼...)
스티브 잡스는 두 가지 유산을 남기고 싶어 했단다.
혁신과 변혁을 선도하는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것과
영구히 지속될 수 있는 회사를 구축하는 것 두 가지가 그것이다.
그는 애플이 스스로 재창조할 수 있는 기업이기를 꿈꿨고 스티브 잡스가 살아 있는 동안은 확실히 그랬다.
현재 애플의 CEO는 스티브잡스가 병가 중에 애플을 훌륭히 이끈 팀쿡이다.
(오늘 아침 인터넷 뉴스에 애플의 팀 쿡이 세계 최고 연봉을 받는 CEO라는 기사가 실렸더라)
스티브 잡스 사후 아직 맥월드 행사도 신제품 출시도 없다.
애플 제품이라고는 단 하나도 없는 나지만 지금 기다리고 있다.
스타브 잡스가 부재하는 애플의 새로운 혁신 제품이 과연 무엇일지...

스티브 잡스는 말했다.
"나는 일에서도 삶에서도 행운을 누렸습니다.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지요"
멋지다! 이 사람!
세상을 상대로 이런 고백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영원한 구루인 애플은
이제 드디어 신화의 세계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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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굴어라. 그러면 사람들은 그런 줄로 알 것이다.

애플의 마케팅 철학 - 공감, 집중, 인상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진정한 예술가는 단순화에 목숨을 건다.

기능은 형태를 따라간다

내가 곧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 그것은 인생의 중대한 선택들을 도운 그 모든 도구들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외부의 기대와 자부심, 망신 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 등 거의 모든 것이 죽음 앞에서는 퇴색하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만 남더군요.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상기하는 것은 아까운 게 많다고 생각하는 덫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우리는 이미 알몸입니다. 가슴을 따르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자신이 쓰고 싶은 물건을 만든다

필요성조차 못 느끼다가 어느 순간 그것 없이는 살 수 없게 되는 기기들이 있다. 그는 이런 기기들을 요리해 내는 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졌다. 애플은 기술과 선(禪)이 결합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를 제공하는 유일한 방법은 폐쇄형 시스템일 것이다.

폐쇄형 시스템은 혹평을 받긴 하지만 매우 효과적이며 사용자들에게 이익을 안겨 준다. 기술 업계에서 스티브 잡스보다 더  확실하게 이를 입증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애플은 하드웨어와 스프트웨어, 서비스를 일괄 제공하고 그것들을 철저히 통제함으로써 끊임없이 경쟁자들을 앞지르고 빛나는 제품을 내놓을 수 있다.

여정 자체가 보상이다

잡스가 만든 제품들에는 그의 성격이 반영되었다. 스티브 잡스 자신의 철학도 그러했다. 그의 성격과 열정, 즉 완벽주의, 비범한 재능, 열망, 예술성, 악마성, 통제에 대한 집착은 그의 비즈니스 접근 방식 및 거기에 기인한 혁신적인 제품들과 얽혀 있다.

잡스의 성격과 제품들을 한데 묶는 통일장 이론은 그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 즉 맹렬함으로 시작한다.

내 열정의 대상은 사람들이 동기에 충만한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영속적인 회사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 밖의 다른 것은 모두 2순위였다. 물론 이윤을 내는 것도 좋았다. 그래야 위대한 제품을 만들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윤이 아니라 제품이 최고의 동기부여였다..... "고객에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은 내 방식이 아니다. 우리의 일은 고객이 욕구를 느끼기 전에 그들이 무엇을 원할 것인가를 파악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직접 보여 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 그것이 내가 절대 시장조사에 의존하지 않는 이유이다. 아직 적히지 않은 것을 읽어 내는 게 우리의 일이다.

내가 하는 모든 것은 다른 사람들의 노고와 우리가 올라설 수 있도록 어깨를 빌려 준 사람들의 성과에 의존한다. 그리고 우리 중 많은 사람들 역시 인류에게 무언가를 기여하기를, 그러한 흐름에 무언가 추가하기를 바란다. 이것의 본질은 우리가 각자 알고 있는 유일한 방식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가진 재능을 사용해 깊은 감정을 표현하고 이전 시대에 이뤄진 모든 기여에 대해 고마움을 표현하고 그 흐름에 무언가를 추가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나를 이끌어 준 원동력이다.

죽은 후에도 나의 무언가는 살아남는다고 생각하고 싶군요. 그렇게 많은 경험을 쌓았는데, 어쩌면 약간의 지혜까지 쌓았는데 그 모든 게 그냥 없어진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묘해집니다. 그래서 뭔가는 살아남는다고, 어쩌면 나의 의식은 영속하는 거라고 믿고 싶은 겁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전원 스위치 같은 것일지도 모릅니다. '딸깍!' 누르면 그냥 꺼져 버리는 거지요. 아마 그래서 내가 애플 기기에 스위치를 넣는 걸 그렇게 싫어했나 봅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10. 12. 13. 00:21
애플은 스티브 잡스이고 스티브 잡스는 애플이다.
세상에는 성공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단다.
"창조자"가 되어 성공 법칙을 만들어내든가
아니면 창조자를 철저히 벤치마킹해서 기존 제품의 성능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모방자"가 되던가.
그렇다면 금세기 최고의 혁명적 기업 애플은 어디에 속할까?
애플은 경쟁사를 의식하지 않고 오직 위대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
애플은 누군가를 이겨서 잘하는 회사가 아니라 스스로 위대한 일을 해서 번성하는 회사다.
그리고 스티브 잡스!
자신이 만든 애플에서 쫒겨나지만
다시 복귀해 화려한 애플의 부활을 만든 전설같은 인물.
어느새 스티브 잡스는 세대를 구분하는 아이콘이 되어 버렸다.
그를 두고 경영의 구루 짐 콜린스는 "경영의 베토벤"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리고 누군가는 애플과 MS를 피겨스케이팅과 미식축구로 비교했다.
상대방과 치열하게 부딪치면서 더 높은 점수를 위해 몸싸움을 하는 미식축구와
완벽한 집중으로 우아한 연기를  펼치는 피겨스케이팅!
어쩌면 이렇게 적절하고 완벽하게 비유할 수 있을까?
애플은 확실히 I-시리즈를 통해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무결점 clean 경기를 펼치고 있다.
김연아처럼 우아하고 아름답고 완벽하게...
애플은 이젠 세계적인 명품이 부럽지 않은 프리미엄 기업이다.
(실제로 세계적인 명품 회사에서 아이폰만을 위한 케이스를 만들기도 했다)
명품회사가 부러워하는 프리미엄 명품 회사!



애플에 관련된 책을 그래도 나름대로 많이 읽었는데
그 중에서 최고의 책이었노라 말하고 싶다.
마치 소설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 내게도 스티브 잡스의 "현실왜곡의 장"이 작동해서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보기 전에는 솔직히 또 애플이야? 했다.
그리고 낯선 이름의 작가였다
IT 전문작가이자 칼럼니스트인 김정남의 글은 명쾌한 비교 분석으로 블로거들 사이에선 이미 꽤 유명하단다.
(나만 몰랐다.. 끌끌...하긴 나는 자칭 폐쇄적인 블로거니까...)
그의 블로거는 2009년 파워블로거 top 100에 선정되기도 했다는데
한마디로 나처럼 허접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라 진짜배기 전문가다.
애플에 대해 아주 꼼꼼하고 세세하게 자료를 찾아서 글을 썼다.
사진 한장 한장에도 그게 다 느껴진다.
덕분에 몰랐던 사실들과 일화들도 많이 알게 됐다.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는 글이라 책을 손에 잡는 순간부터 빠져들었다.
(부러우면 지는 거다!!!)



생태계를 바꾸는 회사 애플.
Think defferent!
애플은 예술가들처럼 스스로 창조한다.
그리고 스스로 사랑할 수 있는 제품만을 만든다.
애플이 만든 I-Life의 세계는 탁월한 휴먼 인터페이스로 컨버전스 시대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애플만의 고유한 폐쇄성을 유지함으로써 그 우아한 품격을 유지한다.
제품이 출시되기 전에는 악평이 가득하지만
출시되고 나면 어느덧 악평은 찬사로 일변한다.
그 이유로 저자는 애플의 "와해성 기술" 를 꼽았다.
존속성 기술과 와해성 기술.
존속성 기술은 기존 시장을 주도하는 기술의 연장선상에서 발전되는 기술이고,
와해성 기술은 존속성 기술을 파괴하고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여는 기술을 말한단다.
애플의 I-시리즈는 사실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고 한다.
기존에 존재하고 있던 걸 통합한 게 바로 애플의 해적같은 재창조 기술이다.
그리고 그 기술로 세상을 바꾼다.
음악 산업 자체를 송두리째 바꾼 아이튠스,
이동통신 산업뿐만 아니라 네이버나 다음 같은 인터넷 업체들의 모바일 서비스,
대기업, 언론, 출판, 금융, 유통업체까지도 바꾸고 있는 아이폰,
세대 전체를 아우리는 아이패드.
그리고 세계적인 관광지 코스가 된 애플스토어까지...
뉴욕 5번가에 있는 애플스토어는 여행객들의 주요 방문 코스가 된지 오래다.
(누군가는 성지순례라는 말까지 하더라)
전 세계 관광지 28위, 그리고 뉴욕에서 가장 사진을 많이 찍는 장소 5위인 애플스토어.
생각해보라!
누가 삼성디지탈 프라자를 굳이 찾아가서 또 굳이 기념사진을 찍겠는가 말이다.
최대 온라인 콘텐츠 상점인 앱스토어는 또 어떤가!
저자는 앱스토어의 위대함은 연약한 포유류도 살아갈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데 있다고 말한다.
기발한 아이디어 하나로 연약한 포유류가 억대의 돈을 벌 수 있는 공간이 앱스토어이고
실제로 앱스토어를 통해 공룡이 된 포유류도 상당하다.
애플과 스티브 잡스!
둘아지 하나인 동일체.
신비감과 경외감 그 이상의 존재!
애플은 알수록 더 궁금해지는 진화된 미스터리 기업이다.



게임의 방식을 바꾸는 진정한 창조자이자
최고의 game changer 스티브 잡스!
...... 스티브 잡스가 성공한 이유들을 나열한다면 참 많은 것들이 있다. 창의적인 생각, 미래를 보는 눈, 인재 발굴, 현실 왜곡의 장을 만들어내는 화려한 언변, 상황을 유리하게 이끌어가는 협상력, 다빈치와 같은 다양한 지식, 디자인에 대한 탁월한 감각, 시장조사가 필요 없는 직관력, 직원들의 충성심을 불러일으키는 용인술, 성공을 향한 끝없는 야망, 실패를 극복하는 낙관주의, 만족을 모르는 완벽주의 등, 하지만 이 수많은 것들은 결국 하나로압축할 수 있다. 자신이 진정으로 사랑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어떻게 이런 찬사가 한 사람에게 가능할까?
어건 아무래도 엄청난 독주임이 분명한데 어쩌나... 반론의 여지가 없다.
책을 읽으면서 타임지 기자의 말에 공감했다.
...... 나는 잡스가 정말 세상을 바꾼 혁신가이자 위대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는 흥행사, 완벽주의자, 선지자, 열성자, 기회주의자의 사이에 있다. 디자인, 디테일, 완성도, 품질, 사용자 편의성, 신뢰에 대한 그의 고집은 애플 성공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그의 개인적인 매력은 정말 치명적이다 ......



스티브 잡스가 창조하는 생태계의 법칙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싶은 나로서는
사실 요즘 그의 건강이 좀 걱정스럽긴 하다.
(참 오지랍도 넓다. 내가 뭐라고...)
스티브 잡스가 없는 애플이라...
애플은 스티브 잡스 없이도 과연 game changer가 될 수 있을까?
솔직히 잘 모르겠다.
하지만 어쨌든 아직까지는 그가 있다.
그러니까 현실 왜곡의 장은,
현재까지는 확실히 유효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