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09. 9. 24. 05:49
초특급 한류스타 배용준이 책을 냈단다.
이 책을 만드느라 무려 10kg이나 살이 빠지고
극도의 피곤으로 인한 폐혈증 증세로 입원하는 사건 사고(?)까지 일어났다.
책 가격은...... 좀..... 비싸다. (18,000 원)
9월 22일 초판으로 4판을 찍어냈는데 벌써 바닥이 났다는 소문이다.
각 서점마다 책을 보유하기 위해 북새통을 이루고 있고
조만간 베스트셀러 1위를, 그것도 가장 빠른 속도로 갈아엎을 태세다.
1년간 이 책을 만들기 위해 모든 걸 다 멈췄다는 배용준,
"연예인 프리미엄"
그걸 너무 일찍, 거대하게, 본격적으로 느끼게 될까봐 사실 나는 조금 두렵다.



프롤로그


머물다
가정식
김치
한복과 살림살이

떠나다
옻칠
템플스테이

도자기

버리다
황룡사지, 미륵사지

사색하다
한글과 세종대왕
경복궁과 천상열차분야지도
국립중앙박물관

돌아오다
술과 풍류
한옥

다시 떠나다
풍경

추천사
전용복 이와야마칠예미술관장
길상사 정림스님
이효재 한복 디자이너

에필로그

루트
서울특별시
경상북도
경기도, 강원도
전라남도





"한국 여행에세이를 펴내며 다양한 한국문화를 체험한 배용준"
어느 기사에서 봤던 메인 글이다.
한국문화를 체험했다는 표현이 어쩐지 그를 이국(異國)의 사람으로 느껴지게 한다.
연예인은, 아니 배용준처럼 초특급 연예인이라면
분명 우리 눈엔 이국적으로 보이긴 하리라.



훌륭한 우리의 문화를 찾아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배우 배용준이 아니라 여전히 외롭고 또 그리운 것을 찾고 싶은 한 인간으로서 다시 서고 싶은 심정이었다.
                                                                  - <한국의 아름다움을 찾아 떠난 여행> 서문에서


지난 1년여 동안 전국을 찾아다니며  직접 사진을 찍고,
직접 장인들을 만나 전통문화를 공부하고 배우면서 이 책을 만들었단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들을 단백하고 적어놓았다고 말한다. 
아마도 사진에 대해서는 꽤 괜찮을 거란 생각을 한다.
카메라 앵글과 빛의 효과에 대해 그만큼 잘 알고 있는 사람도 드물 것이기에...
아직 읽어보지 않아 그의 글에 대해서는 말 할 수 없지만
아마도 그는 지난 1년을 자신에게 안식년으로 선물했던 모양이다.
그랬다면 글 속에 그의 절절함이 어느 정도는 묻어나지 않았을가 싶다.
그러나 내가 직접 내 돈을 내고 사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
아마도 서점에선 비닐 포장이 된 상태로 판매할테고
견본으로 개봉한 책도 아마 지금쯤은 너덜거리고 있지 않을까?
혹 어딘가 이미 찢겨진 부분도 상당히 있으리라...



배우로써 그는 이미 많은 걸 얻은 사람이고
앞으로 더 많은 걸 얻게 될 사람이다.
일본에 사는 친언니의 말이 생각난다.
일본에서 배용준 인기가 어느 정도냐 하면,
배용준이랑 커다란 페리호로 여행하는 상품이 있다면 아마 몇 분 안에 그 상품은 다 팔릴거고
그래서 같이 떠난 바다 여행에서 배용준이 "뛰어!"라고 한마디 하면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페리호 탑승객 전원이 바다를 향해 뛰어내릴거라고...
그때는 웃으면서 들었었는데 생각할 수록 무서운 이야기다.
배용준이라는 한류스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는 이미 "힘(power)" 그 자체가 되어 버렸다. 



그냥, 힘들었겠구나 하는 생각......
쉴 곳이 필요했겠구나 하는 생각......
사각의 카메라 앵글로 잠시 달아난 이 사람이 지금은 아프게 측은하다.
그는 정말 "여행자"가 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도망자"가 되고 싶었던 걸까?

출판 기념회에 서 있는 그의 모습이
사각의 앵글 속에서 왠지 위태롭게 느껴진다.
Posted by Book끄-Book끄
읽고 끄적 끄적...2009. 7. 28. 13:27
대한민국 헌법 제 1 조
-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한동안 정말 무지 몰두하면서 여러번 읽었던 책
미디어법이 난장판 속에서 통과되는 걸 보면서
책을 덮지도 열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시간을 보냈다.
아는 게 좋은 것인지,
그냥 모른 척 사는 게 좋은 것은지....

유시민은 말한다.
"대한민국 헌법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손에 넣은 일종의 '후불제 헌법'이었고,
 그 '후불제 헌법'이 규정한 민주주의 역시 나중에라도 반드시 그 값을 치러야 하는
 '후불제 민주주의'였다"라고....




책을 읽어가면 읽어갈수록
공감 그 이상을 느끼기에 마냥 가슴팍을 칠 수 밖에 없다.

대통령이 지성이 부족해 보고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거나,
사실은 잘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해 참모의 보고를 제대로 듣지 않거나,
대통령의 개인적인 판단과는 다른 의견을 낸다고 참모한테 역정을 내는 경우
대책이라는 것이 있을 수가 없다.
청와대 참모와 장관들이 대통령의 불합리한 지시를 무작정 이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도처에서 국민이 이해할 수 없는는 정책이 나오고 몰상식한 수단을 동원해 그 결정을 밀어붙이게 된다.
사회와 국가의 품격이 바닥으로 추락하고 대통령은 시중의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지금 현실을 너무나 꼭 집어내는 말이라 섬뜩하다.

어떤 비판과 반대에도 개의치 않고 불도저처럼 무작정 물어붙이는 정치권력의 야만적 형태,
유시민의 말 그대로 
우리는 지금 이명박 정부와 보수 세력이 만든 "문명의 역주행"속에 들어와 있다.

이것이 정말로 후불제 민주주의를 지나오는 우리의 통과의례여야 하는가?
이명박 정권이 "애국(愛國)"이라고 생각하고 지금 밀어붙이는 모든 행태가
결코 국민이 생각하기엔 "해국(害國)"으로 밖에는 이해되지 않는데....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러나 그의 임기의 끝은 너무나 한참이다.
(그러나... 그것 또한 지나가리라....)



피터의 원리 그대로
위계질서를 가진 모든 조직에서 사람들은
자기의 무능력이 입증되는 지위까지 승진하는 경향이 있다는데....
말의 신용을 잃어버린 이명박 정부가
지금처럼 힘에 의존해 정국을 운영을 하는 모습을
우리는 내내 어쩌면 그의 임기의 끝까지 보게 될지도 모른다.

믿고 싶다.
그도 지금 두려울 것이라고.
이렇게 그의 무능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현실이....
Posted by Book끄-Book끄
아가야!
세상엔 상처가 많단다.
그렇지만 믿는 건
그 상처를 이기고 네가 힘차게 걸어갈거란 희망이야.
저벅저벅!
네 발걸음이 세상의 길을 내 줄 것을
엄마는 내내
너를 품으며 소망한단다.



생명이
또 한 생명을 품는
위대한 신비 앞에
어쩌면 세상 모두 너를 응원할지도....



네 두 발의 힘은,
아가야!
세상을 전부 책임질 힘이란다.
옳은 길을 향해,
그리고 선한 길을 향해,
네 두 발의 방향이 항상 바르게 뻗을 수 있도록
늘 현명하고 조심하라고
엄마는 오늘도 꿈을 품고 소망한단다.

힘내라 !
우리 아가 !



Posted by Book끄-Book끄
달동네 책거리2009. 3. 19. 22:09




Today, I received flowers

              - Paulette Kelly (폴레트 켈리)

Today, I received flowers from my husband.

Today was not a special day neither my birthday.

Last night I had my first argument with him.

He spat out curses at me and I felt a pang of sorrow.

I know that he felt what he has done

but I know he will fail to keep his word.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Today, I received flowers from my husband.

even though today was not a special day

neither our wedding anniversary.

Last night he pressed my against the wall

and he started to strangle me.

It was nightmarish time.

I could not believe his conduct.

I was awakened by my every muscle

and nerve ache with bruise.

He must feel really sorry for me.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Today, I received flowers from my husband.

even though today was not Mother's Day

neither any special day.

Last night I was beaten badly again

and it was more severe than before.

If I move away form him, what would happen?

How can I take care of my children?

Who makes money?

I am afraid of him but I fear to leave from him.

He must feel really sorry for me.

Because he sent me flowers today.


Today, I received flowers from my husband.

Because today was a very special day.

Today was my funeral ceremony.

Last night, he eventually killed me

by using his violence.

If I left from him earlier with my bravery,

I could not receive flowers 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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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봤을 때는 참 낭만적인 시로구나 생각했더랬죠.

남편에게 꽃을 받았다니...

그런데, 이 시...

참 아프죠?

세상엔 받아선 안 되는 꽃도 있다는 걸 알게 한 시였습니다.

도화선이라는 말 아시죠?

흑인 운동의 도화선은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고 당당히 앉아 있었던 한 여인으로부터 시작됐다는 걸 혹시 아시나요?

마찬가지로 이 시 한편이 미국의 가정폭력 문제를 표면화시켰습니다.

정말 펜은 칼보다 강하다는 걸 절감하게 하는 시죠.

폭력이라는 거, 그리고 그 안에 내재되어 있는 힘이라는 모든 무거움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했던 시였습니다.


힘이라는 거,

내게서 나와 내게로 닿는 힘,

내게서 나와 다른 이에게 닿는 힘,

그리고 다른 이에게서 나와 나에게 와 닿는 힘.


그것들은 다시 두 가지로 나뉠 수 있을 것 같아요.

살리는 힘,
혹은
죽이는 힘....


내게서 나와 나를 살리는 힘   -  내게서 나와 나를 죽이는 힘.

내게서 나와 당신을 살리는 힘 -  내게서 나와 당신을 죽이는 힘.

당신께 나와 나를 살리는 힘   -  당신께 나와 나를 죽이는 힘.


나에게 어떤 형태로든 힘이 있다면,

죽이는 힘이 아니라 살리는 힘이길 간절히 기도하게 됩니다.

내 힘에서 비롯돼, 
내가 알면서도 줬던 상처, 혹은 모르고 줬던 상처들...

그 상처를 가지고 있는 아는 사람들, 혹은 모르는 사람들께 미안한 마음이 생깁니다.

어쩌면 이 시는 가정폭력뿐 아니라 내면의 자아폭력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나 자신에게 이런 꽃을 보내는 일이
살면서 내내 없기를  간절히 그리고 더 간절히 바라게 됩니다.


살면서 정말 좋은 꽃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길 희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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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제 생일이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지난밤 처음으로 말다툼을 했지요.

그리고 그는 잔인한 말들을 많이 해서

제 가슴을 아주 아프게 했어요.

그가 미안해 하는 것도

말한 그대로를 뜻하지 않는다는 것도 전 알아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우리의 결혼 기념일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닌데도요.

지난밤 그는 저를 밀어붙이고는 제 목을 조르기 시작했어요.

마치 악몽 같았어요.

정말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지요.

온몸이 아프고 멍투성이가 되어 아침에 깼어요.

그가 틀림없이 미안해 랄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어머니날이라거나 무슨 다른 특별한 날이 아니었어요.

지난밤 그는 저를 또 두드려 팼지요.

그런데 그전의 어느 때보다 훨씬 더 심했어요.

제가 그를 떠나면 저는 어떻게 될까요?

어떻게 아이들을 돌보죠?

돈은 어떻게 하구요?

저는 그가 무서운데 떠나기도 두려워요.

그렇지만 그는 틀림없이 미안해할 거예요.

왜냐하면 오늘 저에게 꽃을 보냈거든요.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이었어요.

바로 제 장례식날이었거든요.

지난밤 그는 드디어 저를 죽였지요.

저를 때려서 죽음에 이르게 했어요.

제가 좀더 용기를 갖고 힘을 내서 그를 떠났더라면

저는 아마 꽃을 받지는 않았을 거예요....

* 이 시는 EBS 지식채널을 통해서 처음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으로 출판됐을 때 다시 봤구요.
   참 많이 아팠던 기억에 지금도 찡~~ 울립니다.

지식 e SEASON 1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