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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28 <소년을 위로해줘> - 은희경 2
  2. 2009.06.21 바람의 나라 (2009.06.20. PM 7:00)
읽고 끄적 끄적...2011. 1. 28. 06:37
궁금했었다.
은희경의 침묵이 너무 길어서 도대체 그녀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건지...
이걸 쓰느라고 그랬나?
은희경의 성장소설 <소년을 위로해줘>
그런데 이상하게도 나는 자꾸 책 제목을 "소년을 응원해줘"라고 되낸다.
급기야 책장을 덮을 때마다 표지를 보면서 깜짝깜짝 놀랐다.
왜 그랬을까?
왜 "위로"가 "응원"으로 읽히는걸까?
어쩌면 은희경도 이 어린 청춘들을 사실을 응원해주고 싶었던건지도 모르겠다.
더불어 지나버린 자신의 청춘까지도...
위로받은 청춘을 지나온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책을 읽다가 뜬금없이 이런 생각을 오래 했다.



5년 만에 출판된 은희경의 장편소설.
2005년 <비밀과 거짓말>이 출간된 직후
은희경은 이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단다.
따지고 보면 이 소설을 위해 그녀는 참 오랜 시간을 침묵으로 버텼고
나는 오랜 시간을 기다림으로 버텼다.
은희경의 글들...
그녀만의 독특한 뉘앙스는 늘 내게 향수 비슷한 것을 느끼게 한다.
향수라고 해서 아주 오래된 과거를 들추는 게 아니라
고작 얼마 지나지 않은 사소하고 소소한 기억을 들춘다.
분명히 전경린이나 신경숙과는 또 다른 류(流)를 소설이다.



이 책을 재미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
그렇다고 재미없었노라 말 할 수 있을까?
성장소설은 재미로 이야기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그렇다고 깊이를 따지기에도 왠지 아닌 것 같고...
굳이 주인공들이 강연우, 독고태수, 민기훈(G-그리핀), 이채영이 아니면 또 어떤가!
이곳엔 모든 사람이 과거에 겪었던 청춘과
지금 열심히 겪고 있는 청춘이 그대로 담겨있다.
청춘이란 그런 거란다.
"세월이 지나야만 완벽히 소유할 수 있는" 게 바로 청춘이란다.
우리의 하루하루는 클래식일 수도 있고
헐렁하고 자유로운 힙합일 수도 있을 것이다.
혹은 담벼락에 몰래 그려놓는 반항기 풍기는 그림같은 것일 수도...
뭐가 됐든 사실 어떤가!
정답은 없지만 절대적이고 지배적인 시간이고 공간인걸.
누군들 안 그럴까????

참 오랫만에 읽은 은희경은...
참 그녀답게 덤덤했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나는 그런 은희경의 덤덤함이 
징글징글하게 좋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09. 6. 21. 22:02
비오는 토요일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을 찾다.



오랫동안 너무나 기다리고 보고 싶었던
뮤지컬 <바람의 나라>



매번 보고싶어하는 마음과는 다르게
항상 인연이 없었던 공연



내가 선택한 캐스팅
<바람의 나라> 초연부터 계속 "무휼"을 살아낸 고영빈
그의 댄디한 작품만 봤던 나로써는 그의 무휼이 미스터리다.
<오페라의 유령>의 히어로,
양준모의 "해명"!
아비의 뜻에 의해 스스로 목숨을 버리고 동생 무휼의 머리 위에 얹힌 비운의 태자
연극 <아일랜드>로 정극을 경험한 그의 변화도 궁금하다.
그리고 <쓰릴미>의 그, 김산호
역시 댄디한 이미지가 강한 김산호라는 배우가 강인한 천상의 무사 "괴유"를 어떻게 만들어 낼지...



결론은,
숨쉬는 게 아까울 만큼
그리고 인터미션이 너무 지루하게 느껴질 만큼
소름끼치게 아름답고 황홀했다.



무대 뒤
빔 프로젝터를 이용한 에니메이션 배경들.
절대로 한순간도 유치하지 않았고
극의 내용에 맞게 너무나 충실하게 변화를 줬다.
조명, 음향, 음악, 의상 모든 것이
내 눈과 귀, 그리고 심지어 생각과 숨,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잡아 먹었다.



서울예술단의 작품들은
역시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는 믿음감!
혜암역의 고미경, 이지역의 도정주, 연비역의 박석용
그들이 받쳐주는 무대는 그야말로 든든했으며 환상 그 자체였다



예전엔 "무휼"이라는 배역이 그닥 매력적이지 않다고,
그래서 배우로써는 별로 탐나지 않는 역일거라고 생각했는데
단지 대사와 노래가 없더라도
몸짓만으로도 충분한 역할이 만들어 질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이제는 다른 생각을 품는다.
"무휼"이라는 역할!
남자 배우라면 정말 탐나는 역할이겠구나 하고....



"괴유"
후반부 20여분 동안 펼쳐지는 전쟁씬은 한마디로
괴유의 난장이었다고 해도 좋을 것 같다.
그야말로 임펙트 강한 역할.
그의 거친 숨소리마저도 끔찍하게 아름다웠다.
군주를 위한 충성심
그리고 소름끼치는 맹렬함까지!



김진의 만화 <바람의 나라>를 원작으로 만들어진 창작 뮤지컬!
우리 작품에 대한 무조건적인 애정의 의무보다 
작품 그 자체에 대한 애정이 담기게 된다.
어쩌면 그렇게 소홀하게 다룬 부분들이 한 군데도 없을까?
원작 만화를 이용한 배경과
클래식, 락, 힙합, 테크노, 클래식,
그리고 국악을 넘나드는...
음악적인 성찬만으로도 배가 부르고도 남는 작품!
(특히 이 작품의 메인 테마는 드라마 <하얀거탑>에서도  배경음악으로 쓰였단다)
웅장하고 아름답다.



게다가 자극적이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던 조명,
그러면서 극 내내 끊임없이 말을 전달하던 조명,
모든 게 꿈을 꾸는 느낌이다.
결코 깨고 싶지 않은 꿈.
현실로 돌아오지 못한다 할지라도
진심으로 그곳에 나도 있고 싶었다.
하늘 나무 위 혹은 하늘 나무 아래
그들이 꿈꾸는 "부도"에....



막으려해도 피할 수 없는 일
독을 품은 꽃이 씨를 뿌리네
그 꽃이 결국 활을 쏘네
운명은 눈감지 않으리.

피지 말았어야 할 꽃이여!
독을 품어야만 할 꽃이여!
칼날 위를 걸아가는 자여!
활을 뽑아야만 하는 자여!


내겐 너무 치명적이고 매혹적인 작품
<바람의 나라>
그 꽃이 결국 나에게 활을 쏜다.
가슴 한 복판을 향해
그대로 꽃.힌.다....
정..확..하..게..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