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6. 10. 08:24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시몬)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뮤지컬 <Jejus Christ Superstar>

2013년 6월 8일 막공을 봤으니 정확히 2년이란 시간을 흘렀다.

다시 올라오길 정말 많이 기다렸던 작품이라 아무 망설임 없이 첫공을 예매했다.  

역시나 이럴 줄 알았다.

젠장, 젠장, 젠장.

막공같은 첫공이었고 마이클리의 예수는 또 다시 전율 그 자체더라.

2013년에도 할 말을 잃게 만들었는데 지금은 한국어 발음까지 더 좋아져서 그야말로 올킬이다.

Top of Top이고 Kill of Kill이다.

조명때문이 아니라 무대에 서있는 마이클리에게서 눈부신 빛이 뿜어져 나온다.

마이클리의 "겟세마네"는 보고, 듣고만 있는대도 내가 그대로 불타오르는것 같다.

그 뜨거움에 내가 폭발해서 산산조각날 것 같은 느낌.

저 작은 체구 어디에 저런 성량과 저런 고음과 저런 표현이 숨어있는걸까?

진심으로 거룩하더라...

 

그리고 정재일.

그의 편곡은 훨신 더 쎄졌고 공격적이다.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시종일관 폭격처럼 몰아쳐 치열한 전투현장에 있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작품 자체는 예전보다 훨씬 더 서정적으로 다가왔다.

그리고 그 둘이 만들어내는 시너지효과가 내게는 빅뱅처럼 강렬하고 엄청났다.

시작부터 몸이 저절로 벌떡벌떡 일어나질 것 같아 매번 나를 주저앉히기가 힘겨웠다.

<JCS>는 overture만 시작되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개인적으로 락뮤지컬을 싫어하는 쪽인데

이상하게 <JCS>는 2007년도부터 그 원칙을 무너뜨렸고

2013년에는 아예 박살을 냈다.

정재일의 격정적인 지휘를 보고 있으면

오케의 연주가 폭격처럼 느껴지는게 당연하구나 싶다.

 

조명도 예전보다 좋아졌고

몇몇 장면에서 아우라처럼 빛을 집중화시킨 건 정말 좋았다.

가사와 대사에도 조금씩 변화를 줬고

"Pilate's Dream" 장면은 가장 도드라진 변화가 있다. 

넘버 앞에 앙상블의 노래를 집어넣고

빛으로 가득한 예수와 빌라도가 나란히 한 무대에 세워놓으니

빌라도의 꿈이 그대로 현현되는것 같아 개인적으론 아주 인상적이었다.

지현준 빌라도도 2013년과 비교하면 딕션과 연기 다 일취월장했다.

2013년에는 거만하고 권위가 느껴지는 빌라도였는데

지금은 고민하고 괴로워하는 빌라도였고

"39 Lashes"에서는 예수만큼 괴로워하고 아파하는 모습이었다.

"Hosanna"와 "Semon Zealotes"도 훨씬 더 좋았아졌고

(다만 시몬 최종선이 너무 엡셋된 느낌...)

"The Last Supper"의 대립도 예전보다 훨씬 더 강해져서 좋았는데

단지 윤형렬 유다가 버거워하는게 눈에 많이 보이더라.

"The Devil" 윤형렬 X가 너무 좋아서 유다에 대한 기대가 정말 컸는데

첫공땐 넘버의 기복이 심하고 후반부로 갈수록 페이스를 잃은 것 같아 아쉬웠다.

(아직 초반이니까... 점점 나아질거라고.... 일단은... 믿으련다....)

장은아는 가냘프고 여린 마리아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팠고.

연기도 노래는 훨씬 더 섬세해지고 아름다워졌서 참 좋았다.

그리고 끝장을 내주신 제사장과 앙상블!

특히나 바닥을 뚫는 바리톤 최병광이 가야바로 묵직하게 버텨주니

안나스의 고음도 확 살아나면서 제사장 3인의 음색이 비로소 제자리를 잡았다.

2007년 서울예술단 <JCS>이후로 최병광 가야바를 얼마나 바라고 또 바랬는데...

이제야 소원풀이 했다!

 

<JCS>는,

정말 정말 정말 정말 너무 좋은 작품이고,

마이클리 예수는 정말 정말 정말 경이고 황홀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마이클리가 10월에 초연되는 뮤지컬 <엘리전스(Allegiance)> 때문에 브로드웨이로 돌아간대서...

더 큰 무대에 있어야 할 배우가 너무 오래 우리나라에 있는 것 같아 속상했는데

막상 가야한다니 이번엔 반대로 무작정 붙잡고만 싶어진다.

지금 상태라면 마이클리가 미국에 있는 동안 마리아로 빙의될지도 모르겠다.

죽도록 그리움만 남기고 가셨네...

돌아올 그 날만을 기다릴께요...

남겨진 우리는 어떻하나요...

다시 시작해요, 다시 시작해요...

 

* 개인적인 소망 하나!

  마이클리가 미국에서도 지금처럼 열심히 한국어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보다 더 많은 마이클리의 작품을 보고 싶으니까!

  마이클리의 <맨 오브 라만차>를,

  마이클리의 <지킬 앤 하이드>를,

  마이클리의 <오페라의 유령>을,

  마이클라의 <레미제라블>을,

  마이클리의 <아이다>를...

  그런 날이... 어쩐지... 정말 올 것 같다. ^^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6. 10. 08:43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회전문에 탑승했다.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래도 5월까지는 잘 버텨냈었는데...

스스로 정한 원칙과 규칙은 깡그리 무시되고 버려졌다.

평일 저녁공연을 위해 샤롯데에 간다는 것,

너무 난감한 일이라 꿈도 꾸지 않던 일이다.

그런데 그가 그렇게 만들었다.

그가 내 터부를 깨부쉈다.

마이클리!

모든 것들은 그가  다 무시하게 만들었다.

그를 한국에서 언제 또 다시 보게 될지 전혀 알 수 없기에,

후회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예감은...

결코 틀린 적이 없다.

최고의 작품이고, 최고의 캐스팅이고, 최고의 감동이다.

눈과 귀를 떼지 못하게 만든다.

마이클리의 "Gethsemane"는 저러다 무대 위에서 형체도 없이 폭발해버리는 건 아닌까 두려움이 느껴질 정도다.

그저 보고 있을 뿐인데도 내가 괴롭고 아프다.

또 다시 내상(內傷)을 입었다.

거듭거듭 치명적이다.

 

 

정재일 음악감독이 지휘하는 걸 처음 봤는데

확실히 소리가 다르다.

그의 격렬한 지휘에 대해 말들이 많은 것 같은데

개인적으론  멋진 퍼포먼스라고 생각한다.

시종일관 가사를 따라하면서 지휘하는 그의 모습은 퍽이나 인상적이었다.

기승전결과 감정 표현이 확실한 지휘였다.

일종의 좋은 참고서적 같았다고나 할까! 

(그나저나 지휘도 정재일처럼 격렬하게 한다면 하루에 2번 하는 건 도저히 무리겠다 ^^)

마이클리 예수와 한지상 유다의 마지막 공연.

한지상은 그야말로 물오른 기량을 선보였다.

아주 영리하고 똑똑한 유다였다면 이해가 될까?

5월 18일에는 어딘지 해설자같은 느낌이었는데 이날은 극 속에 완전히 빠져있었다.

그의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은 너무 안스러워서 불쌍했다.

(이렇게 되면 이 녀석의 <스칼렛 팜피넬>을 기대 안할려야 안 할 수가 없다)

마이클리의 진심이 담긴 feel은 모든skill을 완벽히 이긴다.

시몬과 유다, 예수를 두루 섬렵한 그는 작품을 전체적으로 너무나 잘 이해하고 파악하고 있다.

자기 배역에만 집중하는게 아니라 작품 전체에 깊게 집중하고 표현한다.

정말이지 이젠 성스러움이 느껴질정도다.

skill로는 도저히 표현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걸,

배우 마이클리를 보면서 충분히 깨달았다.

그리고 그의 십자가 처형 장면은 아무래도 미스터리로 남을 것 같다.

도대체 숨을 언제 쉬지?

도저히 그렇게 오랜 시간을 참을 수는 없을 것 같은데

배가 움직이는 게 감지가 안된다.

 

마지막 커튼콜까지 감동.

한지상이 앵콜송 "Superstar" 말미에 마이클리를 come back 시켰다.

("돌아와~~~ 돌아와~~!)

여러가지로 멋진 환호였고 멋진 이벤트였다.

한지상과 마이클리의 마지막 만남.

아마도 오랫동안 잊지 못할 것 같다.

 

6주는 정말이지

너무 잔인하게 느껴질만큼 짧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22. 08:27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 26. ~ 2013.06.08.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관람하고 나오는데 다리가 흔들렸다.

그리고 어깨부터 타고 내려오는 격심한 극육통까지...

난감하고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마이클리는 어쩌자고 나를 이 작품 속에, 그 인물 속에 이렇게까지 깊게 끌어들일까?

몸이 감당해야하는 현실적인 고통때문에 그에게 화가 났다..

빛이, 시선이, 그 마주보는 거리들이 내 손안에 잡힐듯 나므니 선명하다.

이렇게 몸 안에 고통으로 각인시켜버리면 거기서 헤어나오기가 정말 어렵고 힘겨운데...

감당할 수 없는 장면들을 감당해야만 한다는 건,

결코 다시 겪고 싶지 않은 통증이다.

육화된 구체적인 통증의 깊이는 나를 어디까지 데리고 갈까?

젠장할!

오랫동안 trauma로 남겠구나.

마이클리!

<미스 사이공>에 이어 두번째 펀치를 날린다.

그리고 이번 경우는 정말이지 너무나 결정적인 한방이라 도저히 맥을 못추겠다.

 

윤도현, 김신의 유다에 이어 마지막으로 확인한 한지상 유다.

<스위니토드>때부터 눈여겨봤던 배우였는데

어느틈에 이렇게 확실한 존재감을 주는 배우가 됐다.

이 작품에서도 그는 너무나 능숙하고 노련하게 유다를 연기한다.

너무 노련하다보니 1막에서는 유다가 작품 속 인물이 아니라 전지적 관점을 가지는 해설자처럼 보여질 정도다.

아무래도 배우로서의 개인적인 욕심과 의욕이 유다라는 역할속에 너무 많이 투영된 것 같다.

노래 부르는 것도 지금까지와는 좀 달랐다.

(겹치기 출연했던 <next to normal>과도 확실히 차이가 난다)

서편제와 이지나의 영향이었을까? 

"창(唱)"의 뉘앙스가 많이 풍긴다.

그래선지, 아니면 락커들의 유다를 먼저 봐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1막은 살짝 이질감이 느껴졌다.

그래도 1막 후반부터 2막까지는 그야말로 물오른 그의 연기에 완전히 빠져버렸다.

1막 마지막 장면 가야바 앞에서 머뭇거릴때의 표정과 연기도 너무 좋았고

최후의 만찬은 마이클리와 아주 팽팽한 대립을 보여줘 아주 좋았다.

날카롭고도 묵직한 싸움이었다.

 

마이클리.

그의 <겟세마네>만 보고 나가야한대도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이 한 곡 속에 그는 이 작품의 기승전결 모두를 담아낸다.

이 넘버를 부르는 마이클리는 그 모습은

그 자체가 이미 하나의 완벽한 작품이다.

베드로와 요한, 시몬을 부르는 그 간절한 목소리를 시작으로

덜컹 내려앉는 심장과 함께 폭격처럼 들이닥치는 깊은 외로움과 두려움은 아직도 생생하다.

폭발하는 엄청난 샤우팅과 도저히 믿겨지지 않는 긴 호흡,

도대체 이 노래를 부르면서 호흡과 티이밍을 어떻게 그렇게 완별하게 컨트롤할 수 있지?

몰아쉬는 숨소리의 기미조차도 전혀 감지할 수 없다.

모든 감정을 쏟아붓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그의 몸이 폭발하지 않고 여전히 무대에 남아있다는게 도저히 믿겨지지 않을 정도다.

노래를 끝내고 나면 그 감정들은 또 어떻게 추스를 수가 있는건지!

뭐지?뭐지?뭐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다.

온 몸과 영혼을 거침없이 다 바치는 마이클리의 예수를 보는 건

아름다움 공포고

원시적인 탐욕에 가까운 일방적인 매혹이다.

십자가 장면에서는 배의 호흡도 느껴지지 않는다.

그 순간 나는 진심으로 그의 생사 여부가 걱정됐었다.

그때의 심정을 일종의 "육체이탈"이라 명명해도 무방하리라.

정말 왜소하고 작은 사람일 뿐인데

이젠 그가 그리스신화의 티탄보다 더 거대한 거인처럼 느껴진다.

 

그런 그가 커튼콜에서는 또다른 감동은 전한다.

그의 표정 속에는

작품에 대한, 함께 한 배우들에 대한,

그리고 환호를 보내고 있는 관객에 대한 깊은 감사와 감격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순수하고 맑은 소년을 보고 있는 느낌!

이 작품은 배우로서 그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작품이 될 게 분명하다.

그리고 그건 내게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자체 막공이라는 나의 다짐은 아무래도 지켜지지 못할 것 같다.

어쩔 수 없다.

때로는 예외가 필요한 순간이 오기도 한다.

마이클리의 <JCS>가 바로 그 예외의 순간이다.

 

빛과 시선이 시선이 주는 여백.

그리고 마이클리.

<JCS>가 내게 남긴 강렬한 화두를

나는 한 번 더 감당키로 결심했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15. 07:58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26. ~ 2013.06.09.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드디어 마이클리의 JCS를 봤다.

<미스 사이공> 이후에 정말 오랫만에 마이클리의 노래와 연기를 보는거라 혼자 살짝 감회에 젖었다.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에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가 출연한다는 건!

이건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냥 가는 거다.

게다가 이번 관람은 인터파크 굿티 50% 할인이라는 정말 은혜로운 이벤트 덕분에

예정에 없던 몽니 김신의 유다로 관람할 수 있엇다.

 

JCS는 Overture만 들어도 가슴이 마구 뛴다.

사실 이 한 곡이 갖는 매력도 엄청나긴 하다.

그 안에 예수, 유다, 마리아, 빌라도, 제자들의 모든 이야기가 그야말로 축약본처럼 담겨있다.

JCS의 첫 비트를 따라가다보면

마치 내 귀에 대고 직접 말하는 것 같다.

"Are you ready?" 라고!

그러면 나는 또 대답한다

"Yes! All ready!"

 

마이클리 예수.

일주일 전에 관람한 박은태 예수는 너무 비장하고 경건해서

예수의 인간적인 모습이 오히려 잘 느껴지지 않았었다.

그런데 마이클리는 고난을 피하고픈 인간적인 모습을 너무나 잘 표현했다.

그러면서도 표정은 더없이 편안하고 평온하다.

이 두 가지가 합쳐지니 그게 또 묘한 아우라를 남긴다.

급기야 2막의 "Gethsemane"에서는 정점을 찍는다.

신성(神性)과 인성(人性)의 엄청난 충돌은 일종의 빅뱅을 보는 느낌이었다.

자그마한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성량과 집중력은

극의 내용을 모르고 온 관객들의 소원한 마음까지도 완벽히 휘어잡았다.

그는 이 한 곡에 작품의 시작과 끝 모두를 온전히 담아냈다.

그래서 곡이 끝낸 후 땀과 극의 감정으로 뒤범벅이 된 마이클리의 모습에 경외감이 느껴질 정도다.

그건 배우로서의 skill에 대한 경외가 아니라

작품에 대한, 인물에 대한 깊은 몰입과 일체감이 주는 감동이었다.

마지막 십자가 장면에서는 박은태는

금이라도 화면에 더 나오기 위해 애를 쓰는 액스트라의 죽음을 떠올리게 했다.

죽었나 싶었는데 한 마디 하고.

이제 정말 죽었겠지 했는데 또 한 마디 하고... 

뭐랄까, 너무 뜸을 들인다고나 할까?

다행히 마이클리에게서는 그런 느낌을 못 받았다.

(어쩌면 이건 개인적인 애정도에서 비롯된 몰입의 차이일수도 있었겠지만...)

한국어 발음도 <미스사이공>때와 비교를 하면 정말 놀라울 정도다.

센 받침과 ㅅ 발음이 좀 부정확하긴하지만

정확한 한국어 딕션을 위해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충분히 느껴진다.

마이클리.

본인의 바람처럼

한국에서 다른 작품에서 다시 볼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김신의 유다는 뮤지컬이 처음이라 좀 걱정스러웠는데

딕션과 넘버 소화력은 좋았다.

(그래도 역시 연기는 조금 어색하더라.. 액팅도 그렇고..)

마이클리와 목소리톤이 완전히 다른 게 오히려 묘한 조화를 이룬다.

2004년도 이태희 유다를 떠올리게도 하고...

그런데 "Superstar"를 부를 땐,

유다 김신의가 아니라 몽니 김신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인다.

저러다 혹시라도 해드뱅잉을 하는 건 아닌지.

아니면 중간에 "Put your hands up!"나 "Say Ye~~!"를 외치진 않을지 좀 조마조마했다.

(커튼콜에서는 하더라... "소리질~~~~러~~!"

그래도 전체적으로 반항아적인 유다 이미지를 잘 표현한 것 같다.

"배신을 강요받은 자"란 작품의 의도와도 어느 정도 잘 맞는 것 같고..

(유도현 유다 같은 팽팽함은 확실히 없었지만)

빌라도는 지현준보다 김태한이 훨씬 괜찮았다.

노래, 딕션, 연기 전부 다.

김태한에게서는 빌라도만의 고뇌가 느껴진다.

워낙에 코믹한 배역을 많이 한 배우라 빌라도가 어울릴까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확실히 경력으로 쌓인 내공은 무시할 수 없는 모양이다.

헤롯 김동현.

아무래도 조권의 쓰나미가 너무 강력했던 모양이다.

분량은 작지만 임펙트면에서는 어마어마한 헤롯을 조권이라는 아이돌이 이미 정점을 찍어버렸다.

그래서 누가 하든 조권보다 더 좋은 평가를 들을 수는 도저히 없을 것 같다.

게다가 김동현은 조권보다 더 가볍고 코믹하게 헤롯을 표현했다.

그래서 인물이 동동 떠버렸다.

어쩔 수 없다.

이건 김동현 탓이 아니다.

다 조권 탓이다.

 

이 작품은 앙상블의 활약이 엄청나게 중요한 작품인데

이번 공연은 그게 전부 주연들의 어깨위로 넘어가버린 것 같다.

JCS 공연 소식을 들었을 때 은근히 바랬었다.

서울예술단이나 서울시뮤지컬단처럼 오래동안 합을 맞춰온 이들이 해주면 좋겠다고...

(서울예술단이 이 작품을 하게 될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앙상블이 주연보다 많이 떨어지는 건 확실히 너무 큰 단점이다.

그러다보니 "Simon Zealotes" 도 느낌이 충분히 살지 못했다.

시몬을 주축으로 파워풀한 혁명의 도화선이 느껴져야 하는데

클럽에서 춤추는 스타일리쉬한 젊은이들만 보인다.

셔플댄스를 추는 건 아닐까 걱정했다.

번역은 의외로 고전적이었는데

배우들이 너무 스타일리쉬하다보니 이질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시몬과 베드로의 비중이 너무 묻혀버린 것도 아쉽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JCS에 대한 개인적인 만족도는 아주 높다.

작정한 듯한 이지나의 연출과

역시 작정한 듯한 정재일의 엄청난 편곡,

게다가 혼신의 힘을 다하는 작정한 듯한 주연 배우의 활약은

이 작품을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적어도 내겐)

6주간의 공연기간은 확실히 너무나 짧다.

마이클리 예수, 한지상 유다로 1번의 관람이 남아있는 나는 마냥 아쉬울 뿐이다.

그래서 무지 고민중이다.

 

어쩌나~~

마이클리.

이 사람이 나를 대놓고 흔든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3. 5. 8. 07:44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3.04.26. ~ 2013.06.09.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연출 : 이지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 윤도현, 김신의, 한지상 (유다)

        정선아, 장은아 (마리아) /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조권, 김동현 (헤롯)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주)설앤컴퍼니, RUG, CJE&M

 

이 작품, 정말 기다렸다.

2004년 11월에 푹 빠져서 본 후에 무려 9년 만의 관람이다.

그때 이 작품을 보면서 받았던 충격은!

지금도 도저히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임펙트가 강했다.

서울시뮤지컬단을 주축으로 박완규, JK 김동욱이 예수와 유다로 분했었다.

경기도를 시작으로 세종문화회관, 지방투어까지...

아직도 그 기억이 생생하다.

<지킬 앤 하이드>와 이 작품 덕분에 나 또한 공연관람이라는 몹쓸 길로 접어들게 됐다.

이 두 작품이 아니었다면,

아마 지금쯤 부자가 됐을지도 모르겠다!

(진실로 진실로, 진심이다!)

  

예수가 십자가가 못박히기 전 7일간의 행적을 담은 이 작품은,

파격과 경이, 그리고 놀라움의 연속이다.

우리가 아는 기독교적인 신의 아들 예수가 아닌,

그저 한 명의 인간으로 그려진 예수의 모습과

배신을 강요당한 유다의 어쩔 수 없는 선택과 절망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받았던 충격은

종교와 믿을을 뛰어넘은 그 무엇이기도 했다.

이 작품이 1971년 미국에서 초연됐을 때도 그 반향이 엄청났단다.

예수를 "슈퍼스타"라 지칭한 것에 대해 기독교인들이 신성모득이라며 데모를 일으키고

심지어 일부 라디오 방송국에서는 이 곡 자체를 금지곡으로 지정하기까지 했단다.

이게 일종의 노이즈마케팅 효과를 발휘했는지 작품은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이 작품만큼 원작에 수정이 가해진 작품도 드문 걸 같다.

우리나라에서도 2004년 경기도 공연 첫 날에 마지막 장면을 자체 수정했던 걸로 알고 있다.

(아마도 예수의 부활을 표현하고 싶어서가 아니었을까?)

그러다 RUG의 반발로 다시 원상복귀되는 웃지 못할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2004년도에 이 작품을 여섯 번 정도 관람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앙상블의 파워에 엄청난 감동을 느껴었다.

서울시뮤지컬단이 만들어낸 "The Temple"과 "Make Us Well"은 엄청났다.

특히나 "Make Us Well"은 바닥에서 병자들이 예수를 향해 한 명씩 기어오는 모습을 보면서 

엄청난 두려움과 공포를 느꼈었다.

(아직까지도 그 장면이 주는 공포는 생생하다)

이 작품은 나에게 참 각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어

모든 장면들이, 심지어는 김문정 지휘자의 손끝까지도 생생하게 기억될 정도다.

가야바 최병광의 땅을 파고드는 엄청난 저음도,

안나스 주성중의 찌르는듯한 날 선 고음도,

이연경과 유미의 조심스럽던 마리아도,

빌라도 김법래의 묵직한 저음과 조상원의 천진난만한 헤롯도 다 기억난다.

락커 박완규의 엄청난 허리꺽기와 JK 김동욱의 웅웅거리던 불분명한 딕션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뒤인 2007년에 다시 공연됐을 때 관람하지 않았던 건,

캐스팅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아서였다.

그래선지 이번 공연이 개인적으론 너무 반가웠다.

게다가 마이클리와 박은태, 윤도현, 한지상, 정선아가 캐스팅됐단다.

두말할 필요없이 "Must See!"하기에 충분했다.

 

박은태 지저스는,

얼굴과 표정, 액팅이 참 비장하고 거룩하고, 좋은 의미로 고집스러웠다.

워낙에 고음이 좋은 배우라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이상하게 고음으로 갈수록 목소리톤이 더 가늘어져서 오히려 여성스런 느낌이 강했다.

특히 예수의 대표곡" 겟세마네" 는 그런 느낌이 더 강해져서 좀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마지막 부분" 죽이소서! 지금 내 맘 변하지 전" 이 부분의 표현은 좋았다.

원망섞인 체념과 누구도 꺽을 수 없는 확고한 신념이 느껴져서...

그리고 이 부분부터 박은태의 지저스가 조금씩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39번의 채찍질과 십자가 처형 장면은 본인도 연기하면서 많이 힘들겠지만

보는 나도 너무 많이 힘겨웠고 섬득했다.

(이 작품을 하루에 2회 공연한다는 건 도저히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뮤지컬배우 박은태.

정말 기이하다!

매번 새로운 작품에 들어갈때마다 정말 잘할 것 같은데

막상 뚜껑을 열고 보면 기대만큼 그렇지 못하다.

그렇다고 그가 못한다는 건 아닌데 여전히 인물보다는 박은태가 더 많이 보인다.

아무래도 아직까지는 <엘리자벳>의 "루케니"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이건 박은태가 뮤지컬배우로서 꼭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하겠다.)

 

다시 한 번 유다로 돌아온 윤도현은 이날 공연의 진정한 갑이었다.

개인적으론 역대 최고의 유다라고 말하고 싶다.

딕션과 연기, 표정도 너무 좋았고 넘버 소화력도 정말 엄청났다.

아마도 정재일 음악감독의 편곡을 완벽히 이해하고 공감한 유다가 아닐까 싶다.

(편곡자 정재일에게 정말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정선아 마리아와 조권 해롯도 좋았다.

특히 조권은 등장하는 시간으로 따지면 정말 짧은데

그 짧은 장면을 완벽하게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었다.

헤롯타임이 아니라 완벽한 조권타임!

게다가 자신에게 시선이 쉽게 가지 않는 39번의 채질질 장면에서도

무대 제일 위에서 열심이 연기하는 조권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기특하단 생각이 절로 든다.

헤롯처럼 임팩트가 강한 역할을 자신의 첫 뮤지컬로 선택한 조권은,

확실히 영리한 아이돌이다.

 

개인적으로 2004년과 비교해보면,

무대와 조명, 편곡은 지금이 훨씬 좋았고

번역과 앙상블은 2004년도가 훨씬 좋았다.

가사의 일부를 영어 그대로 사용한 건 나쁘지 않았는데

번역 자체가 좀 투박하고 라임에도 잘 맞지 않는다.

쏭스루 뮤지컬인데 가사가 너무 성급하거나 느리다.

(이 표현이 이해가 될까?) 

빌라도 지현준은 딕션이 뭉개져서 잘 들리지 않았고

39번의 채찍장면에서는 예수보다 본인이 훨씬 더 괴로워하면서 바닥을 기어다녀서(?)

시선을 산만하게 분산시킨다.

가야바, 안나스는 사실 좀 참혹한 정도였다.

최병광의 비현실적인 저음과 주성중의 간교한 고음이 참 많이 그리웠다.

2막 첫 장면에서 최후의 만찬 장면이 좀 상징적으로 변한 것도 조금 아쉽다.

2004년도에 예수와 유다가 긴 테이블위에서 서로 대적하는 장면을 꽤 인상적으로 봤었는데...  

유다와 앙상블의 "Superstar"도 느낌이 확 달라졌다.

예전엔 쇼걸같은 천사들이 검은 옷과 흰옷을 나눠입고 무더기로 나와 쇼뮤지컬같은 느낌을 줬었는데

지금은 도입부분은 유다와 4명의 뽀글머리 코러스걸이 나와서 약간 코믹하게 변한 것 같다.

2004년도에 이 장면이 주는 파격적인 표현과 느낌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그래선지 유다가 감당해야 할 부분이 훨씬 늘어난 것 같다.  

 

이번 무대세트는 삭막하고 극도로 건조한 사막을 떠올리게 해서 좋았다.

(2004년도에 웅장한 성곽을 느낌의 무대 셋트도 나쁘진 않았다)

그리고 이지나 연출.

그녀의 작품에서 매번 느끼는 사실이지만

첫장면부터 시작해서 <바람의 나라> 오마주를 여러번 목격했다.

솔직히 이게 이지나가 그렇게 연출을 시도한건지,

아니면 워낙에 수정을 꺼려하는 RUG라 오리지널에서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나쁘지 않았다는 거다!

 

올 해 <JCS>가 다시 공연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워낙에 애정하는 작품이라

혹시라도 실망을 하게 될까봐 조금 걱정했었는데...

다행이다!

아주 좋았다.

그리고 기대중인  마이클리 예수로 두 번의 관람이 아직 남아있다.

마이클리가 보여줄 예수!

이번 주말에 드디어 확인할 수 있다.

 

좀 설랜다.

사실은 아주 많이...

 

 

 

Act I.
1. Overture
2. Heaven On Their Minds (유다)
3. What`s The Buzz (지저스, 마리아, 제자들)
4. Strange Thing, Mystifying  (유다, 지저스, 제자들)
5. Everything`s Alright (지저스, 마리아, 유다, 제자들)
6. This Jesus Must Die (가야바, 안나스, 앙상블, 사제들)
7. Hosanna (가야바, 지저스, 제자들, 군중)
8. Simon Zealotes (시몬, 제자들)
9. Poor Jerusalem (지저스)
10. Pilate`s Dream (빌라도)
11. The Temple/Make Us Well (지저스, 상인들, 환자들)
12. Everything`s Alright - Rprise (마리아, 지저스)
13. I Don`t Know How To Love Him (마리아)
14. Damned For All Time / Blood Money (유다, 가야바, 안나스, 사제들, 사자들)

Act II.
15. The Last Supper  (유다, 지저스, 제자들)
16. Gethsemane- I Only Want To Say (지저스)
17. The Arrest (유다, 지저스, 베드로, 제자들, 가야바, 안나스, 군중)
18. Peter`s Denial (베드로, 마리아)
19. Pilate and Christ (빌라도, 지저스, 안나스, 군중)
20. King Herod`s Song (헤롯)
21. Could We Start Again, Please? (마리아, 베드로, 앙상블)
22. Judas` Death (유다, 가야바, 안나스, 사자들)
23. Trial Before Pilate / 39 Lashes (빌라도, 가야바, 안나스, 지저스, 군중)
24. Superstar (유다, 코러스걸)
25. Crucifixion (지저스, 앙상블)
26. John Nineteen; Forty - One 요한 19장 41절 (오케스트라)

Posted by Book끄-Book끄
그냥 끄적 끄적...2010. 3. 24. 06:28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신작
<Love Never Dies>가 3월 9일 드디어 공개됐다
그가 <The Phantom of The Opera>의 속편을 완성했고 곧 무대에 올려질거란 기사는
작년 말에 이미 읽어서 알고 있었다.
기사의 내용은 이렇다



뉴욕의 <팬텀> 공연이 작년에 브로드웨이 역사상 최초로 9천회를 달성했다,
분명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은 상업적으로 다른 뮤지컬이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영역을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아직까지 웨스트엔드에선 <레미제라블>이 최장기 공연 기록을 '팬텀'에게 넘겨주지 않고 있지만, 브로드웨이에선 이미 '팬텀'이 <캣츠>가 가지고 있던 최장기 공연 기록을 넘어섰고, 이제 22년간 9천회 이상의 공연 기록을 세우게 된 영광도 맛보게 되었다.

1988년 1월 초연 이래 '팬텀'은 브로드웨이에서만 약 74억 달러를 벌어들였고, 전세계적으로 벌어들인 수입이 5십억 달러라는 통계가 나오고 있다. 이는 역사상 단일 엔터테인먼트로는 가장 성공한 예로서, 영화사상 가장 큰 흥행을 거두었던 '타이타닉'의 수익이 약12억 달러였음을 상기할 때 현재 진행형인 '팬텀'의 상업적 가치가 얼마나 대단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팬텀은 죽지 않는다?


그리고 지금도 전세계를 누비며 열심히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이 2009년 10월 8일 목요일 11시(런던 시각)에 그 속편에 관한 공식적인 중대한(?) 발표를 한다는 편지를 전세계에 발송했었다.

이제 무대는 파리의 오페라 하우스에서 뉴요커들의 휴양지이자 놀이 공원이었던 20세기 초의 코니 아일랜드(Coney Island)로 옮겨지게 되고, 팬텀이 사라진 지 10년 후로 설정된 속편에서는 성공한 크리스틴이 남편 라울과 아들 구스타프와 함께 코니 아일랜드로 초대되어 팬텀의 계획에 휘말리게 되는 스토리를 예정하고 있다. '팬텀' 속편의 공식적인 공연은 2010년 3월 9일 로이드 웨버 소유의 아델피 극장이며, 더불어 뉴욕에는2010년 11월 11일, 호주에서는 그 다음 해인 2011년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 하이드 파크에서 열렸던 로이드 웨버의 60세 생일 콘서트 말미에서 로이드 웨버 자신이 밝혔듯이 팬텀 두번째 이야기의 공식 제목은 다소 촌스러운(?) <러브 네버 다이스, Love Never Dies>이다.

홍보 마케팅의 달인 로이드 웨버


사실 로이드 웨버가 우리에게는 뮤지컬 작곡가로서 잘 알려져 있지만, 어쩌면 그의 뮤지컬 분야에서의 탁월한 마케팅, 홍보 기법은 그가 곡을 쓰는 능력보다 더 인정 받았어야 했는지도 모른다. 그의 남다른 사업 재능은 초창기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와 <에비타> 의 경우 공연을 선보이기도 전에 컨셉 앨범을 발표해 대중의 이목을 끌었던 일화로도 유명하지만, 최근 몇 년간의 TV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로이드 웨버가 고안해 낸 새로운 뮤지컬 마케팅 기법의 총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효과적이었고 그 효과는 막대한 공연 수입으로 입증된 바 있다.

이런 마케팅, 홍보의 대가 로이드 웨버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흘렸는지도 모르지만 그 동안 '팬텀' 속편에 대한 여러 가지 뉴스거리와 루머들이 꾸준히 웨스트엔드 여기저기서 흘러나왔었다. 로이드 웨버의 고양이가 디지털 피아노에 작곡해 저장해 놓았던 '팬텀2' 곡들을 모두 지웠다는 동화같은 이야기에서부터, 작사가, 연출 그리고 주인공인 팬텀과 크리스틴을 누가 맡게 될 지에 대한 여러 추측성 기사와, 공연의 타이틀도 로이드 웨버가 제목을 직접 밝히기 전까지는 여러 의견이 나오기도 했었다.

거기에다가 공식 발표가 있기 전까지 팬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던 '팬텀2'의 초기 홍보는 요새 넷상에서 인기있는 트위터(Twitter)를 통해 이루어졌었다. 팬텀이 어두컴컴한 지하 작업실에서 넷북으로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모습을 어떻게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는가?

숨 고르기

원점으로 돌아가서 다시 자문해 보자. 우리는 '팬텀1'만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을까? (아니면 로이드 웨버 자신이 만족하지 못했던 것일까?) 지금까지 속편을 제작해서 성공한 경우가 얼마나 많았었나? 팬텀의 크리스틴에 대한 집착이 노마 데스몬드의 조 길리스에 대한 집착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팬텀' 속편에서 진정한 러브 스토리를 기대할 수 있을까? 더불어 로이드 웨버의 주위를 둘러봐도 영화로 제작된 '팬텀'은 기대만큼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고, 그가 리바이벌 공연 외에 가장 최근에 만들었던 신작 뮤지컬 <우먼 인 화이트, The Woman in White>도 흥행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뜬금없는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 원고를 쓰면서 '팬텀'의 이미지와 함께 뇌리에 중첩되었던 뮤지컬이 있었는데 바로 <시카고>였다. <시카고>에서 록시와 벨마의 변호를 맡은 능력있는(?) 변호사 빌리 플린은 세상은 쇼 비즈니스와 같은 이치라고 노래한다. 그가 법정에서 ‘래즐 대즐(Razzle Dazzle)’을 부르며 우리에게 전하는 조언은 대중들은 추악한 진실을 원하기 보다 화려하고 신기루 같은 매직과 서커스에 현혹당하고 싶어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대중들이 원하는 그것을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양만큼 제공해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바로 ‘성공’하는 사람인 것이다.

정말 그렇다. '팬텀2'와 같이 거대 자본이 움직이는 엔터테인먼트는 어쩌면 작품이 얼마나 완성도 있고 훌륭해야 하는 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대중들에게 홍보하여 그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가가 관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보고 감동받고 공연을 사랑하게 된 팬들의 진정성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이 모든 것이 자본주의 무대 위에 펼쳐진 현란한 눈속임의 마술쇼와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원작보다 나은 속편을 기대하며

결국엔 '팬텀' 속편이 얼마나 완성도 있는 뮤지컬로 탄생할 지는 내년 공연이 시작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의 로이드 웨버 자신의 행적이나, 주변의 여러 편린들을 퍼즐 끼워 맞추듯 종합해 살펴보면 공연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공연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뮤지컬로서의 공연 완성도를 말하는 것이다. 사실 <오페라의 유령>도 찬찬히 들여다 보면 작품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텍스트는 많이 빈약한 편이다. 단지 그러한 단점들이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과 대규모의 자본으로만 가능한 볼거리로 살짝 가려졌을 뿐)

아무튼 이 글마저도 어쩌면 '팬텀2'의 홍보에 일조하는 기사의 운명일 수도 있겠지만, 이 기회를 통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런던에 살고 있는 뮤지컬을 사랑하는 팬으로서, 세계 4대 뮤지컬이니, 최고의 로맨스니 하는 제작사의 어설픈 마케팅 홍보기법에 현혹되어 꼭두각시처럼 휩쓸려 다니지 말고 조금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균형감 있게 작품을 함께 바라보자는 의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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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려성의 이 기사를 읽었었다.
그리고 실제로 <Love never dies>는 3월 9일 그 모습을 공개했다.
등장인물들은 전편과 동일하다.
팬텀, 크리스틴, 라울, 구스타프(크리스틴과 라울 사이의 아들), 마담 지리, 맥 지리.
일부에선 막장 드라마란 평가도 있긴 하지만 초연은 역시나 대성황을 이루었고
현지의 평가 또한 <The Phantom of The Opera> 못지않게 일단은 합격점이다.
다시 한 번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괴물성과 천재성이 입증된 순간이기도 하다.
 
  

뮤지컬 <Love Never Dies>는 팬텀이 파리 오페라 하우스에서 자취를 감춘 10년 후,
유명스타가 된 크리스틴이 공연을 위해 남편 라울과 아들 구스타프와 함께 코니 아일랜드를 방문하고
그곳에서 팬텀과 재회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단다.
팬텀역은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역으로 유명한 라민 카림루(Ramin Karimloo)가
크리스틴은 뮤지컬 "인어공주"의 신예 사에라 보게스(Sierra Boggess)다.
(항간엔 잘생긴 라만 카림루의 얼굴에 가면을 씌우는 건 가혹한 처사라는 우스개소리도 있다.)
가면만을 남긴 채 홀연히 사라졌던 팬텀은 미국으로 건너가 건축가로 성공하게 된다.
그가 디자인한 놀이공원 "코니 아일랜드"가 개장을 눈 앞에 두고 있는 상황.
팬텀은 크리스틴에 대한 그리움을 떨치지 못하고 "미스터 와이"라는 이름으로 그녀에게 초대장을 보낸다.
코니 아일랜드에 크리스틴의 3가족이 도착하면서 극은 본격화된다.
<The Phantom of The Opera>가 상들리에가 떨어지는 다소 아날로그적인 방식이라면
<Love Never Dies>는 첨단의 놀라운 디지로그 방식이란다.
미국 뉴욕의 대규모 놀이 공원이 배경이니 어느 정도 예상이 되지 않을까?
게다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인데...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도 이 작품의 OST에 참여해서 동명의 곡 "Love Never Dies"를 11일 발매했다.
물론 100%로 좋은 작품이란 것도, 100%로 나쁜 작품이란 것도 없겠지만
개인적으론 많이 궁금하고 꼭 보고 싶은 작품이다.
뮤지컬 시장이 엄청난 속도로 거대화하고 있는 우리나라이니까
내 예상으론 조만간 누군가에 의해 라이센스가 수입되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 열심히 기다려보자...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