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5. 6. 23. 08:36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음악감독 :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시몬)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이 날의 "Gethemane"는

2013년과 2015년을 통틀어 내가 목격한 것 중 최고였다.

2막의 불미스런 음향사고를 out of mind로 만들어버릴 정도로 엄청났다.

그 느낌은...

누구에게도, 어디에서도 무너진 적이 없던 꿋꿋한 사람이

단번에 절규하며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건 견딜 수 없는 처절함이더라.

매회마다 마이클리는 나를 감탄과 경이로 뜨겁게 태웠고

그걸로 차고 넘친다고 생각했는데 어쩌자고 또 다시 넘어서버렸다.

인간이 감정적으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치 그 너머를 보고, 듣고, 느꼈다.

마치 그의 심장과 내 심장이 하나로 연결된 것처럼

고통과 슬픔이, 절망과 아픔이 내 몸을 관통했다.

할 말이... 없다.

 

심지어 내가 주저했던 한지상 유다까지도 최고였다.

마이클리와 함께 해서인지 시너지효과가 배가 되더라.

유다를 향한 긍정적인 의미의 압도.

마이클리 지저스에게선 그게 느껴졌다.

덕분에 한지상 유다의 삼류 양아치스러운 껄령함까지도 묘하게 유화되더라.

예언대로 배신은 했지만 지저스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미움과 애증까지도 다. 

 

알파와 오메가.

아무래도 내가 그걸 경험한 모양이다.

 

 

Posted by Book끄-Book끄
보고 끄적 끄적...2015. 6. 19. 07:51

 

<Jesus Christ Superstar>

 

일시 : 2015.06.07. ~ 2015.09.13.

장소 : 샤롯데씨어터

작사 : 팀 라이스

작곡 : 앤드류 로이드 웨버

안무 : 서병구

음악감독 : 김성수

음악슈퍼바이저, 편곡 : 정재일

연출, 한국어 가사 : 이지나

출연 : 마이클리, 박은태 (지저스)

        한지상, 윤형렬, 최재림 (유다)

        이영미, 장은아, 함연지 (마리아)

        김태한, 지현준 (빌라도)

        김영주 (헤롯), 최병광 (가야바), 지혜근 (안나스)

        심정완 (베드로), 최종선(시몬)

제작 : 롯데엔터테인먼트, R&D WORKS, RUG

 

박은태와 한지상.

이 두 사람은 현재 대한민국 뮤지컬계에서 가장 핫한 30대 배우다.

원래 이번 시즌은 마이클리를 고정시키고 유다만 번갈아가며 볼 생각이었는데

박은태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궁금해 급기야 예매를 해버렸다.

마이클리가 미국으로 돌아가면 박은태 혼자 2주 동안 공연할 걸 생각하니 지금부터 안스럽다.

그때는 주말 공연을 지금처럼 4회 다 올린는건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Gethsemane"를 하루에 두 번 부르는건,

배우에게 너무 못할 짓을 시키는것 같아서....

그만큼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지저스"란 역할은 배우를 끝에서 끝까지 몰아치는 역할이다.

쉽게 감당하기 버거운 역할.

 

박은태 지저스는...

눈물과 긍휼함으로 가득한 지저스였다.

마이클리보다 더 인간의 모습에 가까운 지저스.

특히 2막은 온 몸이 고통과 아픔으로 꽉꽉 차있어서 보기가 힘겨울 정도였다.

두 배우의 "Gethsemane"는,

참 많이 다르더라.

마이클리는 보는 사람을 점점 뜨겁게 만들어 결국 폭발시켜버리는 지저스고,

(나도 쓰고 있던 마스크를 중간에 벗어버려야만 했다.)

박은태는 다 보고 난 후 사람을 완벽하게 탈진시키는 지저스다.

그건 마치 누군가의 마지막 유언을 듣는 최후의 1인이 된 것 같은 참담함이었다. 

확실히 <프랑켄슈타인>과 <J&H> 두 작품을 지나온 박은태는

2013년도의 지저스과 비교할때 한층 더 발전했다.

고음뿐만 아니라 간간히 섞인 저음까지도 안정적으로 변했다.

박은태를 떠올리면 그동안은 날카로운 고음의 묘성(猫聲)이 떠올랐는데

이제는 묘성(妙聲)이라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한지상 유다는...

바지 앞주머니에 손가락을 꽃아 넣은 자태(?)부터 상당히 껄렁하고 양아치스럽더라.

첫곡 "Heaven on their minds"에서 "피흘려 고통받는"이라는 가사를 두 번 반복하는 실수가 있었고

발음도, 느낌도 예전보다 훨씬 더 트롯트적이라 많이 당황스러웠다.

(정말 나훈아의 흥으로 계속 직진하는 건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초등 유다의 느낌.

꼭 이렇게 말하는것 같더라.

"에수님! 그렇게 마리아만 계속 이뻐하시면 저는 확 엇나가 버릴거예요!~~"

확실히 한지상 유다는...

예수를 배신하고도 남을 놈이더라.

개인적으론 그루브 강한 한지상보단 윤형렬 유다가 훨씬 더 내 성향에 맞는것 같다. 

(그루브가 강해도 너~~~무 강해서... )

 

이영미 마리아는 모성애가 가득해서 흡사 "피에타" 이미지와 중첩됐고

김태한 빌라도는 "Trial & 39 Lashes" 전후가 확연히 달라지더라.

그의 표현을 보고 있으면 빌라도 역시 희생자라는 사실이 명백해진다.

첫공때 나를 정말 깜짝 놀라게 만든 김영주 해롯은

살짝 tone down을 시키기도 했지만

몇 번 봐서 그런지 첫공만큼 혼란스럽진 않았다.

"Simon Zealotes"에서 시몬의 고음이 흔들린걸 빼면

이날 공연도 전체적으로 So good이었다.

정재일의 천재성이 번득이는 편곡은 역시나 들을수록 몸서리치게 좋고

보는 것 만으로도 몸살을 부르는 정재일의 지휘 역시나 심히 알흠다웠다.

 

이건 뭐 피할 방법이 도무지 없다.

중독이 분명하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