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7. 5. 23. 08:09

2박 3일의 짧은 일정.

오사카 공항에 도착해 리무진을 타고 교토 하찌조구치역에 내려 언니와 형부를 만났다.

캐리어를 끌고 처음으로 갈 곳은 교토 외곽에 있는 소도시 우지(宇治).

우지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차(茶)가 재배된 곳이자

<겐지 이야기>의 배경이 된 곳이다.

교토역에서 JR 나라센을 타고 30여 분 뒤 우지역에 도착했다.

햇빛은 강렬해서 자주 눈을 찡그렸다.

아주 오랫만에 쨍한 햇빛아래 서있는거라 어딘지 낯설고 어색했다.

같지만 다른 햇빛.

그 적당한 이물감이 묘한 청명감으로 다가왔다.

 

 

내가 일본에서 가장 좋아하는건 정원.

이곳 보됴인의 봉황당도 찬란한 햇빛 아래 주인공의 위엄을 뽐냈다.

봉황이 두 날개를 활짝 펼친 모양을 본따서 만들었다는 봉황당은

커다란 연못에 감싸여 있었다.

이 연못은 어머니 뱃 속의 양수를 의미한단다.

태아는 그 강을 건너 세상 밖으로 나와서

또 강을 건너 또 다른 세상으로 돌아간다.

그러니까 윤회 혹은 극랑왕생의 모티브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물

 

 

별도의 입장료를 내면 봉황당 안에 들어갈 수 있는데 

금박을 입힌 거대한 아미타여래좌상이 있고 그 주변으로 52명의 운중공양보살상이 걸려 있단다. 

하지만 나는 박물관을 둘러보는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줄도 너무 길고, 진품은 박물관에 보관되어 있대서...

짧은 일정때문에 세세하게 둘러보지 못하는건 아쉽지만

날개를 활짝 펼친 봉황당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좋았다.

연못둘레를 따라 총총총.

이어지는 사람들의 발걸음.

일행처럼 섞이는 내 발걸음.

총.총.총.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