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09. 8. 23. 16:57
2009. 08.22. 토요일 늦은 저녁
고 김대중 대통령 영결식 준비로 바쁜
여의도 국회의사당을 다녀오다.
85년 생을 남겨두고 영면으로 들어간 김대중 대통령의
세상에서의 마지막 밤.
부끄러운 두 손이지만
그 마지막에 꽃 한송이 함께 하고 싶었기에....



입구에서 부터 시작되는 길고 긴 조문행렬
울컥, 서러움이 밀려온다.
이 길이 마지막 길이겠구나....



저 영정 뒤에 당신의 실제 몸이 안치되어 있다니...
작은 꽃 한 송이의 무게가
마치 세계를 짊어지고 있는 것 처럼
아프고 저리고 그리고 버겁다.



나도 모르게 느껴지는 현 정권에 대한 분노.
노무현 대통령을 그렇게 보내지 않았다면
지금보다는 더 오랫동안
이 땅에 계셨을 김대중 대통령.
그 부분의 통곡이 내내 머릿속에 떠나지 않는다.



기억하는 사람들이 남긴 모든 말들.
하나하나 그분이 다 기억할 수 있다면....



하나하나 사진을 쓰다듬는 사람들의 손길
누구의 손이라도 보듬아 안아
서럽게 서럽게
함께 쓰다듬고 싶었다.



뒤로 두고... 뒤로 두고....
이제 떠나야 하는 그 분의 마음도
지금 우리 같을까?



영결식을 준비하는 사람들.
어둠만 앉아 있는 텅 빈 의자들.
그리고 끝이 보이지 않던 사람들의 행렬.
이제부터 우리는
다시 어디부터 기억해야만 하나.......


<당신은 우리입니다>

                       - 고 은

당신은 민주주의입니다.
어둠의 날들
몰아치는 눈보라 견디고 피어나는 의지입니다.
몇 번이나 죽음의 마루턱
몇 번이나 그 마루턱 넘어
다시 일어서는 목숨의 승리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자유입니다. 우리입니다.

당신은 민족통일입니다.
미움의 세월
서로 겨눈 총뿌리 거두고 부르는 노래입니다.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것
그 누구도 바라마지 않는 것
마구 달려오는 하나의 산천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평화입니다. 우리입니다.

당신은 이제 세계입니다.
외딴 섬 아기
자라나서 겨레의 지도자 겨레 밖의 교사입니다.
당신의 고난 당신의 오랜 꿈

지구의 방방곡곡 떠돌아
당신의 이름은 세계의 이름입니다.

아 당신은 우리들의 내일입니다. 우리입니다.


이제 가소서 길고 긴 서사시 두고 가소서.
 
 

현충원,
이제 땅으로 돌아가는 김대중 대통령!
그분의 유지대로
화해와 용서의 정신,
평화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행동하는 양심이
이 사회를 지키는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부디 편히 쉬소서.....
감히 바랄 수 있는 건 이것뿐입니다
............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