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0. 2. 6. 06:14
박물관을 가면 오래 서서 찬찬히 보게 되는 곳.
아주 오랜 옛날
어느 날은 누군가의 입을 채울 밥을 담고 찬을 담다 
그러다 어느 날,
걸죽한 탁주나 맑은 청주가 담기기도 했을테지.
시간 속에서
그때그때 일상을 담았을 그릇들은
이제 유리벽 넘어 "도자기"라는 유물로 남아 있다.



도자기를 마주하면
이상하지?
긴 시간 앞에서의 짧은 대면이지만
언제나 맘은 깊고 아늑하다.
문득 저 위에 소담하게 따뜻한 밥 지어
오래오래 곱씹으며 꿀꺽 삼키고 싶다는 생각.
그 고슬고슬한 아득함에 허기가 지기도...





주위는 온통
고려청자같은 은은한 청록빛.
때로는
분청사기같은 고요한 흙빛으로 가득하다.
이런 작은 빛깔의 세심함이 고마워
주책맞게 헤실헤실 헤픈 웃음도 흘리다.



한참을 바라봐도
결코 지치지 않았을 시선
그곳에 두고
휘적휘적 발걸음 옮기다.
고실고실한 생각,
어쩌면 아직 거기 담겨 있을지도...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