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5. 7. 21. 08:56

바르셀로나에서 오후 5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도착한 곳은 꽃의 도시 피렌체.

아메리고 베스푸치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찾으니 거의 8시에 가까웠다.

서둘러 택시를 타고(25uro) 숙소가 있는 SML(산타 마리아 노벨라)역으로 향했다.

피렌체에서 2박 후에 로마로 이동하는 일정이라 일부러 숙소를 SML역 앞으로 잡았다.

(아주 아주 현명한 선택)

유럽의 겨울은 어두워지면 길거리에 사람들이 별로 없다.

돌아다니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첫날이고,

낯선 곳이라 천지분간도 안돼서 그냥 바로 숙소로 들어갔다.

그래도 조카녀석 저녁때문에

적당한 테이크아웃 음식을 찾느라 숙소와 역 근처를 혼자 열심히 헤매긴 했다. 

 

 

 

다음날 아침,

조식을 먹고 바로 찾은 곳은 역시나 산타 마리아 델 피오레 대성당.

영화 <냉정과 열정 사이> 때문에 연인들의 성지가 되어버린 곳.

(하지만.... 난 이 영화를 못 봐서...)

두오모(Duomo)성당으로 알려진 이곳의 정식 명칭은 Basilica Santa Maria del Fiore.

"꽃의 성모마라이 성당" 답게 흰색, 분홍색, 녹색의 삼색 대리석이 화려한 꽃을 피웠다.

사실 이곳의 첫대면은 느닷없음이었다.

골목길 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대성당을 쫒아 몇 번을 헤매는 중이었다.

급기야는 이번에도 길을 잘 못 들었구나 생각하며 한심해 하고 있는데

정말 거짓말처럼 눈앞에 거대한 성당이 드러났다.

그대로 멈춰버렸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압도당한체...

눈 앞에 펼쳐진 광경이 도무지 현실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이렇게 급작스러울 수 있는건가...

아무 말도 못한채 그렇게 한참을 서있었다.

 

 

밤의 두오모는

흰색 대리석에서 빛이 뿔어져 나오는 느낌이다.

바라보고 있으면 깊은 경외감에 고개가 숙여진다.

어둠 속에서 조토의 종탑을 올려다보는데

순간 섬뜩함이 느껴졌다.

모르겠다.

신이 위대한거지,

인간이 위대한건지...

그저 이 순간 만큼은 신도, 인간도 내게 다 공포다.

 

스탕달 신드롬.

아마도 그게 또 시작되려는 모양이다.

심장이... 뛴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