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6. 11. 4. 08:09

두브로브니크를 떠나는 날.

사실 이번 여행에서 가장 오래 고민했던건 마지막 일정이었다.

한국행 비행기를 타려면 자그레브까지 가야 하는데

두브로브니크에서 자그레브까지 어떤 방법으로 갈 것인지가 관건이었다.

비행기를 탈 것인가 아니면 9시간 걸리는 야간버스를 탈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다

주위의 만류를 뒤로 하고 선택한건 밤 9시에 출발하는 야간버스였다.

이유는 딱 하나.

아침 일찍 열리는 돌라체 시장을 보기 위해서였다.

결론적으로 선택은 옳았다.

덕분에 두브로브니크이 밤을 세 번이나 지켜볼 수 있어서 그것도 좋았다.

 

밤 9시 야간버스를 타기 전에 마지막으로 둘러본 두브로브니크.

작은 교회를 들어갔는데 의자가 인상적이다.

일반적으로 봤던 긴의자가 아니라

예전 초등학교때 사용했던 나무의자가 가지런히 놓여있었다.

소박한 모습에 반에서 한동안 조용히 머물렀던 곳.

골목길을 돌아다니며 동상들과 마지막 인사를 하고,

카페를 기웃거리다 피아노 치는 사람과 눈도 마주치고,

(그런데 연주 실력은 영...)

성당으로 들어가는 결혼식 행렬의 뒤도 밟고

대리석 바닥에 비친 내 모습도 오래 바라보고...

 

 

그렇게 조용 조용히,

삼일 동안 숱하게 지나왔던 두브로브니크의 길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머무는동안 행복하고 즐거웠으니

그걸로 됐다.

충분하다.

 

안녕!

두브로브니크.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