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6. 9. 7. 08:29

레베린 요새.

이곳에서 시리즈 영화(TV 영화?) 촬영지라 매니아들 사이에선 성지로 알려진 곳이다.

(현재까지 시리지는 계속되고 있다고...)

영화 제목을 그대로 사용한 현지 투어도 있긴 하던데 문외한인 나는 당췌 모르겠고...

뭐가 됐든 카메라가 눈독 들일만한 뷰임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눈 앞에 끝없이 펼쳐지는 구시가지의 주황색 지붕의 물결.

같은 주황이지만 색의 농담(濃澹) 이 다른 이유는

내전당시 파손된 부분을 새롭게 보수했기 때문이다.

숨막히는 아름다움 속에 감춰진 피의 시간은

그렇게 울컥울컥 붉은 핏빛으로 지붕 위에 새겨졌다.

 

 

성벽을 걷다가 우리나라 궁궐 지붕의 어처구니와 비슷한 장식이 보여 멈춰섰다.

평범한 굴뚝을 거부한 집주인의 귀엽성있는 센스에 와락 웃음이 터진다.

엄마 아빠를 아장아장 뒤쫒는 아이들 같기도 하고,

이제 막 떠나려는 이를 향해 짐까지 벗어던지고 손을 흔드는 사람 같기도 했다.

이쪽이든, 저쪽아든 다 다정해서 몸이 나른해온다.

또 다시 시작되는 몽(夢).

 

사진을 보고 있는 지금도

스르륵 눈이 감.긴.다.

저 멀리서 꿈 같은 잠이 천천히 걸어오는 소리가 들린다.

뚜벅뚜벅... 총총총.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