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1. 1. 22. 10:23


'나목'의 작가 박완서씨가 22일 오전 6시 17분 담낭암 투병 중 별세했다. 향년 80세.

고인은 지난 1931년 황해도에서 태어났으며 1950년 서울대 국문과에 입학했지만 한국전쟁이 발발로 학업을 중단했다.

1970년 <나목(裸木)>으로 '여성동아' 장편소설 공모전에 당선돼 등단했다.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그 산이 정말 거기 있었을까>, <미망>, <아주 오래된 농담>, <잃어버린 여행가방>, <친절한 복희씨> 등이 대표작이다.

한국문학작가상(1980), 이상문학상(1981), 대한민국문학상(1990), 현대문학상(1993), 동인문학상(1994), 만해문학상(1999), 황순원문학상(2001) 등을 수상했으며, 지난해 8월 팔순과 등단 40주년 기념 산문집 <못 가본 길이 아름답다>를 출간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6호. 발인은 25일 오전이다. 장지는 경기도 용인 천주교 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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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완서님이 오늘 새벽에 타계했다.
인터넷으로 기사를 보고 나도 모르게 가슴이 턱 무너졌다.
박경리에 이어 우리는 또 문학계의 대모를 한 분 또 다시 보내는구나 생각하니 턱턱 숨이 막혔다.
그분의 글을 내가 얼마나 아끼고 사랑하고 존경했던가!
작년에 양화진문화원에서 2시간 넘는 강연을 하셨을 때에도 정정하고 활력있어 다행이다 다행이다 생각하며 혼자 가슴을 쓸어내렸었는데...
소녀같은 미소로 수줍게 말씀하시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못 가본 길이 아름답다>를 읽으면서 80의 생이 담긴 당신의 글에 내가 또 얼마나 절절했던지...
결국 그 산문집이 마지막 책이 되버린건가?
소녀같은 웃음을 웃던 분이셨는데...
책표지만 만져도 마음 깊은 곳까지 훈김으로 차오르는 것 같았는데...
당신이 죽으면 찾아오는 문인들을 질 대접해주라고 말씀하셨단다.
그리고 가난한 문인들이 많으니 절대로 부의금을 받지 말라고...
딱 당신이 쓴 책같은 마음.
당신이 쓴 책들은 항상 그랬다.
따뜻한 집밥으로 오랫만에 호사한 입에 막 끓여낸 구수한 숭늉까지 챙겨주는 느낌.
그래서 먹어도 먹어도 또 먹고싶은 딱 그런 엄마표 밥상 같은 그런 글이었다.
그래서 서점을 가면 한동안은 박완서 책코너에 가능하면 오랫동안 서성이게 만들었던 당신.
그 앞에만 서있어도 금방 해낸 집밥 냄새가 솔솔 풍기는 것 같이 군침이 절로 돌았었다.
이젠 누가 따뜻한 가마솥 밥을 고봉으로 그득 담아 줄까?
천천히 먹으라며 따순 손으로 허기진 등짝을 쓸어줄까?
오늘밤엔 하늘에 푸진 밥상 하나 차려지겠다.
이상하다.
맘이 많이 덜컹댄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