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끄적 끄적...2013. 7. 10. 08:35

<Ramin Karimloo LIve>

장소 :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

기간 : 2013.07.03. ~ 2013.07.04.

주최 :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과 라울!

<레미제라블>의 마리우스와 앙졸라! 그리고 대망의 장발장! 

스토리가 완전히 막장주말드라마(?)라는 혹평이 쏟아졌던 <러브 네버 다이>의 초연 팬텀까지!

(뭐, 이 작품의 혹평은 라민 탓은 아니니까...pass!)

그가 왔다!

라민 카림루(Ramin Karimloo)

서울에서 단 이틀 동안의 공연.

그것도 큰 공연장도 아닌 자그마한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티켓을 구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역시나 무지 어렵더라.

다행히 겨우겨우 뒷 자리를 하나 예매했다!

그러다 어찌어찌 양도로 나온 티켓을 구해서 나쁘지 않은 자리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원래 예매했던 티켓은 수수료 빼고 양도글을 올렸더니 바로 연락이 왔다.

양도 받는 사람이 살짝 놀라더라.

다른 사람은 커미션까지 요구하는데 수수료까지 빼고 양도한다고!

(그동안 연락된 사람들이 가격을 높이 불렀단다! 나쁜 사람들...)

사실 우리나라에 라민이 이렇게까지 유명할 줄 정말 몰랐다.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들 외에 이 매력적인 이란계 캐나다 배우를 아는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예매상황과 현장에서 목격한 바로는 완전히 대형스타다.

나는 오히려 아주 늦게 라민을 알게 된 축에 속한다.

<레미제라블> 25주년 기념 콘서트 영상을 보고 놀았었다.

장발장이보다 앙졸라가 더 눈과 귀를 잡아 끌어서!

라민만큼 한 작품 안에서 모든 남자 역할을 다 연기한 배우도 드물겠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작품에 대한 시각이 다른 배우들보다 훨씬 더 넓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마치 <JCS>의 마이클리처럼 ^^)

한국에서의 콘서트가 끝나면 9월부터 캐나다 토론토에서 장발장으로 다시 무대에 선단다.

나도 라민의 장발장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참 좋겠는데...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가장 사랑받는 뮤지컬 배우 라민 카림루!

그가 몇 년 전에 밴드를 만들고 앨범을 발표했는데

그 앨범의 곡들과 자신이 출연했던 뮤지컬 넘버를 가지고 국내외에서 열심히 공연중이다.

혹시 절친 하들리도 함께 와서 "Losing"을 불러주지 않을까 살짝 기대했는데

오웬, 스티브, 세르지오, 알란 4명의 브로드그래스밴드만 함께 내한했다.

세계적인 대형 뮤지컬 스타의 내한공연이란 타이틀만 보고 온 관객은

본공연을 보면서 조금 실망을 했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초반에는 라민의 목소리 상태도 좋아 보이지 않았고

마이크도 볼룸이 좀 왔다갔다했다.

그런데 나는 참 좋았다.

아주 단백한 어쿠스틱 공연이라 아직까지도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그날 비가 많이 내렸던 것도 센치한 기분을 up 시키는데 한몫 했으리라)

나란 사람이 흔히 말하는 폭발적인 가창력이나 미친 성대 운운에 감동을 잘 안하는 타입이기도 하지만

그날 자신의 컨디션이 허락하는 한에서 과장과 두려움없이 최선을 다하는 무대를 보는게 개인적으론 훨씬 좋다.

역시 나는 skill 보다는 feel에 더 많이 끌리는 모양이다.

 

- 라민 카림루 내한공연 레파토리

 

Rainy skies

From grace

Place called

 

Traveler's eyes

Anthem (Musical chess)

I dreamed at dream  (Musical Lemiserable)

Cathedral 

Show me light  

Oh, What a beautiful morning (Musical oklahoma)

Bring him home (Musical Lemiserable)

Losing

Broken

Will the circle be unbroken 

Empty chairs at empty tables (Musical Lemiserable)

Ladames' Letter (Musical AIDA)

Music of the night (Musical Phantom Of The Opera)

Coming home

 

Hallelujah

Constant ange

Down to th river to pray

Good riddance

Do you hear the people sing? (Musical Lemiserable)

 

100분이 채 안되는 시간이었지만 주옥같은 22곡을 들을 수 있는 아주 풍성한 무대었다. 

밴드 멤버 알렌이 첫무대에서 3곡을 연속으로 불렀는데 목소리톤이 정말 좋았다.

한곡씩 끝날 때마다 밴드 멤버가 한 사람씩 무대에 들어오고

화음도 한명씩 추가되면서 울림이 점점 달라지는 걸 목격하는 것도 퍽 인상적이었다.

알렌의 소개로 드디어 라민이 등장!

(객석의 폭발적인 환호성... 내 뒤에 있는 여자분도 바로 내귀에 대고 엄청난 소리를 질러댄다.

 깜짝 놀랐다. 사람의 입에서 그런 괴성이 나올 수도 있구나...)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라민이 정말 사랑하긴 하는 모양이다.

18곡 중에서 레미 넘버를 무려 4곡이나 불렀다.

판틴의 그 유명한  넘버 "I dreamed at dream"을 남자버전으로 들으니까 그 느낌이 또 완전히 다르더라.

라민이란 싱어,

참 다양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구나 생각했다.

해맑은 아이 같기고 하고, 성숙한 남자 같기도 하고, 비장한 전사같기도 하다.

(아마도 뮤지컬의 영향을 무시할 순 없겠지!)

"Will the circle be unbroken" 과 "Down to th river to pray" 두 곡은

오웬, 스티브, 세르지오, 알란의 아카펠라 화음도 너무 아름답고 예뻤다.

(건장한 남자 다섯이 이런 소리를 낼 줄이야...)

엥콜무대에 부른 "Hallelujah"는 정말 감동이었다.

텅빈 무대 위에 라민과 건반 하나.

이걸로  무대 전체를, 공연장 전체를, 관객 전체를 빈틈없이 꽉꽉 채우더라.

벤조를 포함한 기타연주도, 건반 연주도 참 수준급이었다.

뭐랄까?

라민 스스로 무지 즐거워하면서 feel을 따라가는 그런 모습이었다.

사회자나 통역없이 라민이 직접 소소한 이야기를 하면서 진행하는 방식도 맘에 쏙 들었다.

(뭐 다 알아들어야할 필요는 없으니까! ^^)

번잡하거나 요란스럼지 않은 아주 단백한 공연.

마지막 곡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은 관객 거의가 따라 불러서

라민도 많이 놀라했다.

열광적인 한국팬들의 반응이 신기했던지 밴드맴버들도 객석을 핸드폰으로 열심히 찍더라.

그 모습도 꽤 재미있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마이크상태가 좀 더 좋았다면,

공연장이 조금 더 좋았다면,

그리고 공연이 조금 더 길었다면... (기간도, 시간도)

그래도 이날 공연을 보면서 확실히 알게 된 건,

이 남자, 다시 한국에 오겠구나 하는 거였다.

9월 캐나다 <레미제라블>때문에 당장은 어렵겠지만 이번 공연이 확실히 끝은 아닐 것 같다.

다시 내한하게 된다면 지금처럼 단백한 무대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그랬으면 참 좋겠는데...

폭발적인 성량보다 은근한 감성이 나는 훨씬 더 좋은데...

 

* 유투브를 폭풍검색해서 내한공연에서 라민이 불렀던 노래들을 전부 다 모아봤다.

  아마도 한동안 이 페이지를 자주 기웃거리게 될 것 같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