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후 끄적끄적2015. 11. 25. 08:22

트레비 분수에서 판테온 방향으로 걸어가다 외형부터 포스가 남다른 성당을 만났다.

성 이냐시오 성당(Chieas di S.Igmazio)

이 성당의 정식 명칭는 "캄포 마르초의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 성당(Chiesa di Sant'Ignazio di Loyola a Campo Marzio)이다.

이냐시오(Igmazio 1626~1650)은 예수회의 설립자로 후에 성인으로 추대됐다.

이 성당은 추기경에서 할당되는 로마의 명의본당 가운데 하나로

추기경 루도비시에 의해 1626년 착공을 시작해서 1650년 완성됐다.

원래는 로마 대학교 담당 사제의 본당으로 사용했었다고.

전형적인 바로크 건축물답게 외형부터 웅장하고 화려하다.

365년의 시간을 지켜온 대리석이 뿜어내는 아우라는

진심으로 찬란하고 아름다웠다.

뭔가 안정감이 있으면서 고요해지는 느낌.

건물 앞에서 이미 두 손이 모아지면서 나도 모르게 공손해지더라. 

 

 

성당 안으로 들어가봤다.

이곳 저곳을 둘러보다 고개를 들어 천정화를 보는 순간 입이 쩍 벌어졌다. 

그림 속 사람들이 실제로 꿈들대면서 움직이는 것 같았다.

이 엄청난 천장화를 그린 사람은 예수회의 화가 안드레아 포초(Andrea Pozzo, 1642~1709)다.

그는 이 성당 천정에 입체적인 천국을 만들어놨다.

저 멀리 천국으로부터 천사들이 내려오는 모습은 장관이더라.

바로크 미술의 기법 중 하나인 착시현상을 이용한 콰드라투라(Quatratura) 기법이라는데

입체감과 원근감이 손에 잡힐듯 살아있다.

천정에 있는 돔도 실제 돔이 아니라 착시현상을 이용한 그림이라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하긴 건물 외형에 돔이 없긴 했으니 깜빡 속을뻔 했다.)

천정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신이 위대한건지, 인간이 위대한건지 모르겠다는...

 

 

성당 바로 앞에 있는 자그마한 광장은 

건물이 주변을 둘러싸고 있어 원형의 안정감이 준다.

만약 내가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었다면

이첼을 앞에 놓고 오랫동안 앉아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을것 같다...

(초등학교 다닐 때 그림 잘그린다는 소리를 제법 많이 들었었는데 

 초등학교 5학년이 올라가면서 그 재능에 완벽한 종말이 왔다.)

조그만 광장을 지나 판테온 방향으로 가다가

건물과 건물을 연결해주는 통로가 보여 사진에 담았다.

살짝 영화 향수가 떠오르기도 했고...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유럽의 돌길도 한 장.

걸을때마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돌의 질감과 모양이 지금도 그립다.

돌과도 사랑에 빠질 수 있구나 폭풍 공감하게 했던 길들.

요즘도 매일 2시간씩 걸으면서 나는 이 길을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길의 생명력은 사람들이 걸어줘야만 길어지는 거라고...

그렇다면 이 길들은 적어도 내게만큼은 영원한 생명을 지닌 불사조다.

아직까지도 나를 내내 걷게 만드니까...


나는 걷는다.

그러므로 존재한다. 


Posted by Book끄-Book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