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끄적 끄적...2014. 10. 28. 08:16

마왕 신해철이 끝내 우리에게 비보를 안겼다.

퇴근 후 책을 읽고 있다 혹시나 싶어 검색한 기사엔 "신해철 사망"이라는 글자가 적혀있었다.

'이게 무슨 뜻이지...?'

아마도 나는 믿고 싶지 않았으리라.

마왕의 부재...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일이라 솔직히 지금까지도 받아들이는게 혼란스럽고 힘들다.

신.해.철.

그가 없다.

신해철은 나를 살린 3명의 뮤지션 중 한 명이었다.

그것도 가장 먼저 나를 살렸던 사람.

음악에 대한 기본 상식도 없는 나지만 신해철의 음악은 처음부터 나를 사로잡았다.

대학가요제에 출전했을 당시의 그 풋풋한 "무한궤도" 시절부터.

TV로 "그대에게"를 듣는 순간 알았다.

학창시절 내내 이 음악과 살겠구나....

그리고 실제로 그랬다.

 

롹음악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 내가

<Next>와 <Crom>, <Mono Crom>을 앨번을 전부 구입했고,

그가 만든 영화 음악 <정글스토리> OST도 일부러 구입해서 테잎이 늘어지도록 들었다.

그가 SBS 에니메이션 <라젠카> 주제가를 만들었을땐

단지 그 곡 하나를 듣겠다고 만화영화가 시작되기 전에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었다.

(그때 대학 친구들이 그랬다. "신데렐라"도 아니면서 맨날 시간맞춰 간다고...)

"Lazenca, Save Us"는

정말이지 만화영화 주제곡으로만 기억되기엔 너무나 엄청나게 대단한 곡이었다.

실제로 라이브로 이 노래를 들었을때 받았던 그 비트가 줬던 엄청난 충격.

그냥 깨끗이 인정했다.

신해철이 정말 Save Us를 하고 있다는걸.

 

몰랐다.

그의 음악들을 들으면서 내 학창시절과 젊은 시간을 보냈듯

내 나이듬과 늙음까지도 그의 음악이 함께 해줄거라고 믿었다.

음악적 지식이 전무하지만 그의 음악은 한상 나를 뜨겁게했고 살아있게 만들었다.

독설의 대가로 알려져있긴 하지만

쫄지않고 당당한 발언들에 속시원한 적도 여러번 있었다.

근거없는 단어들의 난발이 아니라 명확한 이유와 확신을 가진 의견이라 반발하기도 여의치 않았다.

(그럴만한 깜냥도 내겐 없기도 했지만...) 

음악적으로도 인간적으로도 항상 고맙고 든든한 존재였다.

신해철은 내겐 언제나 그랬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영원한 우상이자 변치않을 아이돌.

 

그의 사투를 들으면서도 단 한 번도 의심하지 않았다.

마왕의 귀환을 믿었으니까.

신해철은 마왕이니까.

이길 수 있다고 믿었다.

그의 새로움 음악을 계속 들을 수 있을거라고 믿었다.

 

그랬는데...

그가,

나의 마왕이 

이제 더이상 이곳에 없을거란다.

더이상 새로운 음악을 만들 수도 없을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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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내가 뭐라고.

이렇게까지 휘청거리는지...

어이없이 놓쳐버린 그의 생이

너무 많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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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r I stand for you

 

 

 

 

 

 

 

 

 

Posted by Book끄-Book끄